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에서 와서 잠이 오지 않아 비몽사몽으로 밤을 보내고 04:40 일어나 대충 챙기고 놀러 갔다가 내일 올 것이라고 말하고 05:00 집을 나온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잘 갔다가 오라고 하였다. 이른 시간이라 버스정거장안내전광판에 95번은 뜨지 않는다. 마음이 급해져 택시로 원종사거
리에 오고 50번을 타고 방화중학교에 와서 내리고 걸어서
개화역으로 가본다. 06:00다. 너무 일찍 왔는지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개화역으로 들어가 이것 저것 둘러보는데 성호가 빨리 내려 오라고 성화전화를 해왔다. 버스
두대가 도착해 있고 버스에는 앉아 있는 동창들이 보인다. 버스에 올라가 오랜만에 보는 동창들과 뻘쯤하게
인사하고 뒷자리에 않는다. 날은 훤해졌다.금선이 오고
마지막으로 중찬이가 와서 06:35 버스는 개화역을 출발
하였다. 참석자는 남자 10명, 여자 11명이고 출신초등학교는 서암7명, 마송 6명, 월곶, 대곶 각 3명. 하성, 금성 각 1명이다.버스는 이예스관광으로 25인승이다. 좌석은 널찍하고 펀안하였다. 가이드는 김과장이라 소개하고 일정과 주의사항들을 이야기하고 시루떡 한조각과 물한병을 나눠 주었다. 차안에서는 음식물 섭취도 가무도 떠드는 것도 금지다. 좀 살벌한 분위기다 .간신히 마이크를 얻어 YS회장이 인사하고 또 몇사람 인사하고 나도 인사를 하였다. 협찬한 친구들도 알려준다. 종숙친구 초콜렛
봉다리, 중찬 친구 100,000원 동금친구 150,000원
금선친구 저녁식사 제공 등이다. 동금친구와 앉아 가는데 됫좌석으로 오라고 하여 갔더니 커피잔에 술을 따라준다. 40도 보드카다. 한컵 들이켰더니 세상이 밝아진다. 올림픽도로를 지나고
경부고속도로를 달리다 휴게소에서 잠깐 쉬고 또 달려
통영에 도착한다. 모두 심심해져 가이드에게 부탁해
노래를 틀어보기도 하였다.
11:50 거제도에 도착하여 어느 식당으로 들어가 멍게
비빔밥을 먹어본다. 음식에서는 바다냄새가 난다.
13:00 매미섬으로 들어가 바닷가를 구경한다. 날씨도
경치도 꽤나 좋다. 모두 모여 단체기념촬영을 하고
저도로 가본다. 대통령들의 별장이 있고 군사시설도
있고 모래사장도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곳 모래사장
에서 찍은 사진을 본 기억이 있다.인생무상이다.
저도관광을 끝내고 횟집으로 들어간다. 코로나거리두기와는 상관없이 좌석이 꽉 차 있다.. 주류들만 따로 앉아
소주 맥주를 마셔본다. 우리와 개화역에서 같이 출발한
대성여행사 여자가이드가 술에 취해 화끈하게 왔다갔다 한다.
상준은 마시고 싶은 술도 제대로 마시지 못하고 신세가
처량해 있다. 늦은 연세들이라 술을 마시는 사람들도
많지 않고 많이 마시지도 않는다. 음식점을 나와 호젓한
길가에 있는 호텔로 온다. 나는 성호와 같이 505호를
배정받는다. 호텔은 오랜만이라 낮설다. 제주도에서
갖고 온 신례명주를 꺼내놓고 이성호 배상으로 하여
505호에 모여보자고 카톡을 보냈다. 누군가는 맥주도
가져오고 삶은 밤도 잔뜩 가져왔다. 누군가는 술을 마시고 누군가는 떠들기도 하다가 조용해졌다.
사방이 조용해지고 길었던 하루도 끝났다.
