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예자기/ 국보급 고려청자
청자란 무엇인가?
청자는 투명하고 신비로운 비취색을 띠는 자기로서 한국에서는 이미 12세기에 빛깔이나 형태, 문양에서 최고의 품격으로 전성기를 이루었다. 청자의 재료가 되는 흙은 철분이 조금 섞인 백토인데 이 백토로 그릇을 빚은 후 철분이 1~3%정도 함유되어 있는 유약을 입혀 1300도 정도의 온도에서 구워낸 것이 청자이다. 유약의 색은 초록이 섞인 푸른색으로 백토를 구웠을 때 나타나는 옅은 회색과 어울려 청자의 색은 투명한 비취빛을 띠게 되는 것이다. 흙이나 유약등 재료가 시대나 지방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청자는 그것을 만든 시기나 지방에 따라 빛깔이나 품질이 조금씩 차이가 난다.
○ 청자상감운학문매병(국보 68호)
고려 매병(梅甁)은 중국 송(宋)나라 매병에서 유래된 것이지만, 12세기경에 이르러서는 고려만의 풍만하면서도 유연한 선의 아름다움이 나타난다. 이러한 고려 매병의 양식은 이 작품에서 세련미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높이 42.1cm, 입지름 6.2cm, 밑지름 17cm의 크기의 매병의 구연부는 작고 낮으며 밖으로 살짝 벌어져 있다. 어깨는 넓고 당당한 모습을 보여준다. 구연부의 아랫부분에는 꽃무늬를 둘렀으며 굽 위로는 연꽃무늬를 둘렀다. 몸통 전면에는 구름과 학을 새겨 넣었는데, 흑백상감한 원 안에는 하늘을 향해 날아가는 학과 구름무늬를, 원 밖에는 아래쪽을 향해 내려가는 학과 구름무늬를 새겼다.
학의 진행방향을 다르게 표현한 것은 도자기 표면이라는 일정한 제약을 넘어 사방으로 공간을 확산시켜 짜여진 구획으로부터의 자유로움을 추구한 듯하다. 이같은 표현상의 변화 추구와 함께 문양처리의 능숙함에서 고려 도자기의 우수함과 고려인의 창의력을 엿볼 수 있다.
○ 모란무늬 항아리(국보 98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소장.전시하고 있는 고려시대(12~13세기)에 만든 청자인 “청자 상감모란무늬 항아리(靑磁象嵌牡丹文壺, 국보98호)”이다. 몸통 앞.뒤로 모란이 한 줄기씩 장식되어 있는데, 모란꽃을 아주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꽃은 흰색으로, 잎은 검은색으로 상감하여 색이 대비되는 효과를 주고 있다. 손잡이는 별도로 만들어 붙이는 것으로 사자가 입을 벌려 물고 있는 형상을 묘사하고 있다. 고려청자를 대표하는 문화재 중 하나이다.
○청자 사자형 향로(국보 60호)
○고려 청자의 전성기인 12세기경에 만들어진 청자향로로, 높이 21.2cm, 지름 16.3cm이다. 향을 피우는 부분인 몸체와 사자 모양의 뚜껑으로 구성되어 있다. 몸체는 3개의 짐승모양을 한 다리가 떠받치고 있는데, 전면에 구름무늬가 가늘게 새겨져 있다. 몸체 윗면 가장자리에도 세 곳에 구름무늬를 배치하였다. 경고 뚜껑은 대좌에 앉아있는 사자의 형상이며, 대좌에는 꽃무늬를 시문하였다. 사자의 자세는 뚜껑의 왼쪽에 치우쳐 있어 시각적인 변화에서 오는 조형효과를 노린 것으로 해석된다. 사자는 입을 벌린 채 한쪽 무릎을 구부린 상태에서 앞을 보고있는 자세이며, 두 눈에 검은 점을 찍어서 눈동자를 표현했다. 사자의 목 뒤쪽과 엉덩이 부분에는 소용돌이 모양의 털이 표현되었고, 꼬리는 위로 치켜올려 등에 붙인 모습을 하고 있다.
