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은 무게가 1.2 Kg 정도되는 인체장기중 제일 큰 장기이며 몸의 신진대사의 중추역할을 하는 기관으로서, 독성물질의 해독, 각종 영양분의 합성 및 저장, 효소의 생산 등이 이루어지고 있어 이것이 없으면 하루도 생명을 유지하지 못하는 인체의 중요한 장기 중의 하나이다. 여기에 생기는 질환으로서는 많은 종류가 있겠으나 흔히 보는 질환으로서 급성간염, 만성간염, 간경변증, 간암 등이 있으며, 기타 지방간 등 여러 가지 질환이 생길 수 있다. 여기서는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중요한 간질환을 대상으로 원인, 증상, 치료 및 그 예방법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급성간염
간염은 어떤 원인에 의해서든 간조직에 염증을 일으키고 이의 결과로 간세포가 파괴되어 임상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간염은 임상적 특성에 따라 급성간염과 만성간염으로 분류하고, 원인에 따라 바이러스성, 약물중독성, 알코올성 등으로 분류한다.
<원인>
급성간염의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다. 한국에서 가장 흔한 원인으로서는 간염바이러스의 감염에 의한 경우이고 다음이 약물에 의한 경우이다. 알코올에 의한 간염도 가끔 발생하고 있으며, 기타 면역학적인 장애에서 오는 경우도 드물게 있으며, 때로는 원인을 찾기 어렵거나 선천성인 경우도 드물게 나타난다.
▣ 간염바이러스
간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흔히 간염바이러스라 일컫는 몇 가지 종류가 있으며, 그외 드물게 간염의 증상을 일으키는 몇 종류의 바이러스가 있으나 여기서는 흔히 간염바이러스라 일컫는 몇 가지 바이러스에 대해서만 기술하고자 한다. 간염에는 A형, B형, C형 및 D형 등이 있으며 이러한 각 종류의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그 성질에 차이가 있어 이에 대하여 간단히 기술하고자 한다.
◆ A형 간염바이러스
A형 간염 바이러스는 주로 음식물의 오염에 의해 경구적인 경로로 체내에 침입하게 된다. 이 바이러스는 간세포의 파괴를 일으키고 대변을 통하여 체외로 배설되는데, 배설된 바이러스는 적절한 조건 속에서 살아 남아 음식을 통하여 다른 사람에게 전염된다. 이 바이러스는 환자의 대변 속에서 흔히 전자현미경의 관찰로서 하나의 소립자로 발견되는데, 이를 A형 간염(HA)항원이라 명명하였으며, 이것이 발견된 환자의 혈청에는 이것에 반응하는 항체가 형성되어 있음을 발견하여 이를 A형 간염(HA)항체로 명명하였다. A형 간염바이러스에 일단 감염이 되면 앞에서 기술한 바와 같이 혈액내에는 항체가 형성되며, 이 항체는 장기간 또는 평생 몸속에 지니게 된다.
◆ B형 간염바이러스
B형 간염바이러스는 급성간염을 앓고 난 후에도 체내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가 흔히 있는데, 이를 만성 보균자라고 하며, 이러한 사람이 감염원이 된다. 감염방법은 환자의 혈액을 통하거나 분비물 즉 눈물, 타액, 정액 등을 통하여 타인에게 전염되는데 수혈이나 주사침을 통하여 전파되는 경우가 많으며, 또 이 균을 가진 산모로부터 태어나는 아이는 태반이나 산모의 혈액, 또는 접촉으로부터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 이 바이러스를 전자현미경으로 보면 크기가 22미크론인 구형과 긴 막대형, 또 42미크론인 구형의 여러 가지 입자로 관찰되는데 그 구조를 보면 외피와 핵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면역학적으로 작용할 때 외피를 표면항원(S항원)이라 하고 핵을 체항원(C항원)이라 한다.
B형 간염바이러스가 감염되면 그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생성되는데, 표면항원에 대해서는 표면항체(S항체)가 형성되고, 체항원에 대해서는 체항체(C항체)가 만들어진다. 이러한 항체항원의 발현시기를 보면, 감염이 된후 일정기간의 잠복기가 지나면 증상이 나타나는데, 증상이 나타나기 조금 전에 표면항원이 나타나고 곧 이어 체항체가 나타나며, 회복기에 들어서면 표면항체가 생성되면서 표면항원이 소실되는 것이 보통의 경과이다.
그러나 일부의 환자에서는 표면항체가 생성되지 않아 만성보균자로 이행되기도 한다. 표면항체나 체항체는 장기간 지속되거나 평생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따라서 혈청에서 체항체가 발견되면 B형바이러스에 감염이된 적이 있거나 과거에 감염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고, 표면항체가 있으면 과거에 감염이 된 적이 있거나 예방주사를 맞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고 또 B형바이러스의 감염에 저항력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표면항원이 양성인 경우나 표면항원 및 체항체가 양성인 경우는 보균자라고 생각하면 틀림없다.
이상 언급한 표면항원과 체항원외에 e항원이 있는데, 이는 아마도 바이러스가 간세포내에서 증식하는 과정에 생기는 부산물로 생각되며, 이 항원에 대한 항체도 존재한다. e항원은 질환의 예후를 짐작하는 지표가 되며 또 감염력을 짐작하는데도 흔히 지표로 쓰인다. 즉 e항원이 지속적으로 양성인 환자는 예후가 불량할 것으로 짐작되며, e항체가 양성인 경우는 예후가 좋을 것으로 추측된다. 또 e항원이 양성인 보균자는 그 전염력이 상당히 강할 것으로 생각되며, 항체가 양성인 경우에는 전염력이 약할 것으로 생각되나 전혀 전염이 안되는 것은 아니다.
◆ C형 간염바이러스
이형은 말 그대로 A형도 아니고 B형도 아닌 형으로서 감염경로나 증상이 B형과 비슷한 형태를 가지나 바이러스의 종류는 전연 다르다. 최근에 이 형의 바이러스에 대한 검사법이 개발되어 한국에서도 검사가 시작되고 있으며, 주로 수혈에 의해서 전파되나 환자나 보균자와의 가까운 접촉에 의해서도 전염이 된다. 이 형은 B형에 비해 만성으로 이행되는 경우가 많고 잠복기는 A형과 B형의 중간정도이다.
