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저 바라 보다가] 14
씬/1 지수 방 화장대 앞 (낮)
지수가 화장대 앞에 강모 반지가 걸린 목걸이를 푼다. 목걸이 줄에서 반지를 또로록 손에 떨어뜨린다.
마음을 정리한 얼굴로 반지를 본다.
씬/2 대학교 강의실 - 책상이 고정되어 있는 곳 (낮)
햇빛 가득한 대 강의실. 문이 열리고, 지수가 들어온다. 빈 강의실에 지수의 구두 소리가 울린다.
추억 속의 자리에 가서 책상을 본다. 빛바랜 글씨로, ‘김강모 법학과 99’라고 씌여져 있다. 회상에 잠긴다.
(7년 전, 회상 인서트)
빈 강의실, 21살의 지수가 그 책상에 앉아 있다. 교양서적을 뒤적이고 있다.
순수한 느낌의 23살 강모(캐주얼 차림)가 지수에게 다가온다.
강모 : 음.. 저기요?
지수 : 네? (강모를 올려다본다)
강모 : 여기, 제 자린데요?
지수 : (의아한) 자리가 정해져 있나요? 먼저 오는 대로 앉는 거 아닌가?
강모 : 1학년이죠? 그래서 잘 모르는 구나. 이 책상은 제 책상이에요.
지수 : (어이없다는 듯 쳐다본다)
강모 : (매직 사인펜을 꺼내 ‘김강모’라고 쓰면서) 이름도 씌여 있구요.. (‘법학과’라고 쓰면서) 학과도 써 있고..
(‘99’라고 쓰면서) 학번까지 써 있잖아요.
지수 : (기가 막혀) 지금 쓰셨잖아요.
강모 : (막무가내로) 1학년이라서 잘 모르나 본데, 다음부터 이 자리에 앉고 싶으면, (책상을 톡톡 치며) 법학과 과사무실로 와서,
(‘김강모’ 이름을 톡톡 치며) 이 사람한테 허락을 받으세요. 알았죠?
지수 :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강모 : (우기는) 1학년이라 정말 모르나 본데, 오늘은 봐 줄 테니까 그냥 이 자리에 앉고 대신,
(‘김강모’이름을 톡톡 치며) 이 사람한테 커피 한 잔 사요. (하고 지수와 조금 떨어진 곳으로 가서 앉는다)
지수 : (기가 막혀 강모를 쳐다본다)
강모 : (모르는 척, 교양서적을 뒤적인다)
지수 : (담담한 얼굴로 책상을 내려다본다)
강모 : (뒷문이 열리고, 들어온다) ... (방금 전 지수가 서 있던 자리에 지수는 없다) ...
(그 자리에 선 채, 책상에 놓인 반지와 편지를 본다)
씬/3 대학교 교정 (낮)
지수 : (덤덤한 얼굴로, 걸어간다, OFF) 처음에.. 강모씨 만나는 거, 엄마는 싫어하셨어요.
나랑 강모씨랑 자라온 환경이 너무 다르다고..
씬/4 대학교 강의실 (낮)
강모 : (지수가 서 있던 책상 앞에 서서 편지를 보고 있다)
지수 : (OFF) 강모씨가 엄마한테 인사한다고 왔을 때 엄마가 해줬던 비빔밥 생각나요? 낡은 양푼에다 밥이랑 김치랑 오래 돼서
딱딱한 멸치랑, 고추장 간장 잔뜩 넣고, 일부러 그랬었대요. 강모씨가 어떻게 하나 보려고.
씬/5 대학교 교정 일각 (낮)
지수 : (걸어간다, OFF) 강모씨가 그걸 다 먹은 뒤에, 엄마가 맛이 어땠냐고 물었는데. 강모씨가 그랬대.
짜고 맵고 멸치가 딱딱해서 입까지 찔렸다고. 근데 엄마가 왜 이런 밥을 줬는지 아니까. 자기가 다 먹어 버리면
더는 자길 미워하지 않으실 거 같아서 다 먹었다고. 그날 강모씨가 돌아가고 엄마가 나한테 그랬어.
솔직한 사람이니까 믿어도 되겠다고.
씬/6 대학교 강의실 (낮)
지수 : (OFF) 엄마가 틀린 게 아니라, 강모씨가 변한 거예요.
강모 : (힘없이, 자신이 지수에게 준 반지를 집어 든다)
씬/7 대학교 교정 계단 (낮)
지수 : (계단을 내려가며, OFF) 내 걱정은 하지 말아요. 이젠 스무 한 살의 한지수가 아니니까.
(계단을 내려가는 지수의 발이 점점 힘차다)
인서트, 힘차고 급하게 내려가는 지수의 발.
씬/8 남산 계단 (낮)
(인서트, 계단을 뛰어 올라가는 동백의 발)
동백 : (행복한 표정으로 신나게 계단을 뛰어 올라간다)
상철 : (그 뒤를 따라 뛰어 올라온다, 힘들어 하면서) 어떻게.. 내가.. 아저씨한테.. 지지..? 말도 안 돼씨..!
동백 : (행복한 지 소리친다) 상철아!
상철 : (약 올라서, 크게) 왜!!
동백 : (가슴을 손으로 가리키며) 나 여기가.. 뻥 뚫렸던 게, 꽉 찬 느낌이야!
상철 : (혹시나 하는 표정으로 놀란다) 뭐..?!
동백 : (행복해서, 서울 전경을 내려다보며, 크게) 상철아! 세상에 말이야! 사랑이 넘쳐나고 있는데 그 중에 내 꺼 하나가
없을 리 없지? 그치?
상철 : (기대하는) 아저씨..?
동백 : (내려다보며, 크게) 그 중에서 딱 한 개만! 딱 한 개만 욕심낼 테니까! 하나 만큼은 가질 수 있게 해 줘!
(상철을 보며) 나.. 지수씨 옆에 있을 거야, 상철아!
상철 : (감동해서) 와...! 우리 아저씨 이제 남자 됐네?
동백 : (행복한 표정으로 상철을 보고 고개를 끄덕인다)
상철 : (감동해서) 그 용기가 도대체 어디서 나온 거야!
동백 : (가슴을 손으로 가리킨다)
상철 : (동백을 끌어 앉아) 야~~!! (신나 어쩔 줄 몰라 한다)
동백 : (좋은) 야야~~!! 목 졸려~~!! 야~~!! (행복하다)
씬/9 지수 집 아침 외경
씬/10 지수 집 주방 (아침)
토스트 기계에서 식빵이 올라온다. 지수가 식빵을 접시에 담는다.
씬/11 동백 방 앞 + 안 (아침)
지수 : (기분 좋은 얼굴로 계단을 올라와, 노크를 한다)
동백 : (OFF) 네!
지수 :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오면서) 빵 좀 구웠는데, 드시고 가세요!
동백 : (양복바지에 셔츠를 입은, 지수가 사준 면도기로 면도를 하는) 빵이요?
지수 : (면도기를 알아보고) 어? 이거.. (가까이 가서 살피며) 제가..
동백 : (웃으며) 맞습니다. 지수씨가 사 준신 거. 제일 좋은 거.
지수 : (신기한 듯 보며) 그거.. 내가 좀 해 드릴까요?
동백 : (영문 몰라) 예?
지수 : 줘 보세요. 내가 사 준 거니까. (동백에게서 면도기를 뺏고는, 동백 턱에 대고 면도를 해 준다)
동백 : (당황스러우면서도 너무 좋다) 아..!
지수 : (그만 하고는) 어때요? 잘 됐어요?
동백 : (턱을 손으로 만져 보고는) 아니요.. 조금 더..
지수 : 조금 더요? (면도를 해 준다)
동백 : (좋은) ...
지수 : 됐나? (그만 한다)
동백 : (턱 옆쪽을 만지고는) 요쪽이.. 아직..
지수 : (면도를 해 주면서) 한 번에 잘 안 되는 거구나?
동백 : (면도를 받으며) 예.. 한 번에 안 되는 겁니다 원래가..
지수 : (면도를 그만 하고, 동백 얼굴을 만져보며) 이 정도면 됐다?!
동백 : 예! 고맙습니다.
지수 : 넥타이 안 매셨네? 제가 골라 드릴까요?
동백 : 괜찮은데.. (하면서도 좋은)
지수 : (옷장에서 넥타이를 고르는) 음..
동백 : (그런 지수를 좋은 듯 본다)
지수 : (마음에 드는 게 없다) 마음에 드는 게 없네? 난 화려하고 무늬 많고 그런 거 좋아하는데.
동백 : 그런 거는.. 아무래도 공무원이라..
지수 : 그렇다면, 아쉬운 대로, (고르며) 오늘은 이걸로 하세요!
동백 : 아, 그럴까요?
지수 : 제가 매드릴게요.
동백 : 매실 줄 아세요?
지수 : 대충은 알아요. (어설프지만, 넥타이를 정성껏 매기 시작한다)
동백 : 근데 말입니다.
지수 : (매는 게 집중하며) 네..
동백 : 제가 이 집에 있을 이유가 이젠 없어졌는데, 저 어떻게 하실 겁니까?
지수 : (멈추고 동백을 본다) 왜요? 집으로 돌아가고 싶으세요?
동백 : 아니요. 그러고 싶지 않아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지수 : 다행이네요. 저도 지금은 보내고 싶지 않는데. (다시 넥타이를 매며) 그래도.. 어떻게 할 지 결론은 내야 하니까,
시간을 갖고 천천히 생각해 보죠 뭐..
동백 : 알겠습니다.
씬/12 지수 집 주방 (아침)
식탁에는 식빵, 잼, 버터, 우유, 샐러드 등이 있다.
상철 : (빵을 먹고 있다, 동백과 지수가 들어오는데, 어설프게 맨 동백의 넥타이가 눈에 거슬린다) 아저씨, 넥타이 똑바로 매?
앞이 더 짧잖아?
동백 : 뭐뭐.. 어때서? (자리에 앉는다)
지수 : (앉으며, 심각하게) 많이 이상하냐?
상철 : 누나가 매 줬어?
지수 : 어. 근데 몇 번을 해도 길이 맞추기가 힘드냐?
상철 : (웃고는) 아저씨 그냥 하고 가라.
동백 : 난 뭐 맘에 들어. 길이 신경 안 써.
