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대한민국축구의힘!K-league(k리그) 원문보기 글쓴이: K리그 지식in
풋볼리즘] 축구, 히스토리가 경쟁력이다 | |||
축구전문가 박문성 | 기사입력 2007-11-26 12:48 | |||
“우리의 히스토리가 경쟁력이자 상품입니다.” 장부다 서울유나이티드 이사가 후원사를 만나 꺼내는 첫 마디다. 무형의 역사를 진열대에 올려놓으니 봉이 김선달이 뒤로 넘어갈 일이다.
프로축구연맹이 올 초 K리그 중장기 발전 계획을 마련하기 위해 ‘비전 프로젝트 K’라는 이름의 태스크포스(Task Force)팀을 꾸리며 미래 경쟁력의 핵심 의제로 ‘스토리가 있는 콘텐츠의 마련’을 꼽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쁨이든 슬픔이든 감동적 스토리가 빠진 콘텐츠는 공허하다.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자라는 프로스포츠는 더할 수밖에 없다. 세계적 명문클럽의 히스토리가 다르지 않다. 밤새 이야기해도 끝나지 않는 ‘네버 엔딩 스토리’가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스토리가 있는 콘텐츠 서울유나이티드가 K3리그 원년 챔피언에 올랐다. 3부 리그를 지향하는 K3는 한국프로축구 디비전 시스템 토대 마련과 지역 밀착형 구단 설립, 저변 확대를 목표로 올 해 출범했다. 비록 시범리그였지만 10팀이 참가해 열띤 경합을 펼치며 한국축구 디비전 시스템 구축의 가능성을 비쳤다. 때문에 정상에 오른 서울유나이티드만이 아닌 화성신우전자, 용인시민축구단, 창원유나이티드, 천안FC, 전주EM코리아, 양주시민축구단, 아산FC, 대구한국파워트레인, 은평청구성심병원 전체가 박수 받기에 부족하지 않았다. 모두가 주인공인 2007 K3리그였다. 서울유나이티드가 주목받는 건 비단 초대 챔프라는 성적 때문은 아니다. 팬들이 공유하고 만들어나가는 히스토리의 존재가 서울유나이티드를 바라보게 한다. 1994년 탄생한 영서클럽의 후신인 진서울FC와 굿프렌즈가 모여 선수단을 구성했다. 2001년 4월 서울 연고 클럽의 출범을 바라며 뜻을 뭉친 서울시민구단 서포터 모임이 든든한 후원자로 나섰다. 부상과 실패 등으로 중도에 축구를 그만 둬야 했던 선수들이 모였다. 회사원, 보험회사 영업사원, 축구팀 지도자 등 다양한 직업을 생계로 하지만 둥근 공을 향한 미련마저 버릴 수는 없었다. 다시 모여 공을 찰 수 있다는 사실이 행복했다. 서울시민구단 서포터들 또한 숱한 시행착오 끝에 결성한 서울유나이티드인지라 열정이 대단했다. 구단 히스토리의 주체는 선수이지만 완성은 팬들의 몫이라는 필드의 공식을 구현한 과정이었다.
팬들이 원하는 건 밤새워 이야기할 ‘우리 팀’의 감동적 추억과 자랑거리다. ⓒ조인천 서포터의 숫자가 K리그 웬만한 구단을 능가한다. 철저한 유료 관중제로 프로스포츠의 근간을 지킨다. 구단 목표를 우승에 두지 않는다. 시민참여 구단을 지향하며 지배와 수익구조의 선순환 흐름 마련을 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있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성공과 실패를 재단하기 어렵다. 중요한 건 도전과 열정이다. 결과를 떠나 의미 있는 실험으로 기억될 것이라는 점이다. 내년 K3리그 참가 예정인 부천FC 1955의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가 다르지 않다. 가슴 시린 기억을 안고 있지만 어찌 보면 히스토리라는 자산과 도전이라는 열정을 안고 출발하는 셈이다. ‘스토리가 있는 콘텐츠’로 보자면 K리그와 내셔널리그의 성적 우선 흐름이 아쉽다. 클럽마다의 목표가 거개 성적, 우승 혹은 승격에만 맞춰진 듯하다. 구단의 현실과 사정은 다른데 목표는 같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콘텐츠에 비해 스토리가 미흡하다. 우열을 가려야 하는 리그에서 성적에 신경을 쓰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중장기적인 구단 운영 전략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우리 팀’의 감동적 추억과 자랑 재미 또는 감동이 성적에 좌우되는 것만은 아니다. 구단의 진정성을 팬들과 소통할 수 있다면 재미와 감동의 스토리 마련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팀을 어떠한 주제와 방향으로 이끌어가며 팬들과 어떻게 호흡할 것인가라는 큰 틀에서의 고민이 필요하다. 팬들이 원하는 건 밤새워 이야기할 ‘우리 팀’의 감동적 추억과 자랑거리다. 구단마다의 특색 있는 스토리라인이 필요한 K리그다. 2009년 8월쯤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첫 코스닥 상장을 꿈꾸는 인천유나이티드의 행보가 눈길을 끄는 건 이 때문이다. 서울유나이티드의 초대 챔피언 등극 축하연에서 단장, 감독, 선수, 서포터 누구할거 없이 히스토리의 주인공들이 한 데 모여 우승 축배를 들어 올리며 지난 10년의 추억을 이야기하고 또 앞으로의 미래를 약속하는 모습에서 단상의 조각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났다.
|
첫댓글 서유랑 부천 FC 1995 둘 다 잘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