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전,
지리산 종주로 인해,
피로감이 급증하여,
연주대를 찾아가려 합니다.
물론,
정상까지 갈지,
중간에 포기할지는 모르지만,
몇 명이 모여서 연주대로 방향을 잡았는데...
날씨는,
하루 전과 전혀 다르게,
너무나 화창했고...
관악산 입구에는,
붉게 핀 양귀비 꽃이,
어서 오라며 반겨주네요!!!
들머리에서,
물놀이장까지는,
사람들이 제법 많았는데...
대부분,
편안한 복장에,
나들이를 관악산으로 온 듯하고...
어째튼,
정말 편안한 길을,
절뚝거리며 걸었다는 것... ㅠ.ㅠ
연주대는 포기하고,
비교적 수월한 삼성산으로 방향을...
아직,
피로감이 심해서,
여유로운 산행을 위해,
비교적 쉬운 곳으로...
그런데,
하루 전 내린 비로 인해,
계곡은 수량도 풍부할 뿐만 아니라,
물 흐르는 청량한 소리가 너무나 좋았고...
일행은,
멀찌감치 올라가는데,
나는 속도가 나질 않고...
덕분에,
나와 보폭이 맞는 친구와(??) 올라가는데...
누군가,
자기보다 훨씬 뚱뚱하다며 난리고... ㅎㅎ
산은,
정말 싱그러운 모습이고...
길을 걷는,
젊은 연인들은,
한 없이 부러울 따름이었고...
암튼,
연인은 없지만,
한 공간을 공유하며 너무 좋은 산행을...
길가에는,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병꽃이 피어 있는데...
일반적인 병꽃은,
노란색에서 붉은색으로 변하는데,
이 녀석은 붉은색도 아니고 노란색도 아니네요!!!
색이야 어째튼,
15가지가 넘는 병꽃이 있다고 하니,
그중에 하나인 듯...
관악산은,
계곡의 숲뿐만 아니라,
하늘도 푸르르기만 하고...
지팡이는,
내 양손에 들려 있지만...
아픈 다리를 이끌고 왔지만,
이런 호사를 누릴 수 있어,
힘들어하는 다리에 진심으로 감사를...
목을 축이려고,
조그만 공터에 자릴 잡았습니다.
평소에는,
다른 친구들로 인해,
길을 멈추었는데...
이날은,
날 위하는 일행들의 배려가,
시원한 막걸리만큼이나 고마웠고... ㅎㅎ
오늘 산행 코스는,
그야말로 천국의 코스로...
힘도 들지 않을뿐더러,
초록색 나뭇잎은 터널은 만들어 주고,
등산로 마저 너무 평온한 모습으로...
이런 장소가,
서울 같은 대도시에 있다는 것이,
너무나 고마울 뿐만 아니라 소중할 따름이고...
여기도,
병꽃이 소소하게 피었는데...
대부분,
병꽃은 무리 지어 피면서,
화려한 모습으로 자릴 잡는데...
이 녀석은,
홀로 가지를 내고,
화려하기보다는,
청초한 모습으로 피었고...
마당바위 아래,
조그만 우물에는,
물이 가득 고였네요.
예전에는,
제법 많은 물이 흘렀는데,
근래에는 물이 없어서 거들떠보지도 않았는데... ㅎㅎ
암튼,
물을 마실 수는 없고,
세수만 하고 삼성산 마당바위로 갑니다.
우물 곁에는,
조그만 고랑에 물이 흐르는데...
이 물이,
조금 전 우물보다,
훨씬 깨끗해 보이고...
그래서,
이 물로,
다시 세수를... ㅋㅋㅋ
드디어,
절뚝거리며,
마당바위에 도착을... ㅎㅎ
일부 산객들은,
벌써 자릴 잡았고...
나도,
조용한 곳을 찾아가서,
느긋하게 점심을 즐기려고 합니다.
사람이 적어서,
소소하게 준비했습니다.
머리 고기와,
여러 종류 김치들...
그리고,
몸을 생각해서,
양선지도 준비했고...
한참 동안 식사를 즐기고,
내려가려고 하는데...
