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안영민
출간일 2025년 3월 17일│쪽수 496쪽│판형 145*200 | 값 22,000원
ISBN 978-89-7746-875-7 (03300)
분야 인문사회 > 사회 일반; 주제어통일운동; 남민전; 인혁당; 수학자; 민족해방투쟁
☐ 책 소개
= 아직도 끝나지 않은, 자주·민주·통일의 길
= 부자 관계를 넘어 동지 관계로 승화된 두 사람의 이야기
통일운동가이자 수학자인 ‘남민전’ 무기수, 고 안재구 교수의 평전이다. 저자가 2024년 1월부터 매주 통일뉴스에 ‘아버지 안재구’란 제목으로 1년간 연재한 글을 묶었다. 아들이자 통일운동의 동지로서, 또 후배 전사로서 지켜본 아버지의 삶과 투쟁을 기록했다.
책은 안재구 교수가 자신의 소년기와 청년기를 담아 2013년 펴낸 회고록 《끝나지 않은 길》 이후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저자는 치매로 기억을 점점 잃어가던 아버지와 힘겨운 구술작업을 계속하여 방대한 원고를 완성했다. 80여 년 격동의 현대사 가운데 역사의 전환점이 되었던 사건들을 생생한 증언과 함께 입체적으로 되살려냈다. 저자는 엄혹한 시절 변혁운동에 투신한 이들, 또 그 가족들이 겪은 고뇌와 고초까지 절제된 필치로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아픈 가족사와 민족사, 미시사와 거시사가 맞물리며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한 편의 압축 현대사다.
☐ 저자 소개
안영민
아버지 안재구와 어머니 장수향의 2남 2녀 중 막내로 대구에서 태어났다. 1976년 2월 아버지가 경북대 수학과에서 ‘국가관 미확립’ ‘학생운동에 동정적’이라는 이유로 교수 재임용에서 탈락된 뒤, 1977년 여름에 가족이 서울로 이사했다. 1979년 10월 ‘남민전’ 사건이 터질 때 초등학교 5학년이었다. ‘간첩 자식’이라는 냉대와 무기수로 감옥에 있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속에 청소년기를 보냈다. 1987년 3월 아버지처럼 수학자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경북대 수학과에 입학했지만, 그해 6월항쟁을 겪으면서 수학 공부와 학생운동 사이에서 방황을 시작했다. 민중들의 거센 투쟁으로 1988년 12월에 양심수 석방이 이루어지고, 아버지도 대구교도소에서 석방됐다. 이 과정에서 학생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로 결심하고, 1991년 경북대 총학생회장과 대경총련 의장, 전대협 중앙위원으로 활동했다. 이 때문에 3년간 수배 생활을 하다 김영삼 정부의 수배 해제 조치로 1994년 3월에 복학했다. 하지만 그해 6월에 터진 ‘구국전위’ 사건으로 아버지와 함께 구속됐다. 1996년 10월 석방된 뒤 1998년 〈말〉지에 입사해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2000년 6.15 공동선언으로 남북화해 국면이 열리자 2001년 ‘남북이 함께하는 통일언론’을 표방하며 창간된 〈민족21〉에 참여했다. 북을 10여 차례 방문하고 편집국장과 대표이사를 맡아 왕성하게 활동했다. 2011년 7월 〈민족21〉 사건으로 국정원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국정원은 안재구, 안영민의 ‘부자 간첩단 사건’을 기획했지만 실패로 끝났다. 2018년 7월에 집행유예로 7년간의 재판이 최종 마무리됐다. 2020년 7월 8일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다시 사회운동에 복귀했고, 현재 사단법인 평화의길 이사장, 전대협동우회 회장, 경북대 민주동문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말〉지와 〈민족21〉의 기자로 일하면서 쓴 책으로 《아버지, 당신은 산입니다》, 《행동하는 양심》, 《행복한 통일 이야기》가 있다.
☐ 저자의 말
2024년 1월부터 1년간 매주 통일뉴스에 ‘아버지 안재구’란 제목으로 연재한 글을 묶어 책으로 내게 됐습니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신 지 5년 만입니다. 아버지를 곁에서 병간호하며 나눈 이야기들을 조금씩 메모해 온 시간으로 보자면 근 10년이 걸렸습니다.
이 책은 아버지에 대한 저의 회상기일 수도 있고, 간병기일 수도, 사부곡일 수도 있습니다. 곁에서 본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 점점 희미해지는 기억 속에서도 끝까지 놓지 않으려 했던 생의 순간들…. 할아버지 안병희와 밀양의 할배 할매들과 벗들, 학문의 스승인 박정기 교수님과 경북대 수학과, 평생의 혁명동지 이재문과 여정남, 그리고 생의 마지막까지 사랑하고 고마워했던 아내 장수향과 잊지 못할 아우 안용웅…. 아버지와 그분들의 이야기를 정리하면서 제 마음속에 자리 잡은 늘 푸르른 산과 같은 아버지의 존재를 다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식민과 해방, 전쟁과 분단, 그리고 청춘과 학문, 민주와 통일의 현대사가 오롯이 담긴 아버지의 생애를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담아내자니 부족한 게 많습니다. 아버지의 올곧은 한생은 제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도 거대한 산맥과 같았고, 변혁적 삶은 제가 표현하기에는 너무나도 파란만장하고 장엄했습니다. 그렇지만 누가 대신 정리해 줄 수는 없기에 때로는 동지로서 아버지의 사상과 실천에 몰두했고, 때로는 아들로서 아버지가 걸어온 삶의 길 속으로 몰입해 들어갔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아들이자 동지로서 지켜본 ‘안재구’의 특별한 평전이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