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도림천다리08:40 신도림역, 용산역(중앙선환승), 양수역10:43 양평갈산공원11:54 이포보12:51 점심13:40 여주보, 여주대교, 신륵사방향, 반대방향, 여주대교, 상리사거리, 영월근린공원(물보충)15:09 강천보15:23 탄금대45km앞17:07 석왕사앞17:49 새바지고개, 충주댐18:58 앙성면 온천으로 가다가 길을 잃고 산길을 헤맴, 석왕사앞, 새바지고개, 앙성면 능암관광호텔앞, on you hotel & spa 401호 온돌21:08 기상04:30 퇴실06:13 우리곤드레밥집06:30 출발07:00 오다가 길을 잘못들어 물어보고 왔던 길로 되돌아 가다가 또 다시 물어보고 원래 코스로 원대복귀,탄금대45km(팔당대교90.5km)08:07 장남이고개09:10 섬강과 남한강합류점, 섬강, 강천섬09:39 강천보10 :03 소나기,강변유원지 자전거수리점(비닐우비구입, 경강선 여주역으로 코스변경), 영월근린공원에서 물보충, 상리4거리(좌회전) 버스터미널사거리(세종대왕동상), 여주역11:02 탑승11:38 판교역12:35 강남역13:12 대림역(도림천에서 세차)13 :49
의왕 백운호수, 파주 행주산성,춘천을 자전거로 같이 다녀온 이회장(테니스실버회원, 양띠)이 고향이 충주라며 한번 그 쪽으로 가보고 싶은데 동행자가 없어 못 가봤는데 같이 가자해서 그냥 건성으로 가겠다고 했었다.
도림천에서 만나 전철을 이용해 신도림역, 용산역, 양수역에서 하차하여 남한강상류로 가보기로 했다.
나는 사실 건성으로 대답하면서 가다가 힘들면 전철로 되돌아오자고 했다.
토요일이라 중앙선에는 자전거가 많아서 여러 대의 자전거 속에서 제때에 내 자전거를 꺼내기도 어렵다.
양수역에서 내렸는데 자전거길을 못찾아 이리 저리 헤매다가 결국 양수역으로 되돌아와서 바로 역 앞에 있는 자전거길을 찾아내고 나서야 자전거를 세워놓고 커피를 마시며 길을 모르면 공연히 헛고생만 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낀다.
이제 길을 찾았으니 느긋하다.
복면을 했는데 습도가 높고 갑갑하고 숨이 막혀 벗어버렸다.
가면서 5~6개의 터널을 지날 때는 날아갈듯 시원해서 기분이 좋다.
자전거 이용자만을 위해 뚫은 터널같다.
양평에는 개군레포츠 공원 등 볼거리가 꽤 많은 듯 싶다.
자전거 전용도로에서는 표지판도 있고 한데 가끔 일반도로에서 자전거도로를 같이 쓰는 경우는 표지판이 부실하여 갈림길이 나타나면 여러 번 길을 잘못 들어 되돌아 오기를 몇번이나 반복한다.
드디어 TV에서 보던 이포보를 만난다.
여주보를 건너 남한강 남쪽 강변도로로 가다가 공사중 표지판이 있어 우회하여 일반도로로 들어섰다가 길을 잘못 들어서 여주대교를 건너 신륵사 쪽으로 가다가 또 반대 편으로 가다가 다시 여주대교를 건너서야 제대로 길을 찾았다.
가져온 물 2병이 다 떨어졌었는데 마침 영월근린공원에서 다시 채워 넣을 수가 있었다.
달리다가 경사진 도로를 만나면 끌고가기를 셀 수도 없이 반복한다.
그런데 나보다 9살이나 많은 이회장이 나보다 고개길도 더 잘 올라간다.
자전거가 더 좋은 것인지 체력이 좋아서 그런지 모르지만 대단한 분이시다.
섬강과 남한강 합류지점의풍광이 뛰어나다.
남한강과 북한강의 합류점 양수리가 경치가 뛰어난 것과 마찬가지다.
탄금대가 45km 남았는데 17:07이다.
도저히 끝까지 갈 수가 없는 것같은데 중도에서 숙박을 하자는 얘기가 없다.
자전거전용도로는 괜찮은데 일반도로는 어두울 때 자동차가 헤드라이트를 켜면 앞이 안보여서 사고의 우려가 있으니 어두워지면 중단해야 한다고 얘기를 했다.
