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락당(獨樂堂) - 조정권(1949 ~ )
독락당(獨樂堂) 대월루(對月樓)는
벼랑 꼭대기에 있지만
예부터 그리로 오르는 길이 없다.
누굴까, 저 까마득한 벼랑 끝에 은거하며
내려오는 길을 부숴버린 이.
윤선도가 유배지에서 작은 집을 짓고 나서 다음과 같은 시를 읊었다. “맞아들이지 않아도 청산이 문 안으로 들어오고 온 산에 핀 꽃들이 단장하고 찾아오네. 앞 물소리가 시끄러워도 꺼리지 않으리라. 시끄러운 세상 소식을 들리지 않게 해줄 테니까.” 나라가 어지러울 때마다 목숨을 걸고 상소하여 권세에 도전한 그는 불굴의 기개로 조선의 정신을 대표하였다. ‘독락당(獨樂堂)’이 그런 시다. 이 시는 깎아지를 듯한 벼랑의 고절(孤節)을 날 세우며 수직적인 정신성을 드러낸다. 자연과 감응하며 세사에 휩쓸리지 않는 정신은 청정한 별경(別景)을 마음 끝에 세운다. 독락당(獨樂堂) 대월루(對月樓)는 벼랑 꼭대기에 있지만 예부터 그리로 오르는 길이 없다. 길이 아닌 길을 찾는 자에게 벼랑 꼭대기는 매운 도(道)의 고처(高處)이자 치열한 사투 끝에 지은 마음의 누각(樓閣)이다. 그런데 누굴까, 그 까마득한 벼랑 끝에 은거하며 내려오는 길을 부숴버린 이. 그곳에서 끝끝내 의(義)로써 생을 멸각(滅却)하는 이. <박주택·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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