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동47&8 산행동우회 소식지 (제72호)
2011년 12월 23일 발행
제목 제82차 모임안내
해마다 연말이면 지나온 한 해를 돌아보면서 으레 따라붙는 수식어로 ‘다사다난’을 빼놓을 수 없지만 경인년 한 해야말로 사건사고도 많았고 지난 4반세기의 어느 때보다도 남북대치의 분단국이라는 긴장감을 가장 절실하게 느끼게 했던 한 해였다는 실감이 드는군요.
우선 국제적인 대형 재앙으로는 연초에 있었던 아이티의 대지진으로 10만 여명이 사망하는 끔찍한 참사가 세계인의 가슴을 아프게 했고, 4월에는 국가부도의 위기에 신음하는 아이슬란드에서 대규모 화산폭발이 일어나고 화산재가 유럽의 하늘을 덮는 바람에 전 유럽 모든 항공기의 이착륙이 금지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는가 하면, 중국에서는 북서부 칭하이에 대지진이 발생하여 1000여명의 사망실종자와 1만 여명의 부상자를 낳는 참사가 일어나는 등 어느 해보다 자연재해로 몸살을 앓은 한 해였습니다.
국내의 대형 사건으로는 지난 3월에 북한의 어뢰공격으로 인한 천안함 침몰의 참극이 있었지요. 이 참사로 승조원 46명이 순직하고 구조에 나선 UDT요원 김준호 준위도 희생되는 큰 불행이 있었습니다.
이 때부터 고조되기 시작한 남북한의 긴장국면은 우리의 안보태세에 각별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을 법한데 한 해가 저물기도 전에 우리는 또다시 참담한 기습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지난 11월 23일 저들은 돌연 연평도에 수십 발의 해안포를 발사하여 우리 병사와 민간인을 포함 4명이 사망, 19명의 중경상자가 발생케 하는 무차별 포격을 퍼부은 사건입니다.
한 해에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공격을 받고도 제대로 반격다운 반격을 하지 못한 우리 군당국의 대응태세에 많은 국민들은 당연 분노의 반응을 나타낼 수밖에 없겠지요. 물론 평시상황에서의 적의 공격에 대한 교전수칙이나 확전 우려, 마땅한 대응무기 미비 등의 여러 가지 곤란이 있었겠지만 이렇게 당하기만 할 것이 아니라 저들의 호전성을 꺾을 수 있는 과감한 응징수단을 동원하여 따끔한 맛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 일반 국민의 솔직한 심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위와 같은 국가안위에 관련된 중대사건을 앞에 놓고도 갑론을박으로 민심을 혼란시키는 지도층의 무책임한 망언이 난무하는 한심한 현상이겠죠. 다른 국내문제에서는 서로 싸우고 네가 옳다 내가 옳다고 티격태격하는 거야 양쪽 다 나름의 일리가 있으니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겠지만 제 나라 군인이 순직하고 민간인이 살상당하는 국가 위기사태에서만큼은 한 목소리를 내는 게 대한민국 국민의 도리일 텐데.
하긴 정부측의 무언가 숨기려는 자세 역시 한번 짚고 넘어가야겠지요. 금년의 최대이슈로 부각되었던 천안함 침몰사건에서는 땜질식 사고경위 발표가 의혹을 품을 여지를 남겼고, 민간인 불법사찰 역시 냄새는 나는데 개운치 않은 수사결과 발표로 의혹을 더욱 부풀리는 결과를 낳지 않았나 하는 것이 나의 개인적 생각입니다.
불도저 식으로 밀어붙이는 4대강 사업은 또 어떤가요. 꼭 그렇게 서둘러야 하는지, 필요하다면 우선 2대강 정도의 사업을 완성시키고 그 성과와 부작용을 충분히 검토하여 다음 정권에서 하면 안 되는 건지, 물론 당대에 업적을 남기고 싶은 욕심은 한편으로 이해가 안가는 것도 아니지만….
그밖에 예산안 처리에서도 오점을 남겼죠. 물론 야당이 극구 반대하니 힘으로 밀어붙여서라도 반드시 강행 처리하겠다는 의도는 십분 이해하지만, 하다못해 심사라도 제대로 했으면 욕을 먹어도 덜 먹을 텐데. 그 판국에도 의원들은 자기지역구를 위한 예산은 빈틈없이 챙기는 탐욕을 즐기면서도 사회 소외계층을 위한 복지예산이 대거 삭감된 것도, 이 정부 들어서 불편해진 불교계와의 화합을 위해 공을 들였던 템플스테이 예산이 쏙 빠져 버린 것도 모른 채 강행처리에만 급급한 건 분명 손가락질 감이라 해야겠죠.
그렇다고 금년 일년 내내 나쁜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국민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준 스포츠 선수들의 눈부신 활약이 있었죠. 2월의 동계올림픽에서 피겨의 김연아를 비롯한 한국을 빛낸 선수들의 활약으로 6개의 금메달을 포함 총 14개의 메달로 종합 7위에 오르는 쾌거가 있었네요. 6월의 남아공월드컵에서는 축구선수들이 원정 16강이라는 공을 세웠고,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무려 7개의 메달을 거머쥔 수영의 박태환을 필두로 총 232개의 메달획득이라는 사상 초유의 성적을 거두기도 했지요. 어디 그뿐인가요. 한국의 낭자들은 U-20에서 세계 3위, U-17에서 우승이라는 남자축구보다 더 좋은 여자축구의 르네상스를 이루었습니다. 메달이 중요한 게 아니라 맡은바 소임에 최선을 다하는 그들의 솔선이 더욱 아름답습니다.
