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장 : 부모와 자식이 만났을 때.-4
금룡각의 대청을 나온 용설향과 용대성, 그리고 용철우 등이 천
룡전을 향해 가려고 서두를 때였다.
갑자기 금룡각의 담을 넘어 공격해오는 무리들이 있었다.
순식간에 사방에서 격전이 벌어졌다.
뜻밖의 상황이었지만, 용설향을 비롯한 금룡각의 수뇌들은 침착
했다. 그들의 앞으로 수십여 명의 인물들이 다가왔다.
용대성이나 용철우 그리고 팽예린과 용설향은 나타난 무리들을
보고 조금씩 표정이 굳어졌지만, 크게 놀라진 않았다.
그들의 맨 앞에는 신룡각의 각주인 용화성과 용천우가 서 있었
다.
금룡각주인 용대성의 입가에 차가운 웃음기가 번졌다.
“용화성, 네 놈이 드디어 이빨을 드러냈구나.”
용화성이 차갑게 웃었다.
“물론이다. 어차피 너 역시 이빨을 감추고 있었지 않았던가?”
“그래도 하필이면 왜 마교인가?”
용대성의 물음에 대답을 한 것은 뜻 밖에도 용설향이었다.
“아버님, 그들은 마교와 손을 잡은 것이 아니고 처음부터 마교의
핏줄이었습니다.”
용설향의 말에 용대성은 무슨 뜻이냐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
았다. 그러나 이미 그 사실을 짐작하고 있던 팽예린의 표정은 언제
나처럼 고혹적인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그것을 알고 있다니 과연 향매의 머리는 듣던 대로 뛰어나군.”
용천우가 더 이상 숨기지 않겠다는 표정으로 말하며 용설향을 바
라보았다.
그 말을 들은 용대성이 몸을 부르르 떨며 말했다.
“그랬었구나, 어쩐지 이상하게 신룡각의 식솔들만은 아버님을 닮
지 않았기에 낯설어 하였었다. 그게 이런 이유였구나. 개 같은 년,
마교의 종자와 배를 맞춘 화냥년이었구나. 그래서 신룡각의 종자들
이 모두 그 모양이었구나.”
용대성의 거침없는 욕지기였지만, 용화성이나 용천우의 안색은
변함이 없었다. 오히려 웃는다.
용화성은 당당하게 용대성을 보면서 말했다.
“세상은 그런 것이다. 그러나 어차피 우리가 이기고 나면 그것도
다 그 안으로 스며들 뿐이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한가? 너희들
은 모두 죽어 줘야할 것이다.”
용대성이 금룡도를 뽑아 들면서 말했다.
“무슨 힘으로 우리를 죽인다는 말이냐?”
“흐흐, 우리는 너희가 수하들을 천룡전에 파견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여기에 남은 무리들로 우리를 이긴다는 것은 어려울 것이
다.”
용화성의 말에 용설향이 웃으면서 말했다.
“우리가 누구를 파견했단 말이죠.”
그 말을 듣기라도 한 것처럼 사방에서 그림자들이 나타나 신룡각
의 수하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용화성의 얼굴이 붉
어졌다.
“과연 교활한 계집이군. 공격하는 척하고 우리가 나타나기를 기
다렸었군. 하지만 그래 보았자 다 소용없는 짓이다.”
“그럴지도 모르지요. 신룡각과 마교의 힘이라면 능히 그럴 수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를 전부 죽이고 나면 마교와 신
룡각도 그 힘을 크게 잃을 각오를 해야만 할 것입니다.”
용설향의 말에 용대성이 코웃음을 쳤다.
“그럴까? 그거야 두고 보면 알겠지. 모두 쳐라.”
용화성의 고함과 함께 갑자기 사방에서 백여 명 정도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그들은 인정사정없이 금룡각의 인물들을 공격하기 시작
했는데, 그들의 무공 수위는 상상 이상이었다.
용설향은 그들의 모습을 보고 안색이 약간 굳어졌다.
“일기 백팔천마대군요.”