지수 : (웃으며 토스트를 하나 들며) 잼 발라 드릴까요? 버터 발라 드릴까요?
동백 : 아니요, 제가 그냥 발라 먹겠습니다.
지수 : 두 개 다 발라 드릴까요? 전 그렇게 먹는데, 고소달달하게.
동백 : 예 뭐 그럼 저도.. 고소달달하게.. (행복한 미소)
지수 : (웃으며 버터를 바른다)
상철 : (그런 둘을 보고는 알아서 자리를 피하려고 일어나는데, 연경이 들어오자 얼른 연경의 어깨를 걸고)
누나 내가 할 말이 있는데.. 잠깐 정원 가서 얘기 하자?
연경 : (끌려 나가며) 정원에서..? 여기서 해..?
상철 : (연경을 데리고 나가며, 씩 웃는다)
지수 : (빵을 동백에게 준다) 자요!
동백 : 잘 먹겠습니다! (먹는다)
지수 : (손을 탁탁~ 털며) 아, 전에도 느꼈지만, 참! 매너 없어.
동백 : (눈치 채고) 아! (하고 빵에 잼을 바르며) 고고달달하게요?
지수 : 고소(강조)달~달!하게..! 잼 많이 라는 얘기예요.
동백 : 아, 예, 잼 많이.. (잼을 듬뿍 바른다)
지수 : (우유를 동백에게 준다) 우유요.
동백 : (바르다 말고) 전 아침엔 우유 안 먹습니다. 우유 먹으면 배 아파서요.
지수 : (그 소리에 풋~ 웃는다)
동백 : 아, 이게.. 여자 앞에서 할 말이 아니죠?
지수 : (웃고는) 그게 구동백씨죠. 민지 녀석 내가 젖만 안 물렸다, 오후 4시 이후에 커피 마시면 잠 안 온다,
아침에 우유 먹으면 배 아프다.
동백 : (민망한 지 웃으며) 하, 제가 이렇습니다.
지수 : 근데 그게, 제 앞에서 솔직한 게, 구동백씨 매력이에요.
동백 : 아, 그렇습니까? 그게 제 매력입니까? (부끄러워하며 잼을 바른다)
지수 : (그런 동백을 보며 웃는다)
씬/13 지수 집 정원 + 집 앞 거리 (아침)
동백이 멀리 사라지는데, 지수가 계속 손을 흔들고 있다.
동백 : (멀리서 돌아보고 손을 흔든다)
지수 : (계속 웃으며 손을 흔든다)
상철 : (와서는 동백을 보고는) 야, 이제 보이지도 않는다. 그만 흔들어라.
지수 : 보여~ 저거 봐, 또 돌아보잖아. (하고 손을 계속 흔든다)
상철 : (그런 지수를 보고 피식 웃는다)
씬/14 지수 집 거실 (아침)
상철 : (소파에 앉아 잡지를 뒤적이며) 요 며칠 좋아 보인다?
지수 : (편하게 소파에 기대) 음! 영화 끝나고, 많이 쉬고, 많이 자고.. 좋네.
상철 : 많이 쉬고 많이 자서, 그래서 좋은 거야?
지수 : (상철을 귀엽게 노려보며) 무슨 대답을 원해?
상철 : 동백 아저씨랑 정확하게 어쩌겠다는 거야? 지금은 힘드니까 옆에 두고 의지하겠다는 거야? 진지하게 사겨 보겠다는 거야?
아니면 이 결혼 진짜로 만들 생각까지 있는 거야?
지수 : (얼른 대답하지 못한다)
상철 : (그런 지수를 쓱 살피며) 나도 이제 호주가서 공부 마저 해야지 내 인생도 있는데.. 안심하고 공부하러 가게 해 줘라..
지수 : 내가 어떻게 해 줘야 안심하고 공부하러 갈 건데?
상철 : 음.. (하다가) 동백 아저씨 한 이틀 의지하다가, 한 일주일 사겨보고, 그 다음에 진짜 결혼으로 만들어서 평생 데리고 살아!
그럼 난 가지!
지수 : (피식 웃는다) 치!
상철 : 나 이제 공부 좀 해야 되는데, 머리가 돌멩이가 되는 거 같아! (하고 지수 다리를 베고 누워 잡지를 넘기다가 모델을 보고는)
오, 예..!
지수 : (상철 이마를 툭 때리며) 니가 무슨 공부를 하냐. (웃는다)
씬/15 백기자 사무실 (낮)
백기자 : (캠코더에 녹화 된 지수모의 모습을 액정 화면을 통해 보고 있다)
(화면 인서트)
지수모 : 그랬죠. 강모가 우리 지수 연예인 한다고 많이 기다렸죠. (웃으며) 근데 곧 결혼 할 거예요.
백기자 : (전원을 끄며) 이걸 누구한테 가져가야, 제일 확실할까? (책상을 톡톡 치며 고민한다.
컴퓨터 화면에는 동백, 지수모, 지수가 요양원에서 휠체어를 밀며 가던 사진이 띄워져 있다. 한숨을 쉰다)
(플래쉬 컷, 9화 씬/50)
상철 : 기자면 힘 있지 않나? 그 힘.. 힘 있는 사람한테 써. 불쌍한 사람들.. 우리 누나, 구동백.. 걔네들은 내 버려두고.. 부탁이야..
백기자 : (고민스러운 표정)
씬/16 우체국 사무실 (낮)
동백, 윤섭, 태완이 일을 하고 있고, 팀장이 전화를 받고 있다.
팀장 : 예, 알겠습니다. (하고는) 구동백과 제비들 국장님 호출이시다.
그 말에 반사적으로 동백, 팀장, 윤섭, 태완이 서랍에서 팀복을 꺼내 입는다.
씬/17 우체국 국장실 (낮)
카메라는 문만 비춘다. 노크 소리가 들린다.
국장 : (근엄하게, OFF) 들어들 와.
문이 열리고, 팀복을 입은 동백, 팀장, 윤섭, 태완이 들어온다.
동백 : 부르셨습니.. (하다 깜짝 놀라) 어?
지수가 국장과 소파에 마주 앉아 알까기를 하고 있다.
지수 : (알을 까려고 조준한 상태로 고개도 들지 않고) 저 왔어요! (하고 알을 깐다) 아싸!
국장 : (짜증내는) 뭐야!! 또 일타이락이야?!
지수 : (손 털며) 깠다 하면 일타이락이네? 오늘 제가 컨디션이 좀 괜찮네요.
동백 : 근데 지수씨.. 왜 여기서 알까기를 하고 계십니까?
국장 : (알을 까려고 조준을 하며) 어.. 저기 한지수씨께서 우리 구동백과 제비들 공연 잘 하라고 연미복을 맞춰 주신다고
기다리고 계신 거야.
팀,윤,태 : (놀라서) 네에~~!! / 연미복 진짜예요~~ / 연미복이래!! 야호~~!!
국장 : (버럭) 시끄러!! 집중 안 되잖아!! (하고 알을 까는데, 자폭한다) 에라이씨!! (책상을 손바닥으로 탁~ 친다)
지수 : 어떡해요 국장님? 연속 세 번 자폭하셨어요.
국장 : (짜증나는) 한지수씨, 나도 숫자 셀 줄 알거든요? (참다못해) 어이~ 그만들 한지수씨 좀 데리고 나가지?!
(삐쳐 고개를 돌린다)
일동 : (난처한)
지수 : (귀엽게, 어떡하지 하는 눈으로 동백을 본다)
씬/18 드레스 샾 남자 탈의실 앞 (오후)
탈의실 앞 소파에 지수가 앉아 기다리고 있고, 탈의실 안쪽에선 동백, 팀장, 윤섭, 태완이 연미복으로 갈아입고 있는 중이다.
팀장 : (OFF) 한지수씨가 직장 생활을 안 해보셔서 그러는데요, 상사한테는 무조건 져드려야 되는 겁니다!
지수 : 팀장님도 돼지씨름 하실 때 국장님 한 방에 넘기셨잖아요.
팀장 : (OFF) 그래서 제가 요즘 아침에 차를 못 얻어먹는 거 아닙니까? 동백이 넌 얻어 먹냐?
동백 : (OFF) 예, 전 꼬박꼬박 아침마다 먹습니다.
지수 : 동백씨 저 땜에 내일부터 못 드시는 거 아닌가?
팀장 : (OFF) 그럴 겁니다 아마!
지수 : (웃는다) 국장님 너무 귀여우셔.
보조 : (탈의실 문을 연다)
동백, 팀장, 윤섭, 태완이 멋지게 연미복을 입고 서 있다.
지수 : 와~ (박수치며 일어난다)
동백 : 어떻습니까?
지수 : 멋있다. (다가가서) 뒤로 좀 돌아보세요.
일동 : (뒤로 돈다)
지수 : (웃으며) 딱! 제비 같다! (동백 연미복 뒤를 잡으며) 제비 꼬리..
팀장 : (서로를 보면서 만족한) 야, 우리 이렇게 입고 있으니까 진짜 뭐 하는 거 같다 그치? 한지수씨 덕분에 제대로야.
지수 : 제가 이 옷 선물 해 드렸으니까, 저 노래 선물 하나만 해 주세요.
동백 : (놀라) 여기서요?
일동 : (부끄러운) 여기서 어떻게..? / 그러게요..
지수 : 신청곡도 있어요. 우체부, 아저씨.
일동 : (의아한) 에?
컷 튀면, 지수가 소파에 앉아 박수를 친다, 일동은 일렬로 서 있다.
동백 : 원 투 원 투 쓰리 포.
일동 : (느리고 굵은 성악 목소리로, 화음도 살짝 넣어 그럴싸하게) 아저씨 아저씨 우체부 아저씨 큰 가방 매고서 어딜 가세요
큰 가방 속에는 편지편지 들었죠 둥그란 모자가 아주 멋져요~~~!!! (끝은 화음으로 길게)
지수 : (노래하는 중간에 감동 받은 듯 두 손을 가슴에 모으고 듣고 있다) ...
(노래가 끝나자 기립 박수를 치며) 브라보~~! 와우~~!
일동 : (쑥스러워하면서도 행복한 표정들이다)
이때 누군가 박수를 치며 다가온다. 일동 쳐다보면 수연이다.
수연 : 노래 소리가 들려서 봤더니 한지수씨가 계시 길래요. 실례가 안 됐나 모르겠네요?
