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壺谷詩話 -南龍翼
고려조의 오언율시는 이색의 昨過永明寺, 칠언절구는 정시상의 送人,
칠언율시는 陳澕의 小雨朝來卷細毛, 오언절구는 이규보의 山僧貪月色.
浮碧樓(부벽루) / 牧隱 李穡(목은 이색)
昨過永明寺(작과영명사) 어제 영명사를 지나다가
暫登浮碧樓(잠등부벽루) 잠시 부벽루에 올랐다네
城空月一片(성공월일편) 성은 텅 빈체 달 한조각 떠있고
石老雲千秋(석로운천추) 오래된 바위 위 천년구름 흐르네
麟馬去不返(인마거불반) 인마는 떠나가 돌아올줄 모르고
天孫何處遊(천손하처유) 천손은 지금 어디에서 노니는가
長嘯倚風磴(장소의풍등) 바람부는 돌다리에 기대 휘바람부니
山靑江自流(산청강자류) 산은 푸르고 강은 절로 흐르네
送人[송인] 鄭知常[정지상]
雨歇長堤草色多[우헐장제초색다] : 비가 개인 긴 둑에 풀 색은 아름다운데
送君南浦動悲歌[송군남포동비가] : 님 보내는 남포엔 슬픈 노래 시작하네.
大同江水何時盡[대동강수하시진] : 대동강 물은 어느 때나 다 마를런지 ?
別淚年年添綠波[별루년년첨록파] : 이별의 눈물 해마다 푸른 물결에 더해지네.
松都(송도)-陳澕
- 고려의 서울 개성-
小雨朝來卷細毛 가랑비가 아침 동안 털처럼 부슬부슬 내리더니,
浴江初日暈紅濤 아침 해가 강 물결에 불그레 솟네.
千門撲地魚鱗錯 성 안의 즐비한 집들은 고기 비늘을 겹쳐 놓은듯 ,
雙闕참天鷲翼高 하늘에 치솟은 쌍궐(쌍궐)은 독수리 날개보다 드높아라.
吳苑겹衣晴鬪草 오원(吳苑)의 비단옷들은 풀 싸움(鬪草))이 한창이요,
漢宮仙袂醉分桃 한궁(漢宮)의 선비들은 복숭아 나누는데 빠져있다.
多慙久첨金閨侍 황송해라, 이 몸도 금규(金閨)에 모시어서,
與倚淸香捧자袍 맑은 향 담뿍 지닌 채 용포(龍袍)를 받드나니.
금규(金閨) :한나라의 금마문(金馬門)의 별칭인데,후세의 한림원(翰林院)
山夕詠月色-李奎報, 1168∼1241
山僧貪月色 산사의 스님이 달빛을 사랑하여
幷汲一甁中 한 항아리 가득 물과 함께 길어 갔네
到寺方應覺 절에 도착하면 응당 깨달으리라
甁傾月亦空 항아리 비우면 달빛 또한 공한 것을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句들
細雨僧縫衲 가는 비에 중은 장삼을 꿰매고
寒江客棹舟 차가운 강에 나그네는 배를 젓는다
寒雲秋落渚 찬 구름은 가을 물가에 떨어지고
獨鶴暮歸遼 외로운 학은 저물어 멀리 돌아간다.
風生萬古冗 바람은 항시 번삼하게 불고
江撼五更樓 강물은 오경까지 누대를 흔드네
冗rong3, 쓸데 없다, 번거롭다
竹虛同客性 대는 손의 성격처럼 비었고
松老等僧年 늙은 소나무 중의 나이와 비슷해.
鶴立松丫暝 학이 서자 소나무도 어둡고
雲生石竇凉 구름이 이니 굴도 서늘하다
竇 dou4, 구멍
窓銜半規月(檐殘半窺月) 창은 반달을 머금었고
人在一涯天 사람은 먼 곳에 떨어져 있다
仙槎寺 -金宗直-
偶到仙槎寺 뜻하지 않게 仙槎寺에 이르렀더니
巖空松桂秋 바위 너머 솔과 계수가 가을이다.
鶴飜羅代盖 학은 신라의 지붕을 날아오르고
龍蹴佛天毬 용은 佛天에서 여의주를 희롱하니
細雨僧縫衲 가는 비에 산승은 衲衣를 기우고
寒江客掉舟 찬 강에는 손이 배를 젓고 있네.
孤雲書帶草 외론 구름 벗하여 책을 읽어도
獵獵滿也頭 쓸쓸한 바람소리만 머리에 차누나.
通州(통주)-李冑(이주) - 통주-李冑(이주)
通州天下勝 (통주천하승) : 통주는 천하의 명승지인지라
樓勢出雲宵 (누세출운소) : 누각 형세는 하늘에 빼어나다.
市列金陵貨 (시열금릉화) : 시장에는 금릉의 재물이 가득하고
江通楊子潮 (강통양자조) : 강물은 양자의 조수와 통해 있다
寒雲秋落渚 (한운추락저) : 찬 구름은 가을 물가에 내리고
獨鶴暮歸遼 (독학모귀요) : 외로운 학은 저물어 멀리 돌아간다.
鞍馬身千里 (안마신천리) : 안장 얹는 말 탄 이 몸은 천리 밖이라
登臨故國遼 (등림고국요) : 다락에 올라 보면 고국이 너무나 멀도다.
淸風寒碧樓 청풍한벽루에서-金淨
盤辟山川壯。빙빙 두른 산천들은 웅장하건만
乾坤茲境幽。하늘땅이 이곳에선 아늑도 한데
風生萬古穴 바람은 만고 두고 구멍서 불고
江撼五更樓。강물은 오경 누각 뒤흔든다만
虛枕宜淸夏。텅 빈 베갠 맑은 여름 알맞아 좋고
詩魂爽九秋。시혼은 가을처럼 시원도 하니
何因脫身累。어찌해야 이 몸 얽은 올가밀 벗고
高臥寄滄洲。떡 누운 채 이 시골서 살 수 있을꼬
宿德淵院-李奎報
落日三杯醉 지는 해에 석 잔 술로 취하고
淸風一枕眠 맑은 바람에 외로운 베개 벗하였네.
竹虛同客性 속 빈 대나무 손의 성품 닮았고
松老等僧年 늙은 소나무 중의 나이와 비슷해.