둘째날
04:50 알람소리에 잠에서 깬다. 정신이 몽롱하다. 바쁘게 호텔을 나와 버스를 타고 이동해 음식점으로 가서 미역국을 먹는다. 국물맛이 좋다. 미역국은 출산을 하면 먹었다. 매물도 승선장으로 가서 탑승권을 받는데 강윤희는 성별이 여자로 표기되어 있다. 지금 우리들 나이는 남자도 여자도 아닌 중간정도다. 신분증을 확인하고 배에 오른다. 배를 타고 가면서 보는 바다풍경이 그럴듯 하다. 매물도에 도착해 가이드 설명을 대충 듣고 산행파와
나머지파로 나누고 산행파는 가이드를 따라 산으로
올라간다. 꽤나 이른 시간이다. 산행파는 혁재, 상준, 강윤희 중찬, 경순. 그리고 나 6명이다. 중찬은 중간에서
내려가고 장군봉에 올라 2인1봉다리 충무김밥을 먹어
본다. 아무맛도 없는 맹탕김밥은 처음 먹어본다. 이 맛이
충무김밥의 본래 맛인지는 알지 못한다. 가이드 김과장은 따라오다가 더는 보이지 않는다. 대성 여행사 아줌마들도 따라와 김밥을 먹는다. 아줌마들도 맛이 맹탕이라고 한다. 충무김밥으로 원기를 회복하고 하산을 시작한다. 등산화를 신지 않아 돌길이 미끄럽다. 길옆에는 칡덩굴이 무성하다. 꽃들도 피어 들국화가 맞느니 구절초가 맞느니 한다. 앞에 보이는 조그만 섬에도 집들이 보인다. 사람들이 살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길따라 갈 수
있는데까지 갔다가 선착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길을 따라간다. 선착장이 두개라 어느 선착장으로 내려 가야 하는지 아는 사람이 없다. 뒤따라오던 강윤희는 보이지 않는다. 몇시까지 선착장에 내려가야 하는지 아는
사람이 없어 모두들 느긋하다. 선착장을 내려다보며
동네뒷길을 가는데 갑자기 여기저기서 빨리 내려오라고 성화전화다. 마음이 급해져 언덕길을 내려 가는데
막혀 있다. 갔던길을 되돌아와 내려가는데 또 막혔다.
선착장에 도착한 배는 사람들을 태우고 소매물도로 떠나 버린다. 간신히 모노레일길을 따라 선착장으로 내려온다. 배는 바다위에 길다란 항적을 남겨놓고 가버렸다.
모든 것이 끝나고 아주 조그만 어촌마을은 조용해졌다.
소매물도에 가는 배는 14:00 선착장에 올 것이라 한다.
시간이 많이 남아 낙오자들 혁재 상준 경순은 어부마을
식당으로 올라가서 해물탕에 알밤막걸리를 마셔본다.
막걸리 맛이 시원하지가 않다. 해물탕도 홍합 몇개만
넣고 성의없이 끓인 날탕이다. 막걸리도 떨어져 좋은데이 소주로 몸의 알콜농도를 높인다. 뜨내기 손님이라
생각하고 아주 불친절하다. 카드결재기도 없는지 있어도 안하는지 현금으로 음식값을 내고 기분이 안 좋아져
식당을 나온다.14:10 여객선이 기적소리를 내고 선착장
으로 들어온다. 행선지가 소매물도인지를 획인하고
배에 올라 객실로 들어가 조용히 앉는다. 조금 지나
배는 소매물도 선착장에 도착한다. 오래전에 나루산악회 동문들과 와서 봤던 계단길이 보인다. 나는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경순은 또렷하다. 대단한 기억력이다.
사람들이 배로 들어오고 소매물도에 와 있던 동창들도
들어온다. 모두 아랫층 노래방으로 내려가 자리를 잡고
앉는다. 앞에는 제법 넓직한 무대가 만들어져 있다.
누군가는 노래를 부르고 나도 맨정신에 김포로 가는 길을 불렀다. 뻘쯤하였다. 노래 부르는 사람들이 없을 때쯤
배는 선착장에 도착하여 모두 배에서 내려 건어물가게로 들어갔다. 기념품을 사들고 가도 왜 사왔냐는 소리를
들을 것 같아 아무것도 사지 않았다. 건어물 구입이
끝나고 16:30 모두 차에 올라 김포로 가는 길을 달렸다. 금산 휴게소에서 쉬고 죽전휴게소에서 순두부를
먹고 21:30 개화역에 도착하였다. 집사람이 어디냐고 전화를 해왔다. 개회역이라 하였다. 먼길을 다녀온 동창들과 아쉽게 헤어지고
중찬네 차로 집앞까지 와서 고맙다고 인사하고 차에서
내려 집으로 올라갔다.
에필로그
코로나로 답답한 세상이다. 오랜만에 동창들과 가본
관광이다. 동창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소식도
들어봤다. 쉽지 않은 여행을 위해 수고해준
YS회장님. 성호, 동금, 혜숙, 점옥 친구 그리고
무탈하게 1박2일 함께 해준 친구들에게 고마음을
전한다. 내후년에 다시 모여 해외여행을 갈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2021.10.26 이용익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