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과 거제 1박2일
지난 19, 20일 1박2일 일정으로 그리던 통영을 다시 찾아 한 바퀴 둘러보았다. 첫 날 정오가 조금 지나 도착, 이름났다는 통영 강구안 골목길에 있는 해물 뚝배기집 새집식당을 찾았다. 식당출입문은 골목길과 맞닿아 있었다. 홀 안에 들어서니 홀 안 손님방에서 식사를 하던 남자가 뒤도 돌아볼 것 없이 ‘어서 오셔예’라며 맞는다.
서둘러 밥상을 물린 남자는 주문 받아 주방에서 혼자 일하던 여자에게 ‘뚝배기 3인분!’. 이에 여자도‘ 3인분 알았어예!’ 점심시간을 벗어난 식당은 식당 주인 남녀 두 사람뿐 한가했다. 식후 서둘러 몇 번씩 찾아 정이 든 바다 위에 뜬 것과 같은 예약한 숙소에 여장을 풀었다. 숙소 뒤창으로는 화창한 날씨에 넓고 푸른 한려수도가 한눈에 시원하게 펼쳐졌다. 바다에는 바삐 오가는 크고 작은 여객선들이 그림처럼 오갔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통영항 남쪽 미륵도 중앙에 해발 461m로 우뚝 솟은 한국 100대 명산 중의 하나인 미륵산을 오르내리는 국내에서 가장 긴 케이블을 자랑하는 통영 미륵산 한려수도 케이블 카 탑승 길에 나섰다. 미륵산 한려수도 전망대에서 한려수도와 한산대첩과 당포해전 자랑스러운 그 푸른 바다를 마음 껏 가슴에 담을 수 있었다.
전망대에서 한려수도 풍광을 즐기다 보니 허기가 들며 활어 회 생각이 들었다. 찾은 곳은 유명한 중앙 활어시장. 시장에 들어서자 시장 길을 메우고 앉은 할머니 아주머니들이 자기 고기는 자연산이라며 싸게 줄 테니 회를 떠가라고 다투듯이 끌어당겼다. 자연산이라는 큰 소리에 끌려 눈앞에서 활어 두 마리 회를 떴다. 회를 떠준 아주머니가 안내하는 식당은 발 들여 놓을 틈이 없어 기다려야 했다.
이 날 먹은 활어 회는 자연산아라는 데다 생각보다 분량도 많아 일행 4명은 모두 맛있고 배부르게 먹었다며 공기 밥 2인분만 시켜 맛있는 찌개로 저녁을 가볍게 해결. 숙소로 돌아온 일행은 통영 첫 날 먹은 해물 뚝배기와 활어회, 그리고 탑승했던 미륵산 한려수도 케이블 카 이야기로 칵테일을 하며 창밖 밤바다를 즐기며 하루 피곤을 풀기로 했다.
통영 이틀째를 맞은 내방 침실 창문을 살며시 열며‘ 당신 일어났어? 더 잘 거야? 아침 커피하며 아침바다 구경 안 할 거야?’. 다른 일행 아침잠을 더 자게 둘이서 조용히 앉아 커피 끓여 마시며 창밖을 내다보니 가랑비가 초여름 바다에 내리고 있었다. 텔레비 뉴스에서는 전날 있었던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이은 후속 뉴스와 세월호 관련 뉴스가 이어지고 하루 종일 비가 내릴 것이라 하여 예정했던 야외 관광 일정을 모두 실내 일정으로 잡았다.
통영을 빛낸 사람들이라며 통영사람들이 자랑으로 여기는 사람이라고 내세우는 사람은 소설가 박경리를 비롯해 시인 김춘수, 시인 김상옥, 소설가 김용의, 작가 전혁림, 극작가 유치진, 시인 유치환 형제, 이들 이름만 들어도 통영만을 빛낸 사람들이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랑으로 여겨 내세우는 사람들이 아닌가?
이 중에 비 내리는 날 거제시 자연풍광을 차를 타고 즐기는 길에 쉽게 찾을 수 있는 거제시 둔덕면 방하리에 있는 靑馬기념관과 통영시 산양읍 중앙로에 있는 박경리기념관을 잠시 둘러보았다.
청마기념관장은 ‘청마는 인간적인 너무 인간적인 삶을 살았기에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를 남길 수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며 '자신을 불완전한 존재로 인식하고 그 한계와 미흡함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 시인의 삶과 시를 통헤 우리는 위로 받습니다‘고 추앙했다.
박경리기념관은 ‘박경리선생의 인생관과 문학정신을 살리고 요란하고 화려함을 싫어한 그의 평소 취향 그대로 소박하고 단순간결하게 건립하였다’고 설명하고 있다.
청마기념관 바로 옆에는 1908년 태어난 생가 초가가 복원되어 3살 때까지 살았다는 안방, 넓은 잔디마당, 샘과 소채밭이 남아 있다.
박경리기념관에서 뵈는 선생의 유택에는 일체의 인공미를 배제하고 자신의 시와 산문을 돌에 새겨 놓아 선생의 평소 생활 성품이 그대로 묻어나고 있다.
귀로에는 그 지방이 자랑하는 별미, 오미사꿀빵과 뚱보 할매김밥을 사가지고와 대전 집에서 저녁에 그 맛을 즐겼다. (2014. 5. 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