野水搖蒼石 들 물은 푸른 돌 움직이고
村畦繞翠巓 마을 밭은 산마루 둘렀구나.
晩來山更好 산 빛은 저물녘에 더욱 좋으니
詩思湧如泉 시 생각이 샘처럼 솟아나네.
倚仗-지팡이에 기대고- 陶隱 李崇仁
倚仗柴門外(의장시문외) 지팡이 짚고 사립문 밖에 나서니
悠然發興長(유연발흥장) 한가로이 흥취가 길게 이는구나
四山疑列戟(사산의열극) 사방에 산들은 창을 늘어세운 듯
一水聽鳴瑭(일수청명당) 한 골짝 물소리 구슬부딪는 소리
鶴立松丫瞑(학립송아명) 학은 소나무 가지에 앉아서 졸고
雲生石竇凉(운생석두량) 구름은 돌구멍 사이에서 서늘하다
遙憐十年夢(요련십년몽) 어여쁘도다, 십년의 꿈이여
欸欸此中忙(애애차중망) 아아 이 가운데서 바쁘기만 했구나
宿金壤縣(숙금양현) - 高兆基(고조기)
鳥語霜林曉 (조어상림효) 서리내린 새벽 숲에 새들은 지져기고
風驚客榻眠 (풍경객탑면) 평상에서 잠 자던 나그네 바람에 놀라고
檐殘半窺月 (첨잔반규월) 처마에는 이그러진 달이 엿보는데
人在一涯天 (인재일애천) 이 몸은 아득히 떨어진 타향에 있네.
落葉埋歸路 (낙엽매귀로) 나무잎 떨어져 歸路(귀로)에 쌓이고
寒枝罥宿烟 (한지견숙연) 차가운 가지에 안개 뿌엿게 어렀네
江東行未盡 (강동행미진) 언제 고향 강동에 갈련지
秋盡水村邊 (추진수촌변) 강 마을 어귀에 가을이 저무네.
적수가 될 만한 두 詩
〈강남(江南)〉-金淨
江南殘夢晝厭厭 강남 땅 남은 꿈은 낮에도 혼곤한데
愁逐年芳日日添 근심은 계절 타고 날마다 깊어지네.
雙燕來時春欲暮 한 쌍 제비 올 적엔 봄도 하마 저물리니
杏花微雨下重簾 살구꽃 보슬비에 주렴을 내려 거네.
醉後 취한 뒤 / 정지상鄭知常(?-1135)
桃花紅雨鳥喃喃 복사꽃은 붉은 비, 새들은 재잘재잘
繞屋靑山閒翠嵐 집 두른 청산엔 푸른 이내 한가하구나
一頂烏紗慵不整 정수리에 사모는 귀찮아 가지런하지 못한 채
醉眠花塢夢江南 꽃 언덕에 취해 자니 꿈은 강남
다음 두 首도 적수가 될 만
崔同年鏡浦別墅-최동년 경포대 별장에서-駱峰 申光漢
沙村日暮扣柴扉(사촌일모구시비) 갯마을 일모에 사립문을 두드리니
夕露微微欲濕衣(석로미미욕습의) 저녁 이슬 조금씩 옷깃에 젖어든다
江路火明聞犬吠(강로화명문견폐) 강둑길 불밝으니 개짖는 소리 들려
小童來報主人歸(소동래보주인귀) 어린 종은 주인 돌아온다고 알리네
待人--- 崔斯立
天壽門前柳絮飛 천수문전류서비-천수문 앞에 버들개지 날리는 때
一壺來待故人歸 일호내대고인귀-술병 놓고 고인을 기다릴 제,
眼穿落日長程畔 안천낙일장정반-해 저문 먼 모롱이 아득히 뚫어 보면,
多少行人近却非 다소행인근각비-많은 행인들 가까이 와보면 아니네
격조의 높낮이는 알 수 없지만 다음 두 首도 적수가 될 만
訪曺雲伯(방조운백)- 思庵 朴淳
醉睡仙家覺後疑.취수선가각후의-술취해 자다 깨어보니 신선의 집인가 싶은데
白雲平壑月沈時.백운평학월침시-넓은 골짜기에 흰구름 가득하고 마침 달이지네
翛然獨出長林外.숙연독출장림외-서둘러 홀로 걸어 깊은 숲 밖으로 나오니
石逕笻音宿鳥知.석경공음숙조지-돌길에 지팡이 소리를 자던 새가 알아듣네.
題僧房-스님의 방에서-陶隱 李崇仁
山北山南細路分(산북산남세로분) 산은 남북으로 오솔길 나뉘어지고요
松花含雨落紛紛(송화함우낙분분) 비 맞아 떨어지는 송홧가루 여기저기
道人汲井歸茅舍(도인급정귀모사) 스님은 우물 길어서 집으로 돌아가고
一帶靑煙染白雲(일대청연염백운) 푸른 연기 한 줄기 흰 구름을 물들이네
오언절구로는 성석린의 일만이천봉과 성간의 囉嗊曲이 좋다
金剛山- 성석린
一萬二千峯(일만이천봉) 일만 이천 봉우리는
高低自不同(고저자부동) 높고 낮음이 절로 다르네
君看日輪出(군간일륜출) 그대 보게나, 해 돋을 때에
高處最先紅(고처최선홍) 높은 곳이 가장 먼저 붉어진다네
囉嗊曲(나홍곡: 슬픈 사랑) -성간
其一
爲報郎君道(위보낭군도) : 낭군에게 알리어 묻겠어요
今年歸不歸(금년귀불귀) : 금년엔 돌아오시나요? 못 돌아오시나요?
江頭春草綠(강두춘초록) : 강가에는 봄풀이 푸르답니다
是妻斷腸時(시처단장시) : 저의 애간장이 다 끊어지는 시절이지요.
其二
憶昔別離日(억석별이일) 헤어지던 그 날을 생각해보니
臨岐誓已勤(림기서이근) 갈림길서 맹서하고 다짐했건만
經年書小到(경년서소도) 한 해가 다 가도록 소식도 없네.
眞箇薄情人(진개박정인) 참으로 박정한 사람이어라.
