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위에서 흔한 것이 신문이다.
나는 어릴 적 배달되는 신문을 기다렸다. 우편배달부가 전해준 신문을 받아 보면 잉크냄새가 났다.
아침 일찍 출근해 석유가 가득 찬 고무기름통을 수령해 사무실 난로주입구에 넣다가 석유를 흘리곤 했다. 사무실 바닥에 신문지 한 장 깔아 놓으면 흘린 기름을 흡수하였다.
어머니는 명절날과 제사를 지내고 나면 분주해지신다. 나에게 줄 제사 음식을 비닐봉지에다 담고는 음식물이 새어나면 국물이 스며들게 비닐봉지 속에 신문을 고부라져 넣었다. 나는 집에서 비닐봉지 바닥에 깔려있는 신문 한 장을 볼 때 마다 어머니가 위대해 보였다.
형사들은 범인을 추적하다가 다방 구석에 앉아 얼굴을 신문지 한 장으로 가려 범인의 눈을 피했다.
신문 한 장은 공신력을 갖게 된다. 1979년 어느 생사업체는 중동회사와 견직물 합자회사를 거짓으로 설립했다. 신문에 아랍인가짜 사진을 신문에 실려 많은 투자자들이 믿고 자금을 투자했다가 수십억원 손실을 보았다.
나는 아파트 야외에 차를 주차한다. 날씨가 추워 저녁에 신문 한 장을 차량앞 유리에 놓았었다. 아침 출근길에 보니 신문지 한 장이 추위를 감싸고 있어 어려움 없이 출근하였다.
신문 1면 한 장에 게재된 참혹한 참사는 우리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김연아 선수가 역경을 이겨내고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고 태극기가 올라가는 장면이 신문기사 1면 사진 한 장에 나왔을 적에는 감동을 받는다.
내가 근무하는 사무실에서 신문 한 장 한 장을 넘기다 낯이 익은 얼굴과 사진이 보여 축하해 주었다. 삼성재단에서 효행수상자에게 상금으로 5000만원을 주는 삼성행복대상을 받았다는 기사였다. 중풍으로 누워있는 시어머니를 10년 이상 잘 보살펴 받는 효행 상이었다. 상장과 시상금을 받고나서 1주일 지난 후 그녀의 시어머니는 하늘나라로 가셨다. 그녀의 시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에 수상했다면 더 슬펐을 것이다.
나는 요즈음 읽지도 않고 버려지는 신문이 아까워 퇴근길에 1부를 집으로 가져간다. 처음에는 신문내용이 잘 들어오지 않았다.
정년퇴임하고 3년 쉬다가 취업모집 신문기사를 읽고 용기를 내서 재취업해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도 있다.
신문 한 장은 우리에게 일상생활을 하는 동안 새로운 정보를 주는 매체이다. 상큼한 신문지가 구겨지고 쓸모가 없어 신문지로 용도폐기 되어 밖으로 내몰린다. 밖으로 나온 신문 한 장은 다시 종이로 재생할 날을 꿈꾼다.
고종 20년(1883년)한성순보(漢城旬報)가 발간되었다. 신문의 역사도 134년이 지났다. 시대가 시시각각으로 많이 변했다. 신문도 시대의 변화에 유유자적하면서 변화에 적응하며 기류에 따라 생존을 유지해왔다.
작달비 맞으며 도로변에 펄럭이는 신문지보면 어릴 적 추운겨울이 생각난다.
나는 싸락싸락 내리는 눈을 맞으며 이웃마을 거츤벌난벌에서 우편배달부가 자전거를 타고 배달하는 신문을 집 밖에서 웅수리고 기다리곤 했었다.
#신문#정보#우편배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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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신문에 대한 단상
공감하고 갑니다
신문지 단상을
줄여서 쓴 글입니다
신문에서 글을 읽어 보고
동감한다고들 하네요
저도 공감합니다
출석부에
글 올려주시어
잘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류. 신문을 기다리던 시절도 옛날이구먼유. 같은 신문인데 옛날의 신문이 아닌....신문지 이야기!
대전일보
한밭춘추 글을
많이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