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오조리 지질트레일을 걷습니다. 어제 갔었던 반대방향으로 가보는 것인데요, 마침 밀물 때라서 바다도 꽉 차보이고, 비록 좀 흐린 날씨지만 산책하기 딱 좋은 바람시원한 주말입니다. 다 큰 녀석들이 올망쫄망 잘 따라다니니 기분은 좋습니다. 준이 함박웃음이 요즘 자주 나오니 사춘기 특별대처가 절반은 성공한 듯, 그래도 경계를 늦춰서는 안될 것입니다.
오늘은 봄꽃찍어보기 연습을 집중해 보았으나 태균이 작품이 시원치 않습니다. 사람을 대상으로 찍을 때보다 개념잡기가 쉽지않은 모양입니다. 그래도 엄마가 하는대로 나름 자연풍경을 잡아보겠노라는 폼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자꾸 해보면 대상 잡아내기도 늘테지만 무엇보다 계절이나 꽃, 나무 등에 대한 개념과 관심이 생겨야 가능할 듯 합니다.
태균이 연습시킨다고 봄꽃들을 찍다보니 제가 그만 꽃과 나무새순들에 빠져버렸습니다. 벚꽃에 가려 아무도 봐주지 않는 야생화와 나무의 새순들이 가까이들여다 보니 아름답기 그지 없습니다. 어떤 관목이나 교목들의 새순들이 꽃보다도 더 아름답습니다.
솟아나면서부터 붉은색을 띤 어떤 나무잎은 잎을 크게 틔우면서 서서히 초록색으로 변해가니 오조리 지질대의 고요한 풍경과 너무 잘 어울립니다.
튜물러스와 밭담이라는 독특한 지질용어까지 동원되는 오조리지질대는 고요함 그 자체입니다. 고요함 속에 봄의 아우성들이 지천이니 비록 봐주는 사람 많지 않아도 그들 나름의 활기는 결코 작지 않은 듯 합니다. 참 차분해지는 산책로입니다.
그런 와중에 민들레는 벌써 꽃씨날릴 채비를 마쳤고 소나무에 둘러쌓인 튜물러스 지질대에서는 송진털어내기가 한창입니다. 오늘 생생히 목격한 바람결에 안개처럼 피어오르는 송진가루들의 보기드문 광경이 바로 눈 앞에서 펼쳐집니다. 물론 영상으로 찍으려니 잘 잡히진 않았지만 특별한 자연현장이었습니다.
아름다운 봄날, 아름다운 자연모습들, 오조리지질대와 식산봉을 바라보며 바다멍에 빠져들어 봅니다.
태균이가 보태준 오늘의 사진들을 보며 엄마단독 사진이 아닌 복수의 사람을 잡아내는 것도 계속 시켜보아야 되겠습니다.
첫댓글 사진으로만 봐도 넘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