황정견의 영향을 받은 朴誾(박은)의 싯구-궁함이 심하다
春陰欲雨鳥相語 비 오려는 봄날 새들은 지저귀고
老樹無情風自哀 늙은 나무는 무정한데 바람만 슬퍼하네
天應於我付窮相 하늘이 분명히 나에게 궁한 형상을 주었으며
菊亦與人無好顔 국화도 또한 사람에게 좋은 낮을 주지 않았네
오언율시의 아름다운 것들
靑山今夜月 청산은 오늘 밤에 달이 떴고
塞國初霜下 변방나라에 서리가 처음 내리고
江觸春樓走 강물은 봄루를 받고 달아나며
羸驂駄倦客 여윈 말이 손을 태우는게 더디다
立馬穆陵村 말을 목릉 옆에 있는 마을에 세우다
이산해
白雨滿舡歸棹急 많은 비로 노를 발리 저어 돌아오니
數村門掩豆花秋 마을에 시비는 닫히고 두화 피는 가을이다
-시 가운데 그림이 있다
정철의 절구
無端十月咸山菊 무단히 시월 함산의 국화
杜宇一聲山竹裂 소쩍새 한번 우는 소리에 산죽이 찢어지고
정철의 오언절구
我欲過江去 내가 강을 건너고자 한다
寒雨夜鳴竹 찬비가 밤에 대나무를 울린다
오만한 이춘영이 칭찬한 이정구의 구절
春生關外樹 봄은 관문 밖 나무에서부터 찾아오고
日落馬前山 해는 말 앞의 산에 떨어지네
李好閔
東南間氣金臺盡 동남의 뛰어난 기운은 금대에서 다했고
宇宙英風易水長 우주의 꽃다운 바람은 역수처럼 길다
天心錯莫臨江水 금의 마음도 어지러워 강물만 바라보고
廟算凄凉對夕暉 조정의 계책 처량하여 저녁 햇빛만 마주하고 있네
龍灣行在聞下三道兵進攻漢城賊(용만행재문하삼도병진공한성적) - 李好閔(이호민)
용만 행재소에서 삼도 병사가 한성의 적을 진공한다는 말을 듣고
干戈誰着老萊衣(간과수착노래의) 전쟁 중에 누가 노래자의 색동옷 입을 것인가?
萬事人間意漸微(만사인간의점미) 만사에 사람의 마음 점점 작아지기만 한다.
地勢已從蘭子盡(지세이종란자진) 땅은 이미 난자도에서 끝이 되었는데
行人不見漢城歸(행인불견한성귀) 한양으로 돌아가는 행인은 보이지 않는다.
天心錯莫臨江水(천심착막임강수) 임금의 마음도 어지러워 강물만 바라보고
廟算淸涼對夕暉(묘산청량대석휘) 조정의 계책 처량하여 저녁 햇빛만 마주하네.
聞道南兵近乘勝(문도남병근승승) 남도 병사들 근래에 승기를 탔다는 소식을 들으니
幾時三捷復王畿(기시삼첩복왕기) 언제나 연승하여 서울을 회복할까.
송익필
日午千花正 한낮이 되자 모든 꽃이 바르고
池淸萬象形 못이 맑으니 만상이 나타나네
花欲開時纔有色 꽃은 피고자 할 때 비로소 빛이 있고
水成澤處却無聲 물은 연못을 이루면 소리가 없다
-기이함이 있다
館閣의 3걸은 정사룡, 노수신, 황정욱
山林의 3걸은 김시습, 남효온, 송익필
최립
磬殘石竇晨泉滴 굴 속의 경쇠소리 새벽 샘물 떨어지는 듯하고
燈前松風夜鹿啼 송풍에 등 켜고 밤에 사슴 우는 소리 듣네
士羞不識龍灣路 선비로서 용만길 모르는 것이 부끄럽고
文欲相當鳳詔臣 글을 봉조신에 상당하고 싶다오
권필이 자신의 시명을 믿고 최립에게 산무는 최립이 최고인데,
시는 누가 최고인가라고 물었는데, 최립은, 내가 죽고 나면 공이 계승할 것이라 함
최립
苔蘚作花蘿作葉 이끼가 꽃이 되고 넝쿨이 잎이 되니
還知造物未全捐 조물주가 완전히 버리지 않았음을 알겠다
避暑風流傾北海 피서하기 위한 풍류가 북해를 기울이다
백광훈
紅藕一池風滿院 온 못은 붉은 연꽃, 바람은 뜰에 가득
晩蟬千樹雨歸村 천 그루 나무에 저녁 매미 우는 마을로 돌아간다.(晩,一作 亂)
차천로
秋來徙倚仲宣樓 근심이 샇이자 중선루로 옮겨 의지했네
徙 사, xi3, 옮기다
-차천로는 ‘만리장성에 종이를 대도 내 시는 다하지 않을 것’이라 했으나,
교룡은 적고 지렁이가 많다 함
이수광
風生九塞秋橫劍 구새에 바람 부니 칼에 가릉빛이 비끼었고
雪照三河夜渡兵 삼하에 눈이 비치자 군사들이 밤에 건너네
窓聞小雨天難曉 창밖에 가는 비 내리니 새벽이 늦어지고
城枕寒江地易秋 성이 강에 닿아 가을이 빨리 오네
권필
幽明相接杳無因 저승 이승 서로 잇긴 아득하게 길 없는 채
一夢慇懃未是眞 한 꿈속에 은근한 일 바로 참은 아닌지라
掩淚出山尋去路 눈물 닦고 산을 나와 찾아 돌아가는 길에
曉鶯啼送獨歸人 꾀꼴새만 새벽 울며 홀로인 날 전송하네.
-이 시를 본 선조가 그의 시고를 들이라 했다
최립이 그것을 읊었는데,
聞說至尊徵稿入 들은바 지존께서 시고를 들이라 하니
全勝身到鳳凰池 궁중에서 임금을 뵙는 것보다 영광이었네
송강을 위해 지은 권필과 이안눌의 시
空山木落雨蕭蕭 빈산에 나뭇잎 지고 비가 소소히 내리네-권필
江頭誰唱美人祠 강 머리에서 누가 미인사를 부르는가-이안눌
권필
空山木落雨蕭蕭 빈 산에 낙엽 지고 비는 부슬부슬
相國風流此寂廖 상국의 풍류도 이처럼 쓸쓸하구나.
惆愴一盃難更進 애달퍼라. 한 잔 술 다시 올리지 못하니
昔年歌曲卽今朝 지난날의 그 노래 오늘을 두고 지었음인가.