유약의 색은 엷은 녹청색으로 광택이 은은하다. 구조적으로 보면 몸체에서 피워진 향의 연기가 사자의 몸을 통하여 벌려진 입으로 내뿜도록 되어있는데, 아름답고 단정하여 이 시기 청자향로의 높은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12세기 전반기에 비취색의 청자가 절정에 달하였을 때 이와 같이 상서로운 동물이나 식물을 본뜬 상형청자가 많이 만들어졌다. 특별히 사자향로는 중국 송나라 사람들이 극찬을 하였을 정도로 작풍성이 뛰어나다.
○청자 칠보 투각 향로 (국보 제95호)
고려 전기의 청자 향로로, 높이 15.3cm, 대좌지름 11.2cm의 크기이며 뚜껑과 몸통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뚜껑은 향이 피어올라 퍼지도록 뚫어서 장식한 구형(球形) 부분과 그 밑에 받침 부분으로 되어 있다.
구형 부분 곳곳의 교차 지점에는 흰 점이 하나씩 장식되어 있다. 몸통은 두 부분으로 윗부분은 둥근 화로 형태인데, 몇 겹의 국화잎으로 싸여있고 다시 커다란 국화잎이 이를 받치고 있다. 아래 부분은 향로 몸체를 받치고 있는 대좌로, 3 마리의 토끼가 등으로 떠받들고 있다. 대좌의 옆면에는 덩굴무늬가 새겨져 있으며 토끼의 두 눈은 검은 점을 찍어서 나타냈다. 유약은 회청색으로 은은한 광택이 난다.
이 작품은 상감청자의 일종으로 볼 수 있는데, 고려 청자에서는 드물게 다양한 기교를 부린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공예적인 섬세한 장식이 많은 듯 하면서도 전체적으로 조화와 균형이 잘 잡힌 안정감 있는 뛰어난 청자 향로이다.
○청자 구룡형 주전자<국보제96호>
○물을 넣는 수구(水口), 물을 따르는 주구(注口), 몸통, 손잡이로 구성되어 있다. 얼굴 모습은 거북이라기보다 오히려 용에 가까워 실재하지 않는 상상의 동물(성인이 나기 전에 나타난다는 동물)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이마 위의 뿔과 수염, 갈기, 눈, 이빨, 비늘 등 각 부분이 모두 부드러우면서도 정교한 솜씨로 만들어졌다.
거북의 등 가운데에는 잎맥까지 섬세하게 표현된 작은 연잎이 오므라진 채 붙어 있는데, 그곳으로 물을 넣는다. 그 뒤편으로는 두 가닥으로 꼬인 손잡이가 몸체 아래의 연화좌와 연결되어 있다. 손잡이의 윗부분에는 작은 고리가 있어서 아마 연봉형(蓮棒形)의 뚜껑과 연결되어 있었을 것이다.
거북의 몸체는 물을 담아야 하는 기물로서의 기능을 고려한 듯 비교적 크고 당당하게 표현하였다. 거북의 등에는 귀갑문(龜甲文)이 새겨져 있는데 그 안에는 ‘王(왕)’자를 써넣었고, 눈과 손잡이 등에는 철사로 점을 찍어 장식하였다.
유약의 광택은 비교적 적은 편이나 은은한 윤기가 흐르고 각 부분에 고르게 시유(施釉)되었으며, 굽 바닥에는 커다란 내화토(耐火土) 받침자국이 세 곳에 남아 있다.
12세기경 고려청자 최전성기의 작품으로서 손색이 없는 우아한 비색(翡色)과 함께 우수한 조형술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청자 상감 모란무늬 표형 병. 국보 <제116호>
○국보 제116호. 표주박 형태의 병에 주구(注口)와 손잡이를 갖춘 주전자이다. 몸체는 표주박처럼 아래위의 두 부분으로 나뉘었고 윗부분에는 수구(水口)와 뚜껑을 갖추었는데, 뚜껑의 옆면과 수구에는 돌아가면서 뇌문(雷文)을 새겼다.
