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역
정공채
피어나는 꽃은 아무래도 간이역
지나치고 나면 아아,
그 도정에 꽃이 피어 있었던가.
잠깐만 멈추어서
그때 필 것을, 설계(設計)
찬란한 그 햇빛을......
오랜 동안을 걸어온 뒤에
돌아다보면
비뚤어진 鋪道에
아득한 비가 내리고 있었다.
이제 꽃은 지고
지는 그 꽃에 미련은 오래 머물지만
져버린 꽃은 다시 피지 않는걸.
旅宿에서
서로 즐긴 사랑의 手票처럼
기억의 언덕 위에 잠깐 섰다가
흘러가 버린 바람이었는걸......
지나치고 나면 아아, 그 도정에 작은
간이역 하나가 있었던가
간이역 하나가
꽃과 같이 있었던가.
***작가약력***
1934년 경남 하동출생,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2008년 4월 30일 사망(향년73세)
1957년 <<현대문학>> 등단
1959년 제5회 현대문학상 수상
1981년 제1회 한국문학 협회상 수상
2004년 제41회 한국문인협회 한국문학상
시집:<정공채 시집>1979. <海店>1981. <아리랑>1986
〈사람소리〉(1989), 〈땅에 글을 쓰다〉(1990)
〈새로운 우수〉(2004) 등이 있다.
2008년 그의 시집 6권의 수록시를 모은
〈정공채 시 전집〉
역사소설:〈초한지〉(1983)
수필:〈너의 아침에서 나의 저녁까지〉(1989)
평론:〈아, 전혜린〉(1991),
평전:〈불꽃처럼 살다간 전혜린〉(2002)
수상:현대문학상(1959), 시문학상(1979),
한국문학협회상(1981), 편운문학상(1998)
한국문학상(2004), 문예한국대상(2005)
설송문학상(2005) 등을 수상했다.
2008년 4월 경남 하동군 섬호정 문학공원
'시의 언덕'에 시비가 건립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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