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월요일은 직원 예배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도서관에서 ‘정수현의 사례관리 실천기록 학습’ 책을 읽기로 했습니다. 책을 읽다보면 정수현 과장님께서 현장에서 겪으신 일들에 대한 고민과 노력이 그대로 보입니다. 그리고 사회사업을 하려고하는 후배 사회복지사들에게 꼭 필요한 생각과 마음이 담겨있습니다.
오늘 읽은 부분은 다른 사회 사업팀에게도 필요한 이야기지만, 저희 ‘행복나무 네트워크’ 팀에게 꼭 필요한 부분입니다. 당사자인 김 아저씨의 복지도우미로 1년 넘게 활동해주신 민 아주머니에게 과장님께서 하셨던 말씀입니다.
“아주머니 김 아저씨가 이렇게 바뀔 수 있었던 것은 다 아주머니 덕분입니다. 아주머니께서 지혜롭게 잘 도와주셨기 때문입니다. 아저씨를 볼 때마다 아주머니 생각이 많이 났는데, 고맙다고 꼭 얘기하고 싶어 전화 드렸습니다.”
어쩌면 사회사업가 입장에서는 복지도우미가 당사자를 돕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혹은 감사하다고 생각은 하지만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했던 일들을 누군가가 알아주고, 고맙다며 표현해준다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일까요.
복지관에서 지역주민들에게 도움을 주시는 것 또한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 도움을 주시는 분 입장에서는 대가를 바라시진 않겠지만, 복지관이나 지역주민이 알아주고 고마워한다면 더 나아가 표현해준다면 더 행복한 마음으로 도움을 주실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 ‘행복나무 네트워크’팀이 도움을 주시는 분들께 더 열심히 인사드리고, 감사한 마음을 표현해야겠습니다.
사회사업 회의시간에 도움을 주시는 분들에게 인사드릴 경로를 짜고, 만나서 어떻게 인사를 드려야할지 생각합니다. 아직 김제라는 지역이 어색하고, 만나 뵌 적도 없지만 기관의 복지사 선생님들을 대신해서 감사한 마음을 최대한 많이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점심 먹고 쉬고 있는데 누군가 김제사회복지관을 찾아왔습니다. 작년 여름에 김제사회복지관에서 실습(단기사회사업)했던 오광환 선배라고 합니다. 정수현 과장님께서 오광환 선배와 대화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셨습니다.
오광환 선배가 격려의 편지를 써왔다고 합니다. 편지는 8개. 1인 1편지입니다. 실습생 8명 각각의 자기소개서를 읽고, 그에 맞는 격려의 편지를 써 온 것입니다. 이러한 세심함에서 저희를 진정으로 응원하는 마음을 느꼈습니다.
오광환 선배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각 사업에 대한 조언을 했습니다. 저희 팀에게는 ‘행복나무 네트워크’ 사업이 시작한지 얼마 안 된 사업이라서 어려운 사업일 수 있으나 힘내라고 응원했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기록하고 글 쓰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지만 실습을 하다보면 기록하고 글 쓰는 실력이 늘 것이라고 응원했습니다.
저희에게 격려와 응원이 담긴 편지를 주고, 조언해준 오광환 선배에게 감사합니다. 사업을 진행하며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받은 응원으로 더 힘내야겠습니다. 그리고 이번 실습(단기사회사업)을 통해 열심히 배우고 성장하겠습니다. 후배 사회사업가와 지역주민들에게 베풀고 격려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선배와의 만남이 끝나고 지역인사를 갔습니다. 평소 기관 선생님들과 지역인사를 다녀서 그런지 저희끼리 가는 그 길이 더 긴장됐습니다. 그래서 오늘따라 인사드려야 할 곳이 더 많게 느껴졌습니다. 지역주민들을 만나서 인사할 내용을 정하긴 했지만, 막상 인사드릴 생각에 걱정이 먼저 앞섰습니다.
꾸러기문구 사장님은 터프하십니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김제사회복지관에 한 달 동안 실습을 하러 온 학생들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기관에 정말 많은 도움을 주신다고, 기관 선생님들이 감사인사 전하라고해서 이렇게 찾아뵙게 됐습니다.”
“아~ 실습 왔는가 보네? 그려”
“네~! 앞으로 지나가다 자주 뵙겠습니다~!”
“사장님 혹시 저희 물건 가격 좀 알 수 있을까요?”
“뭐 찾어? 이거? 더 필요한 것은 없고?”
저희가 바로바로 찾아주시는 터프한 사장님의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다음은 만나 떡 방앗간 사장님입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인사를 하는 저희들이 귀찮을 수도 있지만 사장님은 웃으며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네~ 반갑습니다~”
바쁜 와중에도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십니다.
성산식품 사장님 생각했던 것보다 젊고 외모가 아름다우십니다. 우리가 왜 왔고, 왜 인사를 다니는지 등의 소개를 하고 감사인사를 했습니다. 사장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날도 더운데 고생이 많네요~ 응원할게요~”
그렇게 가게를 나와 영암광고로 향합니다. 영암광고 사장님은 우리를 보자 인사를 한 뒤 바로 의자에 앉으라고 하십니다.