권필의 장님시
遠客來山寺 먼 손이 산 절간에 오니
秋風一杖輕 가을 바람에 지팡이 하나 가볍구나
直入沙門去 곧장 사문처럼 들어서니
丹靑四壁明 사벽의 단청이 환하다
-(눈이)멀다, 장님의 지팡이, 장님이 문으로 들어간다, 장님 단청구경등의 의미를 포함
百中經事業 백중(여름)에 사업을 경영했고
三尺杖生涯 삼척으로 생애를 의지하네
-남의 일은 백발백중 맞힌다는 점쟁이로 살아가면서 정작 자신은 삼척의 지팡이에 의지하네라는 의미
시의 우열과 관련하여 이안눌이 석주에게 지어주기를
吾友永嘉子 내 친구 영가자는
今時諸葛侯 금시의 제갈후로다
이안눌의 佳구
六月龍灣積雨晴 유월 용만에 장마가 개이고
春深宮柳綠勝苔 깊은 봄 궁중의 버들은 이끼보다 푸르다
一日兢魂抵十春 하루 넋을 조심함이 십년에 다다른다
등통군정(登統軍亭)
六月龍灣積雨晴(육월용만적우청) 유월 용만 땅에 장마비 개어
平明獨上統軍亭(평명독상통군정) 새벽에 홀로 통군정에 오른다
茫茫大野浮天氣(망망대야부천기) 망망한 큰 들판은 하늘 기운에 떠 있고
曲曲長江裂地形(곡곡장강렬지형) 굽이치는 긴 강은 땅 모양을 찟으며 흐른다
宇宙百年人似螘(우주백년인사의) 광막한 우주에 백년 인생은 개미 같고
山河萬里國如萍(산하만리국여평) 웅장한 산해에 만리 나라도 부평초로다
忽看白鶴西飛去(홀간백학서비거) 문득 서편으로 날아가는 흰 학을 바라보니
疑是遼東舊姓丁(의시요동구성정) 나르는 학들이 혹 요동 옛 백성 아닌가 하노라.
李安訥의 가장 기이한 오언율시 萬里琉球國
권필이 잘못 죽었다는 말에 이안눌
浩蕩神農藥 끝없이 넓음은 신농의 약이요
蕭條大禹謨 쓸쓸함은 대우의 계획이다
권필이 죽은 곳을 지나면서 이안눌
行過郭東花落處 성 동쪽 꽃 떨어진 곳을 지나가니
故人詩骨至今悲 친구의 시골에 지금도 슬프네
오만한 중국 사신마저 인정한 이안눌의 崔顥題詩黃鶴樓
은혜와 워낭이 분명한 이안눌이 유배지에서 이정구에게
退之不負裵丞相 한퇴지는 배승상을 등지지 않았고
白也難逢郭令公 이백은 곽자의를 만나기 어려웠네
朴鼎吉 哀金應河
百尺深河萬仞山 심하 물 깊고 깊고 산 우뚝 솟았는데
至今砂磧血浪班 피 흘려 아롱아롱 모래알 붉었느니
英魂且莫招江上 구태여 임은 영혼 불러 모심 마옵소서
不滅凶奴定不還 되놈을 섬멸 않고 돌아오지 않으리다
李慶全
應呼(제목과 맞는지?)
一犬吠, 첫 번째 개가 짖고
二犬吠, 두 번째 개가 짖으니
三犬亦隨吠. 세 번째 개가 역시 따라 짖는다
人乎虎乎風聲乎? 사람인가? 범인가? 바람 소리인가?
童言山月正如燭, 아이가 말하기를, 산 위의 달은 정말 촛불 같은데
半庭惟有鳴寒梧. 마당 저편에 단지 쓸쓸한 오동나무 소리만 있어요
畵鷹
欲向畵中容一倩 그림을 향해 예쁜 형상을 한번 보고자 했으나
世間狐兎太紛拏 세간에서 여우와 토끼들을 지나치게 잡고자 하네
雪
三等土堦編白玉 삼층의 흙섬돌이 백옥으로 되었으니
帝堯曾是劍中奢 요임금도 검소한 가운데 사치했네
종성군수가 횃불을 들고 송별시를 원하자
門對終南管燧祀 문이 남산의 관수사를 대하고 있었는데
北來消息最先知 북쪽으로 오자 소식을 먼저 알고 싶다
知吾卷箔思君處 내가 발을 걷고 그대를 생각하는 곳을 알고 싶으면
正是譙樓擊柝時 바로 다락을 찢어지게 치는 때였소
-뜻이 신기하다
竹陰 趙希逸
壺誰送酒百 누구인지 술 백병을 보냈고
航恰受人三 배는 세 사람을 흡족히 받았네
-김상헌, 홍서봉과 뱃놀이 하며
이식
靑山暫住非忘世 청산에 잠깐 머물렀다고 세상을 잊은 것이 아니고
白髮新添不爲家 백발이 새로 늘어난 것은 가정을 위한 것이 아니다
-정밀
李敏求 금강산 구경하며
千厓駐馬身全倦 높은 곳에 말을 멈추고 몸이 피곤해
老樹題詩字未成 노수에 시를 쓰고자 하나 글자를 이루지 못하네
-김상헌이 未를 半으로 고치니 더욱 정교하고 빛이 났다
金搢 秦皇시
不知天下鎖兵地 천하가 무기를 녹이고 있는 곳은 알지 못하고
猶着江東學劍人 강동에 검술을 배우는 사람에 관심을 가졌다
李元鎭 漢祖
莫道入關無所取 관중에 가서 취할 것이 없다 말하지 마라
祖龍天下勝秋毫 조룡(진시황)의 천하가 가는 털보다 많다오
沈락이 柳塗가 세명의 아름다운 여인을 모두 취하자 실의하여
姝城三甲總名姬 주성에 나이 같은 셋이 모두 名姬이며
太守風流亦一時 태수의 풍류 또한 일시의 일이었다
多少行人腸斷處 다소의 행인들이 애를 태우는 곳에
敎坊南畔柳如絲 교방의 남쪽 버들이 실과 같다오
鄭泰齊가 옥으로 이름한 기생 4형제의 벼락 맞은 꿈을 시로 부탁하자
光山佳妓玉爲名 광산의 아름다운 기생 옥으로 이름했는데
南國爭推四弟兄 난국에서 다투어 사형제를 추천하네
人腸斷盡天應怒 사람들의 창자를 끊었기에 하늘이 화를 내어
故遣雷公夢裡驚 우레를 보내 꿈속에서 놀라게 했다오
-격은 낮으나 바로 응해 지어 칭찬을 받음
처의 조부는 광해군때 세상을 피해 있었는데 그때 지은 시
畏蛇防燕壘 뱀이 무서워 제비는 성을 쌓아 막았고
憐蝶壞蛛絲 나비를 사랑해 거미줄을 허물었네
-궁한 자의 말이다
妻父 知非公의 시
임란 후 山城을 지나며
三綱已斁國垂傾 삼강이 무너졌고 나라도 기울어져
公義千秋愧汗靑 공의가 길이 역사에 부끄러움이 되었다
忍背神宗皇帝德 신종의 구원해 준 덕을 배반할 수 있으며
何顔宣朝大王庭 무슨 낯으로 단조를 뜰에서 뵈올 수 있으랴.
