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한국문학예술진흥원 우수도서
창작기금 지원 선정 당선 도서로
노은정 수필가의 수필집이다
[출판사 서평]
⟪하루살이⟫는 한국 현대수필이 가야할 길을 보여주는 수필집이다. ‘독백의 문학’ ‘붓 가는 대로 쓰는 글’ 등 현대문학과 동떨어진 진술로 수필의 격을 떨어뜨린 시대는 지난 지 오래다. 작가가 느끼거나 생각한 것을 무절제하게 나열한 글은 문예문의 입장에서는 잡문에 불과하다. 수필은 문학의 3요소인 주제, 구성, 표현을 유기적으로 결합시켜 독자에게 감동을 선사는 문학예술의 한 부문이다. 감각에만, 또는 지각만을 의존한 것은 문학예술이 아니다. 소재를 작가 나름의 효율적인 구성과 적절한 표현으로 내면에 축적된 바를 독자에게 전달함으로써 감동을 선사하려는 것이 문예문이며, 이러한 문예문 중의 하나가 수필이기 때문이다. 표현 소재가 다를 뿐 음악, 미술, 무용과 다를 것이 없다.
20세기 서구의 ‘모더니즘’을 이끌었던 Y•S엘리엇은 그가 쓴《황무지》가 문학계 관심을 받자 여러 대학에서 자작시 해설 강의를 요청했으나 하나도 응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유는 단순했다. 자기가 쓴 시를 자기가 해설하는 것은 독자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이는 창작에 종사하는 이라면 누구나 깊이 새겨 실행해야 할 일화이다. 문학작품을 창작한 이도 자녀를 낳는 산모가 겪는 고통을 수반한다. 그래서 자기가 낳은 자녀를 자신이라 착각한다. 그러나 태어난 자녀는 이미 산모와 분리된 독자적인 생명체이다. 그러므로 독자적인 생명체인 작품을 감상하고 평사할 수 있는 자격은 오직 독자 개인에게만 부여된다.
특히 수필을 쓰는 이들은 이 점에 유의해야 한다. 수필이 예술의 한 분야요, 현대 문학의 한 부문임을 인정한다면 경험담이나 감정의 독백 또는 사상의 노출 등 예술성 없는 글을 수필이라는 이름으로 발표하는 일은 지양해야 한다.
이러한 기준으로 볼 때 노은정의 ⟪하루살이⟫는 높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는 수필집이다. (김형진 평론가의 추천사 중)
[저자 소개]
노은정 작가는 월간 《한비문학》을 통해 동시와 동화에 등단했으며, 사단법인《한국아동문학》을 통해 동화에 등단하였고, 《대한문학》을 통해 수필가가 되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전북지회 아동분과 위원장과 한국아동문학회 교육문화 발전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해법 글 사랑 논술 교습소원장으로서 학생들에게 독서coaching과 논리적인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다. 저서로는 동시집《호박이 열리면》 동화집《아기 다람쥐의 외출》외 다수가 있고, 수필집으로 《하루살이》가 있다.
[목차]
제1부 풋사랑
겨울에도 따듯한 날이 뽀빠이의 별사탕처럼 간간이 들어 있다. 기쁨 속에 슬픔이, 슬픔 속에 기쁨이, 조용히 들어있는 것처럼…. 이런 날에는 목적이 없어도 좋다.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옷차림으로 길을 나서면 된다.
‧ 무녀리_16
‧ 우정의 꽃_19
‧ 통 튀김_22
‧ 순명_26
‧ 시월의 마지막 밤_29
‧ 여수 할머니_31
‧ 욕심_34
‧ 풋사랑_37
‧ 호박_40
‧ 숨 고르기_44
제2부 코딱지
‘이미 걸어온 계단은 나의 발자취로 정말 수고했다고 토닥여주고, 올라갈 계단은 나와 관계있는 사람들을 떠올리며 그들의 건강과 평안을 위해 기도해 주자.’고 목적을 세웠다.
‧ 그리움은 기다림을 묻고_48
‧ 강변 풍경_52
‧ 누렁이_55
‧ 더불어 사는 우리_58
‧ 동심의 시선_61
‧ 역설의 효과_65
‧ 택배와 지게_69
‧ 코딱지_74
‧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_77
‧ 행복 바이러스_80
‧ 행복 소득세_83
제3부 사랑은 나를 비우고
낙엽이 굴러가는 소리만 들어도 울고 웃던 시절에 교복에 흰 고무신 연출은 전교생의 화젯거리였다. 등교할 때 나를 보지 못한 친구와 선, 후배들은 우리 교실 복도에 놓여 있는 신발장과 나를 번갈아 바라보며 깔깔거렸다.