▣ 알코올
최근 술의 소비량이 증가되면서 알코올 중독자가 증가되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구라파에서는 포도주나 맥주를 상용하고 있는 상태이므로 술에 의한 간손상은 흔히 보는 질환이다. 술에 의한 간손상은 지방간, 알코올 간염 및 간경변으로 분류하는데 이중 알코올성간염은 그렇게 흔히 나타나는 질환은 아니다. 대개 알코올에 의한 간손상은 지방간이 가장 많으며, 알코올성 간염은 다량의 술을 장기간 마셔야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일단 발병하면 간경변으로 이행하는 경우도 흔히 있고, 때로는 이 병 자체만으로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 간염을 일으키는 약물
간의 주된 기능이 대사기능이고 그중 중요한 것이 인체에 해로운 물질을 대사하여 체외로 배출하거나 해롭지 않는 물질로 분해, 처리하기 때문에 흡수된 모든 약물은 간에서 처리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약물에 의한 간 손상은 흔히 볼 수 있는 상태이다. 간에 염증을 일으키는 약물로서는 그 종류가 다양한데, 흔히 보는 것으로는 항생제 및 항결핵제, 해열진통제 또는 홀몬제 등이 있고 특히 성분을 알 수 없는 한약제에 의한 간염도 흔히 본다.
<전염경로>
앞에서도 기술한 바와 같이 간염바이러스의 전염경로는 균의 종류에 따라 다양한 경로를 취한다. 이러한 전염경로를 이해하는 것은 앞으로의 예방에 도움이 되므로 각 종류에 따라 그 전염경로를 살펴보기로 한다.
▣ A형 간염 바이러스의 전염경로
이 바이러스의 전염경로는 원칙적으로 음식물을 통한 경구감염이다. 질환을 않고 있는 환자의 배설물, 특히 대변 속에는 많은 양의 바이러스를 함유하고 있고, 이렇게 배설된 바이러스는 음식물에 오염되어 다른 사람에게 감염되는 것이다. 따라서 A형 간염의 주된 감염원은 환자이며, 음식물이 그 매개체가 되므로 이의 전염속도는 매우 빠른 경과를 취하게 된다. 이 간염은 늦은 가을이나 봄에 잘 발생하고 있으며, 고아원이나 집단거주생활을 하는 곳에서 대량 발생하는 현상을 보인다. 한국에서는 최근 경제상태가 나아짐에 따라 전반적인 위생상태가 좋아지고 따라서 모든 수인성 전염병과 마찬가지로 그 발생율이 과거에 비하여 상당히 감소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도 학동기의 아이들에게서 흔히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한국의 어른들을 대상으로 혈청 검사를 해 보면 대다수의 사람이 HA항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아 아직도 한국에서의 A형간염의 감염은 상당히 많은 것으로 추측된다. A형 간염 바이러스의 주된 감염경로는 경구적이지만 드물게도 혈액이나 분뇨아닌 다른 배설물을 통하여 감염이 되는 경우도 있다. 즉 급성 A형 간염을 앓고 있는 환자의 혈액을 수혈받게 되면 발병할 수 있고 또 환자와 가까이 접촉함으로서 음식물을 통하지 않고도 전염이 가능한 것이다.
▣ B형 간염바이러스의 전염경로
B형간염이 종래에 수혈후 간염으로 불려져 왔던 바와 같이 이의 주된 감염경로는 혈액을 통한 감염이었다. 감염원은 이 바이러스의 보균자로서 이런 사람의 혈액을 수혈 받거나 혈액에 오염된 주사바늘 등을 사용하여 주사를 맞으면 발병하게 된다. 그러나 최근에는 주사기구에 대한 완벽한 소독과 일회용 주사용구의 보급, 공혈자에 대한 B형 간염의 철저한 검사로 인하여 이러한 경로를 통한 감염은 줄어들었다. 그러나 B형간염의 전염경로가 혈액아닌 다른 분비물에 의한 경우도 가능하기 때문에 요즈음은 수혈에 의한 B형간염보다는 환자와의 접촉에 의한 전염이 더 많은 실정이다.
최근 알려진 바에 의하면 집단생활자의 보균율이 일반인에 비해 상당히 높고 환자와 접촉이 많은 의료진, 그리고 동성연애자와 기타 면역학적으로 저항이 감소된 사람에서의 보균율이 다른 사람에 비하여 높은 경향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처음 집단생활을 시작하는 학동기에서의 감염율이 높은 것에도 유의해야 할 것이다.
B형간염 전염경로중 가장 중요한 것은 보균자인 어머니를 통한 태아의 감염이다. 일반적으로 표면항원이 양성이면서 e항원이 양성인 산모로부터 태어난 아이의 혈청 내에 표면항원의 양성율은 상당히 높아 거의 대부분의 아이에서 항원 양성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e항원이 음성인 산모의 아이는 항원 양성율이 낮다.
그러나 모자감염이 전혀 안 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모자감염의 중요성은 이렇게 태어난 사람들은 일생을 통하여 B형 간염의 감염원이 되고, 또 이러한 사람들 중 많은 수에서 만성간염, 간경변증 및 간암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모자감염에 대한 대책은 앞으로 간염 예방책에서 언급이 있을 예정이나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상당히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 C형의 전염경로
이 간염의 전염경로는 B형과 비슷한 경과를 가지나 약간의 차이를 가지고 있다. B형 간염에 대한 보균여부에 대한 검사는 현재 거의 완벽하게 시행되고 있어 수혈후 B형간염의 감염은 염려하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 그러나 C형 간염에 관한 검사는 이제 시작 단계이고 또한 이 범주에 속하는 바이러스가 한 종류인지 아니면 또다른 종류가 있는지 조차 확실하지 않아 수혈 전에 완벽한 검사를 하기가 어려워 사실상 이에 대한 예방적인 검사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요즈음 발생되고 있는 수혈후 나타난 간염은 거의 전부가 이형으로 보아도 무방할 정도이다.
