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 2세들의 아픔 (탁지일 교수)
이단 2세 문제가 심각한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부모는 스스로 이단을 선택하고, 이단이란 손가락질도 감수했는지 모르지만, 이단 2세들에게는 선택이 아니라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이단 가정에서 태어났고, 선택의 여지 없이 이단 교육을 받았으며, 그리고 세상으로부터 단절된 채 주로 이단 신도들과의 관계성 속에서 성장했다. 종교 활동에 대한 옳고 그름의 판단 기준은 갖지 못한 채, 오로지 교주와 조직에 대한 복종과 불복종의 패러다임 속에 꼼짝없이 갇혀 자라났다. 최근 온라인에서 익명으로 자신의 처지와 아픔을 호소하는 이단 2세들의 모습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통일교, 여호와의증인, JMS 2세들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가정이 관련된 이단 단체의 문제점을 냉소적으로 비판하는 한편, 매일매일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가정문제의 심각한 아픔을 토로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교회와 사회적 대안은 부재하다. 2세들에게 이단으로부터 빠져나오라고 당연한 듯 권할 수도 없다. 아무리 이단에 속한 부모라고 할지라도, 어떻게 부모를 버리고 이단으로부터 탈출하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혹은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2세들에게 아무런 대안을 제공하지 못하면서, 무작정 가정으로부터 독립하라고 권할 수 있겠는가?
신천지, 하나님의교회, JMS 등, 주요 이단들의 발생 시기가 1980년대 전후인 점을 고려하면, 현재 이단 2세들의 연령은 대략 30대 전후나 미만이다. 바야흐로 이단 2세들의 문제가 본격화되는 시점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자신의 소속을 숨긴 채,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학교나 일터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이단 2세들의 모습이 안타깝다. 이러한 현상은 코로나19와 신천지 문제 이후 더욱 심각해졌다. 혹시라도 자신의 이단에 속한 가정환경이 노출되면, 설명할 기회도 갖지 못한 채, 주홍글씨가 새겨지고, 언어폭력으로 조리돌림 당하는 고통을 겪기도 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교제하게 되면, 가정에 대한 침묵과 거짓말이 점점 늘어난다. 결혼을 위해 가족 상견례 자리가 마련되면 불안감은 더욱 증폭된다. 상대측 가정에서 이단이라는 이유로 사돈을 맺기를 꺼릴 경우, 파혼에 이르기도 한다. 선남선녀들이 이단 문제로 이별과 이혼을 고민하는 상담을 요청받을 때면 늘 애틋한 마음이다.
일본 전 총리인 아베 신조가 피격살해 된 지 만 일 년이 지나고 있다. 일본 사회에는 여전히 후폭풍이 불고 있다. 가해자인 일본 청년은, 통일교 신도인 어머니로 인해 굴곡진 2세의 삶을 고통스럽게 살아내야만 했다. 그러던 중 통일교 행사에 주요 연사로 등장한 아베 신조를 보면서, 그를 제거해 가정이 겪은 아픔과 억울함을 사회에 알리기로 작정했고, 마침내 사제총을 제작해 범행을 실행에 옮긴 후, 그는 영어의 몸이 되었다.
이 청년은 가해자일까, 피해자일까? 유력 정치인의 생명을 빼앗은 살인범이라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동시에 이단 문제로 고통받는 가정에서 태어나고 자라난 불가항력적인 피해자로 기록되고 기억되어야 한다.
탁지일 교수 / 부산장신대학교
한국기독공보 (pckworld.com)
첫댓글 다른 연구에 의하면 이단2세는 자발적으로 빠져나올 가능성이 더 희박한 것으로 나왔고 설령 이단을 탈출해도 아예 신앙생활을 전혀 하지 않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무서운 현실입니다 😢
네, 저도 그런 기사를 보았습니다. 한번 빠지면 나오지 못하는 것이 이단이므로 예방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베 공감합니다.
좋은 기고문입니다. 이단 2세가 자신의 처지를 자각하는 것은 학교와 사회에서 배움의 기회가 많으면 가능해지는 것 같은데, 그럴려면 부모와 결별할 각오를 해야지만 완전 탈퇴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러한 과정이 없다면 사실상 벗어나기 어렵겠죠. 비자발적 피해자로 보고 교회가 이들을 회복시키는 일에 앞장서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수련회, 그룹활동 등이라도 우선 시작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네, 그것도 좋은 생각 중 하나 같습니다.
공감합니다.
부모를 잘못 만나서 자동으로 이단이 된 2세들이 측은합니다. 그러면서도 더욱 앙칼지게 이단을 편드는 것도 이단 2세일 것이니 또한 주의를 요한다고 봅니다ㅠㅠ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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