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점 [안차애]
나는 너무 많은 손금을 가졌다.
바람이 물양지꽃과 보라엉겅퀴를 깊이 쓰다듬는 길목에서
가만히 핸들이 흔들리곤 한다.
너의 몸 안에서도 제일 깊은 회오리바람 소리가 나는지점을 짚어내어
번갈아 귀를 대 보다 출렁! 운명선으로 스며들 듯…….
신갈에서 여주분기점으로 감곡IC로 다릿재고개 나들목으로…….
외곽 순환로에서 39번 지방도로로 잔금 진 계곡 길로…….
핸들을 꺾을 때마다 감정선 부근이 출렁, 먼저 휘어진다.
스며드는 길의 묘미는 절묘한 타이밍에 있다.
큰 길, 큰 금, 큰 이정표들을 미련 없이 제때 버려야
떠도는 우연이 필연이 된다.
난분분한 선들이 제 가닥을 잡고 팽팽히 날아오른다.
앗! 또 새 분기점이다.
너의 가장 빽빽한 소용돌이 속으로 출렁!
스며들어야 할 포인트다.
떨리는 유혹이다.
* 친구들을 만나러 백운호수를 찾았다.
허름하지만 그런대로 먹을만한 한정식집에서 마음에 점을 찍고
언제나 그렇듯이 맛있게 커피를 내리는 집을 찾았다.
인터넷에서 근처의 커피집을 찾으니 '커피 볶는 자유'라는 집이 떴다.
저명한 음식점 앞에서 전화를 걸었다.
한 여직원이 쭉 오시면 돼요,라고 해서 호수 주위를 시계방향으로 두바퀴 돌았다.
다시 그 지점에서 전화를 걸었다.
남자의 목소리, 역시나 저명한 지형지물을 가리키며 안내해준다.
그렇게 해서 찾은 집, 들어서자마자 "그래서 여자들도 군대를 다녀와야 해요."라고 일침을 놓았다.
분기점에서 전화를 할 수밖에 없는 감정선은 그때 그때 출렁이고
유혹과 회한과 절묘한 우연적 필연을 만난다.
커피맛이 괜찮았고
남자는 아주 어리지만 사장이었고 끄트머리에 와서 가장 아끼는 원두라며
코스타리카로 내린 커피를 리필로 더 주었다.
가끔은 스며들만한 분기점이다.
첫댓글 생의 분기점
어디로 튀어야하나
어디로 잠수해야하나...
백운호수가 어디입니까...
백운호수는 안양옆에 의왕이라고 있습니다. 크지 않은 호수이지만 서울 외곽에서는 모임을 갖기 좋은 곳이죠.
때로는 생의 분기점에서 외곽으로 튀어서 감정선이 출렁, 춤을 출 때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백운호순 우리집에서 가까운데? 한정식이 먹고 자프면 찾아드는 곳으로 몇몇 괜찮은 집들이 있지요^^*
전에 우리 어머니 칠순일 때 먹었던 밥집의 상호를 잊어버려 인터넷으로 찾은 잎새정식을 갔는데 웃풍이 세서 엄청 떨면서 밥을 먹었네요. 대체로 밥집은 많은 곳이라 괜찮은 곳으로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