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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유 게시판 스크랩 네덜란드,벨기에.프랑스 여행-9 (릴)
아녜스 김채경 추천 0 조회 399 16.07.22 11:15 댓글 18
게시글 본문내용

암스테르담에서  릴로....


어젯밤엔 오늘을 위해 9시경 호텔로 들어가서 일찍 잤다.

눕자마자 그대로 골아떨어져 버렸다.


암스테르담에서 프랑스 릴로 가는 기차를 타기 위해 일찍 일어나야 했다.  7시 17분 출발기차니까 조식신청은 안 했다. 집에서 햇반을 비닐을 벗기지 않고 중탕한 후 들고 왔다.  이렇게 하면 일주일은 너끈히 보관할 수가 있다고 했다. 유럽엔 우리처럼 어디나 전자렌지가 있는게 아니기에 식은밥으로 먹기 위해 들고 왔다. 


혜인이가 김 가진 것 많다고 들고 온다더니 맙소사!!

누구 입에 붙이려고 저걸 많다고 했을까? 무겁지도 부피를 많이 차지하지도 않는데 인심 좀 더 쓰지?  다 해봐야 전장 5장 되려나?  

김에다가 식은 햇반에 비행기에서 받은 벌꿀 튜브고추장을 넣고 먹으니 편의점에서 파는 삼각김밥맛이 났다. 와! 이렇게 맛있을 수가? 햇반 하나로 둘이 먹으려다 하나 더 뜯어서  든든히 먹고 룸에 있는 커피까지 마시고 집에서 들고온 홍삼농축액도 먹었더니 거창한 아침식사가 되었다. 이 날 먹은 밥이 너무 맛있어서 집에 와서도 몇 번 해먹어 봤다. 대신 멸치볶음이나 참치를 좀 넣어서.


6시가 조금 넘어 체크아웃 하고 나오니 거리가 조용하고 가끔 자전거 탄 사람들이 지나다녔다. 암스테르담에 더 머물지 못 한다는게 많이 아쉬웠다.


▲ 거창한 아침을 먹였는데도 혜인 표정이 볼 만하다.

   죽도 못 먹고, 잠도 못 자고 나온 애 같다.


암스테르담 중앙역 승차장

첫 날 자판기에서 교통권 산다고 그렇게 헤매던 암스테르담 중앙역이 이젠 낯설지가 않았다. 늘 다녔던 곳 처럼 친숙하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어떤 전광판을 봐야 하는지 두리번 거리지 않고 승차장에 무사히 도착 했다.


ㅎㅎㅎ 우리딸, 앉으면 존다.


영광의 상처


THALYS(암스테르담-릴)는 2등석(29유로)으로 예매를 했다.

좀 더 늦은 시간은 가격이 껑충 뛰었기 때문에 7시 17분 출발을 선택했는데 기차에 올라서면서 부터 난감한 상황이 발생했다. 객차 사이에 캐리어를 둘 장소가 너무 협소했다. 가방 몇 개만 넣으면 더 넣을 수 없었다. 이미 다른 사람들의 캐리어가 있어서 우리 건 어디다 두어야 할 지? 뒤따라 들어오는 사람들 때문에 빨리 캐리어를 치워줘야 하는데 좌석 앞에 놓을 공간조차도 없었다. 뒤따라 들어오는 사람이 마구 몰려들어 우선 좌석에 캐리어 2개를 얹어 놓고 사람들이 먼저 지나가게 했다.


열차가 출발하고, 캐리어는 선반 위 말고는 놓을 장소가 없었다. 역도선수처럼 번쩍 들어서 선반 위로 얹어야 하는데, 키도 작아 좌석에 올라가서 캐리어를 얹어야만 했다. 인상, 용상, 모든 자세를 다 취해도 우리가 번쩍 들 수 없는 신체적 상황이 되고 보니 둘은 땀범벅이 되고, 그나마 거창하게 먹은 아침기운은 이미 다 사라졌다.


