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안락사를 최초로 도입한 네덜란드에서 칠십 대 부부가 한날한시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안락사를 통해서. 부부는 유치원 시절에 만나 결혼하여 50년을 해로(偕老) 하였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지독한 허리통증으로 인해 고통을 당하였고 아내는 치매증상이 나타나 삶의 의미를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부부는 결단을 내린 것입니다. 이 기사를 보고 수많은 사람들이 댓글을 달았는데 대부분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우리도 이 제도를 하루빨리 도입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안락사는 2002년 최초로 네덜란드에서 합법화 된 이후로 스위스,벨기에, 포르투갈, 룩셈부르크 등이 도입하였습니다. 최근 미국의 일부 주에서, 호주에서도 안락사를 허용하는 등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안락사 문제가 공론화 장으로 나왔습니다. 한 조사에 의하면 76.3%가 안락사를 찬성하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그 이유를 살펴보니 첫째, 남은 삶의 무의미 30% 둘째, 존엄한 죽음에 대한 권리 26% 셋째, 고통의 경감 20.6% 넷째, 가족 고통과 부담 14.8% 다섯째, 의료비 돌봄으로 인한 사회적 부담 4.6% 등으로 나왔습니다.
예상대로 '삶의 무의미'가 제일 큰 요인으로 나타났습니다. 내 의지대로 화장실을 이용하지 못하고 먹고 마시는 것을 남에게 의지해야 한다면 삶의 의미가 없다고 할 것입니다.
장수가 축복이 될 수도 있고 불행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건강하고 오래 사는 거라면 누구나 환영할 것입니다. 하지만 누구나 생로병사의 흐름을 따라갑니다. 죽음의 시기를 조금 늦추거나 당기거나 하는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행복한 장수 노인으로 올해 105세인 현역 김형석 교수님을 들 수 있겠습니다. 백살이 넘도록 치매도 없고 큰 병치레를 하지도 않고 왕성하게 활동하고 계시니 정말 대단한 분입니다. 물론 예외 중의 예외일 것입니다. 이렇게만 장수한다면 뭔 걱정이겠습니까?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균수명을 살고 이 땅을 떠납니다. 떠날 때, 큰 고통없이 잠자듯이 갔으면 좋겠다고 노인들은 원합니다. 크게보면 이것이 안락사일 것입니다.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하루하루를 고통속에서 산다면 안락사를 적극적으로 생각해 봐야 할 것입니다.
다만, 생명존중 차원에서 신중을 기해야 하고 특히 악용과 남용의 위험을 줄이는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할 것입니다.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안락사는 하루빨리 도입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노인자살율을 줄이는 길이 될 것입니다. 그것이 웰다잉의 길이 될 것입니다.
나와 같은 또래의 네덜란드 부부가 은근히 부럽습니다. 사랑하는 부부가 살만큼 살다가 한날한시에 이 땅을 떠났으니 죽음의 복을 스스로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두 분께 진심으로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