寧爲北地王諶死 차라리 북지왕 심과 같이 죽을지언정
不作東窓賊檜生 동창의 적인 회처럼 살고 싶지 않다오.
野老呑聲行且哭 野老가 소리 머금고 가다가 또 우는데
穆陵殘日照微誠 穆陵에 남은 해가 작은 정성으로 비춘다.
晩霧
也疑商女惱春愁 아마 상녀가 봄 근심에 젖어
曝盡輕紗夜未收 얇은 비단을 말리다가 밤에 거두지 못했는가.
喚却兒童看仔細 아이 불러 자세히 보게 했더니
白雲無事宿沙頭 흰 구름이 무사히 사장에 자고 있다 한다.
北闕
大嶺以東天與海 큰 고개 동쪽은 하늘과 바다이며
咸原之北地皆山 함원 북쪽의 땅은 모두 산이다
임유후의 北塞
人逢塞外皆靑眼 새외에서 만남 사람마다 눈이 푸르고
山到天涯亦白頭 산이 천애에 이르자 머리가 희다오
-靑眼과 白頭가 묘한 대를 이룸
정두경의 佳구
統軍亭前江作池
(携龍灣李府尹登統軍亭)
統軍亭前江作池 통군정 앞은 강이 못을 이루었는데
統軍亭上角聲悲 통군정 위에는 뿔피리 소리 슬프구나.
使君五馬靑絲絡 사군(使君)의 말 다섯 필은 푸른 실로 고삐를 하였고
都督千夫赤羽旗 도독(都督)이 거느린 천명 군사는 붉은 깃으로 깃발을 꾸몄네.
塞垣兒童盡華語 국경 지방 애들은 모두 중국말을 하니
遼東山川非昔時 요동의 산천이 옛날 같지 않구나.
自是單于事田獵 예로부터 오랑캐들은 사냥을 일삼아 왔으니
城頭野火不須疑 성 머리의 들불이 반드시 의심스러운 것은 아니라.
정두경
白馬千夫擁 흰 말을 많으 말들이 옹위했고
黃雲六鎭陰 누런 구름 육진을 흐리게 하네
天山月初海雲深
-효종이 와위에 오르기 전 정두경의 이 글을 벽에 븥여두고 보았다 함
남용익이 지은 정두경 만사
工部之詩太史文 두보의 시와 사마천의 산문을
一人兼二古無聞 한 사람이 둘을 겸한 것을 옛날에도 듣지 못했네
雷霆霹靂來驚耳 우레와 벽력이 귀를 놀라게 한다는 것은
谿谷先生昔所云 계곡선생이 옛날 말한 바였네
정두경이 시험관인 채유후와 다투다 지은 시
10월 式年 會試인데, 우레와 비가 많은 날이었다 함
白岳玄雲一萬重 백악산에 검은 구름이 만겹이나 쌓여
夜來寒雨滿池中 밤에 내린 찬비가 못에 가득
傍人莫怪冬雷動 겨울 천둥소리 괴이하게 여기기 마오
三十三魚變作龍 서른 세 마리의 잉어가 용으로 변한다오
-효종이 보고 칭찬했다 함
黃宗 시랑이 일본에 사신으로 가면서
童男女昔求仙地 동남동녀가 옛날 신선을 구했던 땅이었고
大丈夫今杖節行 장부가 지금은 사신으로 임명되어 가네
-많은 칭찬을 받았으나 俳體에 가까워 법할 것이 아니다
李昭漢이 궁중의 밤경치를 보고
觚稜隱隱參差見 모난 술잔은 은은히 가지런하지 못하고
更鼓依依次第傳 밤에 치는 북소리는 설레게 차레로 전하네
楓嶽을 유람하는 중에
爾在此山中 네가 이 산중에 있으니
飽看霜後楓 서리맞은 단풍 많이 봤겠지.
吾行殄秋晩 나는 가을 늦게 가는데
何似去年紅 어찌 작년처럼 붉은까.
金光煜의 인조 輓章
歷數中興主 중흥주를 차례로 헤어보니
功高漢以還 공이 한나라 이후에서 높다오
志存虞夏上 뜻은 우와 하의 위에 있고
時値宋元間 때는 송과 원의 사이를 만났다오
屈策終全社 굴복하는 계획으로 사직을 보전했고
微權豈濟艱 약한 권력으로 엊지 어려움을 건질 수 있으랴
朝宗一心在 조정과 종묘가 한 마음이었으니
靑史載班班 역사에 분명히 전하리라
강백년이 이명한과 四仙亭에서
兩人相對照 두 사람이 서로 바라보며
疑是四仙翁 사선의 늙은이가 아닌가 의심하네
김득신
湖西踏盡向秦關(호서답진향진관) : 호서 지방을 두루 보고 서울로 향하노라니
長路行行不暫閑(장로행행불잠한) : 먼 길 가고 가느라 잠시도 한가롭지 않구나.
驪背睡餘開眼見(여배수여개안견) : 나귀 타고 가며 깜박 졸다 눈을 떠 보니
暮雲殘雪是何山(모운잔설시하산) : 저녁 구름 끼고 잔설 쌓인 저 산이 무슨 산인고.