내가 어깨가 아프니 팔을 다 뻗을 수가 없었다. 혜인인 엄만 가만히 있으라고 자기가 한다고 자꾸 뭐라고 하는데, 그럴 힘도  체격도 없으면서 자꾸 나보고 가만히 있으라고만 했다. 용상의 자세로  여엉차! 올리는데 마지막 한 뼘이 아쉬운 터였다. 모성본능으로 팔로 어깨로 막 들이밀어서 보조를 했다. 그러다 가방이 내 턱 위로 툭 떨어져 눈물이 찔끔났다. 엄마 괜찮나? 어떻해를 연발했지만 힘의 여세를 몰아서 캐리어 두 개를 선반위로 다 얹고 났더니 웃음도 나고 몸도 지쳐 나가 떨어지고 둘은 땀범벅으로 들러붙은 머리카락을 가다듬으며 떨썩 좌석에 주저앉으니 웃음이 막 났다. 턱에서 차가운 느낌이 나서 봤더니 피다. 턱이 까졌다. 그래도 우린 선반에 다 올렸다. 얼마나 장한가?


우리 앞쪽엔 아랍인으로 보이는 가족들이 있었다.  건장한 남편과 부인 튼실한 아들 둘, 귀여운 딸 , 할머니 할아버지 한팀이었다. 그 가족은 건장한 남편이 역도선수 처럼 번쩍번쩍 가방들을 다 들어서 선반 위에 올려주는 것을 보고 얼마나 부럽든지? 집에 두고 온 우리집 두 남자들이 그리웠다.


                                            

  ▲ 열차카페

이 기차는 네덜라드 벨기에를 거쳐 프랑스까지 가는 기차다. LILLE EUROPE 역엔 9시 53분에 도착한다. 약 2시간 반 걸려 두 나라 국경을 넘게 된다. 벨기에와 파리에 테러가 있어서 검표도 철저했다. 다소 무섭기도 했다.


배도 고프고 목도 마르고 해서 열차 카페에 가서 간단한 샌드위치와 커피를 마시러 갔다.

열차 몇 칸을 건너니 우리가 앉은 칸 이외 다른 칸들은 빈좌석들이 많았고, 객차 사이 캐리어 장소도 넉넉했다. 같은 2등석 칸인데 우리가 앉은 객차만 거의 만석이었다.


열차카페에서 샌드위치와 차(8유로)를 한 잔씩 시켰다.

이제야 숨 좀 돌리고 여유를 가지게 되었다.


LILLE FLANDRES 역

릴 유럽역은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영국 파리 등을 이동할 때 이용하는 국가간 이동 역이다.

릴유럽역 바로 옆에 릴 플랑드르역이 있다. 릴 플랑드르역은 프랑스 내의 이동열차가 운행이 된다.

릴 유럽역에 내리자 네덜란드풍과 다르다는 느낌이 확 왔다. 뭔가 더 복잡하고 도시적이란 느낌? 내리자마자 소매치기 조심해야지 하는 자기방어가 절로 생겼다. 그래서 릴 유럽역의 사진은 없다.

 

숙소 가는 길

숙소는 릴 유럽역에서 내려 5분 정도 걸으면 릴 플랑드르역이고, 그 앞 건널목만 건너면 우리가 예약한 호텔이다.

릴에 도착하자마자 난 엄마 치마폭 잡고 따라가는 어린애가 되고 있었다.

요즘 애들은 스마트폰으로 구글지도를 보면서 잘도 찾아간다. 길치인 혜인이 치맛자락을 잡고 쭐래쭐래 따라다닐 줄 어찌 알았던가?

체크인 시간 훨씬 전이지만 청소가 다 끝났다고 짐을 미리 넣어놓아도 된다고 해서 가방을 방에 넣어놓고 나왔다. 몸에서 짐이 분리되니 커다란 자유가 찾아왔다.


이번에 프랑스의 '릴'이란 도시를 처음 알았다.

릴은 프랑스에서 4번째 큰도시로 프랑스 북부에 있고, 벨기에 국경과 접해 있다.

