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루소가 듣는 이를 굴복시키고
질리가 명령하는 스타일이었다면
스키파는 청중들에게 무엇인가 정중하게 요청하는 것처럼 보인다"...
스키파는 자신의 장점과 한계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미성이긴 하지만 아주 맑게 퍼지는 소리가 아니었으며
청중을 감복시킬만한 큰 성량도 갖추지 못햇다.
어떤 비평가는 스키파를 가리켜 ...
" 노래에 있어서 하프시코드의 정취"...라고 평했는데,
아기자기하고 날카롭고 가녀린 아름다움에서는 특출하지만
남성적인 카리스마는 찾을 수 없다는 해석도 가능한 것이다.
옛 가수들에게 거의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자의적인 해석과 멋대로
늘어지는 템포,불안한 음정으로부터도 그는 자유롭지 못했다.
그러나 결국 '고아한 스타일','세련된 매너','무리없는 가창법'이
스키파의 전설을 만들어냈다.
..."나는 절대로 오케스트라와 경쟁하면서 큰 소리를 지르지 않는다"...
이와같은 그의 신조는 오페라 가수라면 항상 지킬 수는 없더라도
반드시 유념해야 할 지침이다.
연기와 음악이 충돌을 일으킬 때 스키파는 연기를 포기하는 편이었다는
사실도 그의 성향을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또 오페라면 오페라,영화면 영화,대중음악이면 대중음악...
이렇게 여러 장르에 손을 내밀면서도 항상 진지한 태도를 유지한
인간적인 매력도 스키파의 전설에 일조를 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