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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동 원거리 산행은 아침 일찍 7시 20분 까지 가야하는데 집에서는 6시 반쯤엔 출발해야 하기 때문에 적어도 아침 5시엔 일어나 아침밥도 일찍 억지로 챙겨 먹어야 하고 (물론 떡을 나눠 주지만 떡으로만 아침으로 대신하면 산행이 힘들게 된다.) 이것 저것 준비하고 나서는 일이 그리 쉽지 않은 일이고 또 일요일이라 교회를 빠지고 가야 하기때문에 자주 못 참석하지만 이번 계룡산은 년초부터 계획서를 보고 꼭 참석하기로 맘 먹었던 산행이었기에 부활절임에도 불구하고 따라 갔다. 일년산행계획서에는 갑사~ 남매탑~ 동학사 로 되어 있어서 그 코스라면 아주 옛날 우리 애들 초등생일땐 가족이 가볍게 올랐던 기억도 있어 쉽게 생각했던건데 산행 답사기에서 보니 그 코스가 아니고 관음봉~ 자연 성능~ 삼불봉~남매탑~ 하산 코스로 공룡능선 비슷한 자연성능의 경관이 뛰어나다하는 이 코스는 산행시간은 5시간 30분 정도이지만 산이 돌 많고 계단 많은 험한 산임을 알고는 아예 처음부터 B코스로 작정하고 떠난 것이다. 버스에서는 내가 B코스 간다하니까 최장군이, 기다려 줄테니 그냥 천천히 함께 가자고 권했지만 다른 사람에게 부담 주는 것도 싫고 나도 스트레스가 될거고 해서 그냥 가겠다고 했다. 단체사진 촬영을 마치고 A 코스 가는 우리 동기들에게 나는 나중에 먼저 떠날지 모르니 잘 다녀 오라고 인사하고 7명 중 나만 B 코스로 부지런히 올랐다 (황대현, 이수영, 정수웅, 엄숙자, 최명상, 오영환) A코스는 동학사쪽으로 내쳐 올라갔고 우리는 주차장에서 동학사 쪽으로 조금 가 동학사 매표소 앞에서 우측으로 올라가는 천정골 방향인데 남매탑과 상원사로 가는 완만한 코스다. 혹자는 이쪽 방향이 동학사 들어가는 입장료를 안 내는 곳이라 산행인원이 여러명일 경우 경비를 줄일 겸 이곳을 통해서 종주코스를 잡기도 한다는데 우리 같은 늙은이는 무료이니 해당 안 되는 이야기다. 이 코스도 계곡을 끼고 가는 초입에만 완만했지 길이 온통 돌투성이에 이어지는 돌계단, 나무계단등이 지루하게 이어지는 길.. 그리 만만한 산길은 아니다. (잠시 쉬며 오렌지를 먹는데 이윤형 후배가 올라와 나눠 주니 사진을 찍어 주었다.) 이 길로 산악회장을 비롯한 후배들도 상당히 여러명이 무리를 지어 올라 갔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상원사까지 갔다 온 사람은 몇 명 안 되고 중도에서 간식, 점심등 먹고 그냥 내려 갔다 한다. 늘상 그렇듯이 산 오를 때 땀깨나 흘리며 헐떡거렸고 1시간 10분 정도 걸려 깔딱고개를 힘들게 올라 남매탑과 상원사에 도착. 12시가 다 됐다.
(스마트 폰을 집에서 안 가지고 간 줄 알고 사진 한 장 안 찍고 내려와 이 사진들은 총동 박온화 후배가 찍어 올린 것 따 온 거고 상원사 사진은 누군가가 우리보다 하루 전날 올랐다가 찍어 올린거 따온 거다 에이! 나중에, 돌아오는 버스에서 보니 배낭 앞주머니에 핸폰이 들어 있네... 이럴때 난 나자신이 한심해서 나한테 이렇게 말한다."인간아! 인간아!...") 마침 상원사에서 점심 공양으로 국수를 나눠 주고 있어, 보니 늘어선 줄이 그리 길지 않다. 가져 간 떡으로 점심 때우려던 생각이었지만 따듯한 국물이 있는 국수를 먹는게 더 나을 것 같아 줄을 서서 받으려 하는데 갑자기 귀에 익은 소리가 들리는 게 아닌가. '인숙씨 언제 올라 왔어?" 돌아보니 이게 웬 일! 최장군과 오박사가 서 있는게 아닌가. 난 놀라서 "아니, 벌써 A코스 돌고 왔어요?" 물었더니 산이 험하다고 해서 그냥 이쪽으로 왔다는 거다. 이럴수가.... 이런 장정?들도 이젠 몸 사릴 나이가 된건가? 아무튼 배고픈 김에 국수 한 그릇을 받아 남들 먹는 틈새 자리에 끼어 앉아 먹는데 상당히 맛이 좋네. 고명도 표고버섯, 유부, 김치, 파등 수북하고 멸치 다시 국물도 아닐텐데 국물맛도 좋다. 관악산 연주암에서 주는 바빔밥하고는 차원이 다르다. 최장군과 오박사는 자리 찾아 저쪽으로 국수그릇 들고 간다. 