<증상>
급성간염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가지고 환자가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는 황달이 나타났을 때이며 그 전에는 일반적인 소화기 증상이나 감염증상과 구별하기 힘들다. 간염의 임상증상은 그 시기에 따라 크게 네 가지로 나누게 된다. 균이 감염되어 증상이 나타나는 시기까지를 잠복기라 일컫고 이때 환자는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않는다. 이 시기는 균이 침입하여 증식하는 시기로 보이며, 그 기간은 종류에 따라 다르다. A형간염은 대개 15∼45일정도로 바이러스간염중 기간이 가장 짧고, B형 간염은 그 기간이 2개월∼6개월 정도이며, 때로는 몇 년씩의 긴 기간을 가지는 경우도 있다. C형의 중간정도의 잠복기를 가져 평균 약 50일 정도의 기간을 가진다.
잠복기가 지나면 전구증상기가 오는데, 이는 증상이 시작되어 황달이 나타날 때까지를 말하는 것으로 이때의 증상은 다양하다. 대개 식욕부진, 오심, 구토, 구역 등을 가지고 소화불량, 상복부 동통 또는 불편감, 설사 등의 소화기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그 외 발열, 두통, 목의 통증 등 감기증상과 비슷한 경우도 있어 이 시기에 간염을 진단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때 나타나는 식욕부진은 특이한 경우가 있어 음식의 맛을 모르거나 이상감각을 느낄 때가 있고, 담배 맛이 달라져 담배를 피우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전구증상은 A형에서 심하고 급작히 나타나며, B형에서는 경하거나 서서히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흔하다. 이러한 전구증상은 보통 3∼7일간 계속되며, 황달이 나타나면서 서서히 소실되나 때로는 상당기간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황달기는 전구증상 다음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대개 소변 색깔이 갈색 내지 흑갈색으로 변하면서 시작된다. 이때 주의깊게 관찰하면 눈의 공막의 색깔이 황색으로 착색되어 있음을 발견할 수 있으며, 증상이 진행되면 피부까지 깊게 노란색으로 착색된다. 이때는 전구증상기에 있던 증상은 거의 소실되고 환자는 편안함을 느끼며, 식욕도 회복되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러한 황달기가 없이 그냥 회복되는 수도 있는데 이를 무황달성 간염이라 한다.
황달이 서서히 회복되면서 환자는 회복기에 이어지는데, 이때 환자는 편안하고 모든 증상은 없어진다. 그러나 때로는 장기간동안 무력감과 전신 허탈감을 느낄 수도 있다.
이상 언급한 증상은 급성간염의 전형적인 것으로서 대부분이 이러한 경과를 취하게 되나, 일부에서는 비전형적인 경과를 취하는 경우가 있다. 비 전형적인 경과는 몇 가지가 있는데 이에 대하여 간단히 언급하기도 한다.
▣ 급성 전격성 간염
급성간염이 시작되면서 그 증상이 급작히 악화되어 간성혼수에 의한 높은 사망률을 나타내는 중독한 질환으로서 대부분이 바이러스의 감염에 의하며, 일부 약물 중독에 의한 경우도 있다. 이 종류의 간염은 간세포가 급작히 동시에 파괴되기 때문에 처음부터 황달이 심하게 나타나고, 간기능이 빠른 속도로 나빠져 조기에 간성 혼수가 나타나 의식혼탁 내지 불명상태로 되어 발병 일주일을 전후하여 사망하게 된다. 이와같은 형태의 간염이 나타나는 이유는 불분명하지만 환자의 신체적인 조건이나 바이러스 독성의 강도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 아급성 간염
바이러스 간염중 예후가 나쁜 종류로서 간세포의 파괴가 일정기간을 두고 반복해서 나타나기 때문에 수개월내에 간기능이 저하되고 마지막에는 간경변증으로 이행하여 사망하는 형태이다. 이러한 경우 황달이 한번 지나갔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황달이 반복되고 식욕부진, 구토, 전신권태감이 계속되며, 마지막에는 복수, 의식장애 등이 나타나고 위장출혈 등으로 사망하게 된다. 이러한 증상은 폐경기 이후의 여자에게서 잘 나타나므로 가벼운 증상이라 하더라도 조심하여야 한다.
▣ 답즙울체성 간염
황달이 심하게 나타나는 간염으로 간세포의 염증보다는 담세관의 염증이 심하게 일어나 간염의 소견보다는 황달의 소견이 현저하여 담도폐쇄와 감별이 어려운 형태의 간염이다. 이 질환에서는 심한 황달과 함께 담즙산의 저류로 인하여 피부소양증이 동반되는 특징이 있다.
▣ 무황달성 간염
많은 만성간염환자나 간경변증 환자에게 급성 간염의 과거력을 물어보면 없다고 하는데, 실제 검사에서는 간염바이러스의 감염증거가 뚜렷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우 수혈의 과거력을 가진 환자는 많지 않아 본인 모르게 간염을 앓았던 경우가 많으며, 환자는 임상적으로 뚜렷한 간염의 증상, 특히 황달이 없이 간염을 앓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이러한 무황달성간염을 앓았던 예가 황달을 동반한 간염의 예보다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
<진단>
급성 간염의 진단은 증상이 뚜렷한 경우 비교적 용이하나 앞에서 기술한 바와같이 비전형적인 형태의 간염은 진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간염의 진단은 임상소견과 함께 혈액학적 검사에 의해 진단이 가능하고, 만성간염이나 간경변증처럼 형태학적인 진단을 필요로 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급성간염이 있을 경우 간기능검사상 나타나는 변화는 뚜렷하다. 즉 혈액 내 간효소치, 특히 혈청GOT와 GPT의 뚜렷한 증가를 볼 수 있다. 이는 간세포가 파괴됨으로서 간세포 내에 존재하는 이들 효소가 혈액내로 들어감으로서 증가되는 것이다.
