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글에서 뒷북이지만 성우 사인회에 대해서 글을 쓴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아무래도 원더풀 데이즈 감상을 올려야 할 것 같네요.
다른 분들도 감상을 쓰신 것으로 압니다만, 저는 모자라고 수다스러운 감상을(가장한 잡담)쓰려니... 부끄럽습니다.
원더풀 데이즈는, 사실 보고싶은 마음이 크게 들지 않았습니다.
원더풀 데이즈 얘기를 들은 것이 고등학교 이학년 때였는지 삼학년 때였는지 기억이 제대로 안나지만 애니메이션 자체는 우리나라에서 만들었는지 모를 만큼 훌륭했다는 평을 친구들에게 이미 들었기에 기대감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러했듯 제대로 상영되지 못하고 사라질까봐, 왜 그런지 두려운 마음이 들어 다른 영화를 보려고 했었지요.
더구나 원더풀 데이즈를 본 다른 제 친구가 주인공 수하에 대해(정확히는 연기)에 대해 엄청난 악평을 했기에 편견을 가진 것도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워낙 변덕스러운 제 마음은 오늘 원더풀 데이즈를 향했습니다. 친구와 조조로 영화를 보려고 그나마 가까운 목동CGV가 아닌 구로CGV로 향했습니다. (원더풀 데이즈가 매진 이라는 친구의 말을 믿고)
영화관에 도착하고도 갈등이 있었는데 어느새 저는 얼마 남지 않은 좌석을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딱 한자리가 남아서 친구와 저는 이별을 했습니다. (저의 이기심의 극치... ㅜ. ㅜ)
A석 1번 자리에 앉아서 올려다보니 눈이 아플까봐 걱정이 되더군요.^^;; 그런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어쨌든, 상영이 시작되고 저는 친구나 주변에서 말해 주었던 것들(주인공의 연기, 컴퓨터 그래픽 등등)을 살펴보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주인공 수하... 성우님이 연기하신 것이 아니라서 (연극배우라고 들었습니다만) 성우연기와 연극연기의 차이랄까... 약간의 이질감이 있었지만 그래도 이전 탤런트들이 연기했던 것보다는 훨씬 자연스러운 느낌 이었습니다.
성우의 연기와 연극연기는 다르다는 것을 감안하고 본다면 그다지 미스캐스팅은 아니었다고 생각했고, 제이 은영선님의 연기는 평이 여러가지 이긴 하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은 굉장히 안정적 이었다고 할까요?
박지훈님과 시영준님, 탁원제님, 김병관님 등, 굳이 눈에 띈 것이 있다면 박지훈님의 2역 겹치기 (보신 분들 발견 하셨으리라 믿습니다. 왜 전 지훈님 부분에만 발견을 했을까요? ^^;;)
잠깐 다른 부분으로 넘어가지만 또다른 제 친구의 말,(지금 등장한 친구는 주변인물들 빼고 세 명)
" 그거 은근히 개그적인 요소가 많아. "
처음엔 그 뜻이 뭔지 몰랐는데 간간이 ( 다른 사람들과 함께) 웃음을 터뜨리며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개그적 요소에 대한 의문점?이 있지만)
우디(순풍 산부인과 의찬이 같던데...)가 수하에게 천진난만한 특유의 웃음을 지을때, (제 친구는 바보스럽다고 했지만) 그리고 수하가 수갑을 팔찌라고 하면서 우디에게 자랑스럽게? 보여줄때, 저는 왜 수갑을 팔찌, 또는 은팔찌라고 하는지 그 이유를 정확히(?!) 알 수 있었답니다. ^^
적어도 CG와 캐릭터의 지나친 부조화가 없어서 CG 특유의 섬세함을 느낄 수 있었다고 봅니다. 그런데 제가 가장 아쉬웠던 것은 스토리가 너무나 단순했다는 점입니다. (표현이 심한가요?)
"차라리 상영시간이 조금만 길었다면 좋을텐데."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죠. 전문가가 아니어서 캐릭터의 스타일에 대해선 모르지만 스토리에 대한 아쉬움은 마음 한구석에 깊이 남았습니다.
필요없는 시간끌기를 원하는 건 아니지만, 간단하게나마 설명되어야 했던 부분들이 지나치게 생략된 것은 부인할 수 없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수하가 시몬의 어떤 누명을 대신 쓰게 되어 제이에게 죽은 사람으로 생각되게 되었는가? 하는 것이라도 설명을 했다면 스토리의 단순함이 약간은 덮어지지 않을까? 하는거죠.