“아닙니다. 저희 인사만 드리고 바로 가려고 해요.”
“그래도 앉아요~”
“김제사회복지관에 많은 도움을 주신다고 해서 감사한 마음으로 이렇게 인사를 드리러 왔습니다~”
“아니에요, 도움은 오히려 제가 받고 있어요. 교회는 다들 다니고?”
“네~ 저희는 다 교회를 다니고 있습니다.”
“그래요, 뭐든 내 힘으로 하려 하지 말고 성령님이 인도한대로 나아가도록 해요. 내 힘대로 하려하면 힘들지만 성령님이 인도한대로 하면 덜 힘들거야.”
“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그럼 지나가다가 뵈면 자주 인사드릴게요.”
“그래요, 지나가다 목마르면 언제든 놀러 와서 물도 먹고 그래요.”
사장님께서는 복지관에 도움을 주시는 입장인데도 불구하고 겸손한 자세로 ‘오히려 도움을 받고 있다.’라고 말씀해주십니다. 사장님의 겸손한 마음과 모습을 보고 앞으로 사회사업을 할 저희를 돌아봅니다.
다음 지정환피자 사장님입니다.
“고생하는데 목이라도 축여~”
그저 인사만 했는데 냉장고에서 음료를 꺼내주시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지정환임실치즈피자 사장님과의 기분 좋은 인사를 마치고 김밥나라로 향했습니다. 반응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김밥나라 사장님께 인사를 드리고 멕시카나로 향했습니다.
멕시카나로 들어서며 인사를 드렸습니다.
“안녕하세요~”
인사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홀에서 치킨을 드시고 계시던 손님들이 저희를 신기하게 보셨습니다. 좀 더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사장님께서는 부엌에서 일하고 계셨습니다. 다시 한번 인사드렸습니다.
“사장님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무슨 일 이세요?”
자초지종을 말씀드리고 간단한 자기소개를 했습니다. 저희의 자기소개를 듣고 사장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우석대학교 다니세요? 후배네요.”
“안녕하세요. 우석대 나오셨어요?”
“아~ 저희 남편이 우석대 나왔어요.”
“아, 그러세요? 앞으로 오고가며 자주 인사드리도록 할게요. 안녕히 계세요~”
뜻밖의 학연이었습니다. 앞으로 이것을 구실로 좋은 관계를 맺도록 해야겠습니다. 멕시카나 사장님과의 인사를 마치고 지코바 사장님께도 인사를 드렸습니다.
그 후 텃밭으로 향했습니다. 텃밭은 마당이 있는 식당입니다. 마당으로 들어서자 하얀 개 한 마리가 저희를 맞아주었습니다. 식당 안으로 들어가 인사를 드렸습니다.
“안녕하세요~”
별 반응이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갔습니다. 텃밭 사장님께서는 부엌에서 식자재를 손질하고 계셨습니다. 저희가 한 번 더 인사를 드리자 사장님께서도 인사를 해주셨습니다. 식자재 손질로 바빠 보이셨기 때문에 간단하게 인사를 드리고 나왔습니다. 저희는 일부러 식사 시간을 피해서 찾아간 것인데 저희 생각이 짧았나 봅니다. 식자재 손질 시간 등은 고려하지 못했습니다. 앞으로 인사드리러 찾아뵐 분들이 많은데 그분들의 시간이나 일정을 더욱 고려하여 찾아뵙도록 해야겠습니다.
텃밭 사장님께 인사를 드리고 김제사회복지관 앞에 있는 코사마트로 향했습니다. 손님들이 많았기 때문에 손님들의 계산이 끝나기를 기다렸습니다. 손님들이 나가시고 코사마트 사장님께 인사를 드렸습니다. 매우 밝게 맞아주셨습니다. 코사마트 사장님께서는 이곳에서 일한지 20년 됐다고 하시며 김제사회복지관에 대해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물어보라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저희끼리의 첫 지역인사를 마치고 김제사회복지관으로 향했습니다. 저희끼리의 첫 지역인사였기 때문에 걱정되었지만 재미있고 의미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앞으로 저희만의 브랜드를 만들어 지역사회 주민들과 좋은 관계를 맺도록 해야겠습니다.
첫댓글 爲而不恃, 功成而弗居. 功遂身退, 天之道也.
위이불시, 공성이불거. 道德經 제2장. 공수신퇴, 천지도야. 道德經 제9장
일하되 자랑하지 마십시오. 공을 이루되 차지하지 마십시오. 공이 이루어지면 물러남이 하늘의 도입니다.<복지소학>
중간에 사회사업가가 역할을 했다고 할지라도 자랑하거나 내세우지 말고, 당사자가 잘 한 일, 지역사회가 잘 한 일을 세워드리고 칭찬해야 합니다. 공을 우리가 차지하지 말고 지역사회에 공을 돌리는 겁니다. 사례관리 실천기록에 있는 내용들이 그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