다리가 시원찮아서,
올랐던 길로 다시 내려갑니다.
뭐든지,
과한 것보다는,
부족함이 좋다고 했는데... ㅠ.ㅠ
저 바위 근처에,
내가 씨앗을 뿌렸는데...
행여 하는 마음에,
조심스럽게 찾아갔지만...
역시나,
땅이 맞지 않아서 그런지,
발아한 흔적은 전혀 없었고...
씁쓸한 마음으로,
산을 내려오는데...
근래에,
비가 많이 왔는지,
조그만 폭포가 만들어졌고... ㅎㅎ
암튼,
신록의 계절은 지나고,
뜨거운 태양의 계절이 멀지 않은 듯...
국수나무는,
나무의 새순을 나물처럼 먹는다고 하는데...
국수나무 추출물은,
혈압, 항산화, 항염, 당뇨 등에 효과적일 뿐만 아니라,
체중 조절에도 효과가 있다는 과장 광고가 심심치 않게 보이고...
못하는 것이 없는,
엄청난 국수나무를 보면서,
꽃이나 이쁘게 피우라고 조언을... ㅎㅎ
계단을 지나고,
힘든 구간도 없으니,
이제는 지팡이를 접어야 할 듯...
이 지팡이는,
하루 전에는 지리산에서 함께 했고,
오늘은 관악산을 함께한 소중한 친구와 같은 존재이고...
암튼,
고이 모셨다가,
다음 산행에도 함께하길...
바람도 솔솔 불고,
나뭇잎은 나풀나풀거리는데...
이런 술이,
내가 사는 곳에서 멀지 않다는 것이,
진심으로 고마운 존재이고...
조만간,
무더운 여름이 찾아오면,
그때는 뜨거운 햇살을 막아주는 나무 아래서,
맛있는 식사를 즐겼으면... ㅎㅎ
분명,
올라오는 길에는 사람이 많았는데....
내려가는 등산로는,
사람의 흔적이 전혀 없고....
아마도,
내 발걸음이 너무 느려서,
모든 산객은 집으로 돌아간 듯... ㅎㅎ
산객이 없으니,
오히려 호젓하게 나 홀로 산행을...
심지어,
일행들마저도,
한참은 앞서서 내려갔고...
암튼,
천천히 걸으며,
봄의 마지막 기운을 즐겼고...
머지않아서,
정상에 도전하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한 채,
저런 정자에서 쉬고 있을지도...
아무도 없는 길을,
나 홀로 걷다 보니,
불현듯 그런 생각이...
실제 그렇다 해도,
그런 생각은,
머리에서 깨끗하게 지워야 하는데...
산 입구에는,
노래를 즐기는 동호회에서,
흥겨운 연주와 노래가 한창인데...
누군가,
귀에 익숙한 노래를 열창하고 있는데,
내가 불러도 이 정도는 부를 수 있다는 생각이... ㅎㅎ
어째튼,
누군가 취미를 즐기고 있는데,
내 귀가 그것을 걸러 듣지 못한 것으로...
이제는,
산행도 마감을 하고,
시원한 맥주나 한 잔... ㅎㅎ
그런데,
시원하게 흐르는 냇물이,
훨씬 더 청량함을 더해주고...
잠시,
신발을 벗고,
물에 발을 담궜으면 했는데...
이 장소는,
조그만 장미 공원이 있던 장소인데,
수영장을 만들기 위한 공사가 한창이고...
아무리 그래도,
장미를 모조리 뽑아버리고,
여름 한철 사용할 수영장을 만든다고 하니... ㅉㅉㅉ
관악산은,
돈이 많은 지자체가 있으므로 인해,
일 년 내내 시달리고 있는 듯...
망초인지,
개망초 인지 모르지만...
나라를 말아먹은 꽃이,
관악산에도 지천으로 피고 있고...
암튼,
이제는 함께 사는 풀을 보니,
늦은 봄에 화사하게 피는 꽃이 정겹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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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시간이지만,
함께 해서 즐거운 시간이었고...
멀어져 가는 봄을,
늦게라도 즐길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힘든 곳이 아니더라도,
항상 함께할 친구가 많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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