파리 보다는 덜 복잡하고 우리나라 대전 같은 느낌이 들었다.


식당 메뉴판

특이해서 들고 왔는데, 이 식당은 메뉴판이 타블로이드판으로 되어 있었다.

이제부터 영어가 안 통하기 시작.알파벳이지만 전혀 알 수 없는 글자들이다.

눈치코치로 살아가야 한다. 더군다나 영어도 제대로 못 하는데 불어라니? 

내가 열심히 외워간 것은 다음 몇 문장 뿐이었다. 혜인이가 콧소리 발음을 하라고 하는데 어색하고 웃기곤 했다.

Bonjour.(안녕하세요?)

?a fait combien?(얼마에요?)

?a co?te cher.(비싸요)

Faites-moi une r?duction.(깍아주세요)


다음은 가게에 갔다 나오면서 혜인이나 가게 주인이 자주 쓰기에 나도 배워서 몇 번 써먹은 문장이다.

Au revoir (안녕히 가세요. 안녕히 계세요)




혜인이 선후배들과 같이 점심을 하기로 했다. 역 근처 사람이 많이 앉아 있는 식당을 골랐다.

점심메뉴를 고르는데 한참 걸렸다.




이 메뉴는 옆 테이블을 보고 맛있어 보여 선택한 것인데 별로였다. 오믈렛인 줄 알았는데 빵이었고 퍽퍽했다.




결론적으로 맛은 별로였음.  우리나라도 역앞엔 지나가는 사람들이 주고객이라 맛있는 집이 별로 없듯이 이 곳도 그런 곳이 아닌가 하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도 좋다.

음료로 맥주와 쥬스를 시켰는데 난 맛보지 않았지만 혜인이가 조금 맛 본 맥주는 부드럽고 맛있었다고 했다. 이후 다른 식당에서 그 맥주를 사먹어 보려고 했는데 문맹(?)인 관계로 결국 다시 맛 보지 못 했다. 쥬스를 병 채로 주는 것이 조금 당황스러웠다. 생과일쥬스일 거라 생각했는데 마트에 파는 쥬스병이 나왔다.


유심칩

혜인인 암스테르담까지만 데이터 원패스를 이용했기 때문에 점심식사 후 바로 오렌지 유심을 사서 끼웠다. 유심을 사면 나랑 테더링을 해서 쓰기로 했었는데 테더링이 안 된다고 해서 나는 데이터 원패스를 며칠 더 연장해서 사용했다. 귀국 후 데이터가  많이 남아서 다른 여행자에게 나눔기부 했다고 하던데? 이런 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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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6.07.23 05:10

    첫댓글 본죠르노!
    이제 베테랑 배낭여행자가 다 되었네요..
    그 길로 도 모녀께서 세계일주 여행으로 쭈욱 나가셔도 될 듯합니다.
    혜인아 화팅!!!!

  • 작성자 16.07.24 17:01

    현재 호미곳입니다. 세계일주! 꿈같은 희망사항이죠~

  • 16.07.24 21:17

    @아녜스 김채경 꿈이 있다면 누구나 가능해요~
    IT선두주자에
    더욱이 해인이 같은 든든한 동반자가 있으니까요 ^^
    GPS만 켜면 숙소도 다 안내를 해주는 편리한 세상이니 무엇인들 못하겠소이까?
    찰라가 다닐 때는 정말 지도들고 헤매기 일쑤였지요.
    ㅎㅎ 그래도 열정과 용기만 있으면 누구나 갈 수 있어요^^

  • 작성자 16.07.25 11:59

    @찰라 최오균 응원해주시니 막 그래도 되려나? 그럴까? 그런 용기가 스물스물....

  • 16.07.23 06:29

    에고~ 요즘 젊은 애들 같이 다니면 디지털 여행이 되더만요... 쫄래쫄래 따라만 다니면 되고...
    지난 번 호주 Agnes Waters 갈 때 아들래미 데리고 다녀와서 테더링, 유심칩 등 이해할 수 있습니다요.

