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의 재료는 녹말이다. 이 녹말을 당으로 만들기 위한 방법은 대락 두 종류가 있다. 산을 넣거나 효소를 넣는 방법이다. 전통적인 엿은 효소로 엿기름을 쓴다. 쌀, 옥수수 등 곡식에다 엿기름을 넣고 폭 고면 엿이 된다.
최근의 과학적인 방법은 효소 대신 산을 쓴다. 녹말을 염산이나 황산으로 가수분해하면 포도당이 되는데, 녹말이 전부 포도당으로 변하기 전에 시간을 조절하여 엿으로 만든다. 이를 산당화 엿이라고 한다. 그리고 전통적인 방법으로 고는 엿을 맥아엿이라고 한다. 요즘 길거리 엿장수들의 엿은 대부분 산당화엿으로 만든 것이다. 산당화 엿은 대규모 공장에서 대량 생산이 되므로 값이 싸다.
맥아엿과 산당화 엿을 구별하기는 쉽다. 입안에서 말랑말랑해지는 것은 맥아엿이고 딱딱한 채 바스라져 사탕처럼 녹는 것은 산당화엿이다. ..슈퍼에서 순수한 맥아엿을 사기란 어렵다. 믿을만한 곳은 농협슈퍼이다. 평창, 논산, 담양, 임실, 광주 등 옛부터 엿이 유명한 곳에서 지역 특산품 형태의 전통 엿이 생산되고 있다. > 음식에 대해서 얘기를 잘하는 황교익이라는 분이 쓴 글이라고 합니다.
제가 어려서는 설 때가 되면 꼭 엿을 고았습니다. 그러니까 1년에 한 번 엿을 고았는데 설 때에만 하는 이유가 나무을 많이 때야하고 불을 오래 때니까 추석에는 방이 더워서 못 견뎠을 것 같습니다. 거의 이틀은 장작을 계속 땠는데 엿을 고으면 방이 무척 뜨거울 정도가 됩니다.
다른 지역에서는 수수나, 고구마를 쓴다고 하는데 우리 고향에서는 쌀로 엿을 고았습니다. 예전에 설 때 최고의 음식이 조청에 가래 떡 구운 것 찍어 먹는 게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설 음식에서는 엿이 빠질 수 없는 거였습니다.
예전 어머니들 다 돌아가시고 집에서 음식장만을 하지 않다보니 이젠 엿을 고을 줄 아는 사람도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엿을 만들어야 강정도 만들 수 있고, 무 정과도 만들 수 있었는데 요즘은 그것을 다 사서 먹으니 만드는 방법을 아는 사람도 없을 것 같습니다.
설 때, 고향에 가서 보면, 어느 집이나 다 한 곳에서 나온 강정이던데 그 강정을 만드는 분은 명절에 수천만 원의 수입을 올린다고 들었습니다. 돈을 많이 벌겠지만 그만큼 어려운 일이지요... 강정, 우리 말로는 과를 만들기 위한 과정도 꽤 복잡하고 손이 많이 가는 거라 한 번 실패하면 다시는 만들고 싶지 않을 겁니다.
설 때가 되니 옛날 생각이 더 많이 납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