-내가 古木寒雲裡는 箕雅에 뽑았으나 이 시를 놓친 것은 바닷물을 쏟아 구슬을 찾다가 밝은 달을 잃은 격
홍석기가 구봉서에게 글을 배워 급제한 뒤 영남에 관찰사로 있던 구봉서를 찾아가
千里嶺南觀察使 천리나 먼 영남의 관찰사요
十年門下壯元郞 십년동안 배운 제자가 장원 했네
또
似惜落花春鳥語 떨어지는 꽃이 아까운 듯 봄새는 지저귀고
解分長日午鷄鳴 해분의 긴 날 한낮에 닭이 우네
-뜻이 새롭고 말이 교묘하다
호남의 선비 閑居시
黃牛飽囓無餘念 누런 소는 씹으며 다른 생각이 없고
白鷺閑眠有底愁 백로는 한가로이 졸고 있으나 근심이 있다오
-말이 맑고 깨끗
임제의 손자 林垣이 쓴 친구의 만사
風流處士別孤山 풍류 처사를 외로운 산에서 이별하니
雪滿溪橋鶴影寒 시내 다리엔 눈 가득하고 학 그림자 차갑다
一片詩魂招不得 한 조각 시혼 부를 수 없지만
先春應共早梅還 봄 오기 전 이른 매화와 돌아올 테지
강필주의 除夜
燈亦妬人挑歲盡 등불이 사람을 투기해 돋우어 해를 보내고
鷄誰敎汝唱春先 닭은 누가 시켜 봄 먼저 울게 했는가
-궁상이 심하나 교묘하다
柳碩이 중국에 사신으로 가면서
日落荊卿水 해는 형가가 건넌 물에 지고
天寒郭隗臺 곽외의 대에 날은 차갑다
사람을 北關으로 보내며
蹔留關帝廟 잠깐 관제묘에 머물었다가
仍聽渭城歌 인해 위성가를 들었다
日落楊州道 양주 길에 해가 지려 하는데
君行可奈何 그대는 가면서 어떻게 하겠느냐
鄭太和 기생에게
緣隨春夜短 인연은 봄날의 밤처럼 짧고
情與酒杯深 정은 술잔과 더불어 깊다
關東 관찰사에게
爲謝新東伯(위사신동백)。새로 강원 감사가 되어 인사차
來尋病判樞(내심병판추)。병든 판추[판추밀원사]를 찾아오셨네.
多情永別語(다정영별어)。다정하게 길이 이별을 고하고
得意向仙區(득의향선구)。기세좋게 강원도로 향하네.
海闊驚層浪(해활경층랑)。바다는 넓어 층층이 이는 파도 놀랍고
山高歷畏途(산고역외도)。산은 높고 길은 험하다오.
城南門獨掩(성남문독엄)。성 남쪽에 문을 홀로 닫고 있으니
閑靜不如吾(한정불여오)。 한가하고 고요함이 나만 못할 거요
李一相
宇宙名山看太白 우주의 명산에서 태백성을 보니
弟兄仙閣宿凝淸 형제들이 선각인 응청에서 잔다
凝淸...집 이름
李殷相
靑瑣夢牽留客館 궁문에 꿈이 이끌리어 객관에 머물러
白銅歌作送君詞 백동가로 그대 보내는 노래 짓는다
李弘相
病似左丘無國語 병이 좌구명과 비슷하나 국어가 없으며
身同釋氏有家憂 몸은 중과 같으나 가정에 대한 걱정이 있네
-좌구명은 공자와 같은 시기의 사람으로 눈을 잃고 국어를 저작했다 함
李端相
倚檻海雲生野外 난간에 의지하니 바다구름이 들 밖에서 일고
題詩山雨落樽前 시를 지을 때 비가 술독 앞에 떨어진다
李殷相의 효종 輓章
憑几日回周甲子 궤에 의지해 날마다 육갑을 헤었고
冊名尊並宋淳熙 책명과 아울러 송의 순조를 높이 여겼다
淳熙..송나라 효종의 연호
-채유후가 尊자가 하자라 함
洪處亮의 哭子詩
靈帷晝掩暗生塵 휘장이 낮에도 내려 먼지가 일고
寂寞虛堂酒果陳 적막한 영전에 주과만 진열되었네
床有借來詩卷在 책상에는 빌려온 시권이 있었는데
婦人收取哭還人 부인이 가져 왔다가 울면서 돌려 주었다
-옛 시에 가깝다
李知白, 내가 網巾을 제목으로 하고 蛩,銎,庸을 운으로 부르자
巧似蜘蛛織似蛩 교묘하기는 거미, 짜는 것은 공공이와 같으며
細針嫌孔濶嫌銎 가는 것은 침구명을, 넓은 것은 독기구멍을 불평한다
朝來斂盡千莖髮 아침에 많은 털을 조심스럽게 거두어
烏帽紗巾作附庸 거믄 사모에 수건을 만들어 덧붙인다
申混 제주어사를 보내면서
一點孤靑漢峀浮 한 점의 푸른 한라산이 외롭게 떠 있으며
中流渺渺見瀛洲 중간의 넓은 바다에 영주가 보이네
河邊獨訪乘槎路 물가에서 홀로 뱃길을 찾으며
天畔聊登望海樓 하늘가에서 길이 망해루에 오르고자 하네
千樹瘴烟垂橘柚 장기 속에 많은 유자나무가 드리웠고
萬山朝日放驊騮 사나다 아침 햇빛에 준마를 놓아 먹이네
霜威到處淸殘暑 서리가 가는 곳마다 서늘해 남은 더위를 식혀
水國蕭蕭已覺秋 수국의 쓸쓸한 가을을 느끼게 하네
峀 산굴 수
申最가 보내온 시
抱病尋常不啓扉
승문원에서 잔치한 후 동료에게 줌 (槐院宴後寄同僚)
抱病尋常不啓扉 병으로 매양 문도 열지 않는데
忽驚春事雨中非 홀연 봄 잔치에 비가 와서 글렀구나.
寧嫌沾濕花間過 젖은 채 꽃 사이로 지나감이 싫지만
却喜聯翩醉裏歸 계속해서 취하여 돌아감이 기쁘네.
詞客彩毫干氣象 시인은 붓으로 운치를 표현하고
佳人錦瑟怨芳菲 미인은 비파로 아름다운 꽃을 원망하네.
