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의 기억체계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까요?
우리 아동청소년기 아이들의 기억활동체계를 잘 이해하면, “왜 저렇게 자꾸 까먹지?”, “집중력이 부족한 건가?”와 같은 고민을 훨씬 구체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뇌의 발달과 관련한 고전적인 기억 모형에서는 정보를 ‘감각기억 – 단기/작업기억 – 장기기억’ 순서로 처리한다고 봅니다. 감각기억은 눈, 귀, 피부 등 감각기관으로 들어온 정보가 아주 짧게(수백 ms-2초) 머무는 ‘원시 데이터 창고’에 가깝습니다. 시각 정보는 아이코닉(iconic) 기억, 청각 정보는 에코익(echoic) 기억이라고 부르는데, 아이가 선생님 말을 ‘한 번 더 되새겨 보면 떠오르는’ 것도 사실 이 감각기억에서 작업기억으로 옮겨지는 순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Atkinson & Shiffrin, 1968).
단기기억은 흔히 ‘잠깐 머릿속에 올려두는 저장고’로 설명합니다. 아무 연습 없이 몇 초-수십 초 정도 정보를 유지하는 능력으로, 숫자 7자리 정도를 잠깐 외웠다가 금방 잊는 상황이 대표적입니다. 성인은 평균 4-7개 정도의 정보만 동시에 유지할 수 있고, 초등 저학년 아이들은 이 용량이 더 작습니다.
작업기억은 단기기억보다 한 단계 더 ‘능동적인’ 개념으로, 머릿속에서 정보를 잠시 붙들어 두고 동시에 가공 및 처리하는 정신적 작업공간입니다. 예를 들어, 선생님이 “2층 과학실에 가서 3학년 과학책 4권만 가져올래?”라고 했을 때, 1) 지시를 기억하고, 2) 이동하면서 그 내용을 유지하고, 3) 실제로 책을 골라 가져오는 전 과정에 작업기억이 필요합니다. Baddeley(2000)라는 학자의 다중 구성요소 모형에 따르면, 작업기억은 ‘음운루프(말 · 소리 정보)’, ‘시공간 스케치패드(시각 · 공간 정보)’, ‘중앙집행기(주의 조절, 선택)’ 등의 하위 시스템이 함께 작동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작업기억 능력은 읽기, 수학 문장 이해, 문제 해결 등 학업성취와 강하게 연결되어 있고, 학습장애나 ADHD 아동에서 자주 어려움이 나타납니다.
한편, 장기기억은 상대적으로 오래(수시간-수년) 정보를 저장하는 체계입니다. 크게는 일화기억(“초등학교 입학식 때 어땠는지”와 같은 개인 경험), 의미기억(“우리나라 수도는 서울이다”와 같은 사실 및 지식), 절차기억(자전거 타기, 타자 치기처럼 몸이 기억하는 기술)로 나눌 수 있습니다. 아동청소년기 시기에는 전략 사용(되뇌기, 묶어서 외우기, 이야기로 만들기 등)이 서툴기 때문에, 단순 노출에 비해 ‘어떤 방식으로 기억하려고 하느냐(전략)’가 발달하면서 장기기억도 크게 좋아집니다(Melby-Lervag & Hulme, 2013).
우리 아이의 기억체계를 활성화하여 주고 싶다면, 이렇게 도와주세요
1. 기억 부담(load)을 줄이는 환경 조성해주기
작업기억이 약한 아이에게는 “머릿속에 다 담아둬!”가 아니라 ‘밖으로 꺼내어 보면서 하게 해주기’가 핵심입니다. 예를 들어, “방 바닥의 장난감만 치우자 – 정리 후 – 책상 정리하자”처럼 단계별로 나누어 지시는 짧게, 한 번에 하나씩만 과제를 부여해주는 것입니다. 또는 오늘 할 일 체크리스트, 아침 준비 순서 그림, 공부 순서가 적힌 작은 메모 등을 책상에 붙여 두어 시각적 단서를 활용하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렇게 하면 감각기억과 단기기억에서 작업기억으로 올라오는 정보량을 줄여 ‘실수 · 망각’ 대신 ‘성공 경험’을 쌓게 해줄 수 있습니다(Cowan, 2008).
2. 기억 전략을 ‘놀이’처럼 가르쳐주기
최근 연구에 따르면, ‘단순 반복(벼락치기)’보다 의미를 연결하고(정교화), 스스로 떠올려 보는 연습(연습시험, 설명하기)을 하고, 시간을 띄워 여러 번 복습하게끔 하는 것(분산 연습)이 장기기억과 학업 성취에 훨씬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집에서 해볼 수 있는 방법으로는 예를 들어, 휴대폰 번호 010 / 1234 / 5678로 나누어 말해 보게 하고, 단어 6개를 ‘음식 3개, 동물 3개’처럼 범주별로 묶어 외우게 해보는 것입니다. 이런 활동은 감각기억과 단기기억에 들어온 정보를 능동적으로 가공해 장기기억으로 옮기고, 동시에 메타인지(내가 뭘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를 점검하는 능력)도 함께 키워줍니다(Dunlosky et al., 2013).
