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장소 : 무등산 약사암
일 시 : 2023.10.05(목)
참 가 : 강공수 김영부 김재일 나종만 박남용 양수랑 윤정남 윤상윤 이용환 장휘부 정원길 등 11명 참석
불 참 : 1명(김상문-출타 중)
회 비 : 0원
식 대 : 130,000원(황칠오리백숙 2사발) 김재일이 지출함
이월 잔액 : 446,000원
총 잔 액 : 446,000원
가벼운 옷차림으로 집에서 나왔더니 추위를 느낄 정도로 기온이 떨어져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부곡정에 모인 회원들은 10시가 조금 넘어서 산행을 시작하였다. 오늘은 맨발 걷기를 하지 않기로 하였다. 추석 명절을 보내느라 한 주일을 만나지 못하였기 때문에 모두 함께 가면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 오랜만에 약사암까지 가기로 한 것이다.
추석명절에 가족들끼리 모이면서 있었던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강공수는 먼저 군인 대령을 역임한 송고성 친구와 함께 장성 상무대 안에 설치된 갑종간부 후보생 출신 전몰 장교들의 추모관을 방문하게 된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아들 삼형제 중에 막내를 빼고 두 아들과 함께 해남 화산면의 아이들이 태어나서 유년시절을 보냈던 아이들의 외갓집 마을을 방문하여 3~40년 전의 추억을 회상하는 뜻 깊은 시간을 가졌다고 하였다.
장휘부는 7남매의 장남인데 이번에 몇 십 년 만에 7남매가 한 자리에 모이게 되었는데, 형제들이 지금까지 한 자리에 모이지 못했던 이유는 주로 여동생들 세 가족이 외국에 파송되어 기독교 선교사로 활동하였기 때문에 쉽게 모일 수 없었던 것인데, 이번에 모두 귀국하여 어렵게 마련된 자리였다고 한다. 장휘부의 선친은 본래 충북 단양의 가산 출신이었다. 그래서 장휘부도 거기에서 태어나서 자랐었는데, 1950년 한국전쟁 무렵, 공무원이었던 선친께서 전남으로 전출되어 광주에 정착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7남매가 광주 땅에서 난 산물을 먹고 마시고 자라났고 광주에서 교육을 받고 장성하여 광주 사람이 되었다. 7남매 가정이 모두 기독교 가족으로 독실한 믿음으로 각자의 위치에서 생업을 이어오면서 70여 년을 살아왔다. 그 중에 다섯째는 광주광역시 민선 교육감으로 3기를 연임하였으니, 당대에 자랑스런 명문 가족이 된 것이다. 몇 십 년 만에 한 자리에 모여 먹고 마시고 잠을 잤으니 얼마나 뜻 깊은 자리였겠는가!
우리 목요산우회가 맨발 걷기를 실천해 오면서 흙길을 찾아 걷다 보니까 산행 목적지가 편백나무 숲이나 새인봉 능선길 등으로 바뀌었다가 오늘은 오랜만에 약사암으로 가게 되었다. 약사암 대웅전 앞마당에는 소국(小菊) 화분들이 아름다운 꽃을 피울 날들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석간수를 한 잔씩 마셨다. 그리고 양지바른 자리에 앉아 볕 쪼임을 하면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11시 25분에 하산하여 12시에 음악 정자에 모였다. 3주 전에 배웠던 가사 말이 고왔던 <별>(이병기 요, 이수인 곡)을 복습하였고, 이어서 김지평 작사 김민우 작곡 <숨어 우는 바람소리>를 강공수가 가사에 얽힌 숨은 이야기를 설명한 다음에 역시 JBL 스피커에서 울려 나오는 반주에 맞추어 불러 보았다. 다음은 영암천의 드넓은 갈대밭을 배경으로 한 ‘숨어 우는 바람소리’의 탄생 비화(秘話)이다.
가슴을 적시는 서정성 짙은 가사
“갈대밭이 보이는 언덕 통나무 집 창가에…”로 시작되는 ‘숨어 우는 바람소리’는 영암천(덕진천)의 드넓은 갈대밭을 배경으로 한 노래다. 1993년도 김지평 작사, 김민우 작곡, 이정옥 노래로 발표되었으며, MBC 신인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았다. 그 해 5월 MBC 예술단 제작, 서울음반으로 발매된 ‘숨어 우는 바람소리’는 때마침 컴퓨터가 대중화되고 인터넷 마당이 활짝 열리면서 ‘인터넷 히트송 제1호’가 되었다.