지수 : (엷게 미소 지으며) 예..
동백 : (일부러 지수 옆에 와서, 지수 손을 잡으며, 밝게) 안녕하십니까?!
지수 : (그런 동백을 본다)
수연 : (동백에게) 안녕하세요?
동백 : 지난 번 전시 때는 하도 급하게 나와서 인사도 제대로 못 드렸습니다.
수연 : 뭐 공연하시나 봐요. 연미복 멋있으시네요.
동백 : 감사합니다.
수연 : 저도 웨딩드레스 맞추러 왔어요.
동백 : (그 말에 지수 손을 더 꽉 잡으며, 씩씩하게) 아, 그러십니까? 그럼 멋진 드레스, 맞추십시오.
수연 : 네. 그럼.. (목례하고 간다)
동백 : (지수를 괜찮냐는 듯 본다)
지수 : (괜찮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짓는다)
씬/19 드레스 샾 여자 탈의실 (오후)
웨딩드레스를 입은 수연이 서 있다. 친구와 직원이 옆에 서 있다.
친구 : 이게 너한테 제일 어울리는 거 같다.
수연 : 나도 마음에 들어.
친구 : 강모씨 보면 정신 못 차리시겠는데?
수연 : (미소 짓는다) ... (거울 속에 비친 모습을 본다)
친구 : (수연의 가방에서 핸드폰이 울리자 꺼내 주며) 수연아.
수연 : (받는) 여보세요?
백기자 : (OFF) 최수연씨죠?
수연 : 그런데요?
백기자 : (OFF) 백성태 기자라고 합니다.
수연 : ...?
씬/20 강모 사무실 (오후)
정욱 : (강모가 없는 방에서, ‘대표이사 김강모’명패를 흐뭇하게 바라보며, 매만진다)
강모 : (서류를 들고 들어온다) ... (정욱을 보고는 인사도 없이 책상에 앉아 서류를 펴고 일을 한다)
정욱 : (다정하게) 저녁 같이 하자고 왔다.
강모 : (쳐다보지도 않고, 차갑게) 죄송합니다.
정욱 : (그런 강모를 잠시 보며) 난 살면서.. 한 번도 실패를 경험 한 적이 없다.
어떻게 그게 가능 했을까? 나한테 천부적인 재능이 있어서?
강모 : (무슨 말인가 정욱을 본다)
정욱 : 아니.. 아주 간단하면서 중요한 원리 하나를 알았기 때문이야. (자신있게) 세상 일은 전부 사람들이 한다는 거다!
(힘 있게) 사람! 어떤 사람을 니 옆에 두느냐가 성공의 첩경이야! 세상 모든 사람들을 다 니 옆에 둘 순 없어.
그럴 필요도 없고.
강모 : (가만히 듣고만 있다)
정욱 : 방황하지 마라. 그 아이와 끝낸 거, 잘 된 일이니까. (돌아서 나가는데, 웃음이 절로 나온다) 흠.. 흐흠..
강모 : (펜을 놓고 의자에 기대앉는다) ... (현실을 외면하고 싶은 지 눈을 감아 버린다)
씬/21 지수 집 거실 (오후)
연경 : (소파에 앉아 답답한 표정) 하..!
경애 : (서서, 따져 묻듯) 대표님! 지금 한숨은 제가 나오거든요? 도대체 저를 어떻게 데뷔 시킬 지 왜 말을 안 해 주세요?
연경 : 박경애씨는 기본부터 다시 배워야 되요. 연습이 더 필요합니다.
경애 : (기막혀하며) 저, 아카데미 동기 중에 제일 잘 한다는 소리 들었거든요! 타고 났다는 소리까지 들었어요 담임한테!
연경 : (말이 안 통하는 지 한숨) 하..
경애 : 제가 이쪽 바닥을 좀 아는데요, 원래 같은 소속사 배우끼리 끼워 팔기 같은 거.. 뭐 그런 거 있잖아요.
한지수씨 다음 영화에 저 조연급으로 꽂아 주세요. (아는 척) 그게 쇼비스켓의 세계.. 아니예요?
지수 : (OFF) 쇼비지니스요?
경애 : (쳐다보면, 지수와 동백(자켓을 팔에 걸치고, 흰 와이셔츠 차림)이 들어온다) 쳇! (작게) 비즈니스야..? 아무튼!
저 발음 꼬이는 것도 죽어라고 연습해서 해결 했거든요. 그러니까 데뷔 시켜 주세요.
동백 : (난처한) 박경애씨..
지수 : 발음, 연습 하셨어요? 그럼 연기 한 번 다시 볼까요?
경애 : (뻐기며) 허~! 깜짝 놀라시겠네. (하고는 동백 앞으로 가서 감정을 끌어 올리고는) 바보! (주먹으로 가슴을 세게 친다)
동백 : (제법 아픈) 아!! (한 발 뒤로 밀렸다 다시 제자리)
경애 : (연기하는) 왜 말을 못 해요? (어설프게 열연하는) 좋아하면 좋아한다고 왜 말을 못 해요?!
나 언제까지 당신 기다려야 돼요? 가슴 조리며 참는 거 너무 힘들다구요! 말해요! 나 언제까지 더 기다려다 되는 거예요?!
(잘 했다는 듯 어깨를 으쓱하며) 보셨죠?
지수 : 그거, 제가 한 번 해 볼까요?
경애 : (기가막혀) 예?
지수 : (동백 앞에 서서 멋지게 연기한다, 경애의 연기와 깊이가 다르다) 바보!
(주먹으로 가슴을 원망하듯 치고 동백을 그렁그렁하게 바라본다)
동백 : (순간 얼어붙는다) 어..
지수 : (아픔이 느껴지는) 왜 말을 못 해요? 좋아하면 좋아한다고 왜 말을 못 해요? 나.. 언제까지 당신 기다려야 돼요?
가슴 조리면서 참는 거.. 너무 힘들어요. 말해 줘요. 나 언제까지 더 (눈물이 툭 떨어진다) 기다려야 되는 거예요?
동백 : (감정 이입 되어) 어..
경애 : (지수의 연기에 자존심이 상하는) ...!
지수 : (눈물을 닦아내고 경애를 본다)
경애 : (기가 죽어서) 쳇!
지수 : 박경애씨, 스타가 되고 싶으세요? 배우가 되고 싶으세요?
경애 : 저는요 무대에서 연기하다 세상 하직하는 게 꿈인 사람이에요!
지수 : 그럼 배우가 되고 싶은 거네요. (웃으면서) 그러려면 시간을 갖고 여유있게 준비하는 게 중요합니다.
급하게 데뷔하는 거 보다요.
경애 : 쳇! (자존심 상해서 가방을 들고 확 나가 버린다)
동백 : (불안해 지는) 아..? (그런 경애가 신경 쓰여서) 잠깐만요..! (하고 경애를 따라 나간다)
연경 : 니가 얘기 잘 했다. 내 말은 통 듣질 않아서.
지수 : (엷게 웃는다)
씬/22 지수 집 앞 (오후)
경애 : (서럽게 울고 있다) 흑흑.. 지는 많이 해 봤으니까 잘 하지.. 나는 시켜 주질 않으니까 못 하는 거구..
동백 : (난처한) 하.. 그게 지수씨가 배우 선배로서 경애씨 진심으로 위해서 그랬던 거니까 너무 섭섭해 하지 마시고..
경애 : (울며 소리는) 왜 하필 동백씨 앞에서 쪽 주냐구요!!
동백 : 네?
경애 : (동백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저 동백씨 앞에서 비참해 지는 게, 그게 더 싫었어요!
동백 : 박경애씨. (경애를 떼어낸다, 와이셔츠에 화장품과 루즈가 묻어 있다)
경애 : (울며) 기분 나빠, 나 갈 거예요. (소리치며) 써켠~~!
석현 : 네! 누님! (뒤에서 뛰어 나온다)
경애 : (가면서) 누나 오늘 기분 나쁜데, 밴 한 번 태워주면 안 되니?
석현 : (따라가면 단호하게, OL) 안 됩니다.
경애 : (가면서) 짜증 나 진짜~ (석현과 걸어간다)
동백 : (그런 경애를 보며 한숨) 하.. (돌아서는 상철이 서 있다) 상철아?
상철 : (동백 옷에 묻은 화장품과 루즈 자국을 가리키며) 이거 봐라!
동백 : (보고는 놀란다) 어?!
상철 : 저 여자 아저씨 좋아해?
동백 : 아니야, 그런 거. (들어가 버린다)
상철 : (멀리 걸어가는 경애의 뒷모습을 눈여겨본다)
씬/23 지수 집 거실 (오후)
지수 : (주방 쪽에서 쥬스를 들고 나온다)
동백 : (화장품과 루즈 자국을 가리기 위해 손을 가슴에 얹고 들어오면서) 아! 지수씨, 박경애씨가 방금 가셨는데요,
지수씨 충고가 참 고맙답니다. (2층으로 급히 올라간다) 그럼!
지수 : (그런 동백이 이상한 지 본다) 가슴.. 아파요? 왜 그래요?
동백 : (급히 2층으로 올라가며) 아닙니다!
상철 : (들어와서, 지수의 쥬스를 뺏어 마시며) 박경애가 (가슴을 치며) 여기에, 확~ 안겨 가지구 화장품 잔뜩 묻혀 놨어.
지수 : (장난끼가 발동하는, 웃으며) 그래?! (도망치는 동백의 뒷모습을 본다)
씬/24 지수 집 동백 방 (오후)
동백 : (와이셔츠를 급히 벗으려고 단추를 하나 푸는데) 빨리 빨아야지..
지수 : (문을 확 열고 들어오는) 동백씨!
동백 : 네! (하고 얼른 손으로 가슴을 가린다)
지수 : (동백에게 다가온다) 아픈 가 봐요, 가슴.
동백 : (긴장해서) 아닙니다.
지수 : (걱정하는 듯) 아니야. 아파. 손을 계속 대고 있잖아요. 한 번 봐요. (동백 손을 잡아당기는)
동백 : (힘으로 버티며 가리는) 지수씨 왜 이러세요?
지수 : (동백이 버티자) 얼른! (하고 힘으로 동백 손을 확 뗀다, 그리고 놀라는 척) 어어? 이게 뭐야? 루즈?
동백 : (긴장해서, 급하게 변명하는) 저기요 그게! 박경애씨가 울어 가지구..
