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안정환 선수의 분데스리가에의 입성을 환영합니다.
MSV 두이스부르크는 이번 05/06 시즌에 5년만에 1부리그로 올라온 팀으로 지난 15년의 성적을 보면 1부와 2부 리그를 오르락 내리락 했던 팀입니다. 그래서 독일의 축구잡지에서는 매 시즌시작 예상평에 이 팀을 '2부리그로 강등될 팀후보'로 꼽기도 하죠. 리그 우승을 한 적도 없고 타이틀이나 트로피와는 거리가 먼, 소위 '약팀'에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만 다른 한편으로는 전형적인 평범한 분데스리가 팀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현재 두이스부르크를 맡고 있는 위르겐 콜러 감독은 전반기 시즌 직후부터 팀을 맡게 되었습니다. 지난 전반기 비슷한 처지인 쾰른과의 경기중 상대 선수와 말싸움을 하다가 박치기를 시도했다가 결국 해임된 마이어 감독의 후임이죠. (상당히 시끄러운 뉴스였더랬죠) 콜러의 선수로서의 경력은 매우 화려합니다. 이태리 세리에 A에서도 오래 선수 생활을 했고 1990년 독일의 월드컵 우승시 주전 수비수였으며, 90년대중반부터 강팀으로 떠올랐던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보내며 챔피언스 리그 우승도 함께 맛보았죠. 은퇴 이후 바이어 레버쿠젠(Bayer Leverkusen)의 매니저로 잠시 일하기도 했습니다. 화려한 선수로서의 경력과는 별도로 감독으로서의 경력은 일천합니다. 이번이 그에게는 첫번째 감독생활이라 그가 어수선한 분위기의 팀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가 가장 큰 관심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딱 절반인 17개의 경기를 치른 현재 두이스부르크는 승점 22점으로(3승 3무 11패) 17위에 위치하고 있는데, 공격, 수비 그 어디 하나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특히 리그 최하 득점인 15점은 빈곤한 득점능력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반기에서는 4-4-2와 4-3-3의 포메이션을 섞어서 사용했으며 수비를 두텁게 하고 주로 역습을 노리는 전술을 많이 썼죠. 그러나 경험 부족으로 불안한 수비라인과 공격 찬스를 많이 만들어 내지 못하는 미드필더진의 부진으로 하위권에서 맴돌고 있습니다.
포지션별로 선수들을 좀 살펴보겠습니다.
골키퍼의 주전은 경험이 풍부한 게오리히 코흐입니다. 사실 팀에서 전반기 시즌동안 가장 좋은 활약을 했었죠. 독일의 축구전문지 '키커'의 평점도 굉장히 좋습니다. 성질이 좀 급하지만 순간적인 반응이 굉장히 좋은 골키퍼입니다. 한때 독일 대표팀의 후보로도 뛴 적이 있지만 올리버 칸과 옌스 레만의
그늘에 가려 이젠 후보에도 명단을 올리지 못하고 있죠. (72년생의 많은 나이가 걸림돌)
수비는 전반기 시즌에선 4백을 썼고 아마 후반기에도 4백의 수비라인을 세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3백은 분데스리가에선 보기 힘들죠) 카스켄 볼터스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젊은 선수들로 이루어진 수비라인은 우베 묄레, 토마스 베룸, 알렉산더 마이어, 라준다라 티쿠즈 등이 주전으로 뛰게 됩니다. 사실 시즌 휴식기동안 새로운 수비수를 영입하려 했지만 지금까지로 봐선 어려운 것 같습니다. 현재의 수비진을 수비수 출신 감독일 콜러가 어떻게 조련하여 발전시킬지도 유심히 살펴봐야 할 점이라고 생각됩니다.
미드진은 풍부한 경험의 게임메이커 디르크 로트너를 중심으로 구성될 것으로 봅니다. 나이가 많아 체력적인 문제가 있긴 하지만 콜러 감독의 신임을 받고 있어 그의 활약에 따라 팀의 성적이 결정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기에 겨울 휴식기동안 VfB 슈투트가르트에서 새로 영입한 마르코 칼리지우리와 루마니아 대표 출신의 미하이 타라라체의 활약도 기대됩니다. 특히 타라라체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얼마나 제 활약을 해주느냐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공격진은 마르쿠스 쿠르트, 압델라지지 아한푸프, 페터 판 후트에 안정환 선수 정도가 주전이라고 보면 됩니다. 워낙 득점력이 약한 팀이다 보니 누가 더 잘한다고 말하기도 힘드네요. 키커의 평점을 보면 3명 모두 엉망입니다. -_-;; 미드진에서 제대로 된 공을 받기가 어려울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어쩌면 안선수가 상당히 밑에서부터 공을 가지고 올라와야 할 상황이 많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마 이번 토요일의 대 슈투트가르트 경기에는 출전할 가능성이 적고 다음 다음 경기정도부터 조커로서 교체되어 들어가지 않을까 싶네요. 따라서 VfB 슈투트가르트의 트라파토니 감독과의 재회는 어렵지 않을까 싶은게 제 생각입니다.
후반기의 제 예상은 아마 두이스부르크는 2부리그 강등을 피하기가 힘들 것 같습니다. 다만 안 선수가 좋은 모습을 보여 적어도 시즌후 다른 팀으로 쉽게 이적할 수 있기만 바랄 뿐입니다.
여담으로, 전반기에서 두이스부르크의 차두리 선수의 프랑크푸르트와의 경기는 1-0으로 프랑크푸르트가 이겼습니다. 차선수는 이경기에서 66분(후반 21분)에 교체로 들어갔구요. 그리고 프랑크푸르트의 현 감독인 풍켈이 두이스부르크의 감독으로 꽤 오래 일했더랬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