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모처럼 경기도 용인 공사현장에서
집으로 돌아와 비디오를 켰단다.
말수가 없고 착하기만 한 우리 막내가
상대공격을 막아내기 위해 격렬하게
몸싸움을 하는 경기 장면을 보니
여간 대견스러운 게 아니구나.
경북 상주에서 무일푼 신세로 인천 무의도로
올라와 고기잡이를 할 때만 해도
태극마크를 단아들을 둘 줄은 몰랐었지.
섬마을에서 나고 자란 너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축구공을 갖고 놀기를 좋아했어.
가진 것 없는 부모였지만 자식이
그토록 바라는 데 뒷바라지를 해보자고 마음 먹었지.
넌 어릴 때부터 두 형들하고는 달랐단다.
성격이 온순하고 동네 어른들께
인사 잘하는 예의바른 아이였어.
먼 바다로 나가 고기잡이를 했지만
전국 축구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아오는 네가 있어 힘이 났단다.
선장이 되었을 때는 하늘도 도왔는지
만선(滿船)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왔지.
하지만 그것도 잠시 욕심이 과했던지
선박사업에 실패하는 바람에 빚더미에 앉고 말았단다.
바다를 떠나 당장 먹고 살려니 아파트 건설현장을
떠돌아 다닐 수밖에 없었어.
어깨가 부서지도록 시멘트를 날랐지만
네 엄마 역시 인부들의 밥을 지으며
생활비를 보탤 수밖에 없었단다.
할 수 없이 너를 외할머니에게 맡겼지.
그래서였나.
네가 고등학교 1년 때인가 축구를
그만두겠다고 집을 뛰쳐 나갔을 때
아버지의 가슴은 무너져 내렸단다.
수소문 끝에 8개월 만에 너를 찾았는데
훈련이 너무 힘들다고 했지.
이왕 시작한 운동이니 끝까지 한 번 열심히 해보자고
아버지와 약속해 주었지.
하지만 대학교 2년 때 또다시 운동을포기하겠다며
대전 어느 공사판에서 벽돌을 지어 나르는
너를 마주했을 때는 심장이 멎고 말았단다.
아버지가 걸어온 공사판의 길로 너를 들어서게 할 수는 없었어.
하고픈 말이 많았지만 가슴 속에 묻어둘 수밖에 없었단다.
아버지는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다.
프로축구단에 입단할 때 받은 연봉을
아버지의 통장에 고스란히 넣어주었을 때
얼마나 울었는지 아니….
얼마전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골드컵 ‘베스트11’에 선정됐다는 소식에
할머님이 많이 우셨어.
기껏해야 돼지비계 넣고 김치찌개를
끓여준 게 전부인데 가족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훌륭하게 성장해준 네가 고맙고 기특했기 때문이란다.
항상 남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너이기에 별명이 ‘숨어있는 황태자’라고 하더구나.
조상을 하늘 같이 모시고 어른을 공경하는 마음이야
너를 대신할 수 있겠니.
이번 어버이날 무의도 선창의 식당 고모님께
부탁해 돼지 3마리를 잡아 동네 어른들에게 대접하기로 했다.
부디 몸조심하고 16강 진출의 염원을 달성해주길 바란다.
아버지는 너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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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흑..대략 감동,,ㅜ_ㅡ
어엇 감동감동..ㅜㅜ;;전율이.....
대한민국 최고의 수비형미드필더 김남일@
김남일다시보이는데......
아~~ 마음속에 하나의 별똥별이 지나가는 느낌...
오오오~~~ 좀 남일이형님 카리스마만 넘치는줄 알았는데 이런 내면이....
실력 있는 자의 아버지의 마음
꺄악.. ㅠ.ㅠ 대게 슬프당~~ 남일이 형님 어제 오만전에 대게 잘해주셨는데.. 골구경만 했다면 아버님이 더 기뻐하셨을텐데~~ 남일이 형님 파이팅!!
오 ..이게 진짜인가요? 정말 글잘쓰신다 ㅠㅠ
부모에게 성공한ㅇ 모습 보여주는게 가장 큰 효도가 아닌가요~! 회원 여러분! 각자의 위치에서 모두 성공합시다! 제 직업은 청부살해업자랍니다 ㅡㅡ;
노래도 좋구만...스트라토바리우스의 포에버....
아빠~
그래 남일아~
정말 감동이다....ㅠ ㅠ
골드컵 얘기하고 16강 얘기 나오니 좀 된거같네요.. 김남일선수 월드컵시작하기 1년전부터 전 이 선수가 대성할거라고 믿었죠..그때 사람들 무지 욕하더군요 남일선수를.. 스루백패스의 달인 어이패스의 달일 등등.. 솔직히 수비형미들 특히 남일선수같은 홀딩형미들이 수비력이 뭐가 필요있겟습니까..
머 월드컵4강과 현재의 남일선수의 실력이 말해주듯이.. 그때 남일선수를 비난하던 사람들에게 말해주고싶네요 진정한 축구팬은 비난과 비판사이를 구분할줄 알아야한다고.. 여러분들 차두리나 이천수 선수 너무 욕하지맙시다..입천수...아버지뺵차두리 등등..
좋습니다 다좋습니다... 3년뒤에 이천수선수와 차두리 선수가 어느 유럽클럽팀에서 자신을 이유없이 비난했던 사람들에게 보여줄 멋진골을 기대해봅시다.. PS 갑자기 제가 좀 흥분한거 같네요 죄송 -0-;;
대한민국 최고의 보란치! 아시아 최고! 아니 세계!!!! 폴란드 전인가? 미국전이엇던가.. 정말 그때 상대키퍼가 차는 공마다 모조리 뛰어가서 헤딩을 햇죠,.. ! 아자 김남일!!
감동적이군요.. 저런사람이 오히려 마음이 여리죠..
이거 옛날에요 tv동화 행복한세상에 나온적있어요 ㅋ
흑~ 엄청난 감동
아 눈애 눈물이.. 그렇쵸.. 뭐못한다구.. 욕하구.. 전 축구선수 연예인들이런사람들 욕하는사람들보면 참 한심하다는 생각만들어요 자신들은.. 그러캐 할수도없으면서...
눈물난다...ㅠ.ㅠ
ㅠ.ㅠ 슬프네요...
김남일선수 다시봐야겠네요. 미국전에서도 우리 남일이형 잘해 주셨구요.. 화이팅@
김남일 선수 화이팅!! 이말밖에 할말이 없네요^^
감동입니다. 눈물이 멈추지않네요. 우리나라축구에 무구한 영광이 있기를!
아 정말 감동이네요 현재 최고의 김남일선수 이런어려움이있었기에 지금의그가 있는것같습니다 부디 마케렐레같은 훌륭한 수비형 미들이 되길...
아..정말 감동..또 감동,,
아./.. 감동,,,ㅠ,ㅠ
아버지란 이름으로 당신을 믿습니다. 왠지 눈물이 나오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