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은 바뻐서 못 먹어도 술은 술술술 넘어가니 마신다고 하는 술꾼의 말이 있지만...
그런 술꾼은 아니어도, 왠지 몸에 좋은 술은 약으로 한 잔정돈 괜찮다고 생각하기에...
가끔 술을 담급니다.
가을이 제철인 석류. 석류가 몸에 좋다는 것은 일일이 설명을 안해도 다 아시는 것이기에 생략을 하구요.
저도 석류가 좋다하여 해마다 석류식초를 담궜었는데, 올해는 석류로 와인을 담궈보기로 했습니다.
물론 석류식초도 담궜구요. ^^
석류 까기가 쉽지 않아 좋은 건 알지만 선듯 손을 대지 못하는 분들이 계시는데요.
저처럼 따라 하시면 석류 까는 것, 어렵지 않아요.
먼저 석류의 아래부분(튀어나와 꽃같이 생긴부분)을 잘라줍니다.
그리고 옆에 하얀 막이 있는 부분을 따라서 밑부분가지 칼집을 내 줍니다.
그리고 귤껍질을 까듯이 칼집이 난 부분을 까주면... 깨끗하게 까져 나오는 석류 알들을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큰 그릇에 놓고 손으로 알을 까내면 됩니다. 인터넷에 보면 주걱같은 것으로 친다 어떻게 한다하는 방법들이 있는데요. 제가 해본 경험으로는 손으로 알을 까내는 것이 가장 쉽구요. 손에 빨간 석류즙이 묻는 것을 싫어 하신다면 얇은 고무장갑을 끼고 하시면 됩니다.
하얀 속껍질이나 다른 이물질들은 골라내시구요.
전체 석류 양의 약 20-30% 정도 되는 양의 설탕을 넣어주고... 손으로 주물주물.. 석류알을 으깨어 줍니다.
설탕이 완전히 녹아서 손으로 으깰때 설탕이 잡히는 듯한 느낌이 없을 때가지 해주면 되구요.
으깨진 석류즙과 설탕이 녹아서 그냥 먹어도 될만큼 맛과 향이 좋은 석류즙이 되었습니다.
으깨진 알갱이와 석류즙 모두를 입구가 넓은 병에 담아줍니다.
나중에 한번 걸러줘야 하기 때문에 지금은 입구가 넓은 병이 좋습니다.
그리고 와인용 드라이 이스트 5g을 넣어주고 잘 녹도록 저어 줍니다.
병 입구를 막아 줄 때는 술은 혐기성(공기를 삻어 하는) 발효이기 때문에 비닐랩으로 공기가 통하지 않게 완전 밀봉을 했구요.
발효된 Gas가 빠져나가도록 바늘로 살짝 구멍을 하나 뚫어줬습니다. 그리고 병 뚜껑도 완전 꽉 닫지 않고 살짝만 조여줬습니다.
다음날부터 기포가 생기면서 발효가 시작됩니다.
날이 따뜻하면 1주일이면 발효가 완료되지만, 겨울이라서 그런지 15일 정도가 걸렸습니다.
더이상 기포가 생기지 않고 석류 알갱이들이 밑으로 가라앉아 있으면 발효가 완료 된 것입니다.
아래 영상은 기포가 생기며 발효되는 모습입니다.
발효가 완료되면 고운 망에 걸러서 건더기는 걸러내고, 맑은 술만 와인을 저장할 병에 담아 주고 입구를 밀봉해 줍니다.
와인을 저장할 병은 가능하면 입구가 좁은 유리병이 좋으며, 공기가 통하지 않게 완전 밀봉을 합니다.
석류 와인이 완성이 되었습니다.
1 L 1병과 750 ml 1병이 만들어졌습니다.
한병은 색이 맑고 다른 한병은 색이 탁합니다.
맑은 색의 와인은 위에 있는 맑은 와인만 따라서 담은 것이구요. 색이 탁한 것은 으깬 알갱이까지 짜서 만들었기 때문에 그런데요. 시간이 지나면, 가라 앉아서 맑아집니다.
이제부터는 숙성의 기간인데요. 보통 3개월에서 6개월, 1년 또는 2-3년 후에 개봉해서 마시면 되는데요.
숙성 기간에 따라서 맛이 달라진다고 합니다.
두번째는 크랜베리 와인
크랜베리 역시 식초로만 담궜는데요. 이번엔 와인으로도 담궈봤습니다.
방법은 석류와인 만드는 방법과 똑같은데, 단 한가지...
크랜베리는 석류처럼 물이 많지 않기 때문에 알갱이를 으깰수가 없습니다.
더우기 저는 말린 크랜베리로 만들었기 때문에 더욱..
그래서 석류처럼 설탕을 부어서 알갱이를 으깨주는 것이 아니라 설탕물을 끓여서 완전히 식혀 준 다음에 크랜베리를 넣어주고 드라이 이스트를 넣어주고 밀봉을 하는 것입니다.
나머지는 석류와인과 동일 합니다.
크랜베리 와인은 아직 발효 중이라 완성된 와인 사진은 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
세번째는 독활주
독활.. 들어 보셨죠? 땅두릅의 뿌리 입니다.
