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D.Ho워AD입니다.
어째보면 매우 식상하면서도 생뚱맞은 질문일 수도 있을거 같습니다. 아시다시피 농구 감독은
'Head Coach'라 부르고, 야구 감독은 보통 'Manager'로 불립니다.
농구 감독이 작전 시간이 틈틈이 있어 전술적 개입도 크고, 자신의 전술 스타일에 가깝게 운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르치는 사람의 최정점이라는 의미에서 'Head Coach'라는 말이 제법 잘 어울리는
거 같긴 합니다.
야구 감독의 경우에 'Manager'라 불리는 이유는 아무래도 경기 수가 농구와 축구에 비해 많은 편이고,
그만큼 선수단 구성이 넓고 하다 보니 하나하나 전술을 지시하고, 가르치는 것보다는 선수들의 다스리고,
부상 예방이라든지 캐미스트리 관리가 중요하고, 무엇보다 앞에서 말했듯 경기 수가 많은데다 변수가
많은 편이어서 1위와 최하위의 승률 차이가 적은 편입니다. 그러다 보니 주로 메이저리그에서는 선수 관리에
비중을 두는 경우가 많아 자연스럽게 관리자라는 뜻으로 'Manager'가 되었다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합니다.
근데, 한국프로야구의 경우에는 요즘 '프런트 야구'라는 이야기가 꾸준히 화두가 되고 있는데, 90년대 까지만
해도 감독이 선수단 운영이라든지 선수 지도라든지 이런 것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경우가 많았다 보니
한국프로야구에 국한해서는 야구 감독이 'Manager' 성격보다 'Head Coach' 성격이 더 강했다고 생각합니다.
감독이 바뀔 때마다 야구 스타일이 확 달라지고, 대포 군단이던 팀이 작전 많이 쓰고, 소총부대로 변하고
이런게 매우 강했던거 같은데, 시간이 지나면서 선수단 조직도 복잡해지고, 야구팀 고유의 전술이나 스타일의
색깔도 전통으로 굳어지며 매뉴얼화가 될 확률이 높아지며 한국프로야구에서도 요즘은 'Manager'적 성격으로
흘러가는 거 아닌가 생각은 해봅니다.
이런데도 위의 제목과 같은 질문을 하는 이유는 위에서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았지만, 아직까지도 KBO 감독이
'Manager'인지 'Head Coach'인지 헷갈리는 경우가 많아서입니다. 예를 들어 삼성 류중일 감독은 수비를
매우 엄격히 중시하고, NC 김경문 감독은 끊임없는 경쟁을 유발하면서 공격적인 야구를 추구하는 등 감독 특유의
스타일 속에 전술이라든지 팀 방향이 적극적으로 담기는 경우가 아직 많은 걸로 보면 'Head Coach'적 성격이
아직까지 남아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제가 워낙 지식이 짧다 보니까 엄청나게 오판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직까지 한국프로야구는
헤드코치적 성격이 매니저적 성격 못지 않게 많이 남아있는거 같아 보이는데, 회원 여러분 생각으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조심스럽게 여쭤봅니다.
질문을 할 때에는 간결하고, 핵심을 제대로 공략하는게 중요한데, 길이만 무지 길고, 늘어져 버려서 결국 엄청 망한 질문이
된거 같습니다. 이 질문으로 인해 게시판 퀄리티를 저해시켰다면 매우 송구스럽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바쁘고 귀중한
시간을 내주셔서 읽어주신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첫댓글 제 생각엔, 야구에서 감독을 head coach가 아닌 manager라 칭하는 이유는 초창기 야구단에서 감독이 현대야구의 구단주+GM+감독의 역할을 겸임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현대에서는 기본적으로 head coach나 manager나 주어진 역할이나 덕목은 일치한다고 봐요. 미국이건 한국이건 야구감독도 각종 작전으로 전술적으로 개입하고요, 농구감독도 선수단 관리가 주 업무 중 하나죠. 다만 감독 개인에 따라 장단점이 나뉠 뿐이고요. 예를 드신 류중일 감독이나 김경문 감독이나 선수단 관리/케미스트리 유지에 굉장히 신경 많이 쓰는 감독이죠. 장점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과거 한국이나 일본의 감독들은 (지금도 그 영향이 많지만) 모든 일을 총괄하는 '제왕적' 감독이지 하워드님이 정의하신 'manager'나 'head coach'하고는 거리가 먼 것 같네요. 피칭 하나하나에 다 사인을 내기도 하고, 선수 영입/방출/1군 콜업도 감독 주도로 이루어지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