일단 이 효소치가 정상의 10∼20배이상 증가하면 급성간염으로 진단하여도 무방하나, 만성간염이 있으면서 악화된 상태에서도 효소치의 증가를 볼 수 있으므로 감별에 조심해야 한다. 그외 간기능 검사상 여러 가지의 변화를 볼 수 있으나 이는 전문적인 분야에 속하므로 그 판단에 어려움이 있어 여기서는 생략하기로 한다. 다만 한가지 언급하고자 하는 것은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만성간염과의 감별이 어려운 경우가 있으므로 이때는 조직검사를 시행하거나 기타 다른 형태학적인 검사를 병행하므로서 감별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주치의와 상의를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일단 간염이 진단된 경우 그 원인을 알기 위하여 바이러스항원이나 항체에 대한 검사를 시행한다. 이 항원 항체검사는 감염의 시기에 따라 발현되는 양상이 다르므로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항체와 항원에 대한 검사결과를 시기에 맞추어 판단한다.
<치료>
급성간염의 치료는 원칙적으로 증상에 따른 대증요법과 간세포의 재생에 도움을 주는 보조요법으로 이루어진다. 바이러스성 간염의 원인이 간염바이러스임을 감안할 때 확실한 항바이러스제제가 개발되지 않은 지금 바이러스를 제거하기 위한 노력은 불필요한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간염에 대한 치료는 주로 간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안정요법과 영양공급을 위한 식이요법으로 이루어진다.
▣ 안정요법
안정요법이 필요한 이유는 간의 주된 기능이 대사기능이고 사람이 움직이면 그만큼 간의 활동이 왕성해 지므로 안정을 함으로서 간의 활동을 줄이고자 하는데 있다. 일반적으로 간염에서 철저한 안정을 필요로 하는 시기는 전구증상이 나타나서 황달이 최고치에 도달하였다가 회복이 되어가는 시기까지로 생각된다. 이 시기는 간세포의 파괴가 가장 심하였다가 황달이 없어지면서 간세포의 재생이 시작되는 것으로 보아도 좋은 시기이기 때문에 이 기간동안은 철저한 안정이 필요하다.
이시기의 치료는 그 예후를 좌우하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 대부분의 환자에서 입원을 요하게 되며, 특히 전구증상이 심한 환자에서는 영양공급이나 대증요법을 위해서 더욱 입원이 필요하다. 따라서 철저한 안정이 필요한 기간은 대개 2∼3주일 정도 된다. 그러나 증상이 가볍고 황달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기간이 단축될 수도 있다. 황달의 정도가 줄어들기 시작하면 약간의 운동은 허락되나 환자가 피로감을 느끼지 않을 정도 내에서 움직여야 할 것이다.
회복기에 들어가면 식욕도 왕성해지고 원기도 회복되므로 황달이 완전하게 없어지고 간효소치가 정상으로 돌아오면 정상생활로 돌아가도 좋지만 때로는 이 이후에 효소치가 다시 상승하여 만성으로 이행되는 경우가 흔히 있으므로 최소한 6개월 이상은 조심해야 한다. 특히 B형에서 표면항원이 그대로 지속되는 경우는 6개월이후라도 주기적인 관찰을 요한다.
▣ 식이요법
급성간염의 전구증상기에는 구토나 식욕부진, 복통, 설사 등으로 음식을 잘 먹지 못할 뿐만 아니라 탈수현상을 잘 동반하므로 정맥주사를 통한 영양공급과 수분공급은 필수적이다. 경구적으로는 소화가 잘 되는 부드러운 음식을 주는 것이 소화에 도움이 되며, 식욕을 빨리 회복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환자가 황달기로 이행되면 식욕이 점차 회복되므로 이때부터는 영양공급에 크게 신경 쓸 것은 없다. 다만 회복기에 들어간 환자가 너무 고칼로리의 음식을 최하여 비만현상이 나타나면 이로 인한 부작용과 지방간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므로 음식물의 과잉섭취는 조심하여야 한다.
▣ 급성간염의 투약
급성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특효약은 아직 없으므로 투약은 가능한 한 식욕을 개선하고 소화를 도와줄 수 있는 범위내에서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몸의 무력증이나 피로감을 회복시키기 위하여 각종 비타민제가 투여되고 있다. 그외 급성기에 증상이 심한 경우 이를 완화시키기 위한 약제들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즉 복통이 있을 때는 진통제의 투여가 필요하며, 식욕부진이 있을 때는 수액요법으로 영양공급을 보충한다. 급성기에 투약을 조심할 것은 흔히 다른 병으로 오인하고 간에 해로운 약물을 투여하여 증상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있으므로 조금이라도 간염의 의심이 있으면 투약전에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예방>
급성 간염의 예방에는 두 가지 측면에서 고려해야 하는데, 첫번째로는 수평감염의 예방이다. 이는 보균자와의 접촉에 의해서 일어나는 감염으로서 보균자의 가족은 미리 예방주사를 맞아 표면항체를 보유하게 함으로써 저항력을 만들어 주며, 수혈이나 주사시에 철저한 검사 및 소독을 시행하여야 한다. 특히 간염의 감염율이 높은 생활환경에 있는 사람에게는 철저한 교육과 예방주사의 시행은 필수적이다.
A형 간염에 노출된 사람은 미리 그로부린 주사를 맞아 발병율을 줄이고, B형간염에 노출된 사람은 과면역 그로부린 주사와 함께 예방주사를 곧 맞아야 한다.두 번째로는 보균자로부터 태어나는 태아에 대한 예방법으로 출산전 산전관리에서 보균자 산모를 가려내어, 출산시 아이에게 바로 면역 그로부린을 투여하고 정해진 계획표에 따라 예방주사를 맞힘으로서 2세의 발병율을 줄일 수 있다. 이러한 수직감염에 대한 예방은 국민보균율을 줄이는게 중요하며, 과거 일본에서는 정부의 주도하에 예방법을 시행한 결과 현재는 보균율이 상당히 낮아졌다.
만성간염
만성 간염은 6개월이상에 걸쳐 간염의 증상과 간기능 장애, 간조직에 염증이 계속되는 상태를 말한다. 급성 간염이 완치되지 않고 장기화된 상태가 지속되는 것으로 보아도 무방하나 병태 생리학적으로 약간의 차이가 있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간의 조직 구조가 판이하게 다른 상태로 변하여 간경변으로 이행하지만, 만성 간염은 아직 그러한 상태에는 도달하지 않고 지속적인 간의 염증으로 인하여 간세포가 파괴되고 섬유화가 형성되는 상태를 말한다.