집에서 언제 오냐고 연락이 와서 충주 방면으로 오다가 자고서 내일 집으로 간다고 대답을 한다. 그랬더니 내일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고 걱정을 한다.
빗방울이 떨어지니 더위가 가시며 자전거 타기가 수월해지고 정신이 또렷해지며 힘이 솟는다.
드디어 충주댐에 도착했는데 날씨가 흐리고 안개가 끼니 사진이 잘 안나온다.
여하튼 날도 어두워지고 있어서 인근의 펜션이나 가든으로 들어가자고 했더니 이회장은 왔던 길을 되돌아가서 앙성면의 온천으로 가자고 한다.
지금 7시고 체력도 바닥나고 물도 다 떨어졌다고 불만을 털어 놓았으나 한 사람이 굽히는 수밖에 없었다.
물을 파는 가게도 없고 물 보충할 방법이 없어 점심에 먹고 남은 김밥을 조금 먹었지만 물이 없어서 빵이나 떡은 먹을 수가 없었다.
그래도 김밥을 조금 먹고 나니 기운이 난다.
내가 체력이 완전히 떨어지니까 나를 앞세운다.
내가 가다가 쉬자고 하면 이회장도 별수없이 같이 쉬기를 반복한다.
한참을 가다가 앞서 가는 나를 불러 되돌아 오라하더니 4거리에서 우회전을 하라고 한다.
나는 영문을 모른 채 내가 가던 길이 아까 왔던 길인데 하면서 속으로 지름길로 가려나보다 생각했다.
그런데 한참 가더니 이 길이 아까 왔던 길이지 하길래 아니라고 하며 내가 갔던 길이 아까 왔던 길이라고 하니 누군가 이 길로 가도 된다고 했단다.
그런데 한참을 더 들어가니 통나무들을 가로 질러 만든 등산로여서 자전거를 끌고 가다가 들고 가다가하며 나무들이 우거진 어두운 등산로를 헤매게 되었다.
이회장은 혼잣말로 내가 노망이 났나 귀신에 홀렸나하면서 자기의 실수에 미안해한다.
이미 엎지러진 물이고 또한 자기 생각에는 잘하려고 한 일이 이렇게 된 것이다.
그러니 그를 비난할 수도 없는 일이다.
겨우 산길을 벗어나 한참을 가니 아까 지났던 석왕사앞의 길이 나와 슈퍼에서 음료수를 사서 마시면서 물어보니 민박에 4만원을 달라고한다.
너무 비싸다고 생각되어 새바지고개를 넘어 앙성면 온천으로 향한다.
길을 잃고 삥 둘러 오면서 깜깜한 새바지고개를 다시 넘는다.
도로는 이미 칠흙같이 어두웠으나 차가 별로 없어서 다행이었다.
고개를 넘으니 온천이 있어 들어갔더니 영업시간이 끝나가고 있으니 관광호텔로 가보라 해서 그리로 가서 바로 앞에 있는 on you hotel & 스파에 들어갔는데 원래 6만원인데 4만원을 내라해서 3만원에 해달라고 하니 안된다 하여 그냥 그 곳에 묵기로 하고 401호 온돌로 정했다.
양말, 내의, 겉옷이 땀과 빗물로 뒤범벅이었다.
다 벗어서 옷걸이와 유리창 가리개에 널어 놓아 건조시킨다.
냉장고에 물병이 있어 마시고 나서 샤워를 한다.
그리고 점심에 먹고 남은 떡과 빵을 먹고나니 물이 금방 없어진다.
그래서 병마다 수도물을 채워 냉장고에 넣었다.
너무 피곤하고 샤워를 한 탓에 세상 모르고 잤다.
아침에 깨어보니 4시30분인데 이회장은 미동도 없어 곤히 자는 것같아 깰까봐 조심조심 움직인다.
샤워를 하며 보니 궁뎅이가 부어 아팠다.
호텔카운터에 내려가니 옆에 있는 텐트에 매트리스가 깔려 있고 금방 일어나 주섬주섬 텐트를 걷는다.
열쇠를 반납하며 아침식사 할 곳을 물어보고 밑으로 내려가니 이른 아침인데도 두 집이나 있다.
곤드레밥에 청국장 하는 집이 있어 들어갔더니 너무 일러서 그런지 한참을 기다려도 식사가 안나온다.
정수기의 물을 먹어보니 시원해서 배낭의 물병을 정수기물로 교체한다.
어제 길을 잃고 산길을 오르내릴 때 나는 앞 사람만 따라 오면 되지만 자기는 앞이 안보여 굉장히 고생을 했다고 털어놓는다.
