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억은 왠지... 그날부터 시작하고 싶어졌습니다.
우리가 가장 아름다웠을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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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2004년도 봄.
내 이름은 이 연 우 입니다.
나이는 이제 한해를 넘겨 26살. 최종학력은 xx여상. 뭐, 난 자랑스럽다구요.
외모는 흠... 키는 좀 아담하고, 얼굴은 그냥 부담스럽지는 않고, 짧은 단발머리에...
성격은 털털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죠.
덜렁, 털털, 터프. 나에게서 떠나지 않는 그런 말들입니다.
취미는 오토바이운전, 혼자 베낭여행가기, 춤추기, 운동하기, 음악듣기, 피아노치기, 사진찍기 등등
특기는 플레이스테이션, 스타크래프트, 당구, 농구, 축구, 야구, 탁구 등등 구기종목과 도박!
직업은 좀 많다고 할 수 있죠. 신문, 우유배달원(전 두 개를 같이 한답니다.)
불가능할 것 같다구요?
새벽5시에 우리 사는 동네로 와보세요. 비법을 전수해 드립니다.
동네 바이크 센타 A/S직원 , 퀵서비스맨 (가끔 시간날 때 용돈벌이삼아 하는데 생각보다 수입이 짭짤하답니다.)
E-Mart 아르바이트 아... 또 있다. 가끔 주말엔 당골집 당구장 일을 봐주기도 합니다.
당구장에서 죽빵 쳐서 한달치 월급을 따기도 하니 가장 쏠쏠한 알바가 아닐수 없군요.
(죽빵 : 쓰리쿠션 당구를 한 타에 얼마씩 돈을 주고받는 일종의 도박당구)
직업은 이정도고요.
별명은 미사일, 로켓트, 총알 등인데 이런 별명이 붙은 이유는 내 급한 성질 때문입니다.
어딜 가던, 바쁘던, 바쁘지 않던 간에 난 무조건 뛰어다니기 때문이에요.
물론 뛰는 걸 아주 좋아하기도 하죠.
우선 시간도 절약되지만 내가 뛸 때마다 느껴지는 바람이 좋아서 랍니다.
그래서 하루에 일 두세탕씩 뛰어도 틈만 나면 조깅을 합니다.
가슴이 답답하고 화가 날때... 그리고 속상한 일이 있을 때마다 습관처럼 동네방네를
뛰어다녔습니다.
뛰는 거 다음으로는 타는 걸 좋아라 하지요.
뭘 타냐구요? 어릴적엔 자전거였지만 지금은 스쿠터 타는 걸 너무 좋아합니다.
그거 때문에 퀵서비스까지 하게 될 정도였으니까요...
물론 지금도 타고 있지요!
앞으로의 꿈은 악착같이 돈 모아 부자 되기!
그래서 어렷을 적 남편을 잃고 지금껏 고생만 하셨던 우리 어머니 호강시켜 드리기입니다.
지금까지 혹시 내가 남자인줄 아셨던 분 계신가요? 좀 많을 것 같은데요. 남자 맞습니다!
라고 할줄 알았죠? 어머 왜 이러세요! 난 아직 나이도 꽉 차지 않은 대한민국 처녀랍니다.
물론 소개를 다 하자면 너무 길고 복잡합니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해온 것도 많고 뭐랄까. 아~ 주변에선 그러더군요.
잡기에 강한 소녀.
네~그래요. 난 잡기에 강한 소녀... 라기보다는 나이로 볼 땐 처녀입니다.
게다가 20살이 후 아르바이트를 한번도 쉬어본적 없는 착실한 처녀죠.
소녀에서 처녀로 변하는 동안 하루에 두세탕씩의 아르바이트는 꾸준히 계속 되어 왔구요.
물론 제 통장에 0자는 쌓여만 갔죠. 이쯤 되면 신부감 후보 1위 아닙니까?
사실 그건 좀 따져볼 필요가 있긴 하네요.
누가 오토바이 타는 거 좋아하고 음악만 나오면 힙합댄스에 갑자기 혼자 베낭매고 여행가고
당구장에서 남자들과 죽빵치는 여자를 좋아하겠습니까?
우리 은우라면 몰라도 말이에요.
‘빵빵!!!!’
어! 말하느라 정신팔려서 큰일날 뻔 했어요. 은우가 오토바이 탈 때 조심하랬는데...
아... 은우가 누구냐구요? 동생쯤 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있겠네요.
어차피 지금 만나러 가는 길이니 천천히 설명할게요.
내 이야기 속의 99%는 은우 이야기니까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이제 거의 다 왔어요. 은우네 대학교 앞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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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대학교 조리학과를 3년연속 장학금을 받고 다닌 멋쟁이에...
장래희망은 우리나라 최고의 케익 전문가.
특기는 운동, 취미는 음악 감상.
그 이름은 바로 이 은 우!!!
이름이 비슷해서 첨 들으시는 분들은 다 친남매인 줄 알더라구요?
하지만 우리를 아는 모든 사람들은 우리가 운명으로 맺어진 인연이라고들 그래요.