지난해인가요? 회원님분 중에 땅두릅의 뿌리가 너무 번져서 고민을 하셨던 것 같은데...
그 뿌리가 한방에서는 독활이라고 하고 약으로 씁니다. 역시 효능은 구글링 해보시길... ^^
독활로 술을 담그는 것인데요.
이른 봄이나 가을에 뿌리를 캐서, 싹이 나올 눈이 있는 부분은 다시 땅에 묻으시고, 길게 뻗었던 뿌리만 잘라내어 술을 담그거나 말려서 약재로 사용합니다.
먼저 뿌리를 잘라 내어 흙을 제거 하시고 깨끗이 씻어 줍니다.
그리고 꼬들꼬들 반건조 상태가 될정도로 말려 줍니다.
작당히 말려졌으면 술을 담글 병에 넣고, 소주를 부어 주고 감초 한두 조각을 넣어 줍니다.
한국에서는 담금주라고 해서 30도가 넘는 소주가 판매되고 있지만, 미주에서는 24도짜리 소주가 가장 높은 돗수의 소주입니다.
높은 돗수의 소주를 사용해야 혹시나 모를 부패를 방지할수 있는데, 미주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 24도 소주를 사용했습니다. 소주와 같이 색이 없고, 맛과 향이 없는 중국 백주나 보드카가 있다면 사용 가능하지만, 만들어 본 경험에 의하면 돗수가 너무 높아서 마시기에 불편합니다. 하지만 이 역시 취향이니.. 선택사항.
뿌리의 모양이 이쁘거나 이쁜 병이 있다면 모양을 살려서 긴 뿌리를 통채로 담그실 수 있구요.
뿌리 모양도 별로고 이쁜 병도 없다 싶으시면, 뿌리를 토막으로 잘라서 담그셔도 됩니다.
담근지 하루 이틀만 지나도 색이 이쁘게 우러나옵니다.
담금주는 한달 이상만 지나면 언제든지 개봉하여 마실 수가 있습니다. ^^
네 번째 구기자 술
진시황이 찾던 불로초가 구기자가 아닐까 할 정도로 구기자의 효능은 참 좋습니다. 그리고 그 효능을 잘 우려낸 구기자 술은 더 말할 필요가 없는 좋은 약주이겠죠?
구기자 술도 담금주이기 때문에 담그는 방법은 독활주와 같습니다.
구기자를 물에 깨끗이 씻은 다음 물기가 없도록 충분히 말려 줍니다.
물기가 있으면 술을 담그는 과정에서 상할 수가 있습니다.
물기가 없이 잘 말려진 구기자를 술을 담글 병에 담아 주시고, 소주를 부어 줍니다. 그리고 구기자 양의 약 20%의 설탕을 넣어주고 설탕이 잘 녹도록 저어 줍니다. 여기에 감초 하나를 넣어 주는데, 설탕과 감초는 옵셥입니다. 안 넣어주셔도 됩니다.
밀봉을 하시고 한달 후 부터 개봉하여 마실 수가 있습니다.
이렇게 약으로 만드는 술은 잠 자리에 들기 전 딱 한잔(소주잔)만 드셔야 합니다.
그 이상을 마실 경우, 두통이나 흉곽 통증, 홍조, 설사 등 부작용을 유발하여,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가 있습니다.
만약 지인들과 즐거운 시간을 위해서 이 약술을 사용하시기 원하신다면,
돗수가 약한 술에 50% 이상을 희석을 하셔서 드시면, 부작용을 어느정도 방지 할 수 있으나, 이 역시 조금만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첫댓글 술 정성 대단하십니다~
와인으로 만드는 것도 좋네요. 샐러드드레싱에 쬐끔 넣어도 될 것 같고.
여기 구기자는 말린 거 먹기에는 씨가 너무 많더군요.
말릴 때는 씨를 빼고 말리나요?
구기자는 밭에서 지난해 수확한 것으로 담궜는데.. 글쎄요. 그냥 씻어서 통채로 살짝 물기만 말린다음 담금주로 담았기 때문에.. 씨앗이 많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평소에 술을 즐기는 편인데
눈으로만 즐깁니다.
아~~~취한다.
구기자 술은 돗수가 약한 소주에 희석을 해서 시음을 해 봤는데..
몸에 좋다는 것은 둘째치고라고 빛도 곱고 맛과 향이 아주 좋습니다.
만들기도 간단하고.. 적극 추천합니다.
그리고 올 봄에 구기자 작은 묘목(Homedepot 에서 $8이면 구입)을 심으시면 올 9월이면 수확할수 있으니 꼭 시도를 해보시길...
약술이라고 담금한게 10여년이 넘는 것이 여러종류인데 약술이라 그런지 먹어지지가 않고 오늘도 소주와 맥주를 찿게되네요. 여러가지 좋은 약주 소개해주셔서 눈요기 잘했습니다.
술에 가장 어울리는 말이 과유불급 인 것 같습니다.
이왕이면 몸에 좋은 것으로 드시길..
아이구. 술마실 가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