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무명의 동학 농민군을 추모하며
보리 물결 누런
원평, 금구 들 지나
쑥고개 언덕
빨간 가르마 길
바라보며
얼마나
설레셨습니까?
괴나리봇짐 들고
죽창 들고
집 떠난 지
한 달 여 만에
전주성으로
가는 발걸음
얼마나 힘차셨습니까?
용머리 고개 넘어
전주천 지나
서문으로
입성하실 때
후천개벽 꿈꾸며
마음이 얼마나
달뜨셨습니까?
동네북도
동록개도 아니고
인징, 족징
태장도 없는 세상
사람으로 사는
세상에 첫 몸담으며
얼마나 우셨습니까?
전주성 나와
고을 집강소에서
양반 상놈
남녀 구별 없는
평등 세상 만들자
고군분투하며
얼마나 우셨습니까?
태인 논두렁에
우금치•논산전투에서
패하고 돌아온
그대들
짓밟힌 꿈 조각,
뼈들과 해골이
아직도 뒹굴고 있습니다
추운 겨울
무명 홑옷에
짚세기 신고
곁불도 쬔 적이 없는
나라 구하고자
우금치로 모인 그대들!
사무치게 그립습니다
하늘에 바쳐진
그대들 피 값으로
그대들 염원으로
평등 세상을
누리며 사는 우리
가끔 죽창을 들고
서울로 올라갑니다
2023.4.19.수.자시
우담초라하니
카페 게시글
광야의 노래(자작시)
무명의 동학농민군을 추모하며
yi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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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22 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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