“숨어 우는 바람 소리”는 제목 자체가 여성적 감성을 자극하는 잘 다듬어진 시어(詩語)처럼 고운데다 가수 이정옥의 맑고 깨끗한 목소리와 가슴을 적시는 서정성(抒情性) 짙은 가사, 특히 갈대숲 우거지는 가을이 오면 중년 주부들이 노래방에서 즐겨 부르는 애창곡이다. 이 노래는 사실 노래에 비해 가수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1969년 전남 구례(求禮)에서 태어난 이정옥은 80년대 중반 클럽에서 활동을 시작하면서 음악의 길에 들어섰지만 대중의 관심을 받지는 못했는데 1991년 난영가요제에서 ‘추억은 강물처럼’으로 대상을, 그리고 1993년 MBC 신인가요제에서 ‘숨어 우는 바람 소리’로 또 다시 대상을 거머쥐며 스타덤에 올랐다.
하지만, 두 번이나 대상을 탄 실력파 가수였지만 결혼 후 아쉽게도 대중들의 기억 속에 점점 멀어져 갔다 최근에 ‘이다래’ 라는 예명으로 재기하여 ‘사랑이 남아서’와 ‘사랑노래나 불러보자’ 등을 발표했다. 이후 ‘숨어 우는 바람소리’는 김연숙이 불러 더욱 알려지게 됐고 이정옥 노래보다 김연숙의 노래를 더 좋아하는 팬이 많이 생겼다.
고향 모정산 코짐뱅이의 추억이 담겨
작사가 김지평이 어린 시절을 보냈던 덕진면 금강리 금산마을은 야트막한 야산이 있다. 모정산 코짐뱅이가 바로 그것이다. 코짐뱅이는 산의 지형이 소의 코와 같이 비탈진 곳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모정산 코짐뱅이는 마을 앞에 넓게 펼쳐진 갈대밭을 조망하기 딱 좋았다. 멀리 바라보이는 S자형 바닷물 양안으로 뽀얀 갈대꽃이 눈을 간지럽혔다.
특히 가을의 달밤에 바라다보는 갈대밭은 마치 은빛 싸라기눈이 덮인 것처럼 아련했다. 이 노래 ‘숨어 우는 바람소리’에 나오는 “갈대밭이 보이는 언덕 통나무집 창가에‘는 바로 그런 정다운 모습을 배경으로 삼았다. 그 코짐뱅이에는 주막집이 하나 있었고, 주막집 앞마당까지 바닷물이 들어 왔었는데, 어느 해 홍수 때 주막집이 쓸려간 뒤 빈 산모퉁이가 되었다는 것이다.
코짐뱅이는 굽은 소나무들이 어깨동무하며 둘러섰고, 여자 친구와 그 언저리 풀밭에 앉아 있던 어린 작가는 달밤의 갈대밭 풍경에 취해 많은 밀어를 나눴다. 거기에 작은 통나무집을 짓고 아기사슴을 키우며 살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그러나 약속은 지키지 못했고 그때 바다와 갈대밭은 사라져 더욱 진한 그리움이 되어 작가의 가슴 깊은 곳에 다가왔던 것이다.
민초들에게 위로의 노래로 거듭나
작가 김지평씨는 “예술가의 가슴에 한번 터 잡은 그리움은 어느 때고 작품의 배경으로 살아난다. ‘숨어 우는 바람소리’라는 주제가 잡혀 상당기간 나의 뇌리를 지배하다 1988년 엮은 가사집에 실렸고 그 내용을 개작하여 노래로 내보낸 것은 1993년이었다.”고 회고했다.
특히 그는 울고 싶어도 남이 알까 숨어서 울고, 눈물이 솟아도 남이 볼까 숨어서 닦으며, 고향을 지키며 세상을 살아가는 민초들에게 해줄 것이 무엇일까 생각하다 만든 것이 바로 이 노래 ‘숨어 우는 바람소리’라고 했다. ‘갈대밭’ ‘통나무집’ ‘달’ ‘사슴’ ‘바람소리’ 그리고 ‘소녀’ ‘그리움’ 등 7가지의 노래 소재는 고향을 지키는 가난한 민초들에게 꼭 돌려드리고 싶은 작가의 선물이었다고 한다. 자연과 함께 하는 민초들의 청빈한 삶이야말로 가장 가치 있는 삶이라는 메시지가 깔려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작가는 작은 에피소드 하나를 곁들여 소개했다. 1993년 MBC 신인가요제에서 대상을 받고 한창 불려 질 무렵, 한 남성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자신은 평소 김지평 선생을 존경해왔고, 김지평 선생이 쓴 노래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한 뒤 “죄송하지만 ‘숨어 우는 바람소리’가 무슨 뜻이냐”고 묻더라는 것이다.
