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30 (월) 벼랑 끝에 내몰린 접경지역… "6·25전쟁 이후 최악"
"이런 경우는 6·25 전쟁 이후 처음인 것 같아. 마음대로 다닐 수도 없고...모두가 죽겠다고 난리야" 軍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된 강원 철원 지역에서 만난 70대 후반 어르신의 말이다. 부대 내 집단 감염이 발생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고 있는 철원 지역 거리는 말 그대로 전시상황을 방불케했다. 실제로 지난 11월 23일 하루 사이 장병 31명이 무더기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바 있는 철원군 모 부대 인근에서 군 장병을 찾아 볼 수 없었다. 주말인 지난 11월 28일 한 시간여 동안 군부대 주둔지역인 서면 육탄리와 신철원읍 시가지는 군 장병들은 물론 주민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썰렁한 모습을 보였다.
또한 철원으로 이어지는 4차선 국도는 물론, 시가지도 예전 분주하게 움직이는 차량은 찾아 보기 힘들었다. 코로나19 한파를 견디지 못한 신철원 읍내 한 상가 점포에는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철원의 한 식당 주인 A(76)씨는 "6·25 이후 최악의 상황"이라며 "그동안 북한의 도발 등 각종 상황으로 경기가 침체된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오래 상권이 얼어붙은 적은 없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인근 지자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또 다른 접경지역인 인제군의 한 펜션 사장 B(59)씨는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괜찮아질 것이라 생각했는데 유행 추세를 보니 이 기대감 마저 물거품으로 돌아갔다"며 "적자를 감수하며 버텨왔는데 이제는 손을 놔야할 때가 아닌가"라며 눈물을 떨궜다.
평소 관광객들로 붐비던 양구 해안면 DMZ 펀치볼 둘레길에서도 사람들을 찾아볼 수 없었다. 양구 통일기념관 문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잠정 폐쇄 및 통제 안내문'과 함께 굳게 닫힌 지 오래다. 화천군은 매년 150만명 이상이 찾는 국내 최대 겨울 축제인 산천어축제 개최 여부를 놓고 고심중이다. 축제 취소 시 물고기 77t 처치 곤란 문제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역 경제 붕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편 국방부가 11월 26일 군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함에 따라 다음달 12월 7일까지 모든 부대 전 장병의 휴가(11월 27일부터 중지) 및 외출이 통제된다. 간부의 외출 및 회식·사적모임도 자제토록 했으며, 행사·방문·출장·회의도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지침 위반으로 코로나19 감염·전파 시 징계 대상이 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최근 무증상 감염자로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현실을 엄중히 인식해 군내 감염 확산 차단을 위해 선제적이고 강도 높은 특단의 대책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수도권 2단계 + 핀셋 3단계… 비수도권 1.5단계 일제 상향
정부가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 두기를 현행 2단계로 유지하되 12월 1일부터 사우나·한증막, 에어로빅 등 격렬한 실내체육시설, 관악기·노래 교습소 등 일부 다중이용시설 운영을 제한하기로 했다. 1주간 하루 평균 416명의 국내 발생 확진자가 발생해 2.5단계 조건에 도달한 상태에서 정부는 거리 두기 단계는 2단계 그대로 두면서 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한 시설 등에 대해서만 3단계 수준으로 강화하겠다는 '핀셋 방역' 조치를 꺼냈다.
비수도권은 모든 지역을 1.5단계로 상향해 12월 2주간 적용한다. 부산, 강원 영서, 경남, 충남, 전북 등을 비롯해 유행이 집중된 지역에 대해선 2단계 상향을 추진하는 등 지방자치단체별로 추가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열고 거리두기 조정 방안을 논의한 뒤 코로나19 관련 긴급 기자 간담회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12월 7일까지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를 적용 중인 수도권은 예정대로 2단계를 유지한다. 대신 화요일인 12월 1일 0시부터 2단계 조치가 종료되는 12월 7일 자정까지 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했거나 위험도가 높은 시설, 특히 젊은 세대 중심의 위험도가 높은 활동에 대해 방역 조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우선 시설 가운데선 목욕장업과 실내체육시설, 학원과 교습소 등이 대상이다. 이날 낮 12시 기준 176명이 확진된 서울 강서구 에어로빅 학원과 78명과 66명씩 확진된 서울 서초구 사우나 2곳, 106명이 확진된 부산·울산 장구 강습 등 모두 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한 바 있다.