지수 : (장난치는, 삐친 듯) 그래서, 울어서, 안아 주셨어요?
동백 : (기겁하는) 아닙니다! 제가 안은 게 아니고요, 박경애씨가 저한테 확 기댄 건데요.
너무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 막을 수가 없었습니다.
지수 : (장난치는, 삐친 듯) 구동백씨 오는 여자 안 막는 스타일이시구나?
동백 : (놀라) 네?
지수 : (삐친 척) 알았어요. (하고 돌아선다)
동백 : (당황하는) 지수씨! (다급해 나가려는 지수 손을 확 잡아당긴다)
지수 : (그 바람에 동백에게 안기다 시피 된다)
동백 : (지수와 얼굴이 가까워지자 긴장한다) 저기.. (긴장해서 침이 넘어간다, 한다는 말이) 억울합니다..
저 그런 스타일 아닙니다 지수씨..
지수 : (웃음이 터진다) 장난인데요?
동백 : (지수와 얼굴이 가깝자, 긴장되는) 장난.. 입니까?
지수 : 네! (하고는 동백과 얼굴이 가깝자, 기분이 묘해진다. 웃음이 가신다)
동백 : (지수를 잠시 바라본다)
지수 : (그대로 가만있다)
동백 : (키스를 할 수 있는 순간이지만 용기가 없는지, 이내 포기하고는 지수 손을 놓는다, 한다는 말이) 속상해..
(민망한 듯 나간다)
지수 : (약간 실망스런 표정으로 나가는 동백을 본다)
씬/25 지수 집 화장실 안 (오후)
동백 : (와이셔츠를 비벼 빨다가 멈추고는, 아쉬운지) 에이.. (괜히 신경질 내는) 루즈 이거 왜 이렇게 안 지워져? (계속 비벼 댄다)
씬/26 미술관 전시실 안 (오후)
백기자 : (그림을 보고 서 있다)
수연 (다가온다) ... (백기자를 혹시 하는 얼굴로 본다)
백기자 : (수연을 알아보고) 아! 최수연씨! (미소) 전화 드렸던 백성태 기잡니다. 전에 한 번 최회장님을 뵌 적이 있었는데,
오늘은 따님을 뵙네요.
수연 : (뭔가 불안한 느낌이다)
백기자 : 초면인데, 문자 좀 쓰겠습니다. 송자 유일지전에 보면 이런 말이 있습니다.
천하의 다스림은 군자가 여럿이 모여도 모자라지만, 망치는 것은 소인 하나면 족하다.
(진지하게) 제가 한지수와 김강모의 관계를 오랫동안 추적해 온 이유입니다.
수연 : (충격에 빠져 얼굴이 하얗게 질린다)
백기자 : 한지수와 김강모, 7년 전부터 연인 사이였습니다.
수연 : (놀란다) ...!
백기자 : 한지수와 구동백, 위장 결혼입니다. 다 가짜예요.
수연 : (믿을 수 없는) 하..!
백기자 : (캠코더를 보여 주며) 제 말을 뒷받침 할 증거입니다.
(컷 튀면)
수연 : (캠코더를 다 보고는 전원을 끈다) ... (충격과 분노에 주먹 쥔 손이 부르르 떨린다)
백기자 : 내가 최수연씨를 찾아 온 이유는, 두 가집니다. 당신은 이 거대한 쇼의 선의의 피해자고,
당신만이 이 쇼를 잘 해결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수연 : (창백한 얼굴로, 힘든 지 휘청한다)
백기자 : (수연을 부축한다) 괜찮으십니까?
수연 : (백기자의 손을 놓고는) ... (숨을 쉬기 힘든 지 심호흡을 한다)
백기자 : 힘드신 거 압니다만, 얘기 마저 하겠습니다. 이 가짜 결혼이 세상에 알려지면, 이 쇼에 연루된 모든 사람..
한지수, 구동백, 김강모, 최수연 당신, 당신 아버지, 김정욱! 다 곤란해지겠죠?
수연 : (목소리가 떨린다) 나한테 바라는 게.. 뭐예요?
백기자 : 김정욱 의원 후보 사퇴! 내가 바라는 건 그거 뿐 입니다!
수연 : ...
백기자 : 수연씨 아버님을 찾아 갈까도 했는데.. 그렇게 되면 너무 많은 사람들이 다치니까..
특히 김강모 그 친구는, 아주 힘들어지지 않겠습니까?
수연 : (고개를 숙인다) ... (눈물이 흐른다)
백기자 : (그런 수연이 안쓰러운지) 제가 해 드릴 수 있는 건 이거 밖에 없네요. (하고 손수건을 꺼내 수연에게 내민다)
씬/26-1 미술관 계단 (낮)
수연 : (창백한 얼굴로 천천히 계단을 내려온다)
백기자 : (OFF) 김정욱 의원 후보 사퇴! 내가 바라는 건 그거 뿐 입니다!
수연 : (힘없이 주저앉는다)
씬/27 스무디 전문점 (낮)
민지 : (수건으로 유리창을 닦다가 걸어오는 지수를 발견한다, 반가운) 언니!
지수 : (티셔츠에 청바지 류의 편한 차림, 들어오면서 밝게) 민지씨 바빠요? 나랑 좀 놀아달라고 왔는데?
민지 : (믿을 수 없는) 놀아.. 달라구요 저랑 단 둘이요..?
지수 : 네! 오빠 넥타이도 좀 사고, 점심 먹고 수다도 떨고..
민지 : (흥분하는) 쇼핑에 수다? 언니랑 친구처럼?
지수 : 네. (끄덕인다)
민지 : 그럼 혹시 돌아다니면서 군것질도?
지수 : 좋죠.
민지 : (수건을 빙빙 돌리며 신나 춤을 추는) 예~~!!
지수 : (웃는다)
씬/28 백화점 넥타이 매장 (낮)
와이셔츠 차림의 남자 점원을 세워 놓고, 지수와 민지가 동백에게 줄 넥타이를 하나 씩 번갈아 대보고 있다.
지수 : (남자 점원 목에 넥타이를 대보며) 민지씨 이건 어때요?
남자점원 : (긴장하며, 좋아 수줍게) 아..
민지 : 그렇게 화려한 걸 우리 오빠가 소화 할 수 있을까? (자기가 고른 넥타이를 남자 점원 목에 대보며) 이건 어때요 언니?
남자점원 : (전혀 긴장하지 않고, 무표정)
지수 : 조금 단순한데, 이건요? (하고 다른 넥타이를 남자 점원 목에 대본다)
남자점원 : (긴장하며, 좋아 입이 살짝 벌어진다) 아..
민지 : 고거 괜찮은데, 이것도! (남자 점원 목에 넥타이를 댄다)
남자점원 : (전혀 긴장하지 않고, 무표정)
지수 : 그럼, 요거 요거 요거 세 개요! (남자 점원에 준다)
남자직원 : (긴장하며, 좋은) 예..!
씬/29 스파게티 전문점 (낮)
지수와 민지가 스파게티를 먹으며 수다를 떨고 있다.
민지 : 오빠가 그렇게 그 부반장 언니를 좋아했는데요, 소풍을 가서, (생각나는 지 웃고는) 하하~~ 오빠가 나무에다
오줌을 쌌는데, 그게 그 부반장 언니가 김밥 먹고 있는 바로 뒤였던 거예요! 그래 가지구 그 언니네 사진에 찍힌 거예요!
지수 : (웃으며) 진짜? 운도 없이 하필!
민지 : 오빠가 학교 안 간다고 울고 불고!
지수 : (중요하다는 듯 민지 앞으로 몸을 숙이며) 근데, 앞모습이 찍혔어요? 뒷모습이 찍혔어요?
민지 : (당연하다는 듯이) 오빠가 울고 불고 했다니까요!
지수 : (알겠다는 듯) 아..!
민지 : 그렇게 평생을 누굴 좋아한다고 말 한 마디를 못 했던 오빤데, 어떻게 언니 같은 대스타를 사겼을까?
저는 솔직히 언니가 꼬셨다고 생각해요.
지수 : 음.. 그렇다고 할 수 있겠네요?
민지 : 역시! 언니였어! (스파게티를 먹는다)
지수 : (민지를 좋은 듯 보며) 민지씨랑 수다 떠는 거, 너무 재밌어요.
민지 : 제가 그런 소리 좀 들어요. 옆에 있으면 즐거워진다고.. 씅은~이는 저를 해피바이러스라고 하잖아요.
지수 : 어떻게 항상 그렇게 즐거울 수가 있어요 민지씨는?
민지 : 제가요, 가방 끈은 짧지만요, 나름 삶의 철학이 있답니다.
비어가는 곳간을 보며 슬퍼하지 말고, 채워지는 가슴을 보며 기뻐하라!
지수 : 오...
민지 : 어디 가서 써 먹으셔도 되요! (스파게티를 먹는다)
지수 : (웃는다) 오빠 얘기 뭐 또 재밌는 거 없어요?
민지 : 우리 오빠 동물원 갔다가 비비원숭이한테 따귀 맞은 얘기 해 드릴까요?
지수 : (재밌어 하며) 그건 또 뭐예요? (박수치며) 재밌겠다! 재밌겠다!
(카메라 팬하면)
민지 : 바나나를 계속 계속 줬다 뺏었다 줬다 뺏었다 약을 올리니까.. 지딴에도 화가 났지..
지수 : (민지 얘기를 들으며 재밌어서 배를 잡고 웃는다)
(카메라 팬하면)
민지 : 그때가 장마철이라 빨래가 안 말라 가지구 오빠가 제 속옷을 입고 학교를 갔는데, 그 날이 신체검사였던 거예요..
집에 오자마자 가방 집어던지고 울고불고..
지수 : (배를 잡고 웃겨서 어쩔 줄 모른다)
씬/30 동백 동네 거리 (오후)
(선글라스 낀)지수와 민지가 꽃게를 사들고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온다.
민지 : 우리 오빤 꽃게탕 엄청나게 좋아해요! 연애할 때 많이 먹어봤을 텐데?
지수 : (약간 찔리는지 웃는) 하..
앞 쪽에서 덩치 큰 폭력배 분위기의 남자 두 명이 걸어온다.
민지 : 나는 게 살 발라 먹기 귀찮아서 별로 안 좋아하는데, 우리 오빠는 뭐 먹고 싶냐고만 하면 맨날 꽃게..