만성간염은 임상적으로 또는 병리적으로 활동성 간염과 지속성 간염으로 구분된다. 지속성 간염은 임상적으로 증상을 나타내지 않고 검사상 약간의 이상소견을 보이나 병리적으로 염증이 문맥부에 국한되어 나타나고 예후도 아주 좋아 치료가 필요없다. 그러나 활동성 간염은 임상증상을 나타내고 병이 진행될 수 있으며, 병리적으로 염증의 부위가 간세포부위로 확산되고 간세포가 지속적으로 파괴되어 치료 및 철저한 관찰을 요하는 질환이다. 앞으로의 만성간염에 대한 이야기는 만성 활동성 간염에 국한하기로 한다.
<원인>
만성간염은 주로 간염 바이러스에 의해서 일어난다. 이중 A형 간염 바이러스는 급성 간염만 일으킬 뿐 만성으로 이행되는 경우는 없다. 그러나 B형과 C형은 많은 수에서 만성으로 이행되며, 이것이 진행되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B형 간염의 보균자가 많아 대부분의 만성 간염은 B형 바이러스의 감염에 의하지만, B형 간염 바이러스의 보균율이 낮은 선진국에서는 C형 바이러스에 의한 만성 간염이 많다. 특히 한국에서와 같이 산모의 B형 간염 바이러스이 보균율이 높은 나라에서는 태아의 간염바이러스의 감염가능성이 높고 이렇게 감염되는 경우는 특히 만성으로 이행되는 율이 높다.
간염 바이러스외에도 극소수에서 약물에 의해 만성 간염이 발병될 수 있으며, 원인 불명인 경우도 있다. 한국에서는 드물지만 구미에서는 이러한 원인 불명의 간염을 자가면역성 만성간염이라 부르며 이런 경우는 아마도 면역기전의 장애에 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증상과 진행>
일반적으로 만성 간염의 자각증상은 심하지 않다. 다소 피곤함을 느끼거나 몸이 무겁다는 정도이며, 식욕이나 소화기능은 일반적으로 정상이다. 소수에서는 간부위에 불편감을 느끼기도 하며, 약간의 복부 팽만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만성 간염의 경과는 개인에 따라 차이가 아주 심하여 1∼2년이내에 간기능이 악화되어 사망하는 경우부터 10년이상을 큰 변동없이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즉 일부 소수의 만성간염은 황달이 있다든지, 피로감, 식욕부진, 구역 등의 증상이 차차 심해지면서 간기능이 악화되고, 이러한 현상이 반복되면서 2∼3년 사이에 간경변으로 이행된다. 그러나 이와는 달리 수년 또는 십 수년동안 점차 증상이 없어지고 간기능이 정상화되어 완치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대개의 만성간염은 다소 나빠지거나 좋아지거나 하면서 별다른 큰 변화 없이 장기간 조속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중의 일부는 서서히 간경변으로 이행하기도 하며, 일부는 회복되거나 그대로 지속되어 오랜기간을 경과하는 경우도 있다. 간기능 검사에서 나타나는 이상정도는 경과중에 상당한 변화를 나타내지만 이것이 자각증상과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없었던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은 기능상의 변화를 예고하는 하나의 징후로 받아들여도 좋을 것으로 생각되며, 실제로 간기능 검사의 결과가 변동을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증상의 자각정도에는 개인차가 심하므로 증상이 강한 사람이 약한 사람보다 간기능이 더 나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같은 환자의 경우 증상의 변동은 어느정도 병의 상태를 나타낸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진단>
만성간염의 진단은 일차적으로 환자의 자각증상에 의해 의심을 하게 된다. 피곤함을 호소한다든지 소화불량, 헛배부름, 간부위의 불쾌감, 지방질 음식에 대한 거부감등은 간질환을 의심할 수 있게 하고 또 간질환을 진단하게 하는 하나의 계기가 된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만으로는 병을 진단하기 어렵고 몇 가지의 검사가 필요하다. 한편으로는 만성간염이 있는데도 전혀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아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도 흔히 있고, 때로는 간경변증으로 이행된 후에야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만성간염의 진단에 반드시 필요한 검사가 간기능검사이다. 이 검사에서 간염의 경중을 어느정도 판단할 수 있고, 급성간염이나 간경변증과의 감별도 어느 정도는 가능하다. 간의 기능은 다양하므로 그 검사종류도 많으나 자주 사용되는 것은 약 10가지 정도이다. 이러한 검사로서 병의 대략적인 구별, 증상의 판단, 피로의 효과등을 관찰하는데 이용한다. 만성간염의 진단에 흔히 이용되는 것중의 하나가 GOT 및 GPT라는 효소검사가 있다. 이 효소는 간세포가 파괴될 때 혈중에 증가하는데, 이 효소들이 증가하면 간염을 의심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효소의 증가정도가 반드시 간손상의 정도를 나타내지는 않는다. 그 외 간기능을 판단하는 방법으로 여러 가지 혈액내의 성분을 측정하는데, 혈청알부민, 담색소, 혈액응고기전 또는 다른 가효소치를 측정 이를 종합함으로서 간기능의 전반적인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일단 간기능에 이상이 발견되면 간의 모양을 관찰하기 위한 검사를 하게 되는데, 초음파검사, 동위원소검사, 전산화 단층촬영 등이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검사는 만성간염 존재유무의 판단에도 도움은 되지만 그보다는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의 이행을 관찰하는데 더 도움이 된다.
만성간염의 확정 및 그 정도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복강경을 통한 조직검사를 하여 병리학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이 검사를 통하여 간의 전체적인 변화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고, 병리학적으로 간세포의 괴사정도, 섬유화정도, 염증세포의 침윤정도를 관찰하여 치료방침을 정하고, 예후를 판단한다.
