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 건축 상담을 하다보면 고객들이 결론적으로 물어보는 말은 딱 한 마디로 요약된다.
"평당 얼마예요?"
전원주택 건축업체들이 가장 답답해하는 부분이 바로 이 대목이다.
아파트와 같은 규격 상품은 평당 얼마라는 가격 개념이 비교 잣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건축방식이나 마감재 수준에 따라서 가격 차가 천차만별인 전원주택의 경우에는 평당 가격으로 따질 수 없는 부분이 너무 많다.
그러나 거꾸로 뒤집으면 이 말은 곧 그만큼 전원주택이 아파트보다 건축비를 줄일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 의미가 된다.
일반적으로 전원주택을 지을 때 건축비를 절감할 수 있는 부분은 크게 설계ㆍ시공ㆍ마감 등 세 가지다.
이중에서 설계는 가장 기본사항에 해당한다. 설계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건축비 절감은 물론 주택 건축의 성패까지 결정되기 때문이다.
전원주택 설계비는 건축사무소에 따라 다르다. 단독주택의 경우 3.3㎡당 10만~15만원 안팎이다.
그런데 이걸 몹시 억울해 하는 건축주가 의외로 많다. 아직 우리 사회가 무형의 서비스에 대가를 지불하는 데 매우 인색하기 때문이다.
198㎡(60평) 이하 주택의 경우 간이 도면만 있으면 인허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상세설계는 생략하고 바로 건축에 들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집을 지을 때 자재비는 아낌없이 지불하면서도 설계에는 돈을 들이려 하지 않는다.
시공업체가 대충 그려주는 도면을 바탕으로 적당히 집을 짓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원주택 수요자가 설계를 시공업체에 일임하면 이들은 대부분 '허가방'에 건축도면 작성을 떠넘긴다. 허가방은 '집장사'(지역 영세 건축업체)들의 의뢰를 받아 날림 설계도면을 만들어 건축허가를 받아주는 일을 전문적으로 대행해주는 시청ㆍ군청 주변의 토목설계사무소를 말한다.
그런데 이들은 어디까지 건축 인허가를 대행해 주는 업자에 불과할 뿐 설계 전문가는 아니다.
문제는 허가방에서 작성한 도면을 바탕으로 전원주택을 지을 경우 실제 건축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날림으로 작성된 건축도면으로 집을 지었다가 주택 완공 후 비가 새거나 창문이 맞지 않아 두고두고 고생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무조건 건축비를 아끼려는 건축주와 싼 값에 공사를 따내 대충대충 집을 지으면 그만이라는 영세업체가 빚어낸 ‘참사’다. 때문에 전원주택 설계는 가급적 전문 설계사 사무실에서 제 값을 주고 하는 것이 좋다.
이영주 나무와좋은집 대표 (031-971-4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