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석면철거완료 모니터링이 있어요..." 한 동안 잊고 있었던 일이 떠오른다. 뒤돌아 보면 특별한 일도 아니건만 하루 하루가 쌓여 기억에서 멀어진다. "늦었네요...학사일정이 있을텐데..." "그 만큼 석면철거공사가 쉽지 않다는 말일 겁니다..."
운천고 문을 열었다. "자꾸 들락 날락하면 먼지 묻어요..." 새로 지은 아파트 입주날 들을것 같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안녕하세요...모니터링 왔습니다." "카메라...사진이 무섭더라구요..." "...??" "구석 구석 청소를 했지만 콘크리트 조각이 계속 떨어집니다... 게다가 페인트 자국에 얼마나 놀랐던지..."
철거가 일단락 되는 시점이기에 작업의 고충, 지금까지 긴장된 표정이 조금씩 펴진다. "내가 너의 이름을 불러주었을때... 넌 내게 꽃이 되었다..." 학창시절 공부라며 들었던 싯구가 오버랩된다. "교장 선생님께서 물티슈로 닦는데...깜짝 놀랐습니다." "면장갑으로 바닥을 밀거라고 생각도 못했어요..."
"소방배관 위에는 청소가 안되어 있네요..." "그곳은 만지기가 곤란한 곳이라... 청소하라 지시 하겠습니다..." "인테리어된 곳 밑부분을 뜯어내라 했습니다... 물론 나중에 추가 비용이 들겠지만, 오해는 없어야 할것 같아서..." "밑부분도 청소했나 봐요?" "예 카메라로 촬영하면서 혹시나 숨겨진 조각이 있나 살펴봤습니다..."
운천고 건물은 겉보기와는 달리 내부 공간이 상당히 컸다. 단순히 학생들 공부만이 아니라 각종 생활편의 시설이 들어와 있기 때문이다. "여기가 도서관이데... 주의해서 살펴 보세요..." "인테리어된 부분이 많아서 청소하기가 곤란했습니다..." 사다리에 오르고 핸드폰 라이트를 비춰가며 매의 눈으로 본다. "고생하셨네요..." 드디어 서로의 얼굴에서 웃음꽃이 핀다.
"엄지 손가락을 드시고...기념촬영 하겠습니다..." 겨울방학기간 2곳의 학교가 석면철거 점검 모니터링을 했다. "피할 수 없었기에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그러나 모니터링단과 함께 점검하면서 학부모와 학생이 신뢰하는 보다 안전한 학교로 탈바꿈되었다는 것에 너무나 뿌듯합니다. 그 동안 석면교체공사가 제대로 진행되도록 노력해 주신 오산환경운동연합과 학부모 모니터링단, 공사 관계자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첫댓글 꼼꼼히 점검해 주세요^^ 제 딸아이가 다니는 학교라...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