<치료>
만성간염은 대부분이 바이러스의 감염에 의한 것이므로 현재까지는 이에 대한 특효약이 없다. 시판되는 대부분의 간장약은 간장의 활동을 보완하는 약제들이기 때문에 이러한 약제들로서는 완치를 기대할 수는 없다. 따라서 환자는 의사와 상의하여 정기적인 검진과 함께 치료에 관한 지시를 받고 간이 회복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만성간염환자는 식이요법과 안정에 치중해서 병이 악화되지 않도록 해야한다. 식이요법으로는 고단백과 고칼로리의 식사가 도움이 된다. 이러한 식사는 파괴된 간세포의 재생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는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과량의 음식물을 섭취하여 비만증을 유도하고 이로 안하여 지방간을 일으키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과량의 음식 섭취는 주의해야한다. 오히려 과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보다는 비타민등 모든 영양소가 고루 들어있는 균형이 이루어진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안정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결정되어야 하는데, 염증의 정도가 심하면 철저한 안정이 필요하고 염증이 나아지면 어느정도 활동이 허용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정기적으로 간기능검사를 시행하여 간염의 활성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의사와 상의하고 활동범위를 결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질환이 정기적인 치료를 요하는 것이므로 너무 장기간의 철저한 안정은 오히려 환자에게 의욕의 상실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병을 악화시키지 않는 범위내에서의 사회적인 활동은 바람직하다.
최근에는 B형이나 C형에 대한 치료로서 인터페론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약제는 간염균의 증식을 억제하고 궁극적으로는 간염바이러스의 제거를 목적으로 하나 그 효과는 아직 미지수이다. 최근 보고들에 의하면 약 반수에서 간염의 활동을 억제하고 간염바이러스의 증식지표인 e항원이 없어지지만 장기적인 결과와 약제 사용에 드는 비용을 생각하면 모든 환자에게 사용하는 것에는 무리가 따르고, 다만 젊은 환자에서 간염의 활동이 왕성한 경우 사용하여 보는 것은 바람직하다.
치료에서 중요한 점은 반드시 정기적인 검사를 받아 간염자체의 악화를 미리 알고 대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병이 간경변증이나 간암을 잘 일으킨다는 점에 유의하여 이러한 질환의 발생을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에 늦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모든 약제는 간질환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으므로 의사와 상의 없이 함부로 성분을 확실히 알 수 없는 약은 쓰지 않는 것이 좋다.
<예후>
만성간염은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로 인하여 나타나는 이차적인 합병증 또는 그 변화로 인한 결과가 중요한 것이다. 즉 만성간염은 많은 경우에서 잘 회복되어 정상으로 돌아오기도 하지만, 일부에서는 진행되어 간경변증 및 간암으로 발견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결과가 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라 하겠다.
지방간
정상적인 간에는 지방이 3∼5퍼센트 정도로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하여 간세포에 지방이 이보다 많이 축적되면 이를 지방간이라 말한다. 최근 영양상태가 좋아지고 당뇨병등 성인병이 늘어감에 따라 지방간환자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어 간단히 언급하고자 한다.
<원인>
지방간을 일으키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우선 간에 지방이 어떻게 축적되는가를 앎으로써 원인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첫째로 간의 지방축적은 외부로부터 들어온 체내 다른 부위의 지방질이 간으로 이동하여 축적되고, 두번째로는 간내에서 지방의 생성이 증가되어 축적되고, 세번째로는 간에서의 지방분해가 감소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영양장애를 들 수 있는데 상식적으로 과식에 의한 비만이 원인 되고 이로 인하여 간에 지방이 축적되나. 이런 경우 당분과 지방질이 많고 단백질이 부족한 식사를 하는 경우 더 심해질 수 있다. 반대로 식욕부진이나 기타 이유로 인하여 잘 먹지 못하여 영양실조가 있는 경우에도 지방간이 생긴다. 이런 경우에는 당질의 부족으로 체내의 지방이 분해되어 간으로 이동되므로 지방축적이 일어난다.
다음으로 한국에서 흔히 보는 원인으로 과음에 의한 지방간이다. 알코올을 많이 섭취하면 이로 인하여 간에서의 지방합성이 촉진되고 정상적인 에너지 신진대사가 이루어지지 않음으로서 지방간이 생긴다. 이러한 지방간은 알코올 섭취의 정도에 따라 간염이나 간경변증으로 이행될 수 있다. 그 외 원인들로서 여러 가지 내분비이상, 특히 당뇨병과 함께 나타날 수 있으며, 당뇨병환자에서 간기능장애의 원인으로서 작용한다. 그리고 어떤 종류의 약물이나 간을 손상시킬 수 있는 조건에 의해 지방간이 유발될 수 있다.
<증상 및 진단>
지방간은 자각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특이한 증상이 거의 없으며 식욕부진, 구역질, 피곤함, 포만감 등의 일반적인 증상을 호소한다. 진찰상에서도 약간의 간장비대나 압통 이외에는 별다른 소견이 없는 것이 보통이다.
간기능검사에서도 특별한 소견이 나타나지는 않는다. 대개 정상소견을 보이거나 약간의 간효소치의 상승을 보이고, 때로는 초음파검사에서 지방간 특유의 음영을 나타내기 때문에 이로서 지방간을 의심할 수 있고 확진은 조직생검으로 결정한다.
<치료>
지방간의 치료는 주로 식이요법에 의한다. 식단의 구성에 있어 전체적인 칼로리를 줄이도록 하며, 지방의 섭취를 억제하고 단백질의 섭취를 늘린다. 알코올의 섭취는 일체 금하는 것이 원칙이며, 기타 원인이 발견되면 이를 제거하도록 노력한다. 또 요즈음 시중에 흔한 간치료제도 약간의 효과는 있는 것으로 생각되므로 이러한 약제들을 의사와 상의하여 사용하는 것도 좋은 것이다.
흔히 지방간이 있으면 간경변으로의 이행을 염려하는데, 지방간은 가역적인 변화이므로 일단 지방간이 의심되면 철저한 검사와 치료를 시행함으로서 이를 예방할 수 있고 따라서 의사와 상의하여 정확한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할 것이다.
간경변증
간경변증이라는 말은 원래 황갈색의 테두리를 가지는 결절을 형성하는 것이라는 뜻의 시로오시스(cirrhosis)라는 말에서 기인되어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는데, 간경변에 걸린 간은 간세포가 파괴되면서 그 흔적을 메우듯이 섬유가 증가되고 이로 인하여 반흔을 남기며, 한편 살아있는 세포는 그 왕성한 재생력에 의하여 증식되고 이로 인하여 결절상의 집단, 즉 재생결절을 형성하면서 섬유에 의해 둘러 싸이게 되는 형태를 갖추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어떤 원인에 의하든 간에 일단 시작되면 정상조직으로 회복되지 못하고 서서히 진행되거나, 진행되지 않는다고 하더라고 그 형태학적인 변화는 그대로 남게 된다.
