"딱 하루만이라도 어른들이 놀 수 있는 나라로 보내자"
『우리가족 납치 사건』 김고은 글그림 /책읽는곰/2015
큰 일이다~
한 가족이 납치 당하고 있다.
누군가 밧줄로 가족을 꽁꽁 묶어서 날것(비행물체)으로 납치해가고 있다.
뒷 배경이 햇볕이 쨍쨍하고 이글이글 한 것으로 보아하니 한 여름이다.
아빠는 필사적으로 몸부림을 치고 있고,
엄마는 울상이다. 아니 울고 있다.
그런데 딸로 보이는 아이는 웃으며
쉿!하고 있다.
큰 일은 아닌가보다. 어른들만 큰일이 난 것일까?
내가 자랄 때는
학교에 안간다는 것은 정말 큰일이 나야만 못가는 것이었다.
전쟁이나 나야 학교를 못가는 것으로 여겼다.
오죽하면 6년 개근상이 가장 큰 상이라고 했겠는가?
하지만 지금은 그 개념이 많이 달라졌다.
하지만 직장은 여전히 빠지면 안되는 곳이다.
성실해야 승진도 하고 일 잘한다는 소리를 듣는 것이
아직은 직장 문화이다. 지금은 많이 달라지고 있지만
여전히 좋은 직장인의 자세는 성실, 무결근의 원칙을 고수한다.
그래서 아빠 전일만씨는 오늘도 출근한다.
지옥철 속에서 전철을 기다린다. 기다린다는 표현보다는 결심하고 있다. 기필코 살아서 타겠다는 결심
나는 1987년에서 1996년까지 서울에 지하철이 4개 노선만 있을 때 학교와 직장을 다녔다.
그것도 4호선은 그때 막 생겨났고
1호선은 출퇴근 시간에는 발을 딛을 수 없어 몸이 붕 떠서 달렸다.
전일만씨의 일상도 그러하다.
그날 그를 남겨 놓고 전철은 떠났다.
그때 갑자기 아빠의 서류가방이 아빠를 집어 삼켜 납치한다.
기차표도 끊고 사이다랑 계란도 산다.
어디로 가려는 걸까?
엄마 나성실씨의 반복되는 일상도 매일이 너무 바쁘다.
아빠와 아이를 깨워 밥먹이고
엄마도 출근을 서두른다. 전쟁터를 향해 전력질주하는 달기선수 처럼
그런데 엄마도 납치 당한다. 엄마치마가 훌러덩 엄마를 보쌈한다.
나도 매일매일 학교에서 공부하고, 학원에서 공부하고
엄마 아빠를 기다린다.
주말에도 숙제하듯 박물관에 가고 놀지는 못한다.
나도 납치당한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무사히 착지하여 그들이 내린 곳은?
상상해보자.
바쁜 일상에서 그들이 납치당해 도착한 곳
많은 사람들은 이 장면에서
탁트인 바다. 하와이, 해변 등 바다를 이야기한다.
아니면 산, 들판, 아무도 없는 조용한 곳 등
자신들이 쉬고 싶은 곳을 말한다.
이런 질문을 던져본다.
모든 조건(시간, 상황, 경비, 육아 등)이 완벽하게 갖춰진다면
나는 어디 누구랑 무엇을 하며 놀고 싶은가?
가족 한 사람씩 떠올리며
-남편은 어디서 누구랑 무엇을 하며 놀고 싶어 할 것 같은가?
- 아들이나 딸은?
- 아버지/ 엄마(젊은 시절의 부모님, 지금 현재)는?
이 가족은 신나게 놀 수 있는 곳에 착지한다.
"신나게 놀 수 있는 곳"
서로 방해하지 않고 신나게 논다.
우리는 지금 잘 놀고 있는가?
올 여름 휴가는 무작정 놀기로했다.
승진해서 바빴고 앞으로도 바쁠 남편을 위해 무작정 놀기로했지만 쉽지 않았다.
그동안 놀기 연습을 많이했지만
무목적적으로 논다는 것
어려운 일이다.
아빠의 가방이 물고기를 잡고 엄마의 치마가 과일을 준비할 동안
두 사람은 아이처럼 논다.
이처럼 우리가 아이처럼 놀지 못하는 것은 내 대신 먹이고 입혀줄 대상이 없기때문일거다.
그래도 노력해야할 일이다. 노는 일
상반기 그림책강의 중에 가장 재미있게 진행했던 그림책 『우리 가족 납치 사건』
글을 쓰면서도 행복하다.
우리 가족 납치 사건저자김고은출판책읽는곰발매2015.07.20.
놀이와 여가를 삶의 정수로 받아들이기
우리는 갈수록 미래에 정신이 팔린 상태로 살며 지금 우리가 처한 곳에서 행복해지는(혹은 행복을 알아보는)법을 잊어버리고 있다. 우리는 다가올 일에 지나치게 몰두하느라 지금 실재하는 것과 바로 코앞에 있는 것에 대한 감각을 잃어버렸다.
앨런 와츠(1915~ 1978, 미국 철학자)는 현재 순간을 살며 과거와 미래에 대한 걱정을 제쳐두는 최고의 방법이 ‘장난기'임을 알아냈다. 우리가 놀이와 여가에 관한 죄책감을 버리고 이를 삶의 정수로 누려야 한다고 믿었고, 일의 능률을 원한다면(아울러 일에서 의미를 발견하고 싶다면) 쾌락과 놀이의 가치를 인식해야 한다고 했다.
어쩌면 놀이야말로 점점 많은 일이 기계와 알고리즘에 의해 자동화되는 시대에 인간을 차별화할 신의 한 수가 될른지 모른다.
현재와 재미를 위한 삶으로 최적화하라
놀이 중인 아이처럼 어떤 활동에 완전히 몰입한 때는 마지막으로 언제였는가?
장래를 생각하지 않고 현재에 몰두했던 때는 마지막으로 언제인가?
•무엇을 했는가?
•언제 어디서 했는가?
•어떤 놀이 요소가 있는가?
•그런 몰입을 가능하게 한 환경 요인이 있었는가?
떠오르는대로 그런 경험을 나열해보라.
작성한 목록을 훑어보고 반복되는 패턴이 있는지 보라.
어떤 활동을 할 때 더 현재에 몰두하며 재미를 느꼈는가?
어떤 상황이 몰입을 고무하는가, 또는 방해하는가?
곰곰히 생각해보고 현재와 재미를 위한 삶으로 최적화하라
첫댓글 으흠~~나는 어디 누구랑 무엇을 하며 놀고 싶을까?^^
현재와 재미를 위한 삶이란 어떻게 사는 걸까~^^ 고민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