‧ 술맛은 건배사_88
‧ 사랑은 나를 비우고_93
‧ 귓밥_97
‧ 흰 고무신_100
‧ 선악의 경계_103
‧ 업그레이드_106
‧ 사월은_109
‧ 멸치에 대한 단상_112
‧ 한여름 밤의 꿈_116
‧ 화려한 기억_122
제4부 더덕 꽃향기
팽나무 한그루가 빨간 띠에 묶인 채 바람에 떨고 있다. 삶에 대한 애착으로 눈시울 적시며, 입술을 파르라니 떨고 있는 환자의 모습과 흡사하다.
‧ 더덕 꽃향기_126
‧ 배꼽_129
‧ 사랑이 많은 여자 _132
‧ 삼천 원의 행복_136
‧ 소수가 세상을 바꾼다._139
‧ 삶과 죽음 그리고 공존_143
‧ 시공간을 넘어_146
‧ 아날로그의 추억_149
‧ 파수꾼_152
‧ 힐링과 노래를 찾아_156
제5부 하루살이
아름다운 말은 아이스크림처럼 달콤하고 파란 하늘의 양떼구름처럼 평화롭다. 너그러운 마음가짐이요, 사랑하는 마음을 전제로 한다. 형태는 없어도 향기를 품은 씨앗이다.
‧ 맛있는 문학 요리_162
‧ 날려 보내기 위하여_168
‧ 말의 향기_171
‧ 물음표를 걸어두고_174
‧ 삶의 무게_177
‧ 생태계의 수난 시대_181
‧ 아우라_184
‧ 팁_188
‧ 편 가르기_191
‧ 풀에서 겸손을_196
‧ 하루살이_200
*기억하고 싶은 문장_205
*노은정 도서 소개_220
[작품 소개]
P18. 저녁노을이 산마루에 내려오고 산 그림자가 어둑어둑 마을을 덮고 있을 무렵에야 부모님과 자매들이 대문을 밀고 들어왔다. 자매들의 고단한 눈빛은 나에게 쏠려왔고, 나는 눈치를 보면서 물을 떠다 주기도 하고 주변에서 서성거렸다.
P45. 현대인들 대부분은 바쁜 일상으로 인하여 매우 지쳐있다. 약도 없고 도움을 줄 수도 없다. 오직 스스로 마음을 내려놓는 연습을 하는 수밖에 없다. 누군가와 함께하는 것은 자신을 내어주는 일이기에 인내와 겸손이 필요하다. 하지만 자신을 내어줄 만큼 타인을 사랑하는 마음은 미숙하다. 태초부터 인간은 이기적인 동물이었으므로…․
P124. 오늘 우리 가족과 인연을 맺은 호피 반과도 적응 기간과 시행착오가 필요하리라 본다. 어쩌면 나의 나태함과 부주의로 인하여 몇 개의 촉을 잃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꿋꿋하게 견디면서 햇살과 바람을 자양분 삼아 선비처럼 높은 기상과 강직함으로 고매한 향기를 품은 꽃으로 피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많은 우여곡절에도 좌절하지 않고 주어진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 있는 우리네처럼…․
P141. 정치와 역사 문화까지 언급하지 않아도 우리는 일상을 변화의 물결 속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곤 한다. 나의 작은 외침이 토인비가 말한 소수의 창조적인 행위는 아닐지라도 변화와 발전을 위하여 용기 낸 결과에 대한 풍경이다. 무엇보다도 소수의 외침을 귀담아듣고 다수의 무리와 함께 공존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과 역할을 해준 전주시에 감사함이 크다.
P180. 대추나무가 온갖 시련을 견딘 후 수확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던 것처럼 삶의 무게를 숙명으로 여기며 자신의 수고로움을 아끼지 않고 힘들어도 강건한 모습을 보여준 엄마.엄마라는 이름 앞에는 어떠한 미사여구도 합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대추나무처럼 그리고 우리 엄마처럼. 나에게 주어진 삶의 무게에 감사하면서 묵묵히 걸어가야 하겠다.
제목 : 하루살이
지은이 : 노은정
출판사 : 한비출판사
출판일 : 2024. 10. 26
페이지 : 224
값 : 20,000
ISBN : 9791164871445 03810
제재 : 반양장 길이_225 넓이_150 두께_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