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따뜻한 손길을 느끼며
2023.4.30
4월 18일 6개월 마다 하는 정기적인 검진을 하고
딸 생일을 함께 축하해준다던 아내가
검사 후 곧바로 입원을 했습니다.
검사 후 폐렴이 있어 응급실에서 하룻 밤을 지낸 후
딸 생일날 일반병실이 없어 간호병동으로 입원을 한 것입니다.
딸의 생일을 챙기기는 커녕 두 돌이 안된 딸도 사위에게 맡기고
엄마의 입원 등 수속하며 분주하게 보내서 고맙고 미안한 생각입니다.
그래도 생일 축하금을 조금 보냈더니 엄마 병원비에 보탠다고 합니다.
나도 서울에 올라가 딸과 교대로 병 간호를 하려고 했는데
다행히 간호병동은 환자를 돌보아주는 분이 있고
면회나 환자방문이 금지되어있어 제주에 머물며 안부를 주고받았습니다.
이런 사실을 아시는 많은 분들이 기도로 격려해 주셨지요.
어제(4.27)까지만 해도 악성 바이러스가 침투해 잡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잘 잡히지를 않고 또 다른 바이러스들이 침투해
언제까지 입원할 지 불투명하다는 의료진의 말에
5월 6일 성모의 밤 행사가 있어 준비도 해야하기에 많은 걱정을 했습니다.
나는 아내에게 건강이 우선이니 밥 잘 먹고
이 기회에 건강을 회복하는 데 주력하라고 했습니다.
성모의 밤 행사는 다른 분과 함께 내가 도와주겠다고 하면서~~
그런데 다음 날 주치의가 오셔서 피검사와 기타 검사결과를 보고는
이틀 후 4월 29일(토) 퇴원준비를 하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하루 사이에 확연히 다른 환자의 상태 판단에 대해
의아해 하면서도 한 편 주님의 도움일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비슷한 일은 작년(2022.1.7)에도 있었습니다.
오늘 이른 아침 아내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말문을 열었습니다.
현재 독신으로 살아오신 언니가 열이 많이 나니
병원에 모시고 가서 진찰을 받으라고 요양원에서 연락이 왔다는 것입니다.
언니는 홀몸으로 부산에서 살고 계셨는데, 돌보아줄 사람이 없어서
우리가 제주에 이사온 후 우리집에 모셨다가
2016년 초 수녀님이 원장으로 계신 요양원에 입원했습니다.
처음엔 약간의 치매증상이 있어 대화정도는 했는데
지금은 사람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요양원에서 응급실로 모시고 갈 테니
10시까지 서귀포 의료원으로 오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9시에 집을 나서서 응급실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언니가 도착했습니다.
밥도 잘 먹지 못해서 거의 뼈만 남은 모습을 보니
안스럽고 걱정이 많이 되었습니다.
검사결과 장이 꼬여서 1주일 간 입원을 해 치료를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아내의 표정을 보니 걱정하는 모습이
확연히 드러났습니다.
그래서 상의를 했지요.
빨리 간병인을 구하는 일부터 하자고,,,
이리 저리 수소문을 해봐도 내일 오후부터는 가능하지만
오늘은 불가하다는 답변 뿐이었습니다.
추측컨대 간병을 하려면 환자가 오늘 코로나 진단검사를 하고
검사 결과가 나오는 내일 2~3시까지는 병원을 나오지 못하기 때문에
검사 결과 후부터 하기를 원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면 후견인인 아내가 오늘부터 내일까지 병원에 있어야 합니다.
아내도 기저질환이 있어서 몸이 불편한 점도 있지만
그보다는 오늘 제주시에 가서 제대꽃 구입을 해서
내일 오전에 성탄 꽃꽂이를 치우고 주님세례축일 꽃꽂이를 하려는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이 더 큰 걱정이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아내와 상의를 했지요.
내가 내일 아침 본당에 가서 꽃꽂이 치우는 일을 할테니
내일 결과가 나오는대로 서귀포에서 제주시로 넘어가서
꽃을 사다가 꽃꽂이를 하라고,,,
그리고는 차를 병원주차장에 그대로 두고
저는 버스를 1번 갈아타고 오는 차안에서도
주님께 꽃꽂이가 차질없이 될 수 있도록 의탁하면서
집에 도착하니 5시가 넘었습니다.
점심을 건너 뛰었기에
허겁지겁 밥통에서 밥을 꺼내 먹으니 꿀맛이었습니다.
보통때는 마시지 않는 저녁 커피 한 잔을 하면서
폰을 보니 15분 전에 아내의 전화가 와 있었습니다.
통화를 하니 내가 병원을 떠난 후 4시 쯤 간병협회에서 연락이 와
오늘부터 하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아내도 주님이 도와주셨다고 기뻐했고
저 또한 임마누엘 하느님을 체험한 순간이었습니다.
정말 소소한 것 같은 일에서
행복을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다음날 아침에 아내와 함께 성당에 가서 기쁜 마음으로
주님께 더 감사하는 마음으로 제대꽃꽂이를 했습니다.
이번 아내입원도 돌이켜 생각해 보면
여러 곳에서 주님의 따뜻한 자비의 손길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첫째, 2주일 전 부터 감기기운이 있어 한림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상태가 점점 나빠져 계속 수액주사와 검진을 하며
얼마남지 않은 가톨릭 병원 정기검진 날을 기다렸지요.
올라가는 비행기표를 구하지 못해 서울에 있는 딸이
캔슬된 첫비행기표 하나를 전날 저녁에 겨우 찾아서 표를 구했습니다.
둘째, 가는 날 윈드시어가 발동되어 아내가 탄 첫 비행기를 제외하고
이후의 항공운항이 캔슬되었습니다.
아내가 탄 비행기도 상공에서 심한 요동을 쳤다고 합니다.
셋째, 병원에 도착해 피 검사를 하자마자
상태가 위급함을 알리며 즉시 입원해야 할 정도라며
응급실에서 대기를 한 후 다음 날 간호병동에 입원했습니다.
보통은 집으로 돌려보내는데 병원에서 배려해주어
병실이 없었지만 대기시킨 후 입원까지 하게 된 것입니다.
환자의 상태로 보아 조금만 늦었으면 위험할 뻔 했다고
의료진에게서 야단을 맞았다고 합니다.
넷째, 성모의 밤 꽃꽂이 걱정을 하는 아내의 마음을 아시고
하루 사이에 퇴원결정을 하는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지켜보면서 늘 우리와 함께하시며
따뜻한 손길로 돌보아주시는 임마누엘 주님께
모든 것을 의탁하면 좋은 길로 이끄신다는 것을 느낍니다.
이번에는 아드님과 함께 성모님께서도
특별히 도와주셨다고 확신하며 제주에 내려오면
함께 성모의 밤을 잘 준비하겠습니다.
아내는 현재 퇴원한 후 딸집 가까운 호텔에 묵고 있습니다.
손녀의 얼굴도 보고 며칠 건강상태를 확인한 후
주초(월요일)에 내려올 예정입니다.
아내 바울리나의 건강회복을 위해
기도해주시고 격려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첫댓글
사랑하는 음악과 함께 해주신
작품수고 하셨습니다
주일행복 하셔요
세잎 클로버 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