<원인>
이러한 간경변증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으며, 그중 특히 중요시되는 것이 바이러스성 간염과 알코올이다.
▣ 바이러스성 간염
바이러스의 감염이 간염을 일으키고 이것이 만성으로 이행되어 만성간염으로서 환자를 괴롭힌다는 사실은 앞에서 기술한 바와 같고, 그 종류도 여러 가지가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이미 급성간염의 항에서 기술하였다. 또한 이러한 만성간염이 진행될 경우 간경변증으로 이행한다는 사실도 이미 언급하였으므로 이러한 사항을 참고하기로 하고 여기서는 다만 이러한 바이러스성 간염에 의해 발생되는 간경변증의 모양은 알코올성 간경변에 비하여 그 결절이 크고 이로 인하여 혈류의 장애 등에서 오는 합병증이 심하고 치료결과가 좋지 않다는 점만을 언급하고 지나가기로 하겠다.
▣알코올
알코올의 과잉섭취가 간경변증과 관계있다는 사실은 통계적으로 밝혀진 사실이며, 알코올 그 자체가 간세포에 직접 작용한다는 보고가 있다. 알코올의 과량섭취는 지방간, 간염 및 간경변증을 일으키며, 이러한 사실은 술의 소비가 많은 서독이나 불란서에서 간경변증의 50퍼센트이상이 술에 의한 것이라는 보고를 보아도 알 수 있다. 이 알코올 간경변은 생성되는 결절이 작아서 흔히 소결절성병변으로 부르기도 한다.
▣담즙의 울체
간장에서 만들어진 담즙은 담관을 통하여 장으로 배설이 되는데 만약 담관이 막혀서 배설에 장애가 오면 담즙이 간에 축적되고 이로 인하여 황달이 나타나는데, 이러한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간에 손상이 오고 간경변증을 초래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을 담즙성 간경변이라 하며, 한국인에서는 담도내 결석이 많은 관계로 인하여 서양인에 비해 비교적 많이 볼 수 있는 현상이다. 그 외 췌장암이나 위암으로 인한 담도압박에 의한 경변도 자주 보는 현상이다. 때로는 간내의 미세담관의 염증으로 인한 원발성 담즙성 간경변도 드물게 발견되고 있다.
▣ 기타
간경변증의 원인으로서 이상 언급한 질환 외에 여러 가지가 있는데, 선천성 대사장애에 의한 간손상이나, 기생충에 의한 손상, 매독이나 약물중독에 의한 간손상에 의한 경변도 드물지 않게 발생하는 질환중의 하나이다.
<증상>
간은 대사에 중요한 장기로서 이의 기능이 없으면 생명을 유지하지 못한다. 그러나 간은 비교적 예비력이 많아 어느정도의 손상을 받아도 아무런 증상 없이 지낼 수 있다. 이러한 시기에는 주로 비 특이적인 증상을 나타낸다. 따라서 이러한 시기에는 상상만으로는 다른 질병과 구별하기 어렵고 정밀검사를 해야만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병이 진행되면 여러 가지 합병증에 의한 증상들이 나타나면서 황달이 동반되고 앞에서 말한 일반적인 증상이 현저해 질 수 있다. 합병증에 의한 증상으로는 위나 식도의 정맥류의 파열에 의한 위장관 출혈로 급작스런 토혈이나 혈변등과 함께 빈혈이나 쇼크 등이 나타날 수 있고, 복수나 부종, 간성혼수에 빠질 수 있으며 이러한 증상은 진단에 도움이 된다.
<진단>
간경변증의 진단은 앞에서 말한 여러 증상들과 과거 바이러스 간염의 병력이나 음주벽, 약물의 사용력 등을 앎으로써 때로는 쉽게 진단이 가능한 경우도 많다. 또 이학적 소견상 비장이 커져 있거나, 복수, 사지의 부종, 복벽의 혈관확장소견, 때로는 간종대(특히 알코홀성 간질환에서), 피부의 모세관확장, 손바닥의 붉은 반점, 동통을 동반한 유방의 종대 등을 관찰함으로서 진단에 도움을 준다.
검사소견으로는 간기능 검사상에서 간세포의 기능이 저하된 소견이 나타나나, 간염에서처럼 혈청의 간효소치는 현저히 증가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이러한 간기능검사 만으로는 간경변증을 진단하는데 충분하지 않다. 과거에는 동위원소를 이용한 간주사가 흔히 사용되어, 동위원소의 분포상태에 따라 간경변의 진단을 많이 하였으나 그 정확도가 낮아 요즈음은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최근 개발된 초음파검사로서 간의 모양을 분석하여 진단에 도움을 얻고 있다. 또 이와 함께 전산화 단층촬영으로서도 동일한 변화를 볼 수 있어 진단에 많이 이용된다. 그러나 이상 언급한 진단 방법만으로는 간경변증의 확진이 어렵고 복강경검사 및 이를 통한 간생검 등이 확진을 하는데 필수적이다.