원래 내 계획은 여기서 조금 올라가면 삼불봉인데 상원사까지는 좀 아쉽고 그래도 정상기분은 맛 보고 싶어서 거기까지 다녀올 생각이었다. 뭐 10여분 만 올라가면 된다나? 급히 국수를 먹고 또 삼불봉을 향한 험한 돌계단을 오르는데 쳐다보니 까마득하다. 이 돌계단을 다 올라도 또 무지막지한 철계단을 또 올라야 할거다. 10분정도가 아니라 30분은 족히 걸릴것 같고 그려면 왕복 1시간? 귀가하는 1호 버스를 타려면 1시 30분, 적어도 2시까진 내려가야 하는데 거의 불가능하다. 만약 1호 버스를 못 타면 하릴없이 A코스 간 사람들을 4시까지 기다려야 할테니 뭘하며 기다린단 말인가. 난 오르던 계단을 포기하고 돌아서 내려가는데 올라오는 오박사를 만났다. "난 그냥 내려 갈래요. 계단이 너무 많네." 오박사는 돌계단 끝나는 위쪽을 가리키며 "조기 까지만 올라 갔다 내려 가자" 한다. "거기나 여기나 똑같지 뭐. 난 그냥 내려 갈 테니 올라 갔다 와요." 난 급히 내려와 하산시작. 12시 30분. 아침에 버스에서 답사팀이 절대 그곳으로는 길이 험하니 내려가지 말라던 동학사 직하코스로 내려가기로 작정했다. 길은 험하지만 시간을 단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돌이 아무렇게나 깔린 급경사길. 혹 발을 헛디딜까, 돌에 발이 삐끗할까, 사람들이 많이 밟아 닳아서 반들거리는 돌에 미끄러질까 온 신경을 쓰며 쓰며 '그 옛날에도 이 길로 내려 갔었는데 뭐...' 하산길 50 분 정도 걸려 세진정 지나 동학사 옆 큰길로 내려 왔다. 1시 20분. 여기서 부터 주차장까지도 꽤 멀지만 급히 달려 주차장 버스에 도착하니 1시 40분 버스에는 원로 선배님들이 이미 타고 계셨고 (90대 박붕배 선생님을 비롯한 80대 이 분들은 B-1 코스라 하는, 산행없이 동학사만 관람하는 코스를 일찌감치 마치시고 식당에서 여유있게 점심 드시고 오신 것이다.) 마침 요즘이 이곳 벚꽃 축제기간이라고 식당 예약이 안 된다고 식비로 만원씩 제하고 회비를 받았기에 대부분은 산에서 간식을 때우고 내려와서 식당엔 안 들르고 바로 버스에 탑승했다, 우리 제하고 A코스로 간 사람들이 버스 두대 좌석에 다 탈수 있는 만큼의 인원이 될 때까지 기다려 A코스를 1착으로 마치고 온 11회 유성삼 선배님을 마지막으로 우리 버스는 출발했다. 2시15분 상원사에서 만난 최장군과 오박사가 차 떠나기 전에 내려와야 할텐데 하고 기다렸지만 끝내 오지 않아서 혹 버스 출발한 뒤에 도착한거나 아닌가 걱정이 됐다. 이 차는 가다가 계룡대를 들르게 되어 있다. 29회 후배 김판규 해군 중장이 기다리고 있는 계룡대를 향해 가는데 기다리던 중장이 승용차로 마중 와서 우리버스를 선두에서 인도하며 계룡대에 도착. 앞에서 우리 버스를 인도해 가는 29회 김판규 중장의 차 (총동에서 따옴) 계룡대에 도착해서는 김판규 중장이 직접 여기저기 옮겨가며 계룡대에 대해서 안내하고 설명해 주었다. 사복입은 김판규중장 (재작년인가 일본원정 산행갈 때 동해시 해군함정에서 또 안내를 해 준적이 있다) 어쩐지 29회 들이 모두 B코스로 가더라니... 안영실만 제하고 고광덕 산악회장을 비롯한 29 회동기들이 다 참석, 자랑스러운 자기네 동기를 만나 즐거워했다. 뒤에 보이는 건물이 미국 펜타곤을 본떠 만든 8각 건물로 층마다 육해공군으로 나뉘어 기획실로 사용. 정도전이 이곳을 조선의 도읍지로 삼으려고 왕궁을 짓던 돌들을 모아 놓은 곳, 앞의 비석은 신도비. 계룡산 천왕봉근처는 워낙 음기가 강해서 무당들이 찾아와 기도하며 기를 받곤 하던 곳인데 계룡대가 바로 천왕봉밑으로 들어와 남자들이 많아져 양기가 넘치게 되자 음기가 사라지게 되고 무당들도 잘 찾지 않게 되었다는 우스게 소리도 하고... 돌아오며 고회장으로부터 A코스 산행팀의 출발이 늦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6시경에 서울 도착. 일찍 집에 돌아 오니 편하다. 총동산악 카페에서 찾은 우리동기 A코스 팀 이수영, 황대현, 정수웅, 엄숙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