(지수를 보며 얘기 하고 걸어가다가 깡패1과 부딪힌다) 아!
덩치1 : 에이씨..! (민지를 노려본다)
민지 : (약간 겁먹는) 죄송.. 합니다.
덩치1 : 똑바로 보고 다녀라! 확! (손을 들어 겁을 주는)
민지 : (무서워하는) 네..!
지수 : (화가 나서, 선글라스를 벗고 민지 앞으로 나서며) 뭐 이런 경우가 다 있어?!
민지 : (말리는) 언니..!
덩치1 : 한지수 아니야?
지수 : (욱해서) 길 가다 부딪혔으면 서로 죄송하다고 해야 되는 거 아닌가요?
덩치1 : 허~! 나 연예인 때렸다고 뉴스 나오기 싫으니까 가던 길 가십쇼!
지수 : (지지 않고, 쇄골 쪽 어깨 부위로 덩치1의 가슴을 팍 치며) 정의의 이름으로 한 번 혼나 볼래?!
민지 : (웃겨서) 풋~~
덩치1 : (기가 막힌) 하.. 나! 진짜..!
지수 : (덩치1을 위협하듯 위 아래로 훑어보는)
민지 : (지수를 잡아당기며 끌고 가는) 언니언니! 가요! 죄송합니다!! (웃으면서 끌고 간다)
지수 : (끌려가면서) 뭐가 죄송해요 민지씨?!
씬/31 동백 집 마당 (오후)
민지가 지수를 끌고 뛰어 들어오고는 평상에 앉아 깔깔 웃는다.
지수 : (진지하게) 왜 그렇게 웃어요? 난 진짜 열 받아서 그랬는데?
민지 : (웃으며) 언니 뭐예요, 깡패처럼?
지수 : (다소 흥분해서) 아니, 그럼 어떻게 가만있어요? (자기도 모르게) 우리 민지씨를 막 때릴라 그러는데!
민지 : (다소 감동) 예..? 우리.. 민지씨요?
지수 : (그제서야 차분하게) 예.. 뭐..
민지 : (감동 받는) 그러니까 언니가 흥분하신 게.. 우린.. 가족이니까요?
지수 : (진지해 지는) 예..
민지 : (미소 지으며 지수를 진심으로 안는다) 언니..
지수 : (그런 민지를 천천히 손을 들어 안는다) ... (왠지 가슴이 뭉클해진다)
민지 : (지수를 보고 행복해서) 언니! 우리 다정하게 꽃게 같이 닦아요! 제가 칫솔 두 개 가져 올게요! (안으로 들어간다)
지수 : (평상에 앉는다) ... (마음이 묘하다)
민지 : (OFF) 우린.. 가족이니까요?
지수 : (엷게 미소 지어진다) 가족..? (민지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다, 잠시 있다가) 하..
(손목에 찬 핸드폰으로 문자를 보낸다)
씬/32 우체국 국장실 (오후)
국장에게 동백, 팀장, 윤섭, 태완이 고개를 숙인 채 혼나는 중이다.
국장 : (보고서를 흔들며) 내가 이걸 보고서 충격을 먹었어. 그 사람들 많은 데서 이 노래를 부르겠다고? 기지배들처럼?!
동백 : (고개를 숙이고 혼나고 있는데 문자가 온다, 몰래 확인한다)
지수 : (OFF) 지수가 꽃게탕 끓여 놀게용~ 동백이는 집으로 빨랑 오세용~
동백 : (좋은 지 미소가 지어진다)
국장 : 어이, 구단장!
동백 : 네! (얼굴에 웃음꽃이 핀다)
국장 : (버럭) 이게 말이 됩니까?! 내가 그렇게 좋은 곡을 추천을 했는데. 베사메무쵸라고!
구동백씨 음악적 소양이 그거 밖에 안 돼?!
동백 : (좋아서 웃음이 난다)
국장 : (웃는 동백이 기가 막혀서) 어마? 구동백씨! 지금 웃는 거야?
동백 : (웃으면서) 아닙니다!
국장 : 웃으면서 뭐가 아니야? 국장 말이 지금 개똥으로 들리는 거야?
동백 : (웃으며) 아닙니다! 안 웃습니다! (입을 막으며) 나 왜 이래? 죄송합니다 국장님! (웃음이 나와 참질 못한다)
팀,윤,태 : (그런 동백을 미쳤다는 듯 본다)
씬/33 선거 캠프 사무실 복도 (오후)
수연 : (다부지고 비장한 얼굴로 사무실을 향해 걸어간다)
씬/34 선거 캠프 사무실 (오후)
정욱, 보좌관, 특보 1, 2가 웃으며 담소를 나누고 있는데, 노크 소리 후, 수연이 들어온다.
정욱 : (수연을 보고, 반갑게) 아가! 니가 어떻게 여길? 이렇게 반가울 수가!
수연 : (차분하고 단호한 목소리로) 실례지만, 자리 좀 비워 주시겠어요?
정욱 : (뭔가 이상한) ...? (보좌관에게 나가라고 지시하는)
보좌관, 특보 1,2 가 나간다.
정욱 : (미소 지으며) 우리 애기가 무슨 중요하게 할 말이 있어서 이럴까?
수연 : (정욱 앞에 앉는다) ... (잠시 정욱을 쳐다본다)
정욱 : (뭔가 이상하지만, 미소를 잃지 않는다) 우리 강모 녀석이 너 또 섭섭하게 해? 내가 한 번 불러서..
수연 : (OL) 백성태 기자라는 사람을 만났어요.
정욱 : (눈빛이 흔들린다) 그래? 하..! 그 친구 아직도 이상한 소릴 하고 다니는 모양이구나?
(오히려 강하게) 더 이상은 안 되겠다! 명예 훼손으로 고소를 해야겠어!
수연 : (가방에서 캠코더를 꺼내 책상에 올려놓는) 고소는.. 아마 힘드실 겁니다 이걸 보시면..
정욱 : (놀란다)
수연 : (놀랍고 슬프다) 어떻게.. 어떻게.. 한지수.. 위장 결혼까지 시킬 수가 있죠?
아버님.. 아니 김의원님, 그렇게 무서운 분이셨어요?
정욱 : (놀라서) 아가! 수연아!
수연 : (분노에 차서 냉정하게) 아버지한텐 비밀로 해 드릴게요. 대신.. 선거는 포기 하시죠.
정욱 : (놀라) 수연아!
수연 : 후보 자격 없으세요.
정욱 : ...
수연 : 사퇴 안 하시면, 아버지께 말씀드릴 겁니다. 그러면 유감이지만.. 강모씨까지도 피해가 있지 않겠어요?
저야 강모씨 사랑했지만, 우리 아버지는 그렇지 않으시니까요.
정욱 : (어쩔 줄 몰라하는) ...
수연 : 머리가 비상하신 분이시니까, 어떻게 하셔야 할 지 잘 아시겠죠? (반지를 빼서 테이블 위에 놓는다) 강모씨한테..
(한 줄기 눈물이 흐른다) 대신 전해 주세요. (일어선다)
정욱 : (수연을 잡으며) 수연아! 한지수랑 끝났다! 다 지난 일이야! 남자 과거 정도 있을 수 있잖니?! 강모한텐 이제 너 밖에 없어!
수연 : (눈물을 흘리며 돌아본다) 더 추해지지 마세요 김의원님. 지금도 충분하시니까. (손을 뿌리치고 나가 버린다)
정욱 : (기운이 빠지는 지 바닥에 주저앉아,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질 않는다) 수.. 수연아.. 안 된다 너는.. 너는.. (고개를 떨군다)
씬/35 선거 사무실 복도 (오후)
수연 : (눈물을 흘리며 힘없이 걸어간다)
강모 : (오다가 수연과 마주친다) 수연아.
수연 : (강모를 보며 원망하듯) 오늘.. 드레스 맞췄어요. 입을 일 없어졌지만.
강모 : (놀란다)
수연 : 강모씨 같은 사람을.. 한지수씨 같은 분이 그렇게 사랑했다는 게, 같은 여자로써 안 됐네요. (하고는 가버린다)
강모 : (놀라 얼굴이 창백해진다)
씬/36 선거 사무실 (오후)
강모 : (급하게 들어온다)
정욱 : (망연자실한 얼굴로 바닥에 앉아, 멍하고 정신이 없다) 강모야.. 수연이.. 잡아.. 수연이 잡아야 돼..
(테이블에 캠코더가 틀어져 있다. 캠코더 화면에는 지수모가 보인다)
지수모 : 강모가 우리 지수 연예인 한다고 많이 기다렸죠. (웃으며) 근데 곧 결혼 할 거예요.
강모 아버님 선거 끝나면 한다고 그랬으니까 지금 한참 결혼 준비하느라고 바쁠 거예요.
강모 : (지수모의 모습에 죄의식이 느껴진다. 고개를 숙이고 가만히 있다)
씬/37 동백 집 마당 (오후)
(보글보글 끓고 있는 꽃게탕 인서트)
평상 위에서 끓고 있는 꽃게탕이 맛있어 보인다.
지수 : (양념을 넣고는 맛을 본다) ... (만족스러운 표정이다)
씬/38 우체국 앞 (오후)
동백 : (얼굴 가득 웃음꽃이 피었다) ... (걸음을 재촉한다)
경애 : (동백을 따라 달려 나오며) 동백씨~~ 동백씨~~
동백 : (걸음을 멈추고) 네?
경애 : (동백에게 와서는) 오늘 특별히 약속 없으면 저랑 저녁 같이 먹을래요?
동백 : 아, 저.. 오늘은 조금 어려울 거 같은데요? 지수씨가 꽃게탕을 끓여 놓고 기다리고 계셔서.
경애 : (지수랑 같이 먹는 게 싫은) 꽃게탕? 그거 제가 사 드릴게요!
동백 : 네?
씬/39 꽃게탕 집 (오후)
보글보글 끓고 있는 꽃게탕 앞에 동백과 경애가 마주 앉아 있다.
경애 : (작게) 한지수한테 쫑크 먹고 너무 자존심 상해 가지구요, 약속이고 뭐고 다 불어 버리고 싶었어요! 솔직히!
동백 : (쩔쩔매는) 박경애씨! 그러시면 안 되죠! 약속은 지키셔야죠!
