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새 두 번이나 한국 온 두바이 공주
작년 황우석 박사팀 찾아 개 복제… 올핸 멸종위기종 보존 논의
서울오면 1650만원 스위트룸 등 특급 호텔 꼭대기 층 통째 빌려
지난 10일 밤 서울에 있는 한 특급 호텔에 20여명의 아랍 VIP 손님이 나타났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7개 토후국(土侯國) 중 하나인 두바이의 라티파 알 막툼(27·Latifa Al Maktoum) 공주가 한국을 찾아 이 호텔에 묵은 것이다.
라티파 공주는 이날 남편(30), 자녀, 수행원 20여명과 함께 전용기를 타고 김포공항으로 입국했다. 라티파 공주는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 막툼(67) 두바이 국왕이 첫째 왕비와 사이에 낳은 5남 7녀 중 일곱째다.
라티파 알 막툼 공주가 2014년 아버지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 막툼(67) 두바이 국왕과 함께 찍은 사진(왼쪽 사진). 오른쪽은 라티파 공주가 자신의 애완용 사자를 어루만지는 2012년 유튜브 영상의 한 장면이다. /라티파 공주 인스타그램·유튜브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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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티파 공주 일행은 이 호텔 꼭대기 층 객실 전체를 닷새 동안 통째로 빌렸다고 한다. 꼭대기 층에는 프레지덴셜 스위트룸 등 객실 10여개가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비싼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은 비수기인 2월에도 1박에 1650만원 정도 한다. 라티파 공주 가족은 이 호텔에 닷새 동안 묵고 지난 15일 캄보디아로 출국했다.
라티파 공주의 이번 방한은 지난해 9월에 이어 두 번째다. 그는 이번 방문에서 수암생명공학연구원의 책임 연구원으로 있는 황우석 박사를 만나 멸종 위기 동물 보존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라티파 공주는 산양, 낙타 등의 젖을 어린이들에게 보급하기 위해 관련 동물 복제에 관심이 큰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는 작년엔 수암생명공학연구원에서 개 1마리를 복제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연구원 관계자는 "황 박사는 최근 라티파 공주를 만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 라티파 공주는 자신의 집에 사자·호랑이·원숭이·오랑우탄·개·매 등 각종 동물을 애완용으로 기르는 동물 애호가다. 그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4200여개의 게시물 상당수는 자신이 기르는 애완동물 영상과 사진이다. 유튜브에도 라티파 공주가 지난 2011년 자신이 키우는 사자를 실내에서 어루만지는 영상, 어린 호랑이를 안고 다니는 영상 등이 올라와 있다.
주한 UAE 대사관 측은 "라티파 공주가 한국을 방문한 것은 맞지만 개인적인 일이라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없다"며 "입국 당일 일부 대사관 직원만 김포공항으로 가서 영접했다"고 했다. 대사관 측은 라티파 공주가 영어로 대화가 가능해, 한국 체류 기간에 한국인 아랍어 통역사를 붙이지 않았다고 한다.
[김정환 기자]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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