현재 2단계에서도 이용 인원을 제한하고 음식 섭취를 금지하고 있는 목욕장업은 사우나와 한증막 시설(발한실) 운영을 중단한다. 시설 내 온탕·냉탕 등 목욕탕은 운영할 수 있지만 사우나·한증막·찜질 설비는 운영할 수 없도록 한 조치다. 현재 오후 9시 이후 운영이 중단된 실내체육시설은 1일부터 줌바·태보·스피닝·에어로빅·스텝·킥복싱 등 격렬한 GX류 시설에 대해 집합금지한다. 학원·교습소·문화센터에서 진행하는 관악기나 노래 교습은 비말(침방울) 발생 가능성이 높고 학생·강사가 마스크를 착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금지하기로 했다. 성악, 국악, 실용음악, 노래교실 등 학원·교습소·문화센터 등에서 운영하는 교습을 모두 포함하되 다만 2021학년도 대학 입시 일정을 고려해 입시 교습은 금지 대상에서 제외된다.
아울러 서초구 아파트 단지 내 사우나 집단감염과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아파트·공동주택 단지 내 헬스장, 사우나, 카페, 독서실 등 복합편의시설 운영도 중단한다. 활동 가운데선 호텔, 파티룸, 게스트하우스 등 숙박 시설에서 주관하는 연말·연시 행사나 파티 등이 모두 금지된다. 이를 위반하고 행사나 파티를 열다가 적발되면 과태료가 부과된다. 개인들이 다양한 형태로 개최하는 파티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방역 대책을 관계부처 간 협의를 통해 검토할 예정이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별 방역 조치에 따르면 격렬한 GX류 실내체육시설은 2.5단계로 격상될 때 집합금지가 다른 실내체육시설과 함께 내려진다. 관악기·노래 학원·교습소·문화센터와 사우나·한증막 등이 집합 금지되는 건 가장 높은 수준인 3단계 때다. 실외 체육시설 포함 전국의 체육시설 5만6855곳 중 수도권에는 2만8560곳이 있다. 목욕장업은 전국 6762곳 중 수도권에 2023곳이 있다. 모임·행사 인원 제한은 2단계 100명 미만, 2.5단계 50명 미만, 3단계 10명 미만 등인데 연말·연시 숙박시설에서의 행사나 파티를 금지한 건 3단계 이상으로 방역 수준을 강화한 것이다.
비수도권은 전국 모든 권역을 1.5단계로 상향 조정해 12월 1일 0시부터 12월 14일 24시까지 시행한다. 지역 상황에 따라 지자체별 2단계 상향 또는 업종별·시설별 방역 조치 강화를 적극 시행하기로 했다. 특히 부산과 강원 영서 지역, 경남, 충남, 전북 등은 지역사회 유행이 지속적으로 확산 중인 점을 고려해 지역 전체나 유행이 집중된 지역에 대해 거리 두기 2단계 상향을 적극 추진하도록 할 계획이다.
사우나, 실내체육시설, 학원과 같이 위험도 높은 시설이나 파티 등 위험도 높은 활동에 대한 방역 조치도 지자체별로 강화한다. 1.5단계를 시행하는 지역도 사우나 등에서의 음식 섭취를 금지하는 2단계 방역 수칙을 추가로 의무화한다. 2단계로 상향한 지역은 격렬한 GX류 실내체육시설에 대해 집합금지하고 사우나·한증막 시설 운영을 중단하는 등 수도권에 적용되는 조치를 적용한다.
