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다영 3단(왼쪽)과 후지사와 리나 3단은 스무 살 동갑내기 대결이기도 했고 한국과
일본의 여자타이틀 보유자 간의 대결이기도 했으며 바둑 가문의 막내 대결이기도 했다. 여러모로 관심을 모은
일전이었다.
2018 엠디엠 한국여자바둑리그 3R 2G
여수 거북선,
부안 곰소소금 꺾고 3연승
톱니바퀴가 맞물려서 돌아가듯 서로를
보완해 주는 조직력이 호흡 척척이다. 여수 거북선이 개막 3연승을 달리며 단독 선두로 나섰다. 시즌 개막부터 3연승은 2016년 창단 이래 처음
누리는 즐거움이다.
9일 밤 바둑TV 스튜디오 대국장에서 열린 2018 엠디엠
한국여자바둑리그 3라운드 2경기에서 여수 거북선이 부안 곰소소금에 2-1 승리를 거뒀다. 부안 곰소소금은 개막 3연패에 빠졌다.
▲ 이번 경기의 출전 선수 6명 중 1998년생이 3명, 2000년생이
1명이었다.
여수 거북선은 유일하게 후보 선수를 뽑지 않은 팀. 대체
자원이 없어 컨디션이 나쁘거나 몸이 안 좋거나 하는 선수가 생겨도 총 3명뿐인 주전들을 전부 기용해야 기권 없이 경기를 치를 수 있다.
3라운드까지 세 경기를 전부 실속 만점의 2-1 승리로 최고의 팀워크를 발휘했다.
1라운드는 이슬아, 2라운드는 김다영, 3라운드는 이민진이 각각 패했으나 그 외의 두 선수가 라운드마다 팀 승리에 필요한 승점을 합작했다. 한
곳의 빈자리를 나머지가 채워주는 물샐틈없는 조직력이다.
▲ 상대전적 2승2패에서 마주친 오유진 5단(왼쪽)과 이민진 8단. 오유진이 중앙 흑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깔끔한 처리로 승기를 잡았다. 오유진은 시즌 2패 후 1승, 이민진은 2승 후
1패.
김다영ㆍ이슬아ㆍ이민진은 창단 때부터 줄곧 같은 팀에서 함께하고
있다. 한솥밥을 먹은 지 3년차가 되면서 환상 호흡으로 발휘되고 있다. 3라운드에선 3주전 이민진이 오유진에게 선취점을 내주었으나 1주전
김다영과 2주전 이슬아가 각각 후지사와 리나와 김민정을 차례로 꺾고 최종 스코어를 뒤집었다.
처음 마주한 김다영-후지사와는 '바둑 가문의 막내 대결'로도 관심을 모았다. 김다영은 아버지가 김성래 5단, 언니가
김채영 3단으로 국내 유일의 삼부녀 프로기사 가족. 지난해 아버지는 시니어바둑리그 감독으로 팀 우승을 지휘했고, 언니는 여자바둑리그 팀 우승과
MVP를, 막내는 여자기성전 우승으로 활약하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 리그 전적 1승1패의 이슬아 4단(오른쪽)과 김민정 초단의 첫 대결. 이슬아가
상대의 도발을 되받아치며 두 경기 연속 결승점의 주인공이 됐다. 가운데는 부안 곰소소금의 안형준
코치.
또 세 시즌째 한국여자바둑리그에서 뛰고 있는 후지사와 리나는
아버지가 '괴물 슈코'라는 닉네임으로 유명했던 후지사와 히데유키 9단이고 아버지는 많은 제자들을 길러낸 후지사와 가즈나리 8단이다.
여수 거북선은 세 명의 선수가 약속이나 한 것처럼 나란히 2승1패의 고른 활약을
펼치며 한 경기 덜 치른 인제 하늘내린과 포항 포스코켐텍을 제치고 순위표의 맨 윗자리를 차지했다.
▲ 부안 곰소소금의 팬들이 음료수 병에다 정성스럽게 감독과 선수들의 사진, 깨알 같은
응원 문구를 붙여서 보내왔다.
부안은 전날 일본 여류명인전 도전기를
치렀던 외국인선수 후지사와 리나를 긴급 투입했으나 연패를 끊지 못했고 최하위도 면치 못했다. 평균 나이 18.5세의 최연소 팀의 김효정 감독이
"아직 초반"이라며 어린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는데 연패가 길어지면 더 부담감도 가중되는 게 단체전의 생리다.
9개팀이 더블리그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다섯 팀을 가려내는 정규시즌은 10일 충남
SG골프와 서귀포 칠십리가 3라운드 3경기를 벌인다. 개별 대진은 최정-오정아(4:4), 김신영-조승아(1:0), 송혜령-김수진(1:1, 괄호
안은 상대전적).
▲ 최연소 팀의 최고참인 20세 오유진 5단. "1ㆍ2라운드에서 좋은 모습 보이지
못했지만 오늘 부담을 갖지는 않았다. 아직 초반이니까 앞으로 나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 2승 후 첫 패점을 당한 이민진 8단. 오유진에게 2승 후에 당한 3패는 모두
여자리그에서다.
▲ 장고판에서 2승을 챙긴 여수 거북선의 1주전 김다영 3단. 중반 전투에서 승기를
잡았다.
▲ 하루 전 일본 여류명인전을 방어한 후지사와 리나 3단. 밈 사정상 서둘러 투입됐으나
종반에 집중력이 떨어졌다.
▲ 개막전 패배 후 2연승으로 페이스를 찾은 이슬아 4단. 2승은 모두
결승점이다.
▲ 리그 1년차 김민정 초단. 중반의 강약 조절에 실패한 것이 패인으로
이어졌다.
▲ 최연소 팀, 미래를 보는 팀이라는 부안 곰소소금. 개막 3연패로 힘든 출발을 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김민정 초단, 김효정 감독, 허서현 초단, 그리고 응원 온 인제 하늘내린의 김미리
3단.
▲ 상대적으로 한산한 여수 거북선 진영. 자신의 경기 시각에 맞춰서 온 이슬아 4단과
검토를 시작한 이현욱 감독(왼쪽)은 (검토 인원에서) '1대 10의 대결'이라고 했다.
▲ 시청자가 보내온 삼행시를 소개하는 오유진 5단은 몸둘 바를 몰라 했다.
오: 오늘밤 주인공은 나야 나♬~ 나야 나♬~
유: 유력한 다승왕은 나야 나♬~ 나야
나♬~
진: 진정한 MVP는 나야 나♬~ 나야 나♬~