아니면, 명색이 주인공이라 하는 수하, 제이의 성격이 더 부각이 되었으면 이런 허무함은 없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주연 캐릭터 중에서는 시몬의 성격이 그나마 잘 표현되었다는 느낌인데요.
더욱 매력적인 악역이 될 수 있었는데 기초적인 설명이 부족한 것으로 인해 시몬의 모습이 축소된 듯 보여서 슬펐습니다. 제가 이렇듯 오버하는 까닭은 시몬에게 반해서 라는 것... 인정합니다. ^^;;
시몬만이 아니라 수하, 제이도 마찬가지인데 너무 시몬을 편애했나요?
영화관에서 제대로된 화질의 애니메이션 감상을 처음으로 했는데 아쉬운 스토리에 묻혀버린 성우님들의 연기가 안타까워, 다시 탄식을 해봅니다.
그래도, 언제부터 기다려야 여유롭게 자리를 구할 수 있는지 생각하게 만들었던 높은 호응이 제게 큰 기쁨을 주었답니다.
이런 기쁨이 더 오래갔으면... 그래서 꾸준히 발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즐겁게 영화관을 나왔습니다. 다시 한 번 '편견' 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 깨달으면서요. ^^
제가 또 쓸데없는 글을 올렸지만, 모두 우리 애니메이션을 사랑하는 마음을 잃지 않으셨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모두 응원해 주시겠죠?
첫댓글저도 개봉날 아침,,들뜬 마음을 안고 갔다가 아쉬움만 가득 안고 돌아왔었는데요...기술적인 면에서는 3D와 2D의 자연스러운 조화가 덜 된 듯 하더군요. 그래서 배경과 인물(캐릭터)들이 따로 노는 듯한 느낌~ 그리고 가장 궁금했던 주인공 세분의 연기 역시도...조연에 비해 아쉬움이 많았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도
아, 저같은 경우는 참 재미있게 봤었는데요. 어차피 처음부터 스토리에 대한 기대는 하고 있지 않았던 터라, 뛰어난 시각적 화면과 음향효과에 감상초점을 맞추었었거든요. 그리고, 수하 역의 그 연극배우분은 아무래도 전문 성우는 아니었던지라 들으면서 부자연스러운 감을 감출수가 없었습니다만,
그래도... 수하가 쓰던 하회탈을 보면서... 한국적인 멋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 점은(심심해서 하회탈을 수하의 또다른 얼굴로 만들지는 않았을 겁니다.) 인정해야겠더군요. ^^ 꼭 서양식의 가면을 쓰고 나와야 멋있는 건 아니니까요. 원더풀 데이즈의 새로운 도전과 도약을 믿고 기대하고 싶습니다.
첫댓글 저도 개봉날 아침,,들뜬 마음을 안고 갔다가 아쉬움만 가득 안고 돌아왔었는데요...기술적인 면에서는 3D와 2D의 자연스러운 조화가 덜 된 듯 하더군요. 그래서 배경과 인물(캐릭터)들이 따로 노는 듯한 느낌~ 그리고 가장 궁금했던 주인공 세분의 연기 역시도...조연에 비해 아쉬움이 많았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도
진부한 스토리가 문제점인 것 같아요...어떤 분들은 상영한 지 20분도 못되 문을 열고 나가시더라구요...그 모습을 보기가 얼마나 민망하던지...ㅠ.ㅠ 탄탄한 스토리가 뒷받침 되었으면 좋았으리라는 큰 아쉬움이 남네요...
아, 저같은 경우는 참 재미있게 봤었는데요. 어차피 처음부터 스토리에 대한 기대는 하고 있지 않았던 터라, 뛰어난 시각적 화면과 음향효과에 감상초점을 맞추었었거든요. 그리고, 수하 역의 그 연극배우분은 아무래도 전문 성우는 아니었던지라 들으면서 부자연스러운 감을 감출수가 없었습니다만,
제이의 은영선님은 영화 전체와 제이의 캐릭터에 아주 잘 어울리는 그런 연기를 해주셨고, 시몬의 오인성님은 평소 TV에서 보던 연기보다 훨씬 멋진 연기를 해주셨다고, 그렇게 느꼈습니다.
그래도... 수하가 쓰던 하회탈을 보면서... 한국적인 멋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 점은(심심해서 하회탈을 수하의 또다른 얼굴로 만들지는 않았을 겁니다.) 인정해야겠더군요. ^^ 꼭 서양식의 가면을 쓰고 나와야 멋있는 건 아니니까요. 원더풀 데이즈의 새로운 도전과 도약을 믿고 기대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