그는 작가의 설명을 다 듣고는 “그러니까 결국 숨어 우는 바람소리는 민중들의 바람 소리군요?”라고 했다. 그래서 그는 고쳐 주었다고 했다. “북쪽에서 위선적으로 남용해온 ‘인민’이라는 말이나 남쪽에서 엘리트 의식처럼 남용하는 ‘민중’이라는 말을 다 같이 경계합니다. 힘없고 가난한 민초들의 울음소리로 이해하시길 바랍니다.” 당시 정보 기관원들에게 “민초들이 숨어서 운다.”는 게 좋았을 리 없었고, 자신도 마뜩치 않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마침, 구세주가 나타났다고 했다. ‘주부노래교실’과 ‘인터넷 음악사롱’이 붐을 타기 시작하면서 방송이 아닌 곳에서 봄 불처럼 번져나가 애창곡 조사에서 ‘숨어 우는 바람소리’가 1위를 차지했던 것이다.
김지평 작가는 “바닷물이 막혀버린 고향의 갈대밭이 사라졌지만 나의 가슴에는 그 갈대들의 숨어 우는 바람소리가 들린다. 숨어 우는 민초들의 가슴에 한줄기 위로의 바람이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12시 반에 부곡정으로 갔더니 아침에 주문했던 <황칠오리백숙>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면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은 김재일 친구가 밥을 사겠다고 하여 아침에 주문해 놓았던 것이다. 맛있는 오징어 부침개도 함께 붙여 주어서 더욱 구미를 돋게 하였다.
첫댓글 '숨어 우는 바람소리' (이정옥 노래)는 즐겨부르는 명곡 가요입니다.
전에 장흥에서 자모들에게 테이프를 빌려드렸더니 얼마나 틀고 녹음을 했던지 테이프가 늘어져서 못쓰게 되었어도~~~ 기분이 좋았답니다.
그들의 주제가가 되었을테니까요.
오늘 우리 친구들이 불렀다니 감사하고 좋아보입니다.
멋있고요. 부라보!!!
내가 출타 중이어서 참석을 하지 못해 유감스런 마음입니다. 모두 참석해서 재일 친구가 점심 값을 지불했다니 감사한 마음 그지 없습니다.내가 심장 부하가 많아 산을 타지 못해도 참석을 하는 이유는 노래 부르는 재미를 느끼지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노래를 부르지 못하는 이유는 난청이라 박자 음정의 정확성이 낮아 노래도 못 부릅니다 그래도 노래 부르는 재미는 분위기 속에 잠겨 박자 치는 재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숨어 우는 바람 소리 노래 가사가 좋아 흥얼거리기도 한 노래입니다. 아석 회장이 그날의 등산 분위기와 노래해설이 너무나 멋지게 글로 표현했기에 참석을 하지 못한 아쉬움을 글을 읽고 달랬습니다. 월간 잡지 산 을 즐겨 읽습니다. 등산을 하지 못해도 등산 인의 글로 대체 만족을 하기 때문이죠 생생한 느낌이 나를 만족시켜주기때무입니다 . 아석 회장의 글을 읽고 대체만족의 기쁨을 누리고 있습니다. 카톡에 뜨는 글은 생명력이 없습니다. 남의 글이나 허황된 글이많기때문입니다. 요즘 너무 사회가 시끄러운 것은 정확한 눈을 가지지못한이유라고봅니다. 아석회장의 글은 생생하고 살아있는 글이기에 즐겨 읽습니다. 좋아요!!! .
장문의 산행후기를 미려한 글 솜씨로 애써 쓴 회자 아석에게 수고의 말 전하고 우리들의 젊음이 아직 남아 있어 함께 숲속을 거닐며 우정을 나눌 수 있는 목요산우회를 잘 이끌어 가는 아석 그리고 그에 적극 호응하는 우리 회원들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긍정적이 맘으로
활기차게 앞으로도 살아가기를 화히팅
후기 동명이 해남에 살았던 곳은바닷기 마을 화원면 화봉리 오늘날은 파인 비취 골프장과 화원관광 단지가 조성된 곳이 었고 이번 두 아들과 함께 애들의 외삼촌을 찾아 간 것은 벌써 50여 년 전의 일이었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