    우리끼리 갈 때는 데이터도 막고 가니 호텔 와이파이 될 때 구글 지도로 예습하고 나가요^^
    아직도 어딜 가면 지도 얻어 가지고 다니는 아날로그 여행이 되지요^^

    울남편 지도 없으면 불안하대나요^^

    음식 사진도 아주 잘 나오고... 두 분 여행 함께 합니다!!!

  • 작성자 16.07.24 17:05

    호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친구들 중 전 it선두주자입니다. 좀 전엔 gps켠 채로 다니면 우리가 찍은 사진으로 우리 여정을 다 볼 수 있는것 배웠어요. 세상이 뜀박질에 이젠 날아다니려고 해요. 허겁지겁 배우며 따라다녀요.

    스티커
  • 16.07.24 17:38

    @아녜스 김채경 그럴라면 데이터 차단하면 안되겠죠?
    로밍해가야 가능하죠?

  • 작성자 16.07.25 12:04

    @신나아줌마 gps는 데이터랑 상관없는걸로 알고 있는데 확신은 없어요. 전 카드결재 문자 등도 받아야 하고, 폰번호가 바뀌고 하는 것이 복잡해서 장기간도 아닌데 싶어 일일 9,900원 주고 데이터 프리를 사용했어요. 우선 3일 신청하고 현지에 와이파이가 원활한 곳은 그냥 있고, 아닌 곳은 거기서 무료통화로 신청해서 다시 사용하고 그때그때 결정했어요. 비행기 이동시간 등은 굳이 할 필요가 없으니 시간계산만 잘 하시면 큰 돈은 안 들어요. 장기간이라면 현지유심이 필요하겠죠?

  • 16.07.25 13:29

    @아녜스 김채경 일일 9900원 데이터 프리는 한국에서, 아니면 해외에서 구입했나요?

  • 작성자 16.07.25 13:35

    @찰라 최오균 한국에서 우선 3일간 한정 해서 신청하고 현지 가서 며칠 있다가 필요할 때 다시 신청 했어요. 이때, 무료통화 가능합니다. 24시간 어느때나.

  • 16.07.25 14:16

    @신나아줌마 65세 이상은 반값이라고 하던데~

  • 16.07.25 19:16

    @신나아줌마 ㅎㅎ 신나네요~ 정말인가요?

  • 16.07.25 19:20

    @찰라 최오균 5,000 원, 뭔가 조건은 있었던 거 같았는데 통신사에 물어보셔요!

  • 16.07.24 15:58

    저희도 젊은이들에게서 배우면서 여행합니다.
    아나로그식 여행이 좋을 때도 있지만 흐름을 모른척 할 순 없지요. 저흰 중늙은이(?) 둘이서의 여행이라 늘 좌충우돌 이랍니다. ㅎㅎ

  • 작성자 16.07.24 17:07

    오랜마닙니다 산하님. 안그래도 예전엔 전화통화로 가르쳐 준 길 지도보며 어떻게 다 찾아다녔나 신기하다고 했어요. 요즘은 네비게이션 없으면 어디 가지도 못 하는 바보가 된 거 같아요

  • 16.07.25 13:27

    어이구 산하님, 중 늙으니라니요.
    요즈음 청춘은 칠십부터래요 ㅋㅋ
    경로당 가면 칠자는 어르신들 시중들기 바쁘답니다.
    살아 있는 한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지요ㅎㅎ

  • 16.07.25 19:31

    @찰라 최오균 표현이 좀 과했나요? 죄송합니다~^^
    나이들어 여행하려니 정보수집력도 떨어지고...
    살아있는 한 오늘이 지금이 가장 젊은 날이 맞네요. 생각을 젊게 하고 살아야 하나봐요.

  • 17.01.29 23:55

    음식 시켜놓고 입맛에 안맞을 때 비로소 외국나온 느낌이 드는게 아닐까요
    용감한 모녀의 여행기 재미있기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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