<합병증 및 치료>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간경변증의 특이증상은 대부분이 합병증이 생김으로서 나타나게 되므로 치료 또한 이러한 합병증의 치료에 주력을 하게 된다. 사실 간경변증 자체에 대한 치료방법은 없기 때문에 보조적인 요법에 의한 간경변증의 진행속도를 늦추어 주는 것이 최선의 방법으로 고려되고 있을 뿐이다. 즉 과로를 피한다든지, 단백질을 포함한 고른 영양의 섭취, 적절한 안정요법 등이 최선의 보조요법으로 생각되고 간의 손상을 피하기 위하여 금주와 함께 약물의 투여도 조심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합병증으로서는 하지부종을 포함한 복수를 들 수 있는데, 이러한 복수가 합병되면 입원치료를 원칙으로 한다. 이의 치료로서는 부족한 알부민의 주사에 의한 보충, 이뇨제의 투여, 복수천자 등에 의한 복수제거등으로 치료를 하게 된다. 복수가 오래되면 경우에 따라서는 복막염을 유발하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 예후가 좋지 않으므로 적절한 항생제를 조속히 투여함으로서 상태를 호전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다음은 비교적 흔한 합병증으로서 위상부 및 식도의 정맥류를 들 수 있겠다. 이러한 정맥류는 간의 형태학적인 변형에 의해 문맥으로부터 들어오는 혈액을 간에서 처리하지 못하기 때문에 문맥압이 증가하여 부측에 혈류를 형성한 것으로서 이것이 파열되면 급속한 출혈로 인하여 대량의 위장출혈을 일으켜 실혈성 쇼크로 사망하게 된다. 이러한 경우 응급을 요하는 출혈에 대한 일반적인 요법, 즉 수혈과 함께 출혈부위에 대한 지혈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러한 상태가 되면 응급치료를 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하므로 반드시 병원에 입원하여야 하며, 병원에서는 지혈을 시키기 위하여 여러 가지 방법, 즉 약물투여나 내시경적 경화요법, 혈관 압박방법 등을 사용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수술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합병증이 있는 경우 예후는 매우 나빠 사망하는 것이 보통이다. 간경변증이 진행되어 간세포의 기능이 극도로 나빠지면 의식장애를 초래하는 간성혼수를 일으키게 된다. 일반적으로 간성혼수를 유발하는 몇 가지 인자는 위장출혈, 탈수 및 전해질불균형,감염, 이뇨제 투여, 진정제나 수면제의 투여, 수술이나 외상 등을 들고 있다. 간성혼수의 초기증상으로는 불면증을 호소하거나 우울증에 빠지고, 자극에 대한 반응이 둔해지며, 때로는 심한 흥분상태에 들어가기도 한다. 정도가 심해지면 의식이 상실되어 혼수상태에 빠진다.
초기 진찰소견상 수전증을 인지할 수 있으며, 검사상 흔히 혈중 암모니아치가 상승되고 뇌파검사상 이상이 나타나게 된다. 치료는 일반적으로 유발인자를 교정해주면서 암모니아의 생성을 억제하기 위한 방법으로 항생제의 관장과 함께 암모니아나 기타 유독 물질의 생성을 억제하는 약물을 투여하면서 유발인자를 제거하고 전신적인 보조요법을 철저히 시행한다.이상 언급한 간경변증의 합병증외에 흔히 동반되는 질환으로서 세균감염이나 출혈성소인에 대한 문제도 간단하지는 않다.
일반적으로 저항력의 약화로 인한 폐렴이나 패혈증의 병발은 직접적인 사망원인이 되며, 간성혼수의 유발원인이 되기도 한다. 비장비대에 의한 혈소판의 감소와 간세포기능 저하에 따른 혈액응고인자의 감소는 출혈을 잘 일으키는 원인이 되며, 이로 인하여 뇌출혈이나 기타 중요장기에의 출혈로 인하여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따라서 이러한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이 강구되고 있으나 아직 효과적인 치료가 시행되지는 않고 있다.
<관리>
앞에서 기술한 바와같이 간경변증은 일단 발생하면 원상회복이 어려워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야기함으로 가장 좋은 방법은 이를 예방하는 것이다. 한국적인 여건에서는 간염에 대한 예방이 간경병증 예방의 첩경으로 생각되므로 예방주사등을 이용한 간염예방을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일단 간경변증에 이환된 환자는 주기적인 진찰 및 검사로 합병되기 쉬운 간암의 조기발견에 노력해야 한다. 특히 B형 간염에 의한 간경변증환자는 3개월마다 초음파검사를 받아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혈액검사로 알 수 있는 간기능
생화학 검사는 혈액내 GOT, GPT, γ-GTP, ALP, 빌리루빈, 알부민 수치를 잰다. 간에 염증이 생겨 간세포가 파괴되면서 세포안에 있던 효소가 피속으로 흘러나오고 이를 수치화한 것이 GOT, GPT 이다. 두수치는 검사에 쓰는 화학물질에 따라 구분한 것이지만 모두 염증 정도를 나타낸다. GOT 효소는 근육이나 다른 장기가 손상 받았을 때에도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간에서만 나오는 GPT 수치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만성 간염환자들은 GOT, GPT 수치가 높아졌다 낮아졌다를 반복하기 때문에 수치에 매우 민감하다. 그러나 이수치는 현재 세포가 파괴되고 있는지 아닌지를 나타낼 뿐이다. 예를 들면 세포가 이전에 모두 파괴되어 간경변증이나 간암단계에 이르렀을 때 GOT와 GPT치는 정상으로 나온다. 일반적으로 수치변동에 민감한 간질환자가 많지만 병의 가볍고 무거운 정도와는 관계가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수치에만 신경쓰지 말고 의사의 종합적인 판정에 신뢰를 하여야 한다.
흔히 지방간 수치라고 부르는 γ-GTP는 알콜성 간질환을 측정하는데 쓰이며 수치가 높을수록 지방간 정도가 심하다. ALP 수치는 담즙이 배출되지 못하고 있거나 간 조직에 종양이 생겼을 때 올라간다. 빌리루빈은 황달을 검사하는 항목으로 황달이 심해지면 소변으로 빌리루빈에 배설되기 때문에 혈중 빌리루빈치가 높아진다. 알부민치는 간 합성기능을 말하는 데 간경변증 따위가 있을 때 간에서 알부민이 제대로
생성되지 않아 수치가 줄어든다.간기능 검사는 매년 꼭 필요한 검사는 아니지만 피곤하고 식욕이 없고 황달이 생기거나 소변이 몹시 진할 때는 검사할 필요가 있다.
간장질환 예방 10계명
1. 간염백신을 맞아라
2. 간염바이러스 건강 보유자는 규칙적으로 검진을 받아라
3. 과음하지 말라
4. 술잔을 돌리지 말라
5. 약물을 남용하지 마라
6. 귀를 뚫을 땐 소독한 바늘을 쓰고 문신은 하지마라
7. 운동으로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라
8. 날음식을 피하라
9. 문란한 성생활을 피하라
10. 칫솔이나 면도기는 다른 사람과 함께 쓰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