君看天地風塵色 그대는 천지가 먼지 빛임을 보리니
趂日狂遊且莫違 날마다 미친 듯 놀아 어기지 말게나.
참고)
이 시는 봄날이 가는 것을 아쉬워하며 마음껏 놀기를 권하는 칠언율시로 미(微)운이다. 신흠(申欽)의 손자이고, 신익성(申翊聖)과 선조의 딸인 정숙옹주의 아들이니 혁혁한 문벌을 갖춘 신분이다. 그래서 그런지 문재(文才)는 있으되 끈질긴 의지는 덜한 것 같고, 시에서도 씩씩한 기상보다는 여린 감정이 드러나 있다. 수련은 봄 잔치에 비가 온 아쉬움이다. 병으로 집에만 박혀 있다가 승문원에서 봄 잔치를 하는 날에 비가 와서 잔치를 망치게 된 것을 아쉬워한 것이다. 함련은 그런대로 잔치의 즐거움이다. 비가 왔어도 잔치는 열린 모양이라 봄비에 젖은 꽃 사이로 다니며 시를 짓고 술을 마시게 된 것은 즐겁다고 하였다. 경련은 잔치의 모습이다. 시인은 시를 짓고 초청된 기녀들은 비파를 연주하며 꽃이 흐드러지게 핀 것을 시기하고 원망한다고 하였다. 미련은 실컷 놀아보자는 쾌락적 태도의 권장이다. 천지가 먼지에 쌓였다는 말로 세상사가 어지럽고 번거롭다고 밀어버리고, 날마다 미친 듯 놀아보자고 동료들에게 권하고 있다. 옹주의 아들이니 귀한 것이 없는 처지였을 것이지만, 세상사가 번거롭다고 맘껏 놀아보자는 태도는 지나친 쾌락주의라고 하겠다.
徐必遠
吸三斗醋竟安用 술 세말을 마셨으나 결국 어디에 사용하며
緣百尺竿無乃勞 백 척의 긴 대에 올랐지만 괴롭지 않네
낮이 검고 수염이 많은 조구석을 희롱하여
元非白額虎爲假 원래 백액호의 가짜가 아니고
細看黑毛熊是眞 자세히 보면 흑모웅이 진짜였소
金始振의 遊山詩
閑花自落好禽啼 한가로운 꽃은 저절로 지고 , 예쁜 새는 지저귀고
一徑淸陰轉碧溪 오솔길 시원한 그늘을 지나자 맑은 시냇물이 나타나네 .
坐睡行吟時得句 앉아서 졸다 거닐다 하면서 시구 詩句 읊어대지만
山中無筆不須題 산속에 붓 없으니 굳이 제할 필요 없네
香奩(렴, lian2, 화장 케이스)
曾愁百年短 일찍 백년이 짧다고 근심했으나
却恨五更長 도리어 하룻밤도 긴 것을 한탄하네
-묘하다
桃源을 시제로 한 나의 구절
深深洞府依然是 깊고 깊은 동부는 전과 다름이 없고
處處桃花記取難 곳곳의 도화는 기록하기 어렵다
柳道三의 차운
非關洞壑經心少 동학에 마음가짐이 적은 것이 아니며
自是神仙入手難 이로써 신선을 손에 넣기 어렵게 되었네
내가 암행어사때 조령을 넘으며
閱盡東南海 동남쪽 바다를 두루 돌아보고
看來左右州 좌우 고을을 살피고 왔다
極邊加德浦 끝으로는 가덕포까지였고
高處密陽樓 높은 곳으로는 밀양루였다
歷歷鄕音慣 시골 소리를 뚜렷히 잘 들었고
依依物色留 여러 사물은 설레게 남았다
春風仍過嶺 봄바람에 조령을 넘으면서
駐馬飮龍湫 말을 멈추고 용추의 물을 마시네
송준길과 송시열의 요구로 내가 지은 시
信宿同春堂敬一律 - 時敎生 南龍翼
同春堂下試春衣 동춘당 아래에 봄옷을 시험삼아 입어 보니
春興悠然想浴沂 춘홍이 아득하여 기수에서 목욕하고 돌아오는 생각이 나네
芳草小庭觀物性 꽃다운 풀 작은 뜰에 만물의 성정을 관찰하고
杏花踈雨覓天機 살구꽃 성근 비에 천지의 신비한 기밀을 찾아보는 구나
源泉活活初肥脈 원줄기 물은 콸콸 흘러 처음으로 수맥이 불어나고
雛鳥翩翩已學飛 새끼 새는 푸덕푸덕 이미 나르기를 배우는 구나
隨處一般眞趣在 따르는 곳마다 일반의 참된 취미가 있으니
却令遊子淡忘歸 문득 노니는 사람으로 하여금 돌아가기를 잊게 하는구나.
중동에 술을 마시며 兪棨가 먼저
過夏當冬飮 과하주는 마땅히 겨울에 마신다
내가 이어서
知申盡酉留 지신사가 유시가 다할때까지 머무네
내가 軍威縣을 살피러 갔을 때 지은 시
前村機杼後村砧 앞마을에 베 짜는 소리 뒷마을에 다듬이소리
驛路繁霜一寸深 역로에 서리 내려 한 치나 깊네.
窓外曉鷄催盥櫛 창밖에 새벽닭이 세수를 재촉하더니
也知游子暮歸心 저녁에는 나그네의 돌아갈 마음을 알겠네.
중국 가는 길에 家親에게 보내는 편지를 부치며
好去長程縷縷絲 실과 같은 먼 길을 잘 가고 있으며
堅緘還恐坼緘遲 굳게 봉한 것이 열 때 더딜까 두렵네
平書二字題書表 평서 두자를 겉에 쓰며
要想家親入眼知 멀리서 가친이 보게 될 것을 생각하네
일본에서 닭을 그린 軸을 시제로
咫尺扶桑曉 부상의 새벽을 지척에 두고
胡爲獨不鳴 어찌 홀로 울지 않는가
恐驚孤客夢 외로운 나그네의 꿈을 깰까 두려워
應絶五更聲 분명 새벽에 우는 소리를 끊었을 것이다
중국서 돌아오며 요동에서
去國纔三月 고국 떠난지 겨우 삼개월이지만
貪程欲奮飛 가고픈 길은 날아가고 싶네
如何華表鶴 어찌하여 화표에 앉은 학은
千載始思歸 긴 세월동안 비로소 돌아가고 싶어하는가
내가 꿈에 지은 구
滄州空濶萬帆過 창주는 넓어 많은 배가 지나가고
一水春添雨後波 봄에 물은 비온 뒤의 파도에 더해지네
이단하가 꿈에 나와 더불어 강루를 지나다 지은 구
黃鶴白雲何日去 황학과 흰 구름 어느 날에 가며
綠陰芳草此時多 녹음과 방초는 이 시기에 많다오
-합치면 하나의 절구가 되는데, 원진과 백거이의 포성과 곡강의 꿈이 기이하다 하지 못할 듯
지방으로 떠나는 사람에게 써준 시
今之太守盡吾儕 오늘의 태수는 모두 우리 무리로서
散遍東南與北西 동남과 북서쪽으로 두루 흩어졌다.
