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놀이터다 가족 캠프다 해서 미뤄뒀던 생업을 하느라 하루 왼종일 밥 먹을 시간도 없었다.
졸음을 참을 수 없어 8시부터 자려고 했더니, 우리 아이들 와글와글 놀이주머니 때문에 여전히 흥분 상태.
아홉시면 잠드는 애들이, 그제는 구슬 치기를 10시 넘어서까지 하고, 오늘은 공기를 한다.
십수년 공기로 자란 엄마한테 딸은 쨉도 안된다. 하지만 엄마가 꾸벅꾸벅 졸다가 자꾸 헛잡는다.
그 때를 공략해 점수를 먹어가는 딸.
토끼와 거북이 경주가 따로 없구나.
그러다 허리에 퍽!
아! 또 콩주머니가 있었지! 셋째가 던진 거다.
졸면서, 공기를 하고, 콩주머니에 맞고....
아이들이 콩주머니를 정말 좋아한다.
우리 놀이터 이모들이 한 땀 한 땀 바느질해서 쌀을 소복이 담아서 만든 콩주머니를 하나씩 놀이주머니에 넣어줬다.
이쁘기까지 한 걸 보면 못 쓰는 양말로 만든 게 아닌 것 같다.
직접 만든 콩주머니에 실뜨기 실, 제기, 분필, 공기, 고무줄...
누구라도, 언제나, 누구와도, 언제까지나, 열 가지, 백 가지로 놀 수 있는 열린 놀이기구들.
억지로 놀이를 끝내고 아이들 머리맡에 놀이주머니가 얌전히 놓인다.
내일 놀 생각에 눕기가 억울한 모양. (오늘 아침 눈 뜨자마자 공기가 시작되었다.)
이렇게 멋진 와글와글 놀이판을 만드는데 수고를 마다않은 집행일꾼들, 놀이주머니를 선물해준 와글와글 단장님과 놀이터 이모들....
정말 요즘 이 맛에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