정부는 이번 주 코로나19의 유행 상황을 면밀히 분석해 환자 발생이 증가하는 추이가 계속되는 경우 신속하게 수도권 또는 전국의 거리 두기 단계를 조정하는 검토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생활방역위원회를 주중에도 개최하고 지자체와 협의 등을 거치며 계속해서 상황을 평가할 예정이다. 연말·연시 모임과 행사 등을 자제하기 위한 별도의 방역대책을 수립하고 선제적인 추적·검사와 의료체계 확충을 비롯한 방역·의료체계 대책을 수립하기로 했다.
11월 29일 낮 12시 기준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 적용 현황을 보면 단계를 상향한 지역은 광역지자체 7곳과 기초지자체 17곳 등 24곳이다. 2단계로 격상한 지자체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3개 지자체와 호남권 순천·군산·익산·전주, 충청권 제천, 경남권 창원·진주·하동, 강원 홍천 등 12곳이다. 충청권 음성·천안·아산·논산, 호남권 광주·전북·전남, 경남, 강원 원주·철원·횡성·춘천 등 12곳은 1.5단계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이날 중대본에 보고한 '사회적 거리 두기 조정 방안'에서 최근 환자가 수도권 청장년층을 중심으로 전국에 전파되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1주간 하루 평균 국내 발생 확진자 수는 416.0명으로 2단계 기준 충족은 무론 2.5단계 기준 초입까지 다다른 상태다. 다만 70% 가량이 수도권에 집중(285.7명)됐다. 호남권(32.6명), 경남권(38.0명), 강원도(19.4명), 충청권(32.0명) 등 4개 권역은 1.5단계 기준에 해당하고 경북권(6.6명), 제주(1.7명) 등은 아직 1단계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
40%를 초과하면 의료체계에 대한 부담이 커지는 위험 기준으로 판단하는 60대 이상 고령층 환자 비율은 20% 내외(29일 0시 기준 450명 중 85명, 18.9%)이다. 위·중증환자는 큰 폭의 증가 없이 정체(11월 23~11월 29일 79명→79명→81명→78명→77명→77명→76명) 상태이지만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28일 기준 전국에 86개 중증환자 병상을 확보하고 있으며 감염병 전담병원과 생활치료센터의 가동률은 50% 내외다. 중앙부처와 지자체, 생활방역위원회 논의 결과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 상향과 관련해선 ▲기존 거리 두기 격상 효과 ▲젊은 층 중심 확산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유행 편차 ▲추가적인 단계 조정 등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거리 두기 효과가 8월 당시 10일~14일 기간이 경과된 후부터 나타났던 점을 고려할 때 5일 간격으로 2번 상향한 사회적 거리 두기 효과를 1주 정도 더 지켜보며 단계 상향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게 첫번째 의견이다. 또 다소 관리가 미흡했던 젊은 층 위험 활동과 관련 다중이용시설 방역을 강화해야 하며 1단계 수준 유행이 있는 지역과의 편차를 고려해 거리 두기를 달리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대신 전문가들은 이번주 유행 상황과 거리 두기 효과 등을 평가해 급격한 유행 확산 추이가 지속될 경우 신속하게 수도권과 전국에 대한 추가적인 단계 조정 여부를 판단해야 하며 중환자 병상, 감염병전담병원과 생활치료센터 등 의료체계의 여력을 충분히 확보하는 준비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고 중수본은 전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열린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지방은 1.5단계를 원칙으로 하되, 필요에 따라서 2단계로 자체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며 "수도권은 사우나라든지 줌바라든지 특별한 시설의 경우에는 2단계보다는 더 격상된 집합금지를 통해 2단계 플러스 알파 등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맞춤형으로 우리가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것을 우리는 '정밀방역'이라고 이름을 지었다"고 이번 거리 두기 조정 방안을 설명했다. 정세균 총리는 "일률적인 것보다는 정밀방역을 통해서 국민의 일상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면서도 방역의 효과는 다 거두는 그런 노력을 하고자 하는 것이 우리 중대본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11월 끝날 아침에.... 지양산 국기봉으로
사천행..... 덕유산 & 산청휴게소 - 삼천포항
***** THANK YO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