安慶星仁皆嶺外 안경과 성인은 모두 영외이며
淮江襄陟卽坤倪 회강과 양척은 바로 땅 끝이요
纔飛定邑雙鳧翼 한 쌍의 오리 날개가 정읍으로 이제 날랐고
慾發文川五馬蹄 다섯 말이 문천으로 가고자 한다.
湖郡此朝君又去 오늘 아침 자네도 호군으로 가고자 하니
別詩前後不停題 전후로 송별시가 그치지 않는다.
나의 희롱시
退相屛翁各一丘 退相과 屛翁이 각각 한 언덕에 있고
鯫生今又返莬裘 소생도 지금 면구로 돌아왔다오.
荒田破屋尤疲弊 묶은 밭 허물어진 집이 더욱 피폐하나
若比三分我益州 삼분한 것에 견주면 나는 익주가 될 것이요.
송도에서 원접사 김수항에게
同時俱以少年稱 다 같이 소년으로 일컬었는데
倏忽光陰老病仍 빠른 세월에 늙고 병이 잇따랐다
任重兩朝君已倦 양조에 책임이 무거웠으니 그대는 이미 게을렀으며
治兼三輔我何能 삼포를 겸했으나 내가 무엇을 하겠는가
詩名夢裡纔還錦 시명은 꿈속에서 겨우 알려졌을 뿐이며
行役秋來尙飮氷 맡은 일로 가을인데 얼음물을 마신다
安得靑山分一半 언제 푸른 산을 반씩 나누어
木蓮花下訪閑僧 목련화 밑에서 한가한 중을 찾으리
김수항의 화답시
雲龍韓孟世同稱 운룡, 한맹으로 세상에서 같이 일컬었으며
聚散悲歡十載仍 취산과 비환으로 십재가 거듭되었다
病後形骸憐我倦 병후의 여윈 몸으로 내 늙음을 불쌍히 여기며
公餘詩筆見君能 공무 여가에 지은 시에 능함을 보았다
顚毛鏡裏千莖雪 거울에 비친 수염마다 눈처럼 희며
心事壺中一片氷 마음은 독 속의 한 조각 얼음이라네
暮景田園携手去 늙어 손잡고 전원으로 돌아가서
不妨生計淡於僧 생계가 중처럼 맑은 것도 좋겠다
김수항이 중국에 사신으로 갈 때 지어준 시
溪堂曾吐相公茵 계당에서 일찍 상공의 자리를 토했고
濟院違攀使者輪 제원에서 사자의 수레를 잡지 못했다
病起仍逢南至日 병에서 일어나니 동지가 되었으며
詩成却寄北行人 시를 지어 북쪽으로 가는 사람에게 부치네
知音半世纔同患 반세의 친구로 같이 근심하게 되었고
傷別中年各損眞 중년에 헤어지는 슬픔이 건강을 헤치네
前度靑衫今亦舃 전번은 청삼 이번은 붉은 예복 입었으니
定敎殊域拭眸新 외국에서 눈이 새롭게 씻기를 바라오
김수항의 차운시
荒山毳幕雪爲茵 거친 산 장막에 눈이 자리가 되었고
獨夜歸心月半輪 반달에 홀로 돌아가고픈 생각에 젖었다
關樹尙懸天外夢 관문의 나무에 객지의 꿈을 꾸게 되고
驛梅誰寄隴頭人 역매를 누가 농두의 사람에게 보냈는가
詩來別恨差堪慰 보낸 시를 보자 이별의 한에 위로가 되고
老去交情始見眞 늙어가자 사귄 정이 진실함을 보았다
卄載重遊君莫問 이십년 사이에 두 번 가는 것을 묻지마오
感懷如舊鬢毛新 감회는 옛과 같아 살쩍머리 새롭네
내가 지은 佳句
水急心無競 물은 급하게 흐르나 경쟁이 없고
山尊氣不驕 사는 높으나 기운은 교만하지 않다
馬州留一月 馬州에서 한 달 동안 머물었고
牛渚會雙星 牛渚에서 雙星이 모였다.
胡兒能習字 胡兒가 글자를 쓸 줄 알고
漢女亦簪花 漢女도 또한 꽃을 머리에 꽂았다.
雪飛泥野驛 눈은 泥野의 驛에서 날고
楓落沃川山 단풍은 沃川의 산에 떨어진다.
移花根帶土 꽃은 뿌리에 붙은 흙까지 옮기고
播麥種交灰 보리씨는 거름과 같이 심었다.
公廩有嬴田是上 國庫에 여유가 있게 하는 것은 밭이 제일이며
孝廚多旨海爲濱 어버이를 맛있게 하는 데는 해변이라네.
床上始治孀後髮 상위에서 비로소 남편 잃은 뒤의 머리를 빗었고
匧中仍殮嫁時衣 상자 속 시집 올 때의 옷으로 염을 한다.
粘蘂不分梅熊度 꽃술에 붙어 매화와 구분할 수 없고
壓荄難遏草精神 뿌리를 눌렸으나 트는 움을 막기 어렵다.
坡仙水月中秋淂 蘇東坡는 水月을 中秋에 얻었고
子美乾坤萬古浮 杜子美는 乾坤을 만고에 뜨게 했다.
菴名太古嗟今世 암자 이름은 태고로서 今世를 슬퍼하나
寺號重興祝聖主 절 이름은 重興으로 임금에게 축복한다.
첫댓글 많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잘 감상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