자기가 실수를 해서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단다.
그래서 오늘은 내 의견을 내세우며 어제 왔던 길을 따라서 가는데 이 회장이 이길이 맞냐며 자꾸 되물으며 거꾸로 가는 것같다고 했으나 나는 맞는다고 하며 그냥 앞서서 달린다.
가다가 갈림길이 나오면서 길을 찾을 수가 없고 이리저리 둘러봐도 알 수가 없다.
일단 가보다가 아니면 갈림길로 되돌아 오기로 하고 가다보니 표지판도 없는 길이어서 되돌아 오다가 인가가 있어서 물어보니 갈림길에서 우리가 온 길로 가라고 한다.
이회장은 그 것 보라며 아침식사했던 곳까지 되돌아 가야한다며 기세가 등등하다.
그래서 왔던 길을 되돌아가면서 생각해보니 귀신에 홀린 것같다.
어제 이회장 말을 들어 고생을 했는데 오늘은 내가 주도적으로 길을 찾아가다가 이렇게 되니 말은 못하고 속으로만 이 길은 분명 반대방향 길인데 하면서 또 다시 큰 길가의 펜션으로 들어가니 아주머니가 이 길로 쭉 가면 서울가는 길이라고 한다.
다시 힘없이 터덜터덜 되돌아 나오는데 다시 부르더니 남편에게 다시 물어 보라하여 내가 강원도 문막으로 해서 양평쪽 남한강하류로 자전거길을 찾는다고 설명을 하니 아주머니와 반대로 알려준다.
나는 고맙다고 수차례 인사를 하며 또 다시 방향을 돌렸다.
가다가 보니 강천보 방향표시도 있고 강물이 흘러가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 방향을 제대로 찾았음이 확인된다.
이회장이 미안했던지 가면서 화이팅을 외치며 힘내라고 격려를 해준다.
가다가 쉬면서 이회장이 왜 사람들이 길을 꺼꾸로 알려주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내가 오면서 곰곰히 생각을 해보니 우리가 길을 물을 때 잘못 물어본 것이다.
그들은 자전거길은 알지도 못할뿐더러 장호원으로 해서 서울가는 자동차길을 알려 준 것이다.
우리는 문막으로 돌아가는 자전거길을 찾는데 서로 의사소통이 안된 것이다.
가다가 내가 길을 잘못 들면 이회장이, 이회장이 잘못 들면 내가 길을 수정한다.
강천보를 지나서 소나기를 만나 강변유원지의 자전거수리점에 피신을 했고 우비가 없는 이회장은 우비를 샀다.
얘기를 하다가 양평까지 가지말고 여주에서 경강선을 타기로 계획을 수정한다.
우비를 쓰고 달리다보니 어느사이 비가 그친다.
어제 물을 보충했던 영월근린공원에서 또 물을 보충한다.
그리고 어제 길을 잘못 접어든 상리4거리에서 여주역이 좌회전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인도로 자전거를 타고 계속 가니 버스터미널 사거리에 세종대왕동상이 보이고 얼마 후 여주역에 도착했다.
여기서 경강선을 타고 판교역에서 신분당선을 환승후 강남역에서 2호선을 타면 집에 까지 고생하지 않고 갈 수가 있을 것이다.
경강선은 개통한 후 한 번도 타볼 기회가 없다가 오늘 처음 타본다.
승객이 적은데 에아콘을 틀으니 젖은 옷에 추워서 감기가 들까봐 걱정된다. 경기도 광주는 서을과 가까운데도 전철이 없어 불편했는데 이제는 교통이 편해졌다.
판교역에서 제일 앞쪽칸에 타려는데 승무원이 자전거는 탑승이 안된다며 탑승을 못하게 막으면서 접는 자전거만 탑승이 된단다.
그래서 제일 뒷쪽으로 옮겨 다음 전철을 타는데 승객도 적고 제지하는 사람도 없어 무사히 강남역까지 올 수가 있었다. 대부분 지하철은 제일 앞칸과 뒷칸은 자전거 탑승이 가능한 것으로 알았는데 아닌가 보다.
이회장과 대림역에서 내려 이틀간 빗길을 타고 다니며 자전거에 묻어 있는 흙탕물 자국을 도림천에서 씻어 내고서 헤어졌다.
집에 돌아와 비와 땀에 절은 양말, 속옷, 겉옷을 전부 벗어버리고 샤워를 마친 후 피곤함 속에서 세상 모르고 잠에 빠져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