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슨포드는 1994년부터 스티븐 스필버그를 졸라 ‘인디아나 존스’ 속편을 만들자고 주장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영화 인생을 통틀어 세 차례나 두 편 이상 이어지는 시리즈의 주인공을 맡았다.
첫번째가 ‘스타워즈’ 후반 3부작의 핸 솔로 역이고, 두 번째는 인디아나 존스다. 세 번째가 톰 클랜시의 소설을 영화화한 ‘패트리어트 게임’과 ‘긴급 명령’에 나온 잭 라이언 역이다.해리슨 포드는 인디아나 존스 역에 남다른 애정을 쏟았다. 한 인터뷰에서 ‘핸 솔로 역을 다시 맡는다면?’이란 질문을 받았을 때 “절대로 안 한다”고 말했지만, ‘존스 역이라면?’이란 질문에는 “당장이라도(in a New York Minute)”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왜그랬을까. 그의 배우 역정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1942년 위스콘신주에서 태어난 해리슨 포드는 정말이지 할리우드 톱스타가 될 거라고는 상상이 안 되던 소년이었다. 고교 성적은 전 과목 C 이하. 스포츠 특기도 없었다. 1964년 성우 일을 해 보겠다고 LA로 왔다. 어쩌다 보니 영화도 몇 편 찍었다.
하지만그걸로는 입에 풀칠을 할 수가 없어 취미였던 목공 일을 부업으로 했다. 솜씨가 괜찮았는지 제법 찾는 사람이 많았는데 어느 날 조지 루커스의 옷장을 만들어 주다가 영화 ‘아메리칸 그래피티’에 캐스팅됐다. 루커스와의 첫 인연이다.
하지만루커스에게 아직 그는 ‘시간 많은 배우 지망생 목수’ 이상은 아니었다. ‘스타워즈’ 구상 중에 해리슨 포드를 불러다 오디션 배우들에게 대사를 읽어 주는 일을 시킨 걸 보면 말이다.
그러던루커스에게 친구 스티븐 스필버그가 “차라리 저 친구를 쓰자”고 권했고, 제작비 절감에 골몰하던 루커스는 그에게 덜컥 핸 솔로 역을 맡겼다. 포드가 ‘지옥의 묵시록’에 단역으로 나온 것도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의 사무실을 수리해 준 인연 때문이었다니, 이런 영화 같은 일이 또 있을까.
핸솔로 역으로 만 35세에 늦깎이 스타가 됐지만 해리슨 포드가 이 역할에 느낀 애정은 ‘스타워즈’ 시리즈 종결과 함께 끝났다. 그는 에피소드 6인 ‘제다이의 귀환’ 때 루커스에게 “차라리 여기서 핸 솔로를 죽이는 게 어떠냐”고 귄유하기까지 했다.
하지만인디아나 존스는 달랐다. 이 역할은 그에게 ‘살아 있는 영웅’의 자리를 부여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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