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이 7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색 후보들이 화제가 되고 있다. ‘얼짱 후보’로 불리며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20대 여성 예비후보와 영화배우, 씨름 천하장사, ‘몸짱’ 금융회사 대표 출신 등이 그들이다. 자신을 구두닦이, 통닭배달 등으로 소개하고 있는 서민후보들도 눈에 띈다.
조은비 경기 화성을 새누리당 국회의원 예비후보.
경기도 화성시을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새누리당 조은비 예비후보는 플로리스트(꽃 장식 전문가)다. 조 후보는 최근 SNS에서 ‘얼짱 정치인’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과거 SNS에 올려둔 수영복 입은 모습의 사진 등 사생활(私生活)에 대한 네티즌들의 관심이 과열(過熱)되면서 그는 SNS 계정을 폐쇄하기도 했다.
조 후보는 지난달 28일 화성시의회 회의실에서 “금수저가 아닌 대한민국을 걱정하는 한 청년으로서 우리가 현실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조선일보와 통화에서 “20대를 대변하고 싶어서 선거에 도전하게 됐다”며 “청년의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을 법으로 만들고 싶다”고 출마 이유를 밝혔다. 그는 또 “새누리당이 나이가 많은 정당이라는 편견을 없애고 더 좋은 모습으로 당 이미지를 변화시키고 싶다”고 했다.
2011년 7월 30일 서울 센트럴시티 밀레니엄홀에서 열린 '2011, 제6회 쿨가이 선발대회'에 참가한 최홍(가운데) 전 ING자산운용 대표가 걸어나오고 있다./ 뉴시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지역구인 부산 영도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최홍 전 ING자산운용 대표도 이색적인 이력의 소유자다. 1961년생인 그는 만 50세가 된 지난 2011년 한 남성잡지가 개최한 ‘쿨가이 선발대회’에서 젊은 남성들을 제치고 최고 ‘몸짱’으로 뽑혔다. 그는 당시 “아들뻘 되는 선수들과 운동하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내 안에 있는 정열이 살아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 전 대표는 김 대표가 인재 영입이 부족하다는 친박(親朴)계의 지적에 대응해 인재가 이미 당에 들어와 있다며 “정말 참 굵직한 인물”이라고 소개한 사람이기도 하다.
2014년 10월 27일 국회 국토교통위 종합감사에 아파트 난방비 비리와 관련해 참고인으로 나온 배우 김부선씨가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조선일보DB
서울 성동구 옥수동 아파트 관리비의 난방비 비리 의혹을 제기하며 ‘난방 열사’로 불린 배우 김부선(55)씨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공약은 반값 관리비”라면서 “비리 없는 투명한 관리비 회계를 홈페이지를 만들어 실시간 공개하겠다”라고 공약도 공개했다.
김씨는 지난해 2월에도 한 예능 방송에 딸과 함께 출연해 “내가 다음 대선에서는 구청장, 국회의원 말고 대통령에 출마하려고 한다”며 “뽑아주시면 반값 관리비 해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대선은 아니지만 총선에 출마하면서 반값 관리비 공약은 그대로 유지한 셈이다.
이만기 인제대 교수가 지난해 12월 21일 경남 김해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김해을 새누리당 국회의원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뉴시스
다른 유명인 예비후보로는 씨름 천하장사 출신 방송인 이만기(52) 인제대 교수가 있다. 이 교수는 지난해 12월 김해을 국회의원 출마를 선언하고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그는 “정치는 씨름처럼 기술로 되는 것은 아니고, 서민과 부대끼며 애환과 고민을 해결해 가는 진정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16대, 17대 총선과 지난해 김해시장 선거에서 낙선했다. 이번이 네 번째 선출직 도전이다.
자신의 직업을 구두닦이, 통닭 배달 등으로 소개한 서민 후보도 눈에 띈다.
경기도 광주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박일등(51)씨는 직업을 ‘구두닦이’로, 경력에는 프로권투 세계랭킹전에 출전한 것을 적었다. 그는 광주에서 10여년간 구두를 닦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는 당선되면지역구를 돌며 민원을 듣고 구두도 닦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부산 사하구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박경민(40)씨는 직업을 ‘통닭 배달’이라고 적었다. 그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서민들이 주로 하는 치킨집, 족발집, 편의점 등을 거쳐 최근에 통닭 배달업을 했었다”며 영세한 자영업자들이 배달 직원을 두지 못해 배달만 전문으로 하는 배달업이 성행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