12월초, 우리는 산행모임 8년만에 1박2일의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멀리 순천까지 4시간이 넘는 버스여행을 감행, 한국의 오래된 불교역사에서 전통승맥을 이어온 삼보사찰 중 하나인 천년고찰 송광사를 답사하고 이어서 조선시대의 성과 동헌, 객사, 초가집 등이 원형대로 보존되어 있는 낙안읍성을 둘러봤습니다. 이어서 한국의 주요 생태공원으로 드넓은 갯벌과 갈대밭, 염습지가 어우러진 순천만의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하며 떨어지는 낙조의 황홀경을 감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녁 늦은 시간에 찾아간 홍성의 모텔, 47동창인 서규탁이 경영하는 솔밭천수모텔에서 오랜만에 친구와 해후하고 하룻밤 신세를 지게 되었죠. 이 자리를 빌어 서규탁씨에게 다시금 감사를 드립니다.
이튿날은 홍성의 작고도 아름다운 산 용봉산을 찾아 가벼운 트레킹으로 몸을 풀고 금년 일년의 묵은 때를 씻어내는 의미로 덕산온천에 들러 마음의 때도 함께 씻었습니다. 이곳에서 수술 후유증으로 다리가 불편한 데도 친구들의 송년여행에 반드시 따라가야 한다며 참석한 인희가 문에 걸려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 다음날 치과에 들러 흔들리는 치아 네개를 고정시키는 치료를 받고 앞으로 2개월간은 근신하며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는군요. 모쪼록 빠른 쾌유를 빌어볼 뿐입니다.
이번 여행으로 새로 알게 된 우리 친구들의 참모습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한마디로 잘들 먹고 잘들 논다고나 해야 할까. 줄기찬 정력으로 웃고 떠들고 술이라면 동이로 퍼부어도 전혀 싫은 기색이 없어 보이는 대단한 정력가들입니다.
이 친구들을 위해 간단한 술안주를 몸소 준비해 온 한정분씨, 버스에서는 마이크를 잡고 리드미컬한 노래에 세련된 스텝을 밟으며 흥을 돋우어 분위기를 띄우느라 고생 많았습니다. 아울러 걸직한 입담으로 친구들의 배꼽을 잡게 해준 김영석, 임형복, 한영록씨도 고마웠고 남다른 노래실력을 뽐내준 나순연을 비롯 많은 친구들께 감사 드립니다.
이번 여행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던 것은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와 아울러 많은 친구들의 찬조 덕분입니다. 그 덕에 총무는 경비지출에 큰 부담을 덜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또한 이번 여행길에 함께 해주진 못했지만 친구들을 위해 찬조를 해주신 이승근씨와 본인의 신분을 밝히지 않고 친구들의 즐거운 여행이 되는데 써달라고 총무의 계좌로 넉넉한 찬조를 해주신 교동초중교 친구분께도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특히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이 분은 교동중고교의 발전을 위해 장학기금을 따로 동우회 이름으로 기탁해 주셨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그 뜻에 따라 모교의 발전기금으로 전해 드리겠습니다.
며칠 남지 않은 경인년 연말을 즐겁게 보내시기를 빌며 새로운 신묘년 새해를 맞는 1월 1일이 마침 토요일이니 새해 첫날을 기념하는 산행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산행은 겨울산행이고 갑작스런 날씨변화도 예측할 수 없으니 동우 여러분의 안전산행을 위해 비교적 완만한 청계산을 오를까 합니다.
모쪼록 겨울철의 안전산행을 위해 방한복을 준비하고 스틱과 아이젠을 필히 지참하여 산행에 동참해 주시기 바랍니다. 신묘년 새해 동우 여러분의 가정에 만복이 깃들기를 기원합니다.
제81차 모임 참석자 <권병찬, 김영석, 김인희, 김준민, 나순연, 박상오, 박용배, 안승식, 이영구, 임형복, 전종옥, 최상옥, 한기백, 한순심, 한영록, 한영분, 한정분, 황교갑, 황교섭, 황숙희, 황순호, 황영숙, 황인환 외 1명.>
.회비 지출 내역
첫댓글 당신의 글이 좋아 인곡 까페로 퍼 갑니다. 좋은 글을 접하게되면 몇번이고 또 읽게됩니다. 바로 친구 당신의 글입니다. 이곳 가페에 들어오시는 모든 분들께 신묘년 새해에 복 많이 받기를 기원합니다.
국가에서 일어난 일년에 일들을 일목정확하게 전달해주는 총무님 고맙고 또 고마워요 동창회에 나가 여러분들에 심려를 끼처 죄송하지만 그래도 또 간다면 다시 도전함니다 잇몸이 거의낳아 추억으로 생각할 일들만 저에게 남아읍니다, 돌아오는 신묘년 새해에는 저도 늘 참석하는 동창회일원으로 항상 기억되고 싶어요, 새해에 복만이받고 늘 전진하는 그대들이되고 건강에 이상이 없는 친구들이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