“한 눈에 알아보다니, 과연 네년의 조막만한 머리는 쓸모가 있구
나. 알아 두어라 내가 바로 일기 천마대의 실질적인 대주였다.”
용화성의 말에 용대성이 성큼 나서며 도로 용화성을 겨누고 말했
다.
“이제 말은 그만. 네 놈의 목은 내가 쳐주마.”
용대성의 도발에 용화성의 얼굴엔 비릿한 표정이 떠올랐다.
“네가 나를 이길 수 있을까?”
“그건 두고 보면 알 일이지.”
용대성의 금룡도가 번개처럼 용화성을 찍어갔다.
갑자기 하늘에 거대한 용 한 마리가 꿈틀거리는 것처럼 보이더니
가공할 기세가 용화성의 머리를 향해 떨어진다.
금룡폭광도법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금룡폭이란 절기였다.
용대성의 금룡폭광도법은 용부의 비룡검법에 야인족의 무공을 곁
들어 만들어진 무공으로 육대형 사형룡 삼절폭으로 나뉘어져 있었
다.
그 중에서 가장 무서운 살수가 삼절폭이었고, 삼절폭의 첫 초식
이 금룡폭이었던 것이다.
용화성은 용대성의 가공할 도세를 보고 안색이 변했다.
‘이건 예상보다 더욱 지독하다.’
경시하던 마음을 감추고 자신의 최고 절기인 구음소수를 펼치며
대항하였다.
“꽝”하는 소리가 들리며 용대성과 용화성은 각각 서너 걸음씩 물
러섰다. 둘의 표정은 모두 암담해진다. 서로 상대의 실력에 놀란 것
이다.
용화성이 이죽거리며 말했다.
“대단하다. 그 동안 많이 노력한 모양이군.”
“아직 놀라긴 멀었다.”
고함과 함께 용대성의 도가 다시 한 번 용화성을 향해 찍어갔고,
용화성은 다시 용대성과 엉켜든다. 그 사이에 금룡각 전처가 이미
전쟁터로 변해 있었다.
그 중에서도 용화성과 용대성의 결투를 빼고 가장 무서운 결투라
면 용철우와 용천우의 결투였다.
두 사람은 각각 신룡각과 금룡각
의 소각주라는 것 이외에도, 성격이나 모든 면에서 대조적인 적수
였기에 한치도 양보하지 않고 맞붙어 있었다.
그리고 팽예린은 용
설향의 곁에서 그녀를 지키며 일기천마대의 맹공을 막아내고 있었
다.
그 외에 야인족의 팔대장로들이 선전을 하면서 천마대를 상대하
고 있었지만, 그 외의 금룡각 수하들은 일기 천마대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그러나 천마대의 수하들도 상당부분 고전을 하고 있는 곳
이 있다면, 바로 팔로호법들과 십대사령인 중 아홉명의 활약 때문
이었다. 이들이 아니었다면 금룡각은 순식간에 씨 몰살을 당하고
말았을 것이다.
하지만 승부의 저울추는 두 명의 여자들이 나타나면서 급격하기
기울기 시작했다.
허공에서 점 두개가 보였다. 마치 유성처럼 날아오는 두 개의 점
은 급격하게 확대되면서 팔로호법들을 향해 쏘아갔다.
마치 선녀처럼 아름대운 두 명의 중년 여자들.
팔로호법들 중 두 사람이 급하게 돌아서며 나타난 여자들 중 한
명를 협공하였다.
“파아앗.”
하는 기음이 들리면서 두 호법이 삼장이나 날아가 바닥에 쳐 박
혔다.
보지 않아도 즉사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나타난 여자들은 무자비하게 살수를 펼치기 시작했
다. 그 중 한 명의 여자는 특히나 강했다.
어느 누구도 그 여자의 일수를 견디지 못하고 죽는다.
용설향은 그녀의 정체를 한 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마교에서 저 정도로 강한 무공을 지닌 여자라면 단 한 명뿐이었
다. 구대마존 중 서열 삼위의 여자. 바로 검곡, 마수와 함께 삼존
중 한 명인 영사였다.