경애 : (밝게 웃으며) 그래서.. 제가 구동백씨 봐서 참고 있는 거잖아요. 제가 좋아하는 분인데 다치면 안 되니까요.
동백 : 예?
경애 : 우리요 이번 주말에 해운대 안 갈래요?
동백 : (놀라) 해운대는 왜요?
경애 : 저랑 사겨보자구요, 진지하게.
동백 : (난처한) 하하.. 저 같은 놈이 뭐가 좋다고, 인기도 많으시면서!
경애 : (진지하게) 제가 만나 본 남자 중에요, 동백씨가.. 단연 (엄지손가락을 들며) 짱! (부끄러운 지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는다)
동백 : (난처한) 감사합니다 잘 봐 주셔서..
경애 : (기대하는) 그럼 저랑 해운대?
동백 : 아니요 해운대는 아니구요.
경애 : 그러면? 남이섬?
동백 : 저기.. (난처한 지 웃으며) 아, 끓습니다. 드시죠 박경애씨. (하고 꽃게를 접시에 떠준다)
경애 : (그 모습을 좋은 듯 보다가) 제 전화번호 모르시죠? 종이가..
(**꽃게탕 전문점 인쇄가 된 젓가락 포장지에, 박경애, 010-**** 라고 쓴다)
씬/40 동백 집 마당 (오후)
꽃게탕을 가운데 두고 지수, 민지, 상철이 기다리고 있다.
상철 : 매형 너무 늦는다! 그냥 먹자. (하고 숟가락을 꽃게탕에 담그려는데)
지수 : (숟가락으로 상철의 숟가락을 탁~ 친다, 화가 난 목소리) 기다려!
상철 : 아..! 배 고픈데. (빈 숟가락을 빤다)
민지 : (지수 눈치를 살피며 난감한) 왜 안 오는 거야.. 칼 퇴근의 대왕이..
동백 : (동백 뛰어 들어온다) 어! 미안미안! 버스가, 길이 너무 막혔어!
지수 : (동백을 미운 듯 본다)
동백 : (지수 눈치를 살피며) 야~~! 꽃게탕 맛있겠다! 이게 얼마만이냐!
민지 : (분위기 띄우려고) 언니가 오빠가 꽃게탕 좋아 한다 그랬더니 하루 종일 고생해서 끓였잖아.
먹자, 언니 먹어요. 사돈총각 먹자. 오빠 거기 앉아. (브루스타를 켠다) 이렇게 모이니까 너무 좋다~ (눈치를 본다)
컷 튀면, 일동 먹는데 동백이 배가 부른 지 잘 못 먹는다.
지수 : (그런 동백을 보며, 삐쳐서) 맛이 좀.. 없죠? 깨작깨작 하시네?
동백 : 아닙니다! (밥을 크게 떠서 먹고 국물을 팍팍~ 퍼 먹는다) 맛있습니다!
지수 : (그런 동백을 미운 듯 보다가, 동백 와이셔츠 가슴 주머니에 삐죽 나온 종이를 본다) 뭐 이런 걸 넣고 다녀요?
(하면서 쭉 잡아 뺀다)
동백 : (놀라는) 어?! (제 발 저려서) 저기저기~! 그거 주세요~!
지수 : 뭔데 그래요? (쫙~ 펴서 보는) 뭐야? ** 꽃게탕.. 박경애 010 (기막혀) 하.. 박경애씨랑 꽃게탕 드시고 오셨어요?
민지,상철 : (긴장하는) ...?
동백 : 아.. 그게. (하는 수 없이) 네!
지수 : (숟가락을 탁~ 내려놓고 안으로 들어가 버린다)
민지 : 언니~! (동백 등짝을 세게 때리는) 미쳤어! (방으로 가며) 언니!
동백 : (속상한) 하..
상철 : 뭐야? 박경애랑 진짜 먹었어?
동백 : (작게) 박경애씨가 같이 꽃게탕 안 먹으면 다 까발린다고 겁을 주잖아.
상철 : 으유~ 진짜! 우리 누나가 꽃게한테 칫솔질을 얼마나 해 줬는 줄 알아?
동백 : (울고 싶다) 그럼 난들 어떡 하냐?! 박경애씨가 밥 두 그릇 안 먹으면 화 낸다 그래서 난 두 그릇 먹었고!
지금 또 지수씨 속상할까봐 난 또 먹었고! 배가 아주 찢어질라 그래 지금! 나도 죽을 맛이다!
상철 : (웃으며) 하.. (동백을 밀며) 들어가. 무조건 잘못 했다고 빌어.
동백 : (속상한) 하..
씬/41 민지 방 (오후)
지수 : (속상한 얼굴로 앉아 있는)
민지 : (어렵게 달래는) 회식 자리였겠죠, 단 둘이야 먹었겠죠? 근데 하필 종목이 꽃게탕 그게 겹친 거지. 그런 걸 거예요 언니.
동백 : (들어오는) 민지야.. (나가라고 고개짓 한다)
민지 : 어.. 화해하고 웃는 얼굴로 나와요. 참외 깎아 놓고 있을 게. (나간다)
동백 : (눈치를 살피며) ... (어쩌질 못하고 가만히 있다)
지수 : (동백에게 손을 쭉 뻗어 다친 손가락을 보여준다) 보세요.
동백 : 네?
지수 : 제가 오늘 꽃게 손질하면서 몇 번을 찔렸는지 아세요?
동백 : (안타까운) 아! 많이 찔리셨어요?
지수 : 지금도 따가워요.
동백 : 제가 그 따가움 압니다. 꽃게 손질 많이 해 봐서, 아프시죠?
지수 : 근데 꽃게탕을 먹고 와요?
동백 : (고개 숙인다) 하.. 죄송합니다. 대신 제가 잘 낫는 연고 발라 드리겠습니다. 손 줘 보세요.
(하고 지수 손끝에 입김을 불어 호~~ 해 준다)
지수 : 치! (하고 웃는다)
동백 : (지수가 웃자 같이 웃으며, 호~~ 입김을 분다)
지수 : 박경애씨가 저녁 같이 먹자고 떼썼어요?
동백 : (끄덕인다)
지수 : 근데 왜 하필 꽃게탕을 먹었어요?
동백 : 지수씨가 꽃게탕 끓여 놨다고 먹으러 가야 된다고 하니까..
지수 : 쳇! (혼잣말) 웃기는 여자야.
동백 : (그 말에 좋아서 웃는다)
지수 : 왜 웃어요? 뭘 잘 했다고?
동백 : 잘 한 거 없습니다. 안 웃겠습니다. (웃는다)
지수 : (그런 동백을 귀엽게 흘기고는 웃어 버린다)
씬/42 동백 집 마당 (오후)
동백,지수 : (나온다)
민지 : (안도하며) 두 분 화해되신 거죠?
지수 : (웃으며 끄덕인다) ... (같이 참외를 깎는다)
상철 : (동백에게 괜찮냐 눈짓을 하면)
동백 : (끄덕인다)
상철 : 아~~ 덥다? 매운 거 먹고.. 날도 덥고..
동백 : 더우면 등목 해 줄까?
상철 : (신기해하며) 등목?! 야~~ 이게 얼마 만에 들어보는 추억의 단어냐! 역시 구씨 집안은 구닥다리야, 샤워 아니고 등목!
(웃옷을 벗는다)
민지 : (상철의 몸을 보고 참외를 뚝 떨어뜨린다) 어..? (당황해서, 평상 위의 참외를 급하게 줍는다)
동백 : (호스에 물을 틀며) 이리 와!
상철 : (동백 옆으로 가서 엎드린다)
동백 : 물 좀 차다. (뿌려 준다)
상철 : 으흐~~!! (소리친다)
동백 : (상철의 등을 손바닥으로 비벼준다)
지수 : (그 모습이 좋은 지 본다)
상철 : 됐어됐어 그만! 차다!
동백 : 됐어? (하고는 호스를 상철의 엉덩이쪽 바지 속에 쑥 밀어 넣는다)
상철 : (기겁 하며) 으악~~!
동백 도망치며 웃는다. 지수, 민지가 그 모습을 보고 깔깔 웃는다.
상철 : (화나서) 이리 와! 매형 이리 와!
동백 : (뒷걸음질 치며) 됐어, 난 안 해, 난 안 더워.
지수 : (어느 새 달려와 동백의 등 뒤에서 겨드랑이 사이로 양 손의 넣어 동백 목 뒤에 깍지를 끼어 동백을 꼼짝 못하게 한다)
내 동생을 괴롭혔어요?
동백 : (제압당해서) 어~~ 지수씨!
상철 : 나이스~ 우리 누나, 데려 와 데려 와!
동백 : (지수에게 제압당해 상철 쪽으로 가며) 안 돼 안 돼.
상철 : (호스를 동백의 와이셔츠 가슴 속에 확 넣어 버린다)
동백 : 으아~~!!
지수 : (도망치고 웃는다)
동백 : (호스를 빼서 상철, 지수에게 마구 뿌린다) 에이~~~!!
지수, 민지, 상철 도망치고 소리치고 행복한 한때다.
씬/43 동백 집 앞 (오후)
민지 : (동백을 찌르며, 진지하게) 박경애 그 여자랑 단 둘이 먹은 거 아니지?
동백 : 아니야. 신경 쓰지 마.
민지 : 난 그 여자 신경 쓰여!
상철 : (민지 추리닝 바지를 입고 있다. 짧다) 이것 밖에 없는 거야..?!
민지 : (상철을 의식하며) 난 가게 마감하고 와야 되니까, 언니랑 놀다 가.
동백 : 고생해라 동생아. 근데 상철이 넌 거기 왜 가냐?
상철 : 사돈 처녀 가게에 나보러 오는 소녀 팬들이 많아서. 매상 올려 주러 가는 거야, 근데 이게 추리닝이 짧아 가지구 영..
(무릎까지 양 쪽으로 올린다) 이게 낫다. (민지랑 어깨동무하며) 가자, 민지 아가씨.
동백 : (어깨 걸고 가는 둘을 흐뭇하게 본다) ... (들어간다)
씬/44 동백 집 마당 (오후)
동백 : (들어오는데)
지수 : (거실 위에, 넥타이 세 개를 다 목에 걸고, 패션모델 포즈로 서 있다)
동백 : (웃고) 지수씨?
