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셰익스피어학회 교수극단 셰익스피어의 아해들의 원어 극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임성균 연출의 베니스의 상인
공연명 원어 극 베니스의 상인
공연단체 교수극단 셰익스피어의 아해들
원작 윌리엄 셰익스피어
연출 임성균
공연기간 2015년 8월 29일~30일
공연장소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
관람일시 8월 30일 오후 4시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에서 한국셰익스피어학회 교수극단의 원어 극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임성균 연출의 <베니스의 상인>을 관람했다.
이번 공연은 2004년에 제작된 마이클 래드포드 감독의 <The Merchant of Venice>를 생각하게 된다. 마이클 래드포드의 <베니스의 상인>은 무성영화시절에 제작된 영화와 작별을 고하는 최초의 유성영화로, 영화 대부의 “알 파치노”가 샤일록으로 출연하고, “제레미 아이언스”가 안토니오, “조셉 파인즈”가 바사니오, 그리고 “린 콜린스”가 포샤로 출연해 호연을 보인 영화다
셰익스피어의 시대의 반유대주의(anti-Semitism)는 동시대 연극 관람객인 귀족들에게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당시 젊은 귀족들은 방탕한 생활을 하느라 엄청난 부채에 시달리고 있었고, 그들이 소비하는 돈은, 합법적인 상업 활동을 해도 엄청난 제약을 당하고 있던, 유대인 고리대금업자에게서 차용한 것이었다. 그들은 젊은 귀족 바사니오에게 심정적으로 동화되면서 샤일록의 파멸에 조소와 갈채를 보냈지만, 현대에 이르러 그 갈채는 인종차별과 반유대주의라는 정치적 흐름에 마주치게 된다. 어찌 샤일록 문제뿐이랴? 포셔의 초상이 들은 세 개의 금, 은, 동 궤를 여는 피부색이 다른 구혼자들을 아둔한 인물로 묘사한 부분도 현재는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것을...
이 연극에서는 ‘Venice 1596’이라는 자막을 통해 역사적 시간공간을 명시하고, 당시 유대인들이 겪었던 경제적 인종적 차별이 2차 세계대전 종결 시까지 계속되었음을 영상을 통해 전달한다. 그리고 원작에는 없는 안토니오가 샤일록에게 침을 뱉는 장면을 삽입함으로써, 유대인을 모멸 당하던 당시상황을 강조하고, 샤일록이 부채의 대가로 요구하는 안토니오의 살 1파운드가 샤일록의 잔인한 취미나 고약한 성미 때문이 아니라, 그가 오랜 세월 영국인에게 당했던 모멸감의 표현임을 극 속에 펼쳐 보인다. 그리고 안토니오와 바사니오의 관계가 우정을 넘어선 동성애자가 아닌가 하는 의심스러운 장면이 첨가되기도 한다. 그리고 법정에서의 남장으로 출연하는 포셔와 수행인 외에 원작에 등장하는 남성역을 여자출연자들이 대신함으로써 오히려 작중인물의 성격이 부각되는 효과를 나타내기도 한다.
샤일록으로 조영창 극단 셰익스피어의 아해들 대표, 안토니오로 신웅재 광운대 교수, 밧사니오로 남창현 인하공전 교수가 출연해 독특한 성격창출과 호연으로 갈채를 받는다. 포셔로 노경주 동덕여대 교수가 출연해 탁월한 성격창출과 호연으로 젊은 시절의 명배우 에바 가드너나 지나 롤로브리지다를 연상시키고, 네리사 역의 송은경 극단 무연 단원도 호연과 열연으로 기량을 제대로 발휘한다. 솔라니오 역의 임도현 대진대 교수와 살레리오 역의 최세나 극단 멍석단원도 남성역을 탁월하게 연기해 냄으로 해서 갈채를 받고, 그라시아노 역의 류수용 동국대 교수의 열연도 기억에 남는다. 로렌조 역의 조병국 극단 좋은사람들 단원과 제시카 역의 김현주 중원대 교수의 연인장면도 아름다운 모습으로 인상깊이 아로새겨진다. 고보노인 역의 신경수 경기대 교수와 랜슬럿으로 출연한 안병대 한국셰익스피어학회 회장의 부자출연은 탁월한 성격창출과 놀라운 호연으로 관객의 폭소를 유발시키고 갈채를 받는다. 튜발 역의 방승희 국민대 교수와 발타자 역의 숙명여대 학생의 호연도 기억에 남는다.
기획 안병대, 무대감독 문형돈, 무대디자인 오진우, 조명디자인 김형수, 음악감독 정현숙, 의상 및 소품 홍선옥·방승희, 분장 김미예·오수진, 음악오퍼 박창숙, 영상 및 자막 오퍼 정인주, 영상편집 김승종, 음악편집 안석준, 자막번역 정인주, 포스터디자인 정원주·박세아, 진행 서동하·성고은·김유진·강희림·정현빈·김예지·이소정 등 스태프 전원의 노력과 열정이 드러나, 한국셰익스피어학회 교수극단 셰익스피어의 아해들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임성균(숙명여대 교수) 연출의 <베니스의 상인>을 연출력이 감지되는 고수준 고품격의 걸작 원어연극으로 창출시켰다.
9월 30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