그리고 또 한명의 여자는 용공공의 세 번째
부인이자, 용화성의 어미인 매화검후 해금영이었다.
갑자기 치열했던 결투가 멈추었다.
용대성은 해금영를 보자 당장이라도 뛰어나가 단칼에 죽이고 싶
은 감정을 눌러야 했다. 아버지를 능멸하고 우롱한 여자를 그는 용
서할 수 없었다.
아무리 자신에게 서운했던 분이지만, 그래도 아버지는 아버지였
다. 그래서 핏줄인가? 해금영에 대한 분노를 참기 어려웠다.
이때 아주 적은 전음이 용설향과 용대성 그리고 용철우와 팽예린
에게 들려왔다.
“내가 잠시라도 이들을 막을 것이다. 지금은 이들을 이길 수 없
으니 무조건 도망해라. 살아남으려면 일단 천룡전으로 가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다. 지금 신룡각과 마교에 반하는 자들은 전부 천룡
각으로 모여들고 있으니, 그 곳으로 가서 힘을 모아라. 여기 있으면
아무도 살아남지 못한다.
사영환을 공격하러 갔던 검곡이 이곳으로
오고 있으니 그가 도착하기 전에 떠나야 한다. 그 마저 합세한다면
정말 승산이 없다. 내가 잠시 시간을 만들어주마.”
‘할머니.’
용설향은 눈물이 남는 것을 참아야 했다.
전음을 보낸 자는 그녀의 할머니이자, 용공공의 둘째 부인인 야
묘아 야시랑이었다. 야인족의 딸로 부족을 위해 용공공에게 시집을
온 여자로 아직까지 그 모습을 본 사람이 없다고 전해졌던 여자.
‘가라, 기회는 지금뿐이다.’
강한 전음과 함께 하나의 그림자가 질풍처럼 날아와 영사를 휩쓸
어갔다.
무시무시한 강기의 소용돌이에 놀란 영사기 급히 마주 공
격하였지만, 따당 하는 소리가 들리면 뒤로 서너 걸음 물러서고 말
았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일장 구척에 달하는 철편 하나가 해금영
의 목을 향해 날아갔다.
너무 빠른 순간이라 해금영은 미처 피하지 못하고 얼굴과 가슴
쪽에 큰 상처를 입고 말았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금룡각의 인물들
이 전룡전 쪽으로 몸을 날렸다.
등을 보이고 도망가는 용대성이나 용철우의 얼굴이 분통으로 일
그러져 있었지만, 지금은 그것을 따질 때가 아니었다. 용대성과 용
철우 그리고 용설향은 야시랑이 걱정스러웠지만, 그녀가 죽는다고
생각은 하지 않았다.
누구보다도 그녀의 능력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단 한시
라도 자신들이 빨리 피해야 그녀도 도망칠 수 있다는 것도 잘 알기
에 그들은 필사적이었다.
금룡각의 인물들이 도망치자 용화성과 용천우는 조금 아쉬운 표
정은 지었지만 그들을 쫒는 것에 주춤하였다.
용화성은 심하게 부상을 당한 어머니 해금영이 걱정되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때 금룡각의 인물들이 어느 정도 안전한 것을 확인
한 야시랑의 신형이 천룡전의 반대쪽으로 사라졌다.
“이년 반드시 죽인다.”
고함과 함께 해금영이 신형을 날렸고, 그 뒤를 영사가 따르며 고
함을 쳤다.
“여기는 우리에게 맡기고 모두 천룡전으로 가라.”
그녀의 고함이 터지자 신룡각의 인물들은 일제히 금룡각의 뒤를
쫓기 시작했다.
첫댓글 즐독!!!!!!!!!!!!!1
즐독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즐감
감사~~
즐감하고 갑니다.
즐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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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고 갑니다. 그리고 감사 합니다.~~~
재미 있게 읽고 갑니다
항상 건강 하고 행복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