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힌남노’가 조용히 지나가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상황으로는 크게 우려했던 것보다는 그래도 피해가 적은 것 같은데 아직 집계가 다 되지 않아서 아직은 마음을 놓을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고 하는데 요즘 너무 가물어서 걱정이던 전남 영광, 함평, 화순지역에도 비가 많이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지역은 비가 많이 와서 걱정일 때에 특정 지역은 전혀 비가 오지 않아서 제한 급수를 하고 있다는 뉴스를 보고 놀랐기 때문입니다.
명절 때만 되면 차례 음식 때문에 불화가 많다는 얘기를 너무 자주 들어서 이젠 그게 뉴스거리도 아닐 겁니다. 명절 지나고 이혼을 했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나올 정도로 명절 갈등이 많았는데 그게 대부분 아들과 며느리의 인식 차이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상다리가 휘게 차리는 것은 아니지만 평소에 하지 않던 음식을 만드느라 힘이 든 것은 사실일 것이고, 남자들을 티비 앞에만 있다는 불평들이 하늘을 찔렀는데 이제 성균관에서 차례상 간소화 방안을 발표했다고 하니 거길 따르면 갈등이 많이 해소가 되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성균관이 구성한 의례정립위원회가 차례상을 간소화한 ‘차례상 표준화 방안’을 5일 발표했다.
차례상을 준비하는 부담이 커서 ‘명절증후군’이란 용어가 나타나고 성차별, 세대갈등 논란까지 벌어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최영갑 위원장은 이날 배포한 자료에서 “이번 차례상 표준안 발표가 가정의례와 관련하여 경제적 부담은 물론 남녀갈등, 세대갈등을 해결하고 실질적인 차례를 지내는 출발점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표준안에 따르면 차례상에는 9가지 정도의 음식을 올리면 된다. 기본적인 음식은 송편, 나물, 구이, 김치, 과일, 술 등이다. 여기에 가짓수를 늘린다면 육류와 생선, 떡도 올릴 수 있다. 기름에 튀기거나 지진 음식은 차례상에 꼭 올리지 않아도 된다. 위원회는 전을 부치느라 고생하는 일은 이제 그만둬도 된다면서 중요한 것은 가족들이 서로 합의해 결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제물을 놓는 자리 역시 가족들이 결정하면 된다고 위원회는 밝혔다. 예법을 다룬 문헌에 ‘홍동백서’ 또는 ‘조율이시’라는 표현은 없다고 설명했다. 또 사당이 없는 일반 가정에서는 지방을 모시고 제사를 지냈으나 그 대신 사진을 두는 것도 괜찮다. 성묘 시기는 차례 이전이나 이후나 상관이 없다.
위원회는 지난 7월 전국의 만 20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자동 응답 시스템(ARS)을 통해서 진행한 ‘차례 관련 국민 인식 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응답자의 40.7%가 차례를 지낼 때 개선해야 할 점으로 간소화를 꼽았다. 집안에서 차례를 올리는 대상은 조부모(32.7%) 부모(25.9%) 증조부모(17.6%) 순서로 많았다. 차례를 지내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13.6%였다.
차례를 지낼 때 적당한 비용은 10만 원대(37.1%)와 20만 원대(27.9%)를 고른 응답자가 많았다. 응답자의 절반(49.8%) 정도가 차례상에 올리는 음식은 5~10개가 적당하다고 답했다. 11~15개를 선택한 응답자의 비율은 24.7%였다. 양가 모두 차례를 지낼 경우 어디에 참석하느냐는 질문에 51.8%가 ‘양가 모두’라고 응답했다. 본가만 참석(33.0%) 양가 모두 불참(8.1%) 처가만 참석(2.5%) 순서로 선택 비율이 높았다.
성균관이 차례상 표준화 방안을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위원회에 따르면 유교적 형태의 제사 의식은 고려 말 신흥사대부가 등장하고 조선이 성리학을 통치 이념으로 삼으면서 조선 초기에 나타났다.
왕가나 사대부 집안이 주로 지냈던 제사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이후 민심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사회 전반으로 전파됐다. 초기에는 딸, 아들 구분 없이 제사를 지내고 경비도 분담했으나 조선 후기 중국의 가부장적 주자가례가 들어오면서 남성이 제사를 주관했고 이 명분으로 재산도 장자 중심으로 상속됐다. 위원회는 남존여비나 재가금지 등의 부산물이 이 시기에 자리를 잡았다고 전했다.
1894년 갑오경장으로 신분제도가 철폐되면서 효도에 신분 차이가 없다는 풍조가 일어나 누구나 고조부모까지 제사를 지낼 수 있게 됐다. 1969년 정부가 가정의례준칙을 제정해 조부모까지만 제사를 지내라고 권장했으나 대다수 국민은 따르지 않았다고 위원회는 설명했다.>한국일보. 김민호 기자
저도 올 해부터는 증조부모님 기제사를 지내지 않기로 했습니다. 아들이 결혼을 하니까 아들에게는 고조부모님 제사가 되니 제 선에서 정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다만 명절 차례 때는 제 기준으로 고조부모님까지 모십니다.
여자들이 음식을 준비하느라 무척 분주했는데도 제상에 보면 별로 올린 것이 없다는 얘기들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게 맞는 얘기일 겁니다. 나물 세 가지, 전(煎) 세 가지는 기본으로 해도 큰상에 올려놓고 보면 별로 없어 보입니다. 이제 전을 올리지 않는다면 많이 어색할 것 같습니다. 아마 당분간은 그래서 전을 올리는 집들이 많을 겁니다.
전을 붙이는 것이 힘들다는 얘기를 늘 많이 들었는데 상에 올릴 정도만 한다면 그렇게 힘들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온 가족이 다 먹을 양을 하니 더 힘들었을 것입니다. 예전에는 명절에 인사하러 오는 사람들 상차림 준비까지 하느라 정말 많은 양을 했지만 요즘엔 명절에 친인척이 아니면 인사하러 오는 사람도 없을 겁니다.
명절은 가족이 화목한 시간이어야 하는데 부수적인 일로 갈등이 생긴다면 명절의 의미가 사라질 겁니다. 다들 즐겁고 흐뭇한 명절 준비를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