수구 부분에는 복판(複瓣)의 연잎이 흑백상감으로 묘사되었고 그 아랫부분에도 그려져서 각 부분의 경계가 되고 있다. 목의 윗부분은 흑백상감으로 운학(雲鶴)을 그려넣었고, 목은 잘록하여 인체의 허리를 연상하게 하는데 이 부분은 골이 지게 패어 주름이 잡혀 있는 듯하다.
병의 아랫부분 몸통에는 활짝 핀 모란과 피지 않은 봉오리, 이파리들이 꽉 짜여진 채 전면을 장식하고 있어 일종의 리듬감마저 느끼게 한다. 이 부분은 표현기법상 중심 소재인 모란꽃과 잎들은 제외하고 그 바탕이 되는 부분을 백토로 메워서 나타내고자 하는 문양이 태토의 색깔대로 드러나게 되는 역상감 기법을 사용하였다.
또 유려한 손잡이와 주구가 시작되는 몸통의 경계에서는 백토로 점을 찍는 퇴화(堆花) 기법도 보인다. 기형과 유색 등으로 볼 때 선이 매우 우아하면서도 안정감을 주며 은근한 빛을 머금어 고려적인 조형성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 청자참외 모양 병 (국보 94호)
○고려청자의 절정기인 12세기 전반에 만들어진 대표적인 작품이다. 경기도 장단군 장도면에 있는 고려 인종(仁宗. 재위 1123-1146)의 장릉(長陵)에서 '황통 6년'(皇統六年. 1146) 명(銘)이 있는 인종의 시책(諡冊)과 함께 출토되었다. 참외를 본뜬 몸체에 치마처럼 외주름이 잡힌 높직한 굽다리가 달려 있으며 병입은 참외꽃을 본뜬 듯 여덟 잎의 꽃 모양으로 벌어져 있는데 얼핏보아 나팔꽃처럼 보인다. 병목에 가로로 세 줄이 음각되어 있을 뿐 다른 장식은 없다. 이러한 과형 화병(瓜形花甁) 양식은 중국 송대(宋代)로부터 유래하였으나, 중국 것에 비해 훨씬 온아하고 단정한 곡선과 비례를 보인다. 회청색에 옅은 녹색이 감도는 듯한 반투명의 청자유가 화병 전체에 고르게 시유되어 고려 비색(翡色)의 표본을 보이며 빙렬(氷裂)이 없고 광택은 은은하다. 단아한 기형(器形)과 고도로 정선된 유약과 태토가 고려청자 최성기의 작품임을 알 수 있다. 굽다리 바닥에 내화토눈 받침 자국이 일곱 군데 있다. 전라남도 강진군 대구면 사당리의 고려청자 가마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믿어지는데, 사당리 가마터에서 같은 모양, 같은 질의 파편들이 수습되었다.
○청자 죽순모양 주전자
○이 청자는 죽순(竹筍)을 형상화한 상형청자(象形靑磁)로, 여러 식물 모양 청자 가운데서도 조형과 장식, 유색(釉色)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최상급의 청자로 평가된다. 현재 지정된 고려청자 가운데 상형청자가 제법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것은 상형청자가 다른 청자에 비해 창조성과 완성도 면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한 결과라고 여겨진다. 특히 이 주자는 현재 지정된 다른 상형청자에서 보기 드문 죽순이라는 소재를 형상화했다는 점과 우아한 조형미, 그리고 빙렬(氷裂)이 거의 없는 완벽한 표면과 은은한 광택의 유색 등 질적인 완성도 면에서 다른 지정 문화재와 차별되는 특징을 보여, 최상급 상형청자의 본보기라고 할 만하다.
○청자 어룡형 주전자(국보 61호)
○청자 어룡형 주전자(靑磁 魚龍形 酒煎子)는 용머리와 물고기 몸처럼 상형한 몸체에 연줄기를 꼬아서 손잡이를 단 주전자이다. 1962년 12월 20일 대한민국의 국보 제61호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