지수 : (두 세 가지의 포즈 후에, 모델처럼 걸어 나와 동백 앞에 멈춘다) 동백씨 넥타이 좀 샀어요. 제 취향으로 다가.
(하나를 벗어 동백 목에 걸어주며) 화려하고~ (하나를 벗어 걸어주며) 무늬 많고~ (하나를 벗어 걸어주며) 강렬한 칼라로~
동백 : 공무원이라 이런 넥타이는 곤란하다 그랬잖아요.
지수 : 넥타이를 일 할 때만 매요?
동백 : 상철이랑 비슷한 소리 하시네.
지수 : 자, 그리고 요 앞에 서 봐요.
동백 : 예?
지수 : (핸드폰으로 사진 찍을 준비를 하며) 제가 여기 네모 난 하늘을 왜 좋아 하는 지 아세요?
동백 : 그냥.. 네모 나서, 신기하니까?
지수 : 이 네모 난 하늘 아래, 구동백씨가 있기 때문에.
동백 : 아..! (좋은 지 웃는)
지수 : (평상에 앉아 폰카로 네모 난 하늘을 잡는다) ... (한 손을 뒤로 짚어 몸을 뒤로 최대한 낮춘 후 구도를 잡는다)
이쯤이 좋겠다. 동백씨, 핸드폰 앞에 서 보세요.
폰카 화면, 네모 난 하늘 앞에 동백의 얼굴이 쑥 들어온다.
지수 : (OFF) 조금만 앞으로요.. 조금 더..
동백 : (시키는 대로 몸을 앞으로 굽힌다)
지수 : 약간만 더.. 조금 앞으로..
동백 : (시키는 대로 움직이다가 균형을 잃고 지수 위쪽으로 쓰러진다) 어!
그 바람에 지수가 평상에 넘어진다, 동백은 양팔을 평상에 대고 겨우 몸을 버티고 있다.
동백 : (지수와 얼굴이 가깝다) 죄송합니다.
분위기가 순간 진지해 진다.
동백 : (떨리는 지, 일어나려는데)
지수 : (동백의 넥타이를 살짝 당긴다)
동백 : (지수 쪽으로 기울어진다, 잠시 그대로 있다가 용기를 내서 지수 입술에 입맞춤을 한다)
카메라가 부감으로 점점 멀어진다.
씬/45 지수 집 앞 (밤)
(지수가 매준 넥타이 세 개를 모두 하고 있는)동백과 지수가 손을 잡고 집을 향해 걸어간다.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며 행복한 표정들이다.
지수가 동백의 손에 깍지를 낀다. 동백은 지수의 손을 더 꽉 잡는다. 그렇게 다정히 걸어간다.
씬/46 지수 집 동백 방 (밤)
동백 : (행복한 얼굴로 들어온다) 하.. (침대에 엎어진다) 술도 안 마셨는데.. 취한 거 같냐.. (행복한 미소가 지어진다)
씬/47 지수 방 화장대 앞 (밤)
지수 : (화장대에 앉아, 네모 난 하늘 아래 동백 얼굴이 있는 사진을 본다) ... (미소가 지어진다)
연경 : (들어온다) ... (다정하게) 하루 종일 뭐 했어?
지수 : 음? 음.. 민지씨랑 쇼핑하고, 점심 먹으면서 수다 떨고.. 꽃게 사다가 상철이랑 동백씨랑 다 같이 먹고, 상철이 등목하고..
(생각이 나는 지 웃는) 흠.. 물장난하고..
연경 : 하루 종일 재밌게 놀았네?
지수 : (생각에 잠겨) 음.. 오늘 하루가 뿌듯해. (미소 짓는) 내 옆에 있는 사람들 때문에..
연경 : (그런 지수를 좋은 듯 보며 미소 짓는다)
지수 : (툭 던지듯) 이 결혼 그냥 진짜로 만들면 어떨까?
연경 : (다소 놀라, 지수를 본다)
지수 : (드레스룸으로 가면서 혼잣말) 잃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생겨 버렸네..
연경 : 뭐?
지수 : (가면서) 아니야.
연경 : (지수가 두고 간 핸드폰에 있는 동백 사진을 본다)
씬/47-1 선거 캠프 사무실 (밤)
정욱은 망연자실한 얼굴로 말없이 앉아 있다.
특보1,2,3가 고성을 지르며 화를 내고 있다.‘이게 말이 됩니까?’,‘갑작스럽게 사퇴라니요!’,‘이유가 뭡니까!’.
보좌관은 침울한 표정으로 서 있다.
씬/48 지수 집 아침 외경
씬/49 지수 집 동백 방 (아침)
동백 : (연미복을 입은, 나비넥타이를 혼자 맨다)
지수 : (OFF) 저 들어가요.
동백 : 예! 들어오십시오.
지수 : 청심환(※병에 든 수용액이다) 하나 가져 왔는데, 드실래요?
동백 : 주십시오! 일단 하나 챙겨야겠습니다! (받아서 주머니에 넣는다) 은근히 떨립니다. 무대에 선다는 게.. 하..!
지수 : (은근히 기대하며 다정하게, 나비 넥타이를 매만져 주며) 근데 오늘 무슨 노래 부르실 거예요?
동백 : 베사메무쵸요.
지수 : (실망했는지, 손을 툭~ 떨어뜨린다)
동백 : 다들 싫어하는데, 국장님이 너무 화를 내셔서 어쩔 수가 없습니다. (수줍게) 실은 부르고 싶은 노래가 있었는데..
지수 : (기대하며 나비 넥타이를 다시 매만지며) 뭐.. 였는데요?
동백 : (수줍게 웃으며) 도라지 타령이요.
지수 : (실망해, 손을 툭~ 떨어뜨린다, 마음에 안 드는) 도라지.. 타령이요?
동백 : 예, 제가 중학교 때 학교 대항 합창 대회 때 불렀던 노랜데요, 그때 기억이 너무 좋아서..
도라지 타령 화음 넣어서 부르면 참 좋습니다!
지수 : (실망한) 예.. 도라지.. 좋네요..
동백 : 좋으세요?! 그럼 다음 공연이 또 있을 지 모르겠지만, 또 할 수 있게 되면, 도라지 타령 꼭 부르겠습니다.
지수씨한테 드리는 선물입니다.
지수 : (대충) 예.. 고마워요..
씬/50 지수 집 주방 (아침)
지수 : (커피를 마시며, 회상)
(회상 인서트, 9화 씬/16)
동백 : 지난 번에 보니까 노래도 참 잘 하시던데. 오버 더 레인보우 였죠?
지수 : 제가 그 노래를 정말 좋아하거든요. 뭔가 간절히 원하는데 자신이 없을 때, 그 노래를 부르면 이상하게 용기가 나더라구요.
엄마가 수술 받을 때도 속으로 그 노랠 불렀고, 첫 영화 오디션 때도 그 노랠 불렀었어요.
그런데 또 그 노래를 부르면 다 잘 됐어요.
동백 : 아.. (웃고는) 저도 나중에 용기가 필요할 때 한 번 불러 봐야겠네요.
지수 : (웃는) 적극 추천 할게요.
지수 : (괜히 실망스러운) 치.. 다 잊어 버렸구나..
씬/51 공연장 정문 앞 계단 (낮)
꽃다발을 든 민지, 상철, 승은이 공연장 쪽으로 걸어간다.
민지 : 너 호주 안 갈 거면 우리 가게 와서 알바 안 할래? 너 보러 온다는 여자 애들이 갈수록 는다!
상철 : (귀엽게 잘난 척) 아~ 이놈의 인기는! (민지를 보며) 여자들은 다 그래? 잘 생기고 몸 좋은 남자가 그렇게 좋은 거야?
사돈처녀도 그래?
민지 : 난 안 그러거덩~! 넌 나한테 그냥 어린애거덩~!
상철 : 그래? 내가 그저 어린애일 뿐이야? (민지를 와락 껴안는다)
민지 : (순간 놀라 얼어붙는다)
상철 : 우리 사돈처녀 심장 뛰는 소리가 들리는데? (민지의 심장 소리를 입으로 흉내 내는) 쿵쿵.. 쿵쿵..
(점점 빨리) 쿵쿵 쿵쿵 쿵쿵쿵쿵~~!
민지 : (상철을 확 밀고는) 야!
승은 : (그런 둘이 좋아 보인다)
상철 : (도망치며 장난하는) 남자로 느끼는 구만!
민지 : 저게! (샌들을 벗어 상철에게 던지는데, 상철이 피하고, 샌들이 멀리 계단 아래로 떨어진다) 아.. 씨.. (샌들을 주으러 간다)
상철 : (낄낄 거리며 승은에게 온다) 우리 사돈처녀 너무 귀엽지 않아요?
승은 : (그런 상철을 보는) 나 좀 미안해질라 그러네?
상철 : 에?
승은 : (진지하게) 나 사실 거기 누나 미워했어요.
상철 : (장난치는) 한지수 안틴가?
승은 : 동백 오빠랑 결혼 한 거, 뭐 있는 거 같아서 의심했었거든요.
상철 : (살짝 놀라는) ...!
승은 : (진지하게) 근데.. 상철씨나 민지나.. 오빠나 한지수나.. 다 잘 지내나 보니까, 내가 뭐 잘못 들어서 오해했던 거 같네요.
상철 : 아! 쓸데없는 오해 했구나? 둘이 워낙 안 어울리니까, 그런 생각들 하죠 하하..! 근데 두 사람 얼마나 뜨거운 지.. 휴~~
(고개를 젓는다)
승은 : (상철을 본다)
민지 : (뛰어 올라와서 상철의 등짝을 주먹으로 때리며) 정의의 이름으로!
상철 : (아파) 아오~! (하고 웃는다)
씬/52 백기자 사무실 (낮)
백기자 : (인터넷으로 ‘긴급, 김정욱 서울 시장 후보 돌연 사퇴’ 기사를 보고 있다, 오랜 숙원이 풀린 듯 긴 한숨을 쉰다) 후...
씬/53 달리는 지수 차 안 (낮)
연경은 운전을 하고, 지수가 꽃다발을 안고 보조석에 앉아 있다.
지수 : (민지 전화를 친하게 받는) 아, 민지씨! 나도 꽃다발 되게 큰 거 샀는데? 내께 더 클걸요? (웃고는) 상철이랑 같이 갔어요?
