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퍼진 '이재명 피습' 영상…"모방범죄·트라우마 우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피습 상황이 담긴 영상과 사진이 온라인 상에서 무분별하게 확산하면서 집단 트라우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모방범죄 등 추가 피해를 유발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적절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 '피습 장면' 검색량 폭증…원치 않아도 무방비 노출
6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소셜미디어(SNS)와 유튜브 상에는 지난 2일 이 대표가 습격당했을 당시의 영상과 사진이 여과 없이 올라와 있다. 이 대표가 피습되는 순간 피를 흘리고 쓰러지는 장면은 물론 범행 중 피의자의 표정까지 적나라하게 담겼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이재명 대표의 피습 장면이 생중계 된 한 유튜버의 영상 조회수는 34만회를 넘긴 상태다.
실제로 구글트렌드에 따르면 사건 직후인 2일 오전 11시 기준 유튜브에서 '이재명' 검색량은 최고 수준인 '100'까지 치솟았다. 연관 검색어로는 '피습 영상', '이재명 피습 영상', '이재명 피습 장면' 등 현장 영상을 찾기 위한 키워드가 급상승했다.
플랫폼의 가이드라인이 없는 탓에 원치 않는 이용자들까지 영상에 무방비로 노출된다는 점도 문제다. 특히 짧은 영상 콘텐츠인 '쇼트폼'은 화면을 내릴 때마다 자동 재생되는 방식이라 원치 않아도 강제로 시청하게 된다. 일부러 확대 편집하거나, 배속을 느리게 재생하는 등의 자극적인 영상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모방범죄 부추기고 집단 트라우마 유발…"제재 필요"
전문가들은 범행 장면이 고스란히 드러난 영상들이 모방범죄를 부추길 수 있는 만큼 해당 영상들에 대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정치 테러범들은 이념, 정치 등 자신의 목적을 실현하는 데 의미를 두기 때문에 검거의 두려움이 없다"며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범행 영상이나 사진이 촉발제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공 교수는 "피습 사건 이후 올라온 정치인 살해 예고글이나 테러 예고글도 모방 범죄의 성격을 띄고 있다"며 "정치 테러범들의 극단적인 성향 특성상 모방범죄 위험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어 "흉기, 수법 등을 답습하거나 자신에게 맞게 변형하는 등 악용할 소지도 있기 때문에 적절한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범행 장면이 고스란히 드러난 영상을 접한 사람들의 트라우마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일부 시민들은 충격적인 영상에 공포감을 호소했다.
단체 채팅방에서 이 대표 피습 영상을 접했다는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오후 내내 뒤숭숭하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며 "언제라도 그런 일을 당할 수 있겠다는 불안감이 심하게 들어 그날은 택시를 타고 귀가했다"고 털어놨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영상을 반복적으로 보면 마치 사건을 직접 목격했을 때만큼의 불안감이 들 수 있다"며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는 영상을 무분별하게 공유하거나 재확산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짚었다.
홍유진 기자
출처 : 순식간에 퍼진 '이재명 피습' 영상…"모방범죄·트라우마 우려" - 뉴스1 (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