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매물 6만건 쌓여 있는데 비규제지역은 훈풍이다.
매일경제, 이가람 기자, 2022. 05. 31
수도권을 중심으로 매물은 쌓이는데 계약은 체결되지 않는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소유주들이 호가를 낮추지 않는 상황에서 기준금리까지 인상되자 매수심리가 얼어붙은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비규제지역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있다.
5월 31일 부동산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 수는 6만1462건으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1년간 유예하겠다고 발표한 지난 3월 31일(5만1537가구) 이후 두 달 동안 20%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경기(9만9911건→11만8192건)와 인천(2만2062→2만6758건)의 증가율도 비슷했다.
매물은 꾸준히 출회되고 있지만 좀처럼 거래로 이어지지 않는 분위기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는 1737건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4월(3655건)과 비교해 반 토막 수준이다.
이에 비규제지역인 지방중소도시가 반사효과를 누리고 있다. 다음 달까지 아파트 1만9450가구가 분양된다. 시도별로 경북 5591가구, 충북 4084가구, 경남 4009가구, 울산 1500가구 등이다. 지방 비규제지역은 청약통장 가입 기간이 6개월 이상으로 짧고, 지역·면적에 맞는 예치금만 있으면 보유 중인 주택 수와 관계없이 세대 구성원도 1순위 청약을 할 수 있다. 또 과거 당첨된 이력이 있어도 청약이 가능하고 분양권 전매도 허락된다.
이달 강원 원주시에 분양된 '초혁신도시유보라마크브릿지'는 특별공급을 제외한 253가구를 모집하는 데에 7077명이 몰려 평균 2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2월 경북 포항에 분양된 '포항자이디오션'은 101가구 모집에 1만2526개의 청약통장이 들어와 평균 124대 1의 경쟁률을 달성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아파트 실거래가지수가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강원과 제주로 나타났다. 각각 3.01포인트와 2.92포인트 상승했다. 강원의 경우 청약경쟁률도 해마다 꾸준히 높아지는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강원의 청약 경쟁률은 2019년 2.56대 1→2020년 3.79대 1→2021년 15.47대 1→2022년 16.60대 1로 4년 동안 6배 넘게 증가했다. 이외에도 경남·전북·충북 등으로 수요가 몰려들었다. 모두 비규제지역이다. 하지만 수도권은 0.62포인트 하락했다.
신규 분양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달 현대건설이 경북 포항에 '힐스테이트환호공원'을 분양한다. 다음 달 대우건설은 충북 음성에서 '음성푸르지오센터피크'구를, 포스코건설이 경남 거창에서 '더샵거창포르시엘2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수도권과 지방광역시에서는 규제발 관망세가 길어지고 있지만, 지방도시에서는 흐름이 괜찮은 곳들이 있다" 며 "비규제지역이라도 무작위 청약은 위험할 수 있으니 입지나 상품성·브랜드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의 기사 내용을 정리하여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