상철이가 가게 가서 민지씨 자꾸 귀찮게 하죠? 걔 그냥 막 부려 먹어요. 시급 안 줘도 되고요, 반항하면 나한테 얘기해요.
내가.. (하다가 사거리 전광판을 보고는 웃음이 가신다, 뉴스 자막 <김정욱 의원 서울 시장 후보 돌연 사퇴,
건강 악화가 이유>, 놀라서) 민지씨.. 그럼 이따 봐요? (핸드폰을 끊는다) 언니..
연경 : 음?
지수 : 강모씨 아버님.. 시장 후보 사퇴했대.
연경 : (놀라는) 뭐?
지수 : (무슨 일인가 신경이 쓰인다)
씬/54 병원 입원실 (낮)
환자복을 입은 정욱이 침대에 누워 있고 강모가 앞에 서 있다.
정욱 : 난 이제 여기서 멈춰야 되지만, 넌 아니야! (강하게) 너는 나니까..! 니가 이루면 내가 이루는 거다..!
강모야.. 최회장 미국에서 오면, 그땐 되돌릴 수 없다. 수연이 찾아가라. 가서 한지수랑 끝냈다고 얘기 해! 사정이라도 해!
걔 잡아! (간절히) 내 말 들어라..
강모 : (가만히 서서, 아무 대답 없이 듣고만 있다) ...!
씬/55 공연장 화장실 (낮)
국장 : (잔뜩 멋을 낸, 거울을 보며 떨리는 마음을 진정 시키려고 애쓴다) 하.. 후..
(휴지로 코를 세게 풀고는 콧물이 없는 지를 최종 확인한다, 매우 긴장이 되는) 아, 이거 되게 떨리는 구만..
씬/56 공연장 복도1 (낮)
윤섭 : (시계 보며) 국장님 왜 이렇게 안 오셔? 나 들어 가야 되는데.
국장 : (걸어오다가, 윤섭을 발견한다) 어..?
필순은 윤섭을 바라보고 있어, 국장은 필순의 뒷모습만이 보인다.
윤섭 : 국장님!!
필순 : (천천히 국장 쪽으로 몸을 돌린다)
국장 : (필순과 눈이 마주치자, 부끄러워 그대로 도망쳐 버린다)
필순 : (놀라는) ...?
윤섭 : (기막혀) 국장님!
필순 : 넌 들어 가 준비해. (하고 국장이 도망 친 쪽으로 걸어간다)
윤섭 : (그런 엄마가 마음에 안 드는) 뭐야.. 엄마가 더 적극적이야?
씬/57 공연장 복도2 (낮)
필순 : 종삼씨? 종삼씨? (기둥 뒤에 숨어 있는, 국장의 구두 앞코가 보인다)
국장 : (기둥 뒤에 숨어) 아... (용기를 못 내고 몸을 최대한 웅크리고 있다)
필순 : (수줍게 노래하는 소리가 들린다, OFF) 베사메..
국장 : (기둥 뒤에 숨어, 놀라는) ...?
필순 : (기둥 쪽을 바라보며, 수줍게 노래하는) 베사메 무쵸..
국장 : (순간 숨어 있던 기둥에서 나오면서, 떨리는 목소리로 노래하는) 꼬모시 후에라 에스따 노체 라 울띠마 베스
필순 : (국장을 보며, 노래하는) 베사메.. 베사메 무쵸..
국장 : (필순을 보며, 용기 내어 멋지게 노래하는) 깨 땡고 미에도 아 뻬르데르떼 뻬르데르떼 데스뿌에스.. (노래를 마친다)
필순 : (미소 지으며) 오랜 만이에요. (어색하게) 종삼.. 씨..
국장 : 오랜 만입니다. (어색하게) 필순..씨..
두 사람은 잠시 어색하게 헛웃음만 짓는다.
필순 : 우리 윤섭이가 그러던데, 공연 준비에 열정이 높으셨다고..
국장 : 아닙니다. 우리 제비들이 고생이 많았죠.
필순 : 세상 참 좁아요. 그쵸?
국장 : 그러게 말입니다. 우리 윤섭 군이 필순씨 아들이라는 게..
필순 : 예..
국장 : 어떻게 공연 시간 얼마 안 남았는데.. 들어가실까요?
필순 : 예..
국장 : 자리는 제 옆 자리로 준비했습니다.. VIP석입니다..
필순 : 예.. (웃는다)
국장 : (웃는다)
씬/57-1 공연장 주차장 + 지수 차 안 (낮)
지수 차가 들어와 멈춘다.
지수 : (정욱의 사퇴 기사가 신경 쓰이는 얼굴이다) ...
연경 : (그런 지수를 보고) 왜? 김의원님 사퇴 한 거 신경 쓰여?
지수 : 음? (신경 쓰이지만) 아니, 이젠 나랑 상관 없는 사람들인데 뭐..
(문자가 온다, 손목에 찬 핸드폰 수신기로 문자를 확인한다)
동백 : (OFF) 지수씨 도착하셨습니까? 제비들이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수 : (엷게 웃고는, 문자를 보낸다,‘응원하러 갈게요.’)
씬/58 공연장 대기실 안 (낮)
동백, 팀장, 윤섭, 태완이 각자 목을 풀고 있는데 지수가 들어온다.
팀장 : 한지수씨 오셨다!
윤섭,태완 : 형수님 오셨어요? / 오셨습니까?
지수 : 공연 너무 기대 되요. 잘 하실 거죠? 우리 제비들?
윤섭 : 형수님, 너무 떨려요. 잘 하라고 손 한번만 잡아 주세요.
지수 : (웃으며, 윤섭에게 손을 내민다) 잘 하세요, 윤섭씨.
윤섭 : 네! (지수의 손을 잡는다)
지수 : (태완에게 손을 내밀며) 잘해요 태완씨.
태완 : 예! (지수의 손을 잡는다)
지수 : 팀장님 파이팅!
팀장 : 예! (지수의 손을 잡는다)
지수 : (동백에게는 미소만 지으며 손을 내민다)
동백 : (미소로 답하며 지수 손을 잡는다)
씬/59 공연장 (낮)
지수, 연경, 상철, 민지, 승은이 나란히 앉아 있고, 옆쪽으로 국장, 필순, 그 뒤로 경애, 명진이 앉아 있다.
관객들이 가득 차 있다. 무대에는 여자 합장단 팀이 노래의 마지막 소절을 부르고 있다. 노래가 끝나면 일동이 박수를 친다.
사회자 : 다음은 중앙우체국 남성 중창단입니다. 구동백과 제비들. (그 말에 관객들 웃는다)
국장 : (난감해 하며) 왜들 웃어? 제비가 웃겨?
무대에 팀장, 동백, 윤섭, 태완의 순서로 나와 선다.
지수 : (동백을 본다)
동백 : 노래에 앞서 한 말씀만 드리고 시작하겠습니다. 음.. 저희가 부를 이 노래는, (지수를 보며) 용기가 필요 할 때 부르면,
원하는 게 이루어진다는 아주 신기한 노랩니다.
지수 : (그 말에 감동의 미소가 지어진다)
동백 : 여러분도 용기가 필요하신 순간이 오면, 이 노래를 기억해 주십시오. 제가 적극 추천 드립니다.
지수 : (미소 짓는다)
전주가 흐르고 <오버 더 레인보우>를 부르기 시작 한다.
노래 부르는 구동백과 제비들의 모습과 듣고 있는 관객들의 여러 모습.
경애 : (노래하는 동백의 모습에 완전히 반해 버리고 만다) 하..!!
지수 : (노래를 듣는 동안 동백과 있었던 여러 일들이 떠오른다)
(행복했던 회상 인서트)
1화 지수가 동백이 버스에서 사인지를 보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는 장면
2화 체육대회 때 동백이 달리기에 이기고, 지수가 박수 치던 장면
3화 동백이 아이들에게 자전거를 나눠주던 장면
4화 지수가 동백과 소쿠리 축구를 하던 장면
7화 지수가 동백과 다이빙을 하던 장면
8화 동백이 지수에게 소포실에서 도장을 찍게 하던 장면
9화 명동 데이트 장면
11화 지수가 동백과 부루스를 추던 장면 (※등등의 행복한 순간들을 적절히 편집해 주세요)
구동백과 제비들이 노래를 마치고, 넷은 손을 잡고 인사를 한다. 관객들이 환호하며 박수를 친다.
동백, 팀장, 태완, 윤섭은 행복한 표정이다. 팀장은 감동해서 급기야 눈물을 흘린다.
지수 : (기립 박수를 친다, 눈시울이 뜨거워져서 박수를 친다)
민,상,승 : (박수를 친다)
국장,필순 : (박수를 치며 기뻐한다)
경애 : (동백에게 반해 마구 박수를 친다)
동백 : (지수를 보며 웃는다)
지수 : (더 크게 박수를 보낸다)
씬/60 관객석 뒤편 일각 (낮)
누군가 들어와, 무대 위에서 웃으며 인사를 하고 있는 동백을 본다. 강모다.
(플래쉬 컷)
정욱 : (병원 침대에 앉아, 화를 내는) 너 지금 제 정신이야?! 한지수 그 아이 이혼시켜서 결혼하겠다고? 너 그렇게 되면 사람들이
누구 편 들 거 같아? 그 우체국 직원 그 사람 편 드는 거야! 사람들은 무조건 약자 편에 서게 되 있어!
그런데 그런 여자랑 결혼해서 니가 뭘 얻겠다는 거야!
강모 : (싸늘하게) 사람들이 지수를 동정하게, 제가 그렇게 만들 겁니다.
강모 : (환하게 웃고 있는 동백을 차가운 눈으로 본다)
씬/61 공연장 복도 (낮)
지수 : (행복한 표정으로, 꽃다발을 들고 힘차게 걸어간다)
강모 : (복도 반대편에서 지수를 향해 걸어온다)
지수 : (강모를 알아 보고는, 순간 놀라 멈칫한다)
강모 : (지수를 향해 천천히 다가온다)
지수 : (아무 말도 못하고 얼어붙은 채 서 있다)
강모 : (지수 앞에 멈춰 선다) ... (착한 미소를 지으며) 지수야..
지수 : ...
강모 : 우리 다시 시작하자. 나 파혼 했다.
지수 : (놀라, 눈이 동그래지는 데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