아니면 전생에 형제였을 거라고도 하지요.
그렇지 않고서는 이렇게 이름도 비슷하지도, 닮지도, 그리고 죽이 잘 맞을 수도 없다나요?
하긴 그것도 그런 게 우린 거의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지내오면서
단 한번도 다툰 적이 없을 정도로 사이가 좋았답니다.
우리는 베스트 프렌드입니다!! 말 그대로 베스트.
우린 다른 데서 서로에 대해 소개할 때 서슴없이 ‘젤 친한 친구‘라고 소개합니다.
여러분들은 믿겨지지 않으시겠지만 아마 은우나 나나 부모님보다 우리끼리 같이 있던 시간이 더 많을 걸요?
우리는 태어나서부터 쭈욱~ 함께 해왔는걸요...
“연우야~~~~~~~~~~~~~~~~~~~~~~~~~~~~~~~!!!!!!!!!!!!”
“이연우~~~~~~~~~~~~~~~~~~~~~~~~~~~~~~~~~~~~~~”
어쩌면 저렇게도 반갑게 나를 맞이해주는지... 헤헤
183센티의 완벽한 키에 몸매, 내가 좋아하는 귀여운 얼굴,
거기다 패션감각은 어쩜 그렇게 죽여주는지.
또 운동은 얼마나 잘하는데요. 제가 왼만하면 남자들한테도 농구는 잘 안지거든요.
은우한테는 속수무책이랍니다. 10점을 받고 시작해도 20점짜리를 진답니다.
“야! 헉...헉...헉... 야!”
“왜? 말을 해...왜 불러놓고 헉헉 대고 말을 안해?”
“야, 바보야! 하이바 이런 거 쓰지 말고 내가 사준 거 쓰랬더니 왜 이렇게 말을 안 들어!”
은우는 나를 보자마자 혼부터 내킵니다.
“야! 니가 사준건 뽀다구가 안 나자나! 좀 이쁜 걸루 사다 줘봐.
그게 뭐냐? 무슨 퀵서비스 아저씨도 아니고!!!”
“퀵서비스 하는거 맞으면서... ”
“뭐????”
“알았어! 다음에 이쁜 걸루 사다줄게. 그럼 이거 안 쓰기다!
그리고 내가 말한 거!“
“응 여기...엥? 어디 있지? 분명 여기에 뒀는데... 어디 갔지?”
하면서 난 오토바이 좌석을 들었다 놨다 하면서 찾는 시늉을 했죠.
‘짜식... 새파랗게 질리긴...’
사실 시험기간이라고 놀아주지도 않더니...
오랜만에 전화를 해서는 레포트 쓴 걸 놓고 왔다면서 그걸 갖다달라고 하지 뭡니까!
치... 그래서 근무 중이라 안 된다고 했더니 퀵비를 주겠다는 거예요.
사실 센타 사장님 몰래 근무 중에도 가끔 퀵서비스를 하기도 하지만요.
그래서 사장님도 자릴 비웠고, 돈도 벌고, 우리 은우도 볼 겸 부리나케 달려가긴 했는데...
사실 좀 괘씸해서 놀려주려고 지금 이러고 있는 거죠.
새파랗게 질릴 대로 질린 은우에게 허리 뒷 춤에서 빳빳하게 펴진 상태 그대로의
레포트를 보여주고 혓바닥을 한번 낼름 하며 부리나케 줄행랑을 쳤습니다.
“얼레리 꼴레리, 이은우 얼굴이 스머프래요... 스머프래요... 얼레리 꼴레리~”
“너 이연우! 잡히면 죽을 줄 알아! 너 거기 안서!!!!!!!!!!!!!!!!!!!!”
한참을 술래잡기 하며 정문부터 학교 도서관까지 실갱이를 벌이는데
갑자기 멈칫 하고 놀란 은우가 옷매무새를 가다듬더니 나한테 그만 장난하고 레포트를 달라고 합니다.
근처에 한 교수님으로 보이는 할아버지 한분과 쪼금 예쁘장하게 생긴 여학생 한명이 있던데
아마 은우가 알고 있는 교수님인가 봅니다.
그래서 혹시 은우가 찍히기라도 할까봐 얌전히 레포트를 건네주고는 꿀밤 한데 얻어맞았죠.
그대신 오늘 심부름꾼 노릇을 톡톡히 해줬으니 은우 마지막 시험 마치고 나면
은우네 집에서 밤새도록 플레이스테이션을 하기로 했습니다.
우와~ 신나라! 그럼 마트알바는 하루 쉰다고 해야지!
몇 번 씩이나 운전 조심하라는 주의를 들은 나는 진짜로 운전을 조심조심 했습니다.
아~ 역시 봄은 봄이구나... 하늘도 파랗고 꽃내음도 좋고,
한적한 도로엔 나밖에 없는 듯했습니다.
정말 기분 좋은 날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오늘과 꼭 같이 이렇게 상쾌했던 그날일이 문득 생각나는 이유는 뭘까요.
이맘때도 아닌... 그날일이... 왜 갑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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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