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짝사랑하고 있는 인천에서 온 아들 셋 딸 하나의 아빠인 김용섭 회원입니다. 제가 짝사랑이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사걱세에게 저는 수많은 회원들 중 한 명이지만, 저에게는 둘도 없는 너무 소중하고 늘 더 나누지 못해 미안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2월 초, 2024년 회원총회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작년처럼 온가족이 함께 참여하고 싶었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올해는 힘들겠다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아쉬운 마음은 가득했지만 도저히 지금은 참석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 ‘괜찮다’고, ‘욕심 부리지 말자’고 스스로를 달랬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낯선 번호로 걸려온 전화를 받고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올해는 정말 죄송하지만 총회 참석이 어렵다고 먼저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사람들의 이야기를 나눠달라는 부탁을 하시려고 전화주셨다는 말씀을 듣고는 짧은 망설임 끝에 참석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하루 전날인 어제까지도 지금이라도 전화드려서 못가겠다고 말씀을 드려야하나 수십 번 고민했습니다.
첫째 아이가 돌이 되기도 전에 저희 가정은 아무런 연고도 없는 인천으로 이사왔습니다. 2년만 살다 조금 더 익숙한 곳으로 옮겨가려고 했는데 벌써 만 12년이 되어가고 있네요. 아내와 아이들을 위해서는 작은 돈도 아껴가며 이웃들의 삶을 변화시키겠다고 대출에 대출을 받아 지금까지 참 쉽지 않은 길을 걸어왔습니다. 출퇴근에 낭비되는 하루 4시간 중 절반을 가정으로 돌려드리기 위해 인천 청라에서 강남으로 운행하는 출근용 행복버스를 5년 가까이 운영했습니다. 또, 네모난 화면이 아닌 눈을 보며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싶어 공유책방을 열었고, 노란버스와 편의점 간식에 길들여지는 동네 아이들을 품고 가족과 이웃이 행복한 동네를 만들고 싶어 '나즈막한언덕'이라는 공간을 8년 가까이 끌고 왔습니다. 개인이 바꾸기 어려운 문제라는 것을 모르지 않았지만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모두가 벼랑 끝을 향해 더 빨리 내달리는 현실을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지난 19일 한국경제의 “4,000만원 쓰면 4억 더 번다. 스무 살 청년들 씁쓸한 풍경”이라는 기사를 보니 요즘에는 일반 재수학원의 수강료가 10개월 동안 3,000만원 정도이고, 기숙형은 4,000만원이 넘는다고 합니다. 사립대학교 1년 등록금보다 더 비싼 돈을 내고 학원을 보내더라도 서울 상위권 대학과 지방 대학간의 임금 격차가 25~59세에 걸쳐 평균 30%, 40~44세엔 50.5%까지 벌어진다고 하니 돈이 있다면 투자하지 않을 이유가 없어보입니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 경기일보에는 “2028대입 개편안 발표 후 경기도내 학원 하루 3곳씩 늘었다”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내신 경쟁을 완화하고 대학수학능력시험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개편이라고 설명하며 사교육 카르텔을 척결하겠다고 외쳤지만 이상하게도 사교육은 더 큰 블랙홀이 되어 부모와 아이 모두 깊이 빨려들어가고 있습니다.
하루하루의 삶은 버거웠지만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함께 하는 동안은 외롭지 않았습니다. 다른 회원들의 삶을 들으며 이 길이 틀리지 않았구나 힘을 얻기도 했고, 혼자가 아니구나 위로받기도 했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로 지난 4년을 보내신 정지현 대표님과 홍민정 대표님의 마지막 편지를 한참 읽고 또 읽었습니다. 때로는 의지하고 싶은 곳을 찾느라 눈 둘 곳이 없다고 느끼셨다는 홍민정 대표님, 이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살아갈 아이를 생각하며 눈물을 흘리셨던 정지현 대표님, 그리고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모든 선생님들. 한 분 한 분이 걷고 계시는 그 길이 얼마나 좁고 외로운 길인지 다 알 수 없지만 큰 강물을 거스르는 삶이기에, 진심으로 응원하고 존경합니다.
저희 가정은 요즘 인생에서 가장 힘든 순간을 지나고 있습니다. 비록 적은 금액이지만 정말 애정하는 단체를 후원하고 있었는데 작년 말부터 하나씩 취소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교육의봄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만큼은 남겨두고 싶었는데 결국 얼마 전 교육의봄도 잠시 중단해야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제 남은 곳은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유일합니다. 많은 부모님을 대신하여 가장 앞에서 사교육 걱정 없는, 우리 모두 더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사명을 다하고 계신 선생님들께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이렇게 사걱세를 온마음으로 응원하고 아끼고 지지하는 후원자가 많다는 것을 힘들 때면 꼭 기억해 주십시오. 우리의 목소리는 작지만, 우리의 힘은 크지 않지만, 함께 행동할 때 우리의 삶이 지금보다 더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새로 대표가 되시는 신소영 대표님, 나성훈 대표님과 함께 우리가 꿈꾸는 담대한 희망을, 이 세상을 향해 멋지게 던져봅시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사교육걱정없는 세상이 되면 참 좋을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