3. 기억 친화적인 생활 습관과 감정 관리
아이의 기억 능력을 강화하여 주고 싶다면, 수면과 규칙적인 생활, 가벼운 유산소 운동, 정서적 안전감 및 불안 감소가 가장 중요합니다. 수면 중에 뇌는 낮에 배운 내용을 재생 및 통합하여 장기기억으로 옮기므로, 충분한 수면이 기억 강화에 매우 중요하다는 연구는 매우 반복적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잠들기 직전 스마트폰이나 게임을 줄여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한편, 매일 2~30분 정도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주의력과 실행기능, 단기 및 장기기억 모두를 활성화하여주고, 불안과 스트레스가 높을수록 뇌는 ‘살아남기’에 에너지를 쓰느라 학습과 기억에 쓸 자원이 줄어들기 때문에 “왜 또 잊었어?”라고 혼내기보다 “기억하기 어려웠구나, 우리 같이 기억을 도와줄 방법을 찾아보자”와 같이 문제 해결의 언어를 사용하면, 아이가 자신의 기억 어려움을 더욱 솔직하게 말하고 도움을 요청하기 쉬워집니다(Gathercole & Alloway, 2008).
본 센터는 아동과 청소년을 비롯한 모든 연령의 상담을 진행하는 센터로 사회성 발달을 위한 집단상담, 치료놀이 및 각종 상담방식이 다양한 치료센터입니다. 또한 전문 치료사가 배치되어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부분을 정확하고 친절하게 상담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방문하시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향숙 소장님 인터뷰 및 칼럼] >> 학습 부진에 시달리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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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숙 소장님]
숙명여자대학교 대학원 아동복지학과 박사 (아동심리치료전공)
상담 경력 25년, 대학교수 및 외래교수 경력 30년
현) KG 패스원사이버대학교, 서울사이버평생교육원 외래교수
KBS, MBC, SBS, EBS, JTBC,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청와대신문 등 아동청소년가족상담 자문
자격) 미국 Certified Theraplay Therapist (The Theraplay Institute)
심리치료 수련감독자 및 상담전문가 1급 (한국상담학회)
부부가족상담 수련감독자 및 상담전문가 1급 (한국상담학회)
사티어 부부가족 상담전문가 1급 (한국사티어변형체계치료학회 공인)
청소년상담 수련감독자 및 상담전문가 (한국청소년상담학회 공인)
재활심리치료사 1급 (한국재활심리학회 공인)
사티어의 의사소통훈련 프로그램 강사/ 사티어 부모역할훈련 프로그램 강사
MBTI 일반강사/ 중등2급 정교사/ Montessori 교사/ 유치원 정교사/ 사회복지사/ 보육교사 등
인터뷰) 이향숙 박사 “아이 사회성 교육의 중요성”
https://tv.naver.com/v/15458031
저서) 초등 사회성 수업, 이향숙 외 공저. 메이트북스 (2020)
>> 언제까지 아이에게 친구들과 사이좋게 잘 지내라는 뜬구름 잡기식의 잔소리만 할 것인가? 초등학생인 우리 아이의 사회성을 길러줄 수 있는 답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사회성에 대해 20여 년간 상담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아이의 사회성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온 이향숙 박사의 오랜경험과 노하우가 이 책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책 소개 中)
[참고문헌]
[1] Atkinson, R. C., & Shiffrin, R. M. (1968). Human memory: A proposed system and its control processes. In K. W. Spence & J. T. Spence (Eds.), The psychology of learning and motivation (Vol. 2, pp. 89–195). New York, NY: Academic Press.
[2] Baddeley, A. D. (2000). The episodic buffer: A new component of working memory? Trends in Cognitive Sciences, 4(11), 417–423.
[3] Cowan, N. (2008). What are the differences between long-term, short-term, and working memory? Progress in Brain Research, 169, 323–338.
[4] Dunlosky, J., Rawson, K. A., Marsh, E. J., Nathan, M. J., & Willingham, D. T. (2013). Improving students’ learning with effective learning techniques: Promising directions from cognitive and educational psychology. Psychological Science in the Public Interest, 14(1), 4–58.
[5] Gathercole, S. E., & Alloway, T. P. (2008). Working memory and learning: A practical guide for teachers. London, UK: SAGE.
[6] Melby-Lervåg, M., & Hulme, C. (2013). Is working memory training effective? A meta-analytic review. Developmental Psychology, 49(2), 270–291.
* 작성 및 옮긴이: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안현우
한국 아동 청소년 심리상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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