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점심시간이었다.생각하니 참으로 따뜻한 한 끼의 식사라 하겠다.
사연인즉,동판교에 사는 법사인데,어제 전화를 걸어 점심 대접하겠다고 뜻을 전한다.
왜 그가 점심을 사겠다고 하는가? 그것은 약 한 달 전에 모처에 있는 대학 병원에서
시술을 받았다. 그때 나한데 병문안 오지 못하는 것을 늘 미안하게 여긴다면서
때가 되면 점심 한 끼 같이 하면 좋겠다는 의사를 만날 때나 통화시에도 나에게 전하곤 했다.
그 사이에 내나 그 칭구나 개인적인 사정이 여의치 못하여 이를 행하지 못하고 미루어지게 된 것이었다.
어제 이메일로 문장 하나를 보낸 후에 득달같이 그 친구가 전화했다. 통화를 나누고는 일상으로
돌아갈 찰라에 다시 벨 소리가 들린다. 누구일까? 하면서 다시 폰을 잡아 보니 그 친구이다.
내가 물었다. 아니,통화했는데 더 할 얘기가 있는가? 그러자,그 친구는 점심함께 하고 싶다고 한다.
나도 딱히 거절할 명분이 없고 그렇게 점심 한 끼 하자는 성의에 마음이 움직여 흔쾌히 승락했다.
그 친구는 약 한 시간여 후에 내가 사는 동네에 오면 전화하라고 했다.
운동장 남문서 만나기로 했다. 가서 보니 보이지 않는다. 다시 콜 하면서 있는 위치 확인하고는 걸음을
총총히 걸었다. 거기에 가도 보이지 않는다.주변을 둘러 보면서 찾는다. 그때 누군가 부르는 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그 친구가 멀리서 손을 흔들면서 서 있다.
점심은 그 친구가 차를 가져왔기에 XX골 음식촌으로 가기로 했다. 그 친구는 전기차이어서 타는 승차감이
쥑인다. 차를 모등산로 입구에 처한 다 쓰러져 가는 형상인 오뚜막집으로 들어가 주문했다.
그 시각이 오후 1시 30분이 넘은 시간이었는데,방마다 손님들로 만원사례이다. 서빙하는 줌마가
종이에다가 대기 번호 적으면서 잠시 대기하란다. 서성이면서 방 앞에 놓인 신발들을 보니 대부분
줌마들이 신는 신발(구두힐)이다. 아니, 평일 이런 시각대에 여성들로 가득 찬 손님이라 놀랄 일이 아니라고
안다. 왜? 어떻게? 나도 들은 이바구가 있다. 요새 한국이라는 땅에서 장소 여하를 불문하고 중식 시간에
장사가 되려면 줌마들이 없으면 아니 된다는 거 내 눈으로 확인한 거여!
조금 후에 자리가 생기자 줌마가 들어오라고 한다. 들어가 착석했다. 주문은 한정식 한끼이다.
맛나게 먹고는 커피 한 잔씩 뽑고는 그 집의 뜨락에 있는 파라솥 의자에 앉자서 담소를 나눈다.
오후라서 그런가?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이 살갗을 스치면서 지난다. 이런 저런 얘기의 꽃을 피운다.
참으로 좋은 시간이다. 이 순간만큼 세상사와 떨어져 한적한 산골의 강가에 있는 듯한 느낌이다.
파아란 하늘에는 비행기 날아 가는 소리가 귀를 아프게(?)때린다. 인간사 행복은 무엇?
이렇게 한적한 곳에서 맛나는 한정식이라는 음식을 먹고 약간 어수선한 뜨락에서 마음 놓고 식후
차 한 잔의 여유를 누리면서 시간을 쥑이고 있다는 이 현재가 바로 행복하고도 좋은 시간이 아닌가 한다.
어쩌면 어제 우린 다 같이 즐거운 시간을 공유한 거라고 하겠다. 나는 중식 한 끼 호의를 베푸는 친구의
정성도 함께 먹은 셈이고, 그 친구는 마음의 부담(?)이 될 뻔한 중식 한 끼의 약속을 이행한 격이라고.
이러면 어제 우리 두 사람은 서로에게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따뜻하고도 정성이 가득 찬 우정의 한 끼를
어무런 걱정없이 함께 한 거라고. 이리하여 아주 잔잔한 일상의 평범함 속에서 특별한 우정이라는 성의를
한 사발을 맛나게 먹은 셈이다.
하늘은 여전히 푸르고 푸른 색채로 모든 것들을 다 포용할 수 있을 거 같은 안락을 무한히 베풀고 있었다고
마무리 하고 싶다.
첫댓글 오늘도
여전히 하늘은 푸르고
초록잎들은 바람에
살랑 거립니다.
그늘진 곳으로 걷기에
딱 좋은 오전 시간이었네요.
친구분과의 점심식사라서
더욱 따순 마음으로
식사를 하셨군요.
에나가님,매일매일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매일 즐겁게 사려고 노력하고 있지요.
좋은 친구와 멋진 자연만 있다면 음식의 고급여하가 무에 흠 되리요
소찬이라도 행복하지요
진정 그렇게 생각합니다.
한 끼 식사라도 누구와 함께 하느냐에 따라
다르지요.
아마 평소에도 마음 가까이 하는
친구인가 봅니다.
밥 한끼의 만남과 즐거움과
情의 한 때를 느끼는 것은
비단 먹는 것만의 의미는 아니겠지요.
생활 속에서 찾아 오는 작은 행복입니다.
에나가님 한 말씀 드리자면,
정제된 고운 언어를 쓰시면
더 좋은 수필방의 문장이 될 겁니